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수난 27

585. 라자로와의 작별 (예수님의 유언-라자로에게)

585. 라자로와의 작별 1945. 3. 2. 예수께서는 베타니아에 계신다. 지금은 저녁, 평온한 4월의 저녁이다. 연회실의 넒은 창들을 통하여 꽃이 만발한 라자로의 정원이 내다보이고, 그 너머로는 가벼운 꽃구름 같은 과수원이 보인다. 신록의 향기, 유실수 꽃들, 장미꽃들과 다른 꽃들의 새콤달콤한 향기가 문의 커튼들을 펄럭이게 하고 중앙 샹들리에의 불빛들을 깜박이게 하는 저녁 미풍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와 막달라 마리아가 그녀의 예수께 발라드린 연고에 아직 남아 있는 희귀한 향기에 섞여 있는 월하향, 은방울꽃, 재스민의 강한 향기와 합쳐진다. 그분의 머리카락은 도유로 인하여 아직도 어둡게 보인다. 시몬, 베드로, 마태오, 바르톨로메오는 여전히 방안에 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심부름들을 갔는지 여기 없다..

586. 유다가 산헤드린의 우두머리들을 만나러 가다

586. 유다가 산헤드린의 우두머리들을 만나러 가다 1947. 3. 29. 유다는 밤중에 카야파의 시골별장에 도착한다. 달은 그를 위하여 길을 비춰줌으로써 암살자의 공범으로 활약한다. 유다는 그곳 성 밖의 그 집에서 자기가 찾고 있는 사람들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시내로 들어가려고 애쓰며 성전으로 갔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작은 언덕의 올리브 나무들 사이로 올라가고 있다. 그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안심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밤이고, 그래서 어둠과 늦은 시간이 모든 가능한 불의의 사태로부터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시골길은 파스카를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자들의 혼잡한 무리들로 종일 분주했지만, 지금은 ..

587.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587.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1945. 3. 3. 예수께서는 꽃이 만발해 있는 과수원들과 올리브 밭들 사이로 걸어가고 계신다. 올리브 나무의 은빛 잎들도 꽃들처럼 보인다. 그 잎들은 이슬로 덮여 있는데, 부드럽고 향기로운 미풍에 잎들이 흔들림에 따라 그 위의 이슬들은 새벽의 이른 햇살 아래에서 떨리고 있다. 나뭇가지 하나하나가 보석 세공사의 작품과도 같아 그것들을 보는 사람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이미 초록빛 잎들로 뒤덮인 아몬드 나무들은 다른 유실수들의 흰빛 분홍빛 무더기로부터 두드러져 보이고, 포도나무들이 그것들 아래에서 최초의 연한 새잎들의 톱니 꼴의 잎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잎들이 어찌나 반짝이고 매끈한지 그것들은 아주 얇은 에메랄드 조각들이나 귀중한 비단처럼 보인다. 저 높이 ..

588. 예루살렘 입성

588. 예루살렘 입성 1947. 3. 30.(종려주일)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1945. 3. 3.자의 환시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를 여기 삽입해라. 그리고 지금 보아라!” 예수께서는 알패오의 요한과 야고보가 그분의 어머니께 와서 “당신의 아드님이 오십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일어나신 그분의 어머니의 양어깨를 한 팔로 안으신다. 그 다음에 요한과 야보고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오고 있는 그들의 동료들과 합류한다. 그 동안에 토마스와 안드레아는 나귀와 나귀새끼를 찾아 예수께 데려오려고 벳파게 쪽으로 달려갔다. 예수께서는 여자들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우리는 시내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들어가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나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권합니다. 나보다 먼저 시내로 들..

589. 종려주일 저녁

589. 종려주일 저녁 1945. 3. 4. 예수께서는 그분의 사도들과 함께 조용한 올리브 산에 계신다. 만월의 포근한 저녁이다. 그들은 올리브 밭에 자연적으로 계단들처럼 형성된 곳의 첫 번째 계단들에 앉아 있다. 그곳은 겟세마니의 초입에 있는 공터를 마주보고 있다. 키드론 개울의 물이 바닥의 조약돌들에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는 개울이 독백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상한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만이 들려오고, 미풍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 말씀하고 계신다. “오늘 아침의 개선 후에 너희의 영혼들은 매우 달라졌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너희의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해야 할까? 오! 그렇다! 인간적으로 말하면 너희의 마음은 편안해졌다. 너희는 내 말로 인하여 떨면서 시내로 들어갔었..

590. 파스카 전 월요일 낮.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와 악한 농부의 비유

590. 파스카 전 월요일 낮.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와 악한 농부의 비유 1947. 3. 31. 예수께서는 저기 올리브 산 위 탁상지에 있는 어느 갈릴래아 사람의 천막에서 일찍 나오신다. 그곳에는 거룩한 명절들의 시기에 수많은 갈릴래아 사람들이 모인다. 그 들판은 천막들, 나무들, 언덕들, 저 아래 바닥에서 잠들어 있는 시가를 은백색 빛으로 감싸고 있는 달빛을 받으며 온통 잠들어 있다. 예수께서는 천막들 사이로 자신 있게 소리 내지 않고 지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야영지에서 나오시자 가파른 오솔길을 따라 겟세마니를 향하여 빨리 내려가 그곳을 가로질러 거기서 나오신 다음 달을 향하여 노래하는 은빛 띠 같은 키드론 개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성문에 이르신다. 닫힌 성문들에 대한 야간경비는..

591. 파스카 전 월요일 밤. 겟세마니에서 사도들에게 주신 가르침들

591. 파스카 전 월요일 밤. 겟세마니에서 사도들에게 주신 가르침들 1945. 3. 6. 저녁에 예수께서는 아직 올리브나 밭에 사도들과 함께 계신다.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또 하루가 지났구나. 지금은 밤 시간이고, 그 다음에는 내일이고, 그 다음에는 모레고, 그 다음에는 파스카 만찬이다.” “나의 주님, 우리는 어디서 만찬을 먹게 됩니까? 올해는 여자들도 있습니다.” 필립보가 여쭙는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마련하지 못했는데, 시내는 초만원입니다. 이스라엘 전체가, 가장 먼 지방의 개종자들에 이르기까지 의식을 행하려고 것 같습니다.”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시며 마치 시편이라도 읊듯이 말씀하신다. “모여라. 서둘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바치려는 내 희생 제물을 향하여, ..

592. 파스카 전 화요일 낮. 카이사르에 대한 세금에 관한 질문들과 죽은 이들의 부활

592. 파스카 전 화요일 낮. 카이사르에 대한 세금에 관한 질문들과 죽은 이들의 부활 1947. 4. 1. 그들은 마치 예수께서 성전께서 들어가시기 전에 그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기를 원치 않으셨던 것처럼 항상 전날 아침에 지나갔던 똑같은 한적한 오솔길을 통하여 시내로 들어가려고 한다. 성전에는 벳자타 연못 가까이에 있는 양의 문을 통하여 시내로 들어가면 빨리 도착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은 72명의 제자들 중 많은 이들이 키드론 개울 너머 다리 앞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회록색 올리브나무들 사이에서 주홍빛 옷을 입고 계시는 그분께서 나타나시는 것을 보자마자 그분께 다가온다. 그들은 함께 모여 시내를 향하여 나아간다. 어떤 악의적인 사람이 나타날지 항상 의심하면서 전방 언덕 아래쪽을 바라..

593. 파스카 전 화요일 밤. 사도들에 대한 다른 가르침들

593. 파스카 전 화요일 밤. 사도들에 대한 다른 가르침들 1945. 3. 7. “오늘 너희는 이방인들과 유다인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너희는 이방인들이 어떻게 내 앞에서 절했고, 유다인들이 나를 거의 때릴 뻔했는지를 보았다. 베드로야, 그들이 어린양들과 숫양들과 수송아지들을 일부러 나에게로 몰아 나를 배설물들 가운데 넘어지게 하려는 것을 네가 보았을 때 너는 거의 주먹다짐할 뻔했다. 시몬아, 너는 그토록 지혜로운 사람인데도 나에게 ‘마귀인 당신, 하느님의 사자들이 지나가도록 비켜’ 하고 거만하게 나에게 부딪치며 말하는 산헤드린의 가장 악랄한 위원들에게 욕하려고 네 입을 벌렸었다. 너 내 사촌 유다야,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너 요한아, 너희는 소리 지르며, 유다는 말고삐를 붙잡아 내가 치이..

594. 파스카 전 수요일 낮.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의 논쟁들부터 종말론적 강화(講話)까지. 과부의 헌금

594. 파스카 전 수요일 낮.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의 논쟁들부터 종말론적 강화(講話)까지. 과부의 헌금 1947. 4. 2. 예수께서는 그 전날들보다 더 붐비는 성전 안으로 들어가신다. 그분께서는 온통 흰 아마포 옷을 입고 계신다. 오늘은 무더운 날이다. 그분께서는 예배드리시려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마당으로 가시고 사람들의 행렬이 그 뒤를 따르는데,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은 이미 회랑들 밑의 가장 좋은 자리들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 다수는 이방인들인데, 그들은 회랑 너머 첫째 마당 너머로 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히브리인들이 그리스도를 따라갔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유리한 자리들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매우 많은 바리사이들의 무리가 그들을 속상하게 한다. 그들은 항상 행동이 오만하여 예수께 접근하기 ..

595. 파스카 전 수요일 밤. 사도들에 대한 마지막 가르침

595. 파스카 전 수요일 밤. 사도들에 대한 마지막 가르침 1945. 3. 8. “나는 너희에게 말했다. ‘주의해라, 깨어 있어라, 너희의 눈이 잠으로 둔해지지 않도록 기도해라.’ 그러나 나는 너희의 피로한 눈은 감기려 하고, 너희의 몸은 너희 의지에 반하여 쉴 곳을 찾고 있음을 본다. 가엾은 내 친구들, 너희가 그러는 것은 당연하다! 너희의 스승이 최근 며칠 동안 너희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여 너희는 매우 지쳐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몇 시간, 지금부터 단 몇 시간 후에는 너희는 너희에 대한 내 주의(attention)를 너희가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은 것을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너희가 너희 예수에게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았던 것을 기뻐할 것이다. 어쨌든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슬픈 일들에 대하여 말하..

596. 파스카 전 목요일 낮. 만찬 준비. 죽음을 통한 영광스럽게 되심의 선포

596. 파스카 전 목요일 낮. 만찬 준비. 죽음을 통한 영광스럽게 되심의 선포 1947. 4. 3. 다시 아침이다. 몹시 고요하고, 몹시 기쁜 아침이다! 어제는 코발트색 하늘에서 천천히 떠다니던 드문 구름들마저도 더 이상 없고, 어제는 그토록 숨 막히게 했던 무더위도 싹 가셨다. 가벼운 산들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그것은 꽃들과 건초와 맑은 공기의 향기를 품고 있다. 그것은 올리브나무들의 잎들을 천천히 흔든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창끝모양의 작은 잎들의 은빛을 감상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발자국들과 금발머리에 작은 순백의 향내 나는 꽃들을 뿌리고, 그분께 입 맞추고 서늘하게 해드리려고 조바심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각각의 미소한 꽃받침이 저마다의 아주 작은 이슬방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분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