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해 53

[교부들의 성경주해] (33) 마태오 복음 ⑧ 새벽의 영적인 의미

두려워 하지 마라 【성경본문 : 마태 14,26-28】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유령이다!“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소리를 질러 댔다”고 합니다.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의 두려움을 다루시는 한결같은 방법입니다. 그분은 더 나쁜 일을 일으키는 것을, 지금까지보다 더 급박한 일이 일어나도록 두시는 것을 망설이지 않으십니다. 그들은 세찬 바람이 불어서만이 아니라 뭍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

[교부들의 성경주해] (32) 마태오 복음 ⑦ 새벽의 영적인 의미

【성경본문 : 마태 14,25】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어 제자들에게 가신 시간은 새벽〔=사경(四更)〕이었습니다. 이 ‘새벽’이라는 시간이 갖는 영적인 의미에 대해 힐라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새벽이라는 시간에는 계시 역사의 네 시기와 관련한 유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네 시기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경(一更)은 율법의 시기, 이경(二更)은 예언자들의 시기, 삼경(三更)은 주님의 강생의 시기, 사경(四更)은 재림의 시기로 볼 수 있다(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 그런가 하면 크로마티우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담으로부터 노아까지는 일경, 노아에서 모세까지는 이경, 모세로부터 구세주 때까지는 삼경,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이 ..

[교부들의 성경주해] (31 )마태오 복음 ⑥ 물 위를 걸어 가신 예수님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새벽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성경본문 : 마태 14,24-25】제자들이 탄 배가 파도에 시달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구해주시기 위해 물 위를 걸어가십니다. 이에 대해 교부들은 말합니다.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은 오래 전에 예언된 바 있다. 이 기적은 참으로 인간이시며 동시에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분은 물 위에서도 땅 위에서처럼 걸으실 수 있음을 나타낸다(아퀼레이아의 크로마티우스). 주께서는 제자들을 구하러 서둘러 오지 않으셨다. 이는 두려움을 통해 그들을 훈련시킴으로써 견뎌내는 자세를 가르치신 것이었다. 그분은 온화하게 그리고 점진적으로 제자들을 자극하며 더 나은 자세로 대처하..

[교부들의 성경주해] (29 )마태오 복음 ④ 열두 광주리에 대한 예형

[교부들의 성경주해] (29 )마태오 복음 ④ 열두 광주리에 대한 예형 【성경본문 : 마태 14,20-21】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 복음의 음식이 되신 예수님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섭리로 이 일을 행하십니다. 당신이야말로 모든 것을 채우시는 분이시며, 저 위에서 아버지로부터 오는 참된 축복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단을 책임진 자가 되어 빵을 떼어 나눌 준비를 할 때에 우리도 손을 위로 뻗어 위로부터 오는 축복을 그 손에 받음으로써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데려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시작이요 본보기요 길이 되셨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마태오 복음 단편』 177). “주께서는 빵과 물고기를 받으시고..

[교부들의 성경주해] (28) 마태오 복음 ③ 세상을 먹이신 예수님

[교부들의 성경주해] (28) 마태오 복음 ③ 세상을 먹이신 예수님 【성경본문 : 마태 14,18-19】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눈을 하늘에 두라고 가르치시려는 듯이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는 빵을 떼어 나누어 주셨다. 빵이 나뉘지 않고 그대로 있었더라면, 그 빵은 그렇게 많은 남자와 여자와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지 못했을 것이다”(히에로니무스). “시간이 이미 늦었다고 하지만, 지금 이야기하시는 분은 시간에 매인 분이 아니시다”(크리소스토무스). 빵 다..

[교부들의 성경주해] (27) 마태오 복음 ②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교부들의 성경주해] (27) 마태오 복음 ②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성경본문 : 마태 14,15-17】 “…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예수님께서 ‘…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때까지도 제자들은 완전히 눈이 뜨이지 않아서 인간들 사이에 이야기하듯 예수님께 이야기한다”(크리소스토무스). “그곳은 외딴 곳이었지만, 그곳에 계신 분께서는 세상을 배불리 먹일 준비가 되어 계시다”(에메사의 에우세비우스). 군중을 돌려보내려는 뜻 “군중을 돌려보내자는 ..

[교부들의 성경주해] (26) 마태오 복음 ① 외딴 곳으로 물러가신 예수님

[교부들의 성경주해] (26) 마태오 복음 ① 외딴 곳으로 물러가신 예수님 【성경본문 : 마태 14,13-14】 “…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 이번 주부터 마태오 복음에 대한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살펴보겠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 대한 연중 18주일(마태오 복음 14,13-21)의 내용을 네 번 연이어 연재합니다. 교부들은 예수님께서 외딴 곳으로 물러가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이는 죽음을 당할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당신의 원수들이 또 다른 살해를 저지르지 않게 하시려는 것이었거나 또는 파스카 축제에 죽음을 맞으시기 위해서였다”(히에로니무스)...

[교부들의 성경주해] (25) 이사야 ⑮ 술 없이 취하리라

[교부들의 성경주해] (25) 이사야 ⑮ 술 없이 취하리라 【성경본문 : 이사 29,8-9】 “배고픈 자가 먹는 꿈을 꾸어도 깨어나면 계속 속이 비어 있듯이, … 포도주 없이도 취하리라. 술이 없이도 비틀거리리라”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취하고 비틀거리리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이 무슨 뜻일까?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분노와 허영이 우리를 취하게 만들고, 노여움과 욕정이 우리를 취하게 만들며 우리의 이성을 흐리게 만듭니다. 취한다는 것은 바로 우리 마음이 본래의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이성이 해이해지며 이해력을 잃는 것을 뜻합니다.” 그의 설명을 더 들어봅시다. 술 없이 취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그러나 이제 저는 여러분에게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것을 피할 뿐 아니라 술을 마시지 ..

[교부들의 성경주해] (24) 이사야 ⑭ 루치펠의 교만

[교부들의 성경주해] (24) 이사야 ⑭ 루치펠의 교만 【성경본문 : 이사 14,12-15】 “어쩌다 하늘에서 떨어졌느냐? 빛나는 별, 여명의 아들인 네가! … 너는 네 마음속으로 생각했었지. ‘나는 하늘로 오르리라. 하느님의 별들 위로 나의 왕좌를 세우고 북녘 끝 신들의 모임이 있는 산 위에 좌정하리라. 나는 구름 꼭대기로 올라가서 지극히 높으신 분과 같아져야지.’ 그런데 너는 저승으로, 구렁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졌구나.” 아침의 아들, 빛을 나르던 자였던 천사 루치펠이 어찌하여 악마의 우두머리가 되어버렸을까? 교부들은 루치펠이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하는 교만 때문에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말합니다(히에로니무스, 아우구스티누스, 암브로시우스, 요한 카시아누스, 카시오도루스). ‘루치펠’(Lucifer)이라는..

[교부들의 성경주해] (23) 이사야 ⑬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3

[교부들의 성경주해] (23) 이사야 ⑬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3 【성경본문 : 이사 11,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베다는 ‘역사와 우의’의 관계와 ‘나자렛과 나자레우스’의 관계를 풀이하면서, 히에로니무스는 “이사이의 뿌리에서 포로들에게 사면이 내려졌다”고, 암브로시우스는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향기를 내뿜는 꽃이시다”고 말하면서 메시아 탄생에 관한 예언을 설명합니다. 역사와 우의 “어떤 일이 일어난 그대로 보고되거나 있는 그대로 직설적으로 표현되면 그것은 역사입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해방된 뒤에 광야에서 주님을 위해 성막을 지었다고 합니다. 반면, 그리스도의 현존과 교회의 성사들이 신비스러운 말이나 사물로 표현되면 ..

[교부들의 성경주해] (22) 이사야 ⑫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 2 (구약에 나타난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

[교부들의 성경주해] (22) 이사야 ⑫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 2 【성경본문 : 이사 11,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교부들은 그리스도 탄생에 대한 약속을 구약성경에서 찾아내어 읽고 이해하고서 이렇게 말합니다. “꽃이 줄기에서 나오듯이, 그리스도께서는 마리아에게서 나오신다”(히에로니무스). “그분께서는 뿌리에서 나온 열매로 우리를 당신의 나무에 접붙이신다”(에프렘). “예고된 그리스도의 탄생 때에 이방인들이 부르심을 받았다”(에우세비우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 일이 이루어지기 전과 그 후에도 그 말씀을 읽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교부들의 말을 들어봅시다. 구약에 나타난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 “우리는 이 예수 그리스도, 이 하느님..

[교부들의 성경주해] (21) 이사야 ⑪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 1 (가지는 마리아, 꽃은 예수 그리스도)

[교부들의 성경주해] (21) 이사야 ⑪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부들의 성경주해 1 【성경본문 : 이사 11,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구약성경에 대한 유다인의 관점과 우리의 관점이 극명하게 차이를 드러내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성경 구절입니다. 유다인과는 달리, 우리는 구약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읽고 이해합니다. “신약성경에 들어 있는 복음은 구약성경의 뿌리에 감추어져 있었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이사야서 11장 1절의 내용을 많은 교부들이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예언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성경 구절에 대한 교부들의 주해를 세 차례 연이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사이의 뿌리에서 나온 마리아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가 환시를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