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497~p506 216. 아스클론으로 가는 길에 평야에서 1945. 7. 12. 평야지대에서 태양이 작열하고 있다. 햇볕은 다 여문 낟알을 볶다시피 해서 빵 냄새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해와 빨래와 낟알의 냄새, 즉 여름 냄새가 공기 중에 어렴풋하게 배어 있다. 만일 우리가 예민한 감각들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지방마다 각기 특유의 냄새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달, 모든 계절, 심지어 하루 중의 모든 시간이 각자 그 냄새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부는 겨울날의 냄새는 안개 낀 겨울날의 그윽한 냄새나 눈 오는 날의 냄새와 사뭇 다르다. 소리 없이 다가와 향기 아닌 향기로 자신을 알리는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