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1권 복음준비 20p~31p
예수의 자서전 I 숨겨진 생활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발표합니다. (선정한 이유 등의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합니다)
4. 안나가 찬미가로 자기의 임신을 알리다
1944. 8. 24.
나는 다시 한 번 요아킴과 안나의 집을 본다. 꽃들이 만발해 있는 많은 나뭇가지들이 암포라들에 보기 좋게 꽂혀 집안 여기저기 놓여 있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그 나뭇가지들은 꽃이 만발한 과수원의 나무들을 전지할 때 잘린 것이 분명하다. 백설처럼 흰 것부터 어떤 산호들처럼 빨간 것까지 다양한 꽃구름이다.
안나가 하는 일도 다르다. 그녀는 두 개의 베틀 중 작은 것에 앉아 아름다운 아마포를 짜고 있는데, 두 발로 박자를 맞추며 미소를 띤 채 노래 부르고 있다. 그녀는 누구를 향하여 미소 짓는가? 그녀 자신을 향하여, 그녀가 자기 안에 있다고 알고 있는 무언가를 향하여.
마치 그녀가 그 노래 안에서 환호하는 듯 몇 번이나 반복하기에 나도 그것을 따라 불러보려고 느리지만 즐거운 그 노래를 따로 써놓았다. 그녀는 마치 자기 마음속에서 선율을 발견하여 처음에는 부드럽게 흥얼거리다가 나중에는 확신이 생겨서 점점 더 빠르고 더 크게 부르는 어떤 사람처럼 점점 더 크게, 점점 더 확실하게 노래를 부른다. 그 단순하고 감미로운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다윗의 자녀들을 사랑하신 전능하신 주님께 영광, 주님께 영광!
그분의 최고의 은총이 하늘로부터 나를 찾아오셨네.
늙은 나무가 새 가지를 낳았고, 그래서 나는 복되네.
빛들의 명절은 그 씨를 뿌렸고,
지금 니산(Nisan)달의 향기가 그것이 싹트는 것을 보네.
편도나무처럼 내 몸은 봄날의 꽃들로 장식되었고,
황혼녘에 그 여인은 자기가 열매를 맺고 있음을 느끼네.
그 가지에는 장미꽃이 피고, 지극히 단 사과가 열렸네.
빛나는 별이, 무죄한 어린 아기가.
가문의 기쁨이요, 남편과 아내의 기쁨일세.
나를 불쌍히 여기신 하느님께, 내 주님께 영광,
그분의 빛이 나에게 말했네.
한 별이 너에게 올 것이라고.
영광, 영광! 이 나무의 열매는 당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선물인 처음이자 마지막인 거룩하고 깨끗한 열매.
그것은 당신의 것이 될 터인데, 그것을 통하여 땅에 기쁨과 평화가 오기를.
북아, 날아라, 왕복해라, 조여라, 아기 옷을 위한 실을 조여라.
아기가 막 태어나려 하네! 내 마음의 노래가 호산나들을 노래하며 하느님께로 올라가기를.” (20p)
그녀가 네 번째 그 노래를 부르려는 참에 요아킴이 안으로 들어온다.
“안나, 당신은 행복하오? 당신은 봄날의 새와 같구려. 그건 무슨 노래요? 나는 누군가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을 결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 노래는 어디서 오는 거요?”
“요아킴, 제 마음에서요.”
안나가 일어나 기쁘게 웃으며 지금 그녀의 남편에게 다가간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젊고,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
“나는 당신이 시인인 줄 몰랐는걸.”
그녀의 남편이 몹시 감탄하는 눈으로 자기의 아내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들은 나이 든 부부 같지 않다. 젊은 부부의 애정이 그들의 시선들에 깃들어 있다.
“나는 과수원 맞은편 끝에 있다가 당신의 노래를 듣고 왔소. 나는 몇 년 동안 사랑에 들뜬 멧비둘기 같은 당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소. 나를 위하여 그 노래를 다시 불러주겠소?”
“설사 당신이 부탁하지 않았다 해도 저는 그것을 다시 부르겠어요. 이스라엘의 자손들은 항상 자신들의 희망, 기쁨, 고통의 진실한 외침들을 노래에 의탁했어요. 저도 큰 기쁨을 저 자신과 당신에게 말하는 소임을 제 노래에게 맡겼어요. 그래요, 저 자신에게 말할 소임도요. 왜냐하면 그것은 너무 큰일이어서 지금 저는 그것을 확신하면서도 그것이 실감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다시 노래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가지에는 장미꽃이 피고, 지극히 단 사과가 열렸네. 반짝이는 별이…’ 하는 대목에 이르러 처음에는 떨렸던 그녀의 콘트랄토 목소리가 끊긴다. 그녀는 기쁨으로 흐느껴 울며 요아킴을 쳐다보다가 두 팔을 높이 들며 외친다.
“여보, 저는 엄마가 됐어요!”
그녀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그의 품속으로 뛰어 들어가자 그는 자기의 행복한 아내를 꼭 껴안는다.
이것은 내가 일생 동안 보아온 포옹장면 중에서 가장 순결하고, 가장 행복한 포옹이다. 순결하고, 그러면서도 열렬한 포옹이다.
그 다음에 안나의 반백의 머리 너머로 다정한 꾸짖음이 조용히 들려온다.
“그런데 당신은 왜 진작 나에게 그것을 말해주지 않았소?”
“왜냐하면 저는 확신하기를 원했기 때문이에요. 저처럼 늙은 여자가… 자기가 엄마가 된 것을 알게 되다니… 저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을 수 없었어요… 저는 당신에게 가장 쓰라린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12월말부터 제 태가 새로워지고 열매를 맺으며, 제 표현으로 말하자면 새 가지가 자라고 있음을 느껴 왔어요. 그러나 지금 그 가지에 열매가 달린 것이 확실해요… 보이지요? 이 천은 오고 있는 아기의 것이에요.”
“이것은 당신이 10월에 예루살렘에서 산 아마가 아니오?”
“맞아요. 저는 기다리고… 바라는 동안에 이것을 짜 왔어요. (21p)
마지막 날 저녁 무렵 제가 성전에서 여자가 갈 수 있는 지성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도드리며 ‘좀 더 길게, 조금만 더’ 하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 보세요. 저는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은혜를 받지 않고서는 그곳을 떠날 수 없었어요.
그래요. 저는 항상 계시는 하느님께 승낙을 얻어내려고, 제 영혼의 깊은 데서부터 제가 지켜보고 있었던 그 거룩한 곳 내부로부터, 내리덮이는 어둠 속에서 빛을, 아름다운 불똥 하나가 나오는 것을 보았어요.
그것은 달처럼 희었지만, 그 안에 이 세상의 모든 진주들과 보석들의 모든 광채를 가지고 있었어요. 휘장의 귀중한 별들, 케루빔의 발밑에 있는 별들 중 하나가 떨어져 나와서 초자연적인 빛으로 빛나는 것 같았어요… 거룩한 휘장 너머에서, 하느님의 영광 그 자체로부터 불이 나와 저를 향하여 공기를 가로질러 빨리 날아와 천상의 목소리로 찬미했어요. ‘네가 청했던 것이 너에게 오기를!’
그래서 제가 ‘한 별이 너에게 오리라’ 하고 노래하는 거예요. 성전 안에서 빛들의 명절에 별빛처럼 자신을 드러내며 ‘저예요’ 하고 말하는 우리 아기는 어떤 아기일까요?
제가 새로운 엘카나의 한나가 될 것이라고 당신이 생각했을 때 아마도 당신은 옳게 예견한 것이겠죠? 두 손 안의 예쁜 멧비둘기의 심장처럼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그 작은 심장으로 물들의 소리처럼 감미롭게 제 태 안에서 저에게 말하는 것을 제가 느끼는 우리 아기의 이름을 우리는 무엇이라고 지을까요?”
“만일 그 애가 아들이라면, 우리는 그 애를 사무엘이라고 합시다… 만일 딸이라면, 별이라고 부릅시다. 내가 아버지라는 것을 아는 기쁨을 나에게 주려고 부른 당신의 노래가 이 별이라는 말로 끝났고, 성전의 거룩한 어둠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하여 취했던 형태가 별의 형체였으니 말이오.”
“별, 우리의 별. 왜냐하면 이유를 모르지만, 저는 그것이 딸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토록 부드러운 애무는 지극히 다정한 딸에게서만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는 아기를 가진 것 같지 않고, 고통스럽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마치 제가 거룩한 천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미 땅에서 멀어진 것처럼 아기는 저를 푸른 꽃길로 이끌어가요…
저는 임신해서 아기를 가지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항상 여인들에게서 들어 왔어요. 하지만 저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아요. 저는 오래 전 젊은 시절 제가 당신에게 제 처녀성을 바쳤을 때보다 더 건강하고, 더 젊고, 더 싱싱하다고 느껴요. 메마른 그루터기에서 태어난 이 아기는 우리의 것이기보다는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딸인 이 아기는 자기의 엄마에게 아무런 고통도 주지 않아요. 이 아기는 자기 엄마에게 자기의 진짜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열매들인 평화와 축복들만을 가져다줘요.”
“그럼 우리는 이 아이를 마리아라고 부릅시다. 우리 바다의 별, 진주, 행복. 마리아는 이스라엘의 첫 번째 위대한 여자의 이름이오.
그러나 이 아이는 결코 주님께 죄짓지 않을 거요. 이 아이는 그분께만 자기의 노래들을 드릴 것이오. 왜냐하면 이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희생으로 그분께 바쳐지기 때문이오.” (22p)
“그래요, 이 아이는 주님께 바쳐질 거예요. 이 애가 아들이든, 딸이든 우리는 3년 동안 이 아이를 누린 다음에 주님께 바칠 거예요. 우리도 아기와 함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희생들이 됩시다.”
나는 다른 어떤 것도 더 이상 보거나 듣지 못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지혜(Wisdom)는 밤에 꿈들로 그분들을 비추신 다음, ‘하느님의 능력의 숨결, 전능자의 영광의 순수한 발산’으로 친히 내려와 불임의 여인을 위하여 말씀(Word)이 되었다. 이미 구속을 위한 자기의 때가 임박했음을 본 안나의 손자인 나 그리스도는 거의 50년 후에 말씀으로 석녀들, 병자들, 마귀 들린 사람들, 몹시 슬퍼하는 여인들과 세상의 모든 불행한 사람들에게 기적들을 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나는 어머니(a Mother)를 가진다는 기쁨으로 이스라엘의 희망들을 간직했던 성전, 지금은 그 생명의 끝에 와 있는 성전의 어둠 속에서 신비의 말을 속삭인다. 왜냐하면 더 이상 한 민족의 희망들만이 아니라 세상의 끝까지 세기들과 세기들이 계속되는 동안에 온 세상의 민족들을 위한 천국(Paradise)의 확실성을 간직하고 있는 새롭고 참된 성전이 땅 위에 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말씀(this Word)은 불임의 태를 수태케 하는 기적을 행한다. 그런데 그 기적은 나에게 어머니를 주시는 것이기도 하다. 그분께서는 두 성인들에게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가장 좋은 성품을 가진 것만은 아니었다. 그분께서는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착한 영혼만을 가지신 것이 아니고, 그분의 착한 의지로 인하여 그 선을 끊임없이 증가시키기만 하신 것이 아니며, 티 없는 육신은 물론 티 없는 영혼도 가지셨다.
너는 하느님으로부터의 영혼들의 끊임없는 출생을 보아왔다. 지금 아버지께서 시간이 존재하기 전부터 사랑으로 바라보셨던 이 영혼, 삼위일체께서 그분 자신에게 선물하시기 위하여 그분의 선물들로 꾸미기를 열망하셨던 삼위일체의 즐거움이었던 이 영혼의 아름다움이 어떠할지 생각해보아라.
오, 하느님께서 그분 자신을 위하여, 그리고 그 다음에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창조하신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여! 구세주의 잉태자여, 당신께서는 최초의 구원이셨습니다. 살아 있는 천국이신 당신께서는 당신의 미소로 세상을 성화하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의 영혼이 되도록 창조된 영혼! 삼위일체의 삼중의 사랑의 보다 활기 있는 고동으로부터 이 생명의 불똥이 생겨났을 때 낙원(Paradise)은 그보다 더 밝은 빛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천사들은 환호했다. (23p) 그것은 천국의 장미꽃의 꽃잎, 신비하고 귀중한 꽃잎처럼 보석과 불꽃이었으며, 다른 이들과는 아주 다른 한 육체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시기 위하여 내려오신 하느님의 숨결이었다. 그것은 원죄(Guilt)가 그것을 더럽힐 수 없는 뜨거운 사랑 안에서 그토록 강하게 하늘들을 가로질러 내려와 거룩한 태 안에서 그것 자신을 둘러쌌다.
땅은 자신의 꽃을 가지고 있었지만, 영원히 피어 있는 진정하고 유일한 꽃을 아직 몰랐다. 그것은 백합꽃과 장미꽃, 오랑캐꽃과 재스민 꽃, 해바라기와 시클라멘을 함께 섞고, 거기에 땅 위의 모든 꽃을 섞어 유일한 꽃이 된 마리아, 그 안에 모든 은총과 성덕이 모여 있는 마리아이다.
사월 팔레스티나 땅은 거대한 정원처럼 보였고, 그 향기와 색깔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그분께서는 이미 자기의 어머니의 태의 은밀함 안에서 하느님을 향하여 꽃피고 계셨다. 왜냐하면 내 어머니께서는 그분께서 잉태되셨을 때부터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포도나무는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서만 그것의 피를 내주고, 달콤하고 강한 냄새들이 마당들과 코들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그분께서는 그분의 가장 죄 없는 미소로 먼저 하느님께 미소 짓고, 그 다음에 세상에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실 것이다. ‘여기 포도 압착기 안에서 짓이겨질, 너희의 질병에 영원한 약이 될 포도송이를 줄 포도나무가 너희 가운데 있다.’
‘마리아께서는 그분께서 잉태되실 때부터 사랑했다’고 나는 말했다. 영혼에 빛과 지식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 은총(Grace)이다. 은총을 제거하는 것은 무엇이냐? 원죄(Original sin)와 사죄(the mortal sin)이다.
티 없는 마리아(Mary, the Immaculate)께서는 하느님의 기억, 그분과의 가까움(closeness), 그분의 사랑, 그분의 빛, 그분의 지혜를 잃으신 적이 결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있었던 티 없는 영혼의 주위에 형성되고 있는 육체에 지나지 않았을 때에도 이해하고 사랑하실 수 있었다.
나는 나중에 너에게 마리아의 동정성의 깊이를 정신적으로 묵상하게 해주겠다. 너는 내가 너에게 우리의 영원성을 고찰하도록 해주었을 때와 같이 천상의 황홀의 매혹을 느낄 것이다. 그 동안에 비록 한 어머니가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잉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서 하느님을 박탈하는 원죄의 얼룩이 없는 사람을 잉태한다는 사실이 어떻게 그 어머니에게 탁월한 지성을 주고, 여자 예언자가 되게 하는지 생각해보아라. 안나는 자기가 ‘하느님의 딸’이라고 부르는 자기 딸의 예언자가 되었다. 그리고 만일 하느님께서 원하셨던 대로 무죄한 첫 번째 부모들에게서 무죄한 자녀들이 태어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해보아라.
사람들아, 너희는 너희 스스로 초인(superman)이 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너희의 악덕들로 ‘초악마(superdemon)’가 되고 있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신 무한보다 약간만 못한 것 이상을 바라지 않고, 삶, 지식, 그리고 선의 관리를 하느님께 맡기는, 사탄의 오염이 없는 존재와 삶의 가능성이 너희를 초인이 되게 만드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24p)
그렇게 했다면, 너희는 완전을 향한 발전 안에서 육체로는 사람들이고, 영혼으로는 지성(the Intelligence)의 아들들인 사람들을, 사탄과 그의 모든 악을 그 시간보다 수천 세기들이나 더 일찍 패배시켰을 사탄에 대한 승리자들인 힘센 거인들을 낳았을 것이다.
5. 동정녀 마리아의 탄생
1944. 8. 26.
나는 텃밭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만삭의 안나를 본다. 그녀는 자신을 닮은 한 친척여인의 팔에 의지하고 있다. 그녀는 임신 수개월째인 것 같다. 그녀는 지쳐 보이는데, 지금의 이 더위가 나를 지치게 하는 것처럼 그녀의 피로는 무더위로 인하여 경감되지 않는다.
텃밭이 그늘져 있다 해도 아주 덥고 숨 막힌다. 공기는 마치 무르고 뜨거운 반죽처럼 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태양광선은 무자비한 푸른 하늘로부터 사정없이 내리쪼이고 대기를 약간 희뿌옇게 만드는 먼지가 약간 있다. 날씨는 오랫동안 건조했음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관개가 되지 않는 곳의 흙은 문자 그대로 아주 미세한, 거의 하얀 먼지가 되어 있다. 땅바닥에 습기가 남아 있는 나무들의 밑은 어두운 적갈색인데 반해 하얀 색의 이 그늘의 개활지는 옅은 분홍색을 띠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채소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는 작은 화단들이나 장미넝쿨들 주변, 재스민들과 다른 꽃들 특히 곡식들을 거두어들인 밭들이 시작되는 데까지 과수원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 아름다운 퍼골라 앞과 주위에 있는 땅은 축축하다. 소유지의 경계를 나타내는 풀밭의 풀도 가늘고, 바싹 말라 있다. 루비들과 같은 작은 빨간 열매들이 잔뜩 달려 있는 야생 산사나무 울타리가 있는 경계에 있는 풀만이 더 푸르고, 더 빽빽하다. 목초와 그늘을 찾아온 어린 목동이 몇 마리의 양들과 함께 그곳에 있다.
요아킴은 포도나무들과 올리브나무들의 줄들 주위에 두 명의 조수들과 함께 있다. 그는 나이 들었는데도 민첩하고, 열심히 일한다. 그들은 메마른 식물들에 물을 주기 위하여 밭의 끝에 작은 고랑들을 파고 있다. 이 물은 풀들 사이와 메마른 땅으로 졸졸 흐르다가 잠시 노르스름한 수정과 같은 형상을 만든 다음 몇 초 후에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린 포도나무 가지들과 올리브나무들 주위에서 젖은 땅에 동그라미들만을 그릴 뿐이다.
황금빛 벌들이 황금빛 포도 알들의 단맛에 이끌려 윙윙거리고 있는 그늘진 퍼골라 밑을 따라 안나가 천천히 요아킴을 향하여 걸어간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온다.
“당신이 이렇게 멀리까지 왔소?” (25P)
“집이 화덕처럼 더워서요.”
“당신은 더위 때문에 고통당하는구려.”
“이것은 임신한 여인의 이 마지막 시간의 유일한 고통이에요. 사람과 짐승 모두의 자연적인 고통일 뿐이에요. 여보, 햇볕에 너무 오래 있지 마세요.”
“우리가 오래 전부터 고대해왔던 비가 만 사흘 동안 올 듯도 하더니만 아직 오지 않아서 들이 타고 있소. 물이 펑펑 솟는 샘이 가까이에 있어 우리는 운이 좋소. 나는 도랑들을 팠소. 이것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잎들이 시들어가는 식물들을 위한 구호조치요. 그러나 이것은 그것들을 경우 살아 있게 하는 정도에 불과하오. 제발 비가 좀 왔으면…”
요아킴이 모든 농부들의 안타까움을 가지고 하늘을 바라보는 동안 안나는 기진맥진하여 마른 종려나무 잎을 색색의 실로 엮어서 만든 부채로 부채질한다.
안나의 친척 여자가 끼어든다.
“저기 대 헤르몬 산 너머에 빠른 구름들이 일고 있어요. 북풍이 부니 날씨가 서늘해질 거고, 어쩌면 비가 올지도 몰라요.”
“사흘 동안이나 바람이 일었는데도 달이 뜨면 잠잠해져버리니 원.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요.”
요아킴은 의기소침해 있다.
“집으로 돌아갑시다. 여기서도 숨쉬기가 어려우니 저는 돌아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안나가 말한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여 평소보다 더 올리브색을 띤 것처럼 보인다.
“당신은 몸이 불편하오?”
“아니에요. 저는 제가 성전에서 은총을 받았을 때 경험했고, 제가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느꼈던 커다란 평화를 지금도 느껴요. 이것은 황홀과도 같아요. 육체는 나른하고 졸리지만, 영혼은 환희에 차 있고, 육체와는 달리 평화 안에서 진정돼요.
여보, 저는 당신을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해요. 제가 당신 집에 들어와서 ‘나는 한 의인의 아내다’고 생각했을 때 저에게는 평화가 있었고, 당신이 용의주도한 사랑으로 저를 보살펴주실 때마다 저는 똑같이 느꼈어요.
하지만 지금 이 평화는 달라요. 알아들으세요. 저는 이것은 우리 조상 야곱이 천사들에 대한 꿈을 꾼 후에 퍼져나가고, 진정시켜주는 기름처럼 위로해주는 평화,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토비야의 가족들에게 라파엘 대천사가 나타났을 때의 기쁜 평화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 느낌에 몰입하면, 이 느낌은 점점 더 강해지면서 점점 더 기뻐져요. 이것은 마치 제가 파란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26p)
더 나아가 저는 그 이유를 모르지만, 제가 이 평화로운 기쁨을 제 안에 가지게 되면서부터 저는 제 마음속에 한 노래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늙은 토빗의 찬미가에요. 저는 그것은 이 시간을 위하여… 이 기쁨을 위하여… 그것을 받는 이스라엘의 땅을 위하여… 죄지었지만, 지금은 용서받은 예루살렘을 위하여 쓰였다고 생각해요…
한 어미의 헛소리라고 비웃지 마세요… 제가 ‘영원하신 하느님께 네 재물에 대하여 감사해라. 그분께서 네 안에 그분의 성막을 재건하시리라’고 말할 때 저는 예루살렘에서 참 하느님의 성막을 재건하실 분이 지금 태어나려고 하는 이 아이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저는 ‘너는 밝은 빛으로 빛날 것이고,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네 앞에 엎드릴 것이며, 만방이 너에게 선물들을 가지고 올 것이고, 그들이 네 안에서 주님을 경배할 것이며, 네 땅을 거룩한 땅으로 붙들리라. 왜냐하면 그들은 네 안에서 크신 이름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너는 네 자녀들로 인하여 행복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가 축복받을 것이고, 주님 가까이에 모일 것이기 때문이다. 너를 사랑하고 네 평화 안에서 환호하는 사람들은 복되도다…’ 하고 노래할 때 그것은 성도(the Holy City)의 운명이 아니라 제 아이의 운명에 대하여 예언한 것이라고도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그 아기로 인하여 가장 먼저 환호할 사람은 그 아기의 복된 어미인 저예요…”
안나가 이 말들을 할 때 그녀의 얼굴빛은 마치 달빛처럼 창백해졌다가 갑자기 큰 불의 빛처럼 환해지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녀가 알지 못하는 기쁨의 눈물이 그녀의 두 뺨에 흘러내린다. 그녀는 행복해하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자기 남편과 친척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집을 향하여 걸어가며 계속 말하고, 그들은 깊이 감격한 채 침묵하며 그녀의 말을 듣는다.
구름들이 세찬 바람에 의하여 빠르게 밀려오고, 들판이 어두워지며 폭풍우를 예고하자, 그들은 걸음을 재촉한다. 그들이 집의 현관에 이르렀을 때 격분한 번개의 섬광이 하늘을 가르고, 최초의 천둥소리가 바싹 마른 잎들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아르페지오에 섞여 거대한 북을 울리는 것처럼 들린다.
그들 모두가 집안으로 들어가고, 안나가 물러가는 동안에 요아킴은 그 동안 합류한 일꾼들과 함께 문지방에서 메마른 땅을 위한 축복인 고대하던 비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번개와 우박을 품은 구름들을 동반한 아주 격렬한 폭풍우가 다가오자 그들의 기쁨은 두려움으로 변한다.
“만일 구름이 터진다면, 그것은 포도들과 올리브들을 맷돌처럼 으깨놓을 거야. 큰일 났네!” (27p)
요아킴은 해산이 임박한 자기의 아내로 인해서도 안절부절못한다. 그의 친척 여자는 안나가 조금도 괴로워하고 있지 않다며 그를 안심시키지만, 그의 마음은 요동친다. 그의 친척 여자나 다른 여자들은―그중에는 알패오의 엄마도 있다―안나의 방에서 나왔다가 더운 물이 담긴 대야들과 큰 부엌의 불타는 화덕 가까이에서 말린 수건 따위를 가지고 돌아오곤 하는데, 그는 자기가 여자들을 만날 때마다 가서 질문들을 퍼붓고, 안심하라는 그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진정하지 못한다. 안나가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도 그를 걱정스럽게 한다.
그가 말한다.
“나는 남자여서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산고가 없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
격렬하고 아주 세찬 폭풍우로 인하여 날이 일찍 어두워진다. 억수같이 퍼붓는 비, 바람, 번개 등 모든 것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데, 우박만은 오지 않는다. 우박은 다른 곳에 쏟아졌다.
일꾼들 중 한 사람이 이 폭풍우의 격렬함에 대하여 말한다.
“사탄이 자신의 마귀들(demons)과 함께 지옥(Gehenna)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저 먹구름들을 보세요! 당신들은 공기 중에서 유황냄새를 맡을 수 있고, 휙휙거리고 쌕쌕거리는 소리와 통곡하고 저주하는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요! 만일 그놈이 사탄이라면, 오늘 저녁에 그놈은 분기탱천해 있습니다.”
다른 일꾼이 웃으며 비웃는다.
“큰 먹이가 그 놈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거나, 미카엘 대천사가 하느님에게서 새 벼락을 받아 그놈을 쳐서 그놈의 뿔들과 꼬리가 잘리고 불에 탄 모양이지.”
한 여자가 지나가며 외친다.
“요아킴, 아기가 태어나고 있어요. 모든 게 빠르고 순조로워요!”
그녀는 두 손으로 작은 암포라를 들고 사라진다.
세 남자들을 담벼락으로 움찔 물러나게 했을 정도로 격렬한 마지막 천둥소리 후에 폭풍우가 갑자기 잠잠해진다. 검고 연기가 나는 구덩이가 집 앞 정원에 벼락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그 동안에 더 이상 훔쳐보지 않고 구구거리기만 하는 작은 멧비둘기의 가냘픈 울음소리 같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가 안나의 방 너머로부터 처음으로 들려오고, 그와 동시에 거대한 무지개가 하늘을 가로질러 그 반원을 펼쳐놓는다. 그 무지개는 헤르몬 산 꼭대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니 시작되는 것 같다. 그것은 햇빛의 입맞춤을 받아 가장 미묘한 분홍색 설화석고처럼 보인다. 그것은 구월의 맑은 하늘로 올라간 다음 모든 불순물들이 제거된 대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의 야산들 위를 지나 남쪽으로 평야에 미치고, 다른 산 위를 지나 높은 산맥이 시야를 막는 곳에서 끝난다.
“우리는 이런 무지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보세요! 보세요!” (28p)
“무지개가 이스라엘 전역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보세요. 해가 아직 지지 않았는데도 벌써 하늘에 별 하나가 있어요. 대단한 별입니다! 저것은 거대한 금강석처럼 빛나고 있어요!…”
“그리고 저기 떠 있는 달은 꽉 찬 보름달입니다. 보름이 되려면 아직 사흘이나 남았는데도 말입니다. 저 달이 얼마나 밝은지 보세요!”
여자들은 하얀 아마포들에 싸인 포동포동한 갓난아기를 안고 기뻐한다.
그 아기는 마리아, 성모님이다! 어린이의 품안에서도 잘 수 있을 것 같은 아주 작은 마리아다. 어른 팔 길이보다 키가 더 크지 않은 마리아. 옅은 금발의 작은 머리, 더 이상 울지 않고 젖을 빠는 본능적인 동작을 하지만, 어떻게 젖꼭지를 물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작은 진홍색의 작은 입술, 동그란 작은 두 뺨 사이에 있는 예쁜 작은 코.
그들이 아기의 눈을 뜨게 하려고 자극하자 아기가 작은 눈을 뜨는데, 아기는 두 개의 하늘 조각들 가운데 있는 두개의 푸른 점들이 가는 금발의 속눈썹 사이로 쳐다본다. 그러나 그것들은 아직 사물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동그란 작은 머리에 난 머리털은 분홍빛을 띤 금발인데, 거의 흰색에 가까운 어떤 꿀 색깔이다.
두 귀는 두 개의 작은 조가비들처럼 투명하고 완벽하다. 그리고 작은 두 손은… 허공에서 움켜쥐다가 입으로 가져가는 두 작은 것들은 무엇인가? 지금처럼 쥐고 있는 그것들은 초록색 꽃받침들로 갈라진 두 송이 장미꽃 봉오리들이고, 그 안쪽은 비단 같은데, 펴면 창백한 석류석 빛의 다섯 개의 손톱들이 있는 분홍빛 상아와 설화석고로 만들어진 두 개의 상아 패물과도 같다. 저 작은 두 손이 어떻게 그 많은 눈물을 닦을까?
아기의 작은 발들은 어떤가? 그것들은 어디 있는가? 그것들이 배내옷 속에 감추어진 채 한참 버둥거리자, 친척 여자가 안더니 아기를 싸고 있는 천을 풀어준다… 오! 작은 발들! 그것들의 길이는 4센티미터 가량이고, 두 발의 발바닥은 산홋빛 조가비이며, 발등도 푸른 정맥이 보이는 눈같이 흰 산호 조가비이다. 아기의 발가락들은 소인국의 걸작품들처럼 밝은 석류석 빛 작은 비늘들로 만들어진 왕관을 쓰고 있다. 저 작은 인형의 발들로 어떻게 서 있을 수가 있을까 의아할 정도로 작은 저 발이 첫걸음을 뗄 때, 저토록 작은 발들에 맞는 신발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어떻게 저 작은 발들이 그토록 먼 길을 가고, 십자가 아래서 그토록 많은 고통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것이 알려지지 않았고, 그래서 구경꾼들은 아기의 발길질, 잘생긴 작은 두 다리, 작고 통통한 넓적다리들, 작은 배, 앙증맞은 작은 가슴을 보고 미소 짓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고운 비단처럼 부드러운 피부 아래서는 아기의 호흡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아기의 행복한 아버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입 맞추려고 입을 가져다대면, 아기의 작은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것은 이 세상이 알게 될 가장 아름다운 작은 심장, 인간의 심장 중 유일한 티 없는 심장이다. (29p)
그리고 아기의 등은? 지금 그들이 아기를 뒤집어놓자, 그들은 아기의 허리의 곡선, 그리고 포동포동한 양어깨와 분홍색의 목덜미를 볼 수 있다. 그 목은 아주 힘이 세서 활모양의 척추 위에서 작은 머리가 들린다. 그것은 자기가 조망하는 낯선 세상을 살펴보는 새의 작은 머리와도 같다. 아기는 깨끗하고 순결한 자기를, 그녀가 벌거벗은 것을 결코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할 완전한 동정녀, 거룩하고 티 없는 자기를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을 작은 소리로 항의한다.
땅 위에서는 결코 피지 않고 봉오리로 남아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꽃을 낳을 백합의 이 꽃봉오리를 덮어라. 부디 덮어라. 삼위일체이신 주님의 백합꽃은 천국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모든 꽃잎들을 피울 것이다. 왜냐하면 저 위에는 이 무구함(spotlessness)을 본의 아니게 더럽힐 수 있는 오류의 먼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 위에서는 전체 최고천(the whole Empyrean) 앞에서 지금은 티 없는 마음속에 감춰져 계시지만, 몇 해 후에는 그 안에서 사실 분이신 아버지, 아들, 정배(淨配, Spouse)께서 이분 안에 받아들여지셔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강보에 싸인 갓난아기가 지상의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데, 아기는 아버지를 닮았다. 아니 지금 당장은 아니다. 지금 그분께서는 작은 사람 아기이실 뿐이다. 내 말은 그분께서는 성장하여 한 여인이 되셨을 때 그분의 아버지를 닮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를 전혀 닮아 있지 않다. 그분께서는 얼굴과 눈들의 색이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고, 머리카락도 틀림없이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다. 그분의 아버지의 머리카락은 지금은 하얗지만, 그의 속눈썹들을 보면 그가 젊었을 때에는 금발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분의 얼굴모습도 그분의 아버지를 닮았는데, 여자이기 때문에, 특별한 여자이기 때문에 더 완벽하고 섬세하다. 그분의 미소와 시선, 몸짓과 키도 그분의 아버지를 닮아 있다.
내가 보는 대로의 예수에 대하여 생각해본다면, 나는 안나가 그녀의 손자에게 훤칠한 키와 짙은 상앗빛의 피부를 물려주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마리아께서는 훤칠하고 나긋나긋한 종려나무 같은 그분의 어머니의 늠름한 모습을 닮지 않고, 그분의 아버지의 부드러움을 닮아 있다.
여자들도 폭풍우, 달의 이례적인 상태, 별과 무지개가 나타난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요아킴과 함께 행복한 어머니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아기를 그녀에게 건네준다.
안나는 자기의 생각들 중 하나에 미소 지으며 말한다.
“아기는 별(the Star)이에요.”
그녀가 다시 말한다.
“아기의 표징은 하늘에 있어요. 마리아, 평화의 무지개! 마리아, 나의 별! 마리아, 깨끗한 달! 마리아, 우리 진주!” (30p)
“당신은 아기의 이름을 마리아라고 부를 거요?”
“예, 별, 진주, 빛, 평화인 마리아라고 부를 거예요…”
“그러나 그것은 고통(bitterness)을 의미하기도 하오… 당신은 그 이름이 아기에게 불행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염려되지 않소?”
“하느님께서 아기와 함께 계십니다. 아기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분께 속해 있어요. 그분께서는 아기를 그분의 길들을 따라 인도하실 것이고, 모든 고통을 천국의 꿀로 변하게 하실 것입니다. 아가야, 지금은 잠시 더 네 엄마의 것이 되어라… 네가 온전히 하느님의 것이 되기 전에는.”
엄마 안나와 아기 마리아의 첫 잠에서 환상이 끝난다.
(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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