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수난

605.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

Skyblue fiat 2024. 3. 23. 12:57

605.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

1945. 3. 27.

 

유다인들, 사형수들보다 더 십자가형을 받아 마땅한, 채찍질했던 자들과 같은 부류임이 틀림없는, 유다인들처럼 보이는 네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한 오솔길에서 형장으로 뛰어 내린다. 그들은 짧고 소매 없는 튜닉을 입고 손에는 못들, 망치들 그리고 밧줄들을 들고 있는데, 그들은 그것을 사형수들에게 보이며 그들을 조롱한다. 군중은 잔인한 광기로 흥분해 있다.

백부장은 마취제인 몰약을 탄 포도주를 드시도록 예수께 주전자를 드린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것을 거절하신다. 반대로 두 강도들은 그것을 많이 마신다. 주둥이가 넓은 그 주전자는 꼭대기의 거의 가장자리에 있는 큰 돌 옆에 놓인다.

사형수들은 옷을 벗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두 강도들은 아무런 수치심 없이 그렇게 한다. 오히려 그들은 군중을 향하여, 특히 하얀 아마 옷을 입고 있는 사제들의 무리를 향하여 외설적인 몸짓들을 하며, 재미있어하기까지 한다.

사제들의 무리는 그들의 신분을 활용하여 슬금슬금 움직여 더 낮은 작은 개활지로 돌아와 있다.

두세 명의 바리사이들과 다른 거만한 인사들이 그들과 합류했는데, 그들은 증오로 인하여 친구들이 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 예컨대 바리사이 요하난과 이스마엘, 율법학자 사독과 카파르나움의 엘리같은 사람들을 본다…

사형집행인들은 사형수들에게 세 조각의 넝마를 주어 그들의 사타구니를 둘러매게 한다. 강도들은 가장 소름끼치는 저주의 말들을 내뱉으며, 그것들을 받는다. 상처의 고통으로 인하여 천천히 옷을 벗으시는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아마 채찍질 당하실 때에도 그분께서 입고 계셨던 짧은 속바지는 그대로 입고 계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것마저 벗을 것을 요구받으시자 한 손을 내밀어 그분의 나체를 가리시기 위하여 사형집행인들에게 그 넝마조각을 구걸하신다. 그분께서는 참으로 범죄자들에게 넝마조각을 구걸해야 하실 정도로 비하되신 분(the Annihilated One)이시다.

그러자 마리아께서 모든 것을 보시고 그분의 짙은 색 겉옷 아래 그분의 머리를 덮고 있는, 그분께서 그 위에 이미 많은 눈물을 흘리신 길고 고운 흰 베일을 벗으신다. 그분께서는 겉옷을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시며 그 베일을 벗어 그것을 그분의 아들을 위하여 론지노에게 건네주도록 요한에게 주신다.

백부장은 군소리 없이 그것을 받아, 예수께서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돌아서서 타박상들과 물집들이 생기고 다시 피 흘리고 있는 상처들과 거무스름한 딱지들로 뒤덮인 등을 보이시며 옷을 완전히 벗으시려는 찰나에 그분의 어머니의 아마포 베일을 그분께 드린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알아보시고, 그것으로 그분의 골반을 몇 번 감아 떨어지지 않도록 그것을 단단히 고정시키신다… 그때까지는 눈물만을 흡수했던 아마포 베일 위에 최초의 핏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샌들을 벗고 그분의 옷을 내려놓으시기 위하여 몸을 숙이시자, 막 피딱지들로 덮인 수많은 상처들이 다시 터져 다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금 예수께서는 군중을 향하여 돌아서신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분의 가슴, 팔다리들도 온통 채찍질당하셨다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분의 간이 있는 위치에는 거대한 멍이 하나 있고, 그분의 왼쪽 갈비뼈 아래에는 일곱 개의 선명한 도드라진 줄무늬들이 있는데, 그것들의 끝에는 각각 청자색 원 안에 일곱 개의 피 흘리는 상처들이 나 있다… 그토록 민감한 횡격막 부위의 잔혹한 채찍질 자국이다.

그분께서 붙잡히신 직후부터 시작하여 칼바리아에서 끝날 때까지 반복된 넘어짐으로 타박상을 입은 그분의 무릎들은 혈종들로 인하여 검게 되었고, 슬개골들, 특히 오른쪽 슬개골은 피 흘리는 큰 상처로 찢어져 있다.

군중은 예수를 조롱하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 미남자이기도 하지! 사람들의 아들들 중에서 가장 미남자인 자! 예루살렘의 딸들이 너를 흠모한다…”

또한 그들은 시를 낭송하는 투로 읊조린다.

“내 사랑하는 이는 싱그럽고, 혈색이 발그레하고, 천만 명 중에서 뛰어나네. 그의 머리는 순금이고, 그의 머리채는 까마귀 깃처럼 부드러운 종려나무 잎들일세.

그의 두 눈은 물이 아니라 우유가 흐르는 개울에서 목욕하고 있는 두 마리 비둘기 같네.

그의 두 뺨은 향초들의 화단이고, 그의 입술은 귀중한 몰약을 정제하는 자줏빛 백합일세.

그의 두 손은 장밋빛 히야신스로 마감한 금은세공사의 작품처럼 균형 잡혀 있고, 그의 몸통은 사파이어들로 덮인 상아이고, 그의 두 다리는 황금 기초들 위의 흰 대리석의 완전한 기둥들일세.

그의 위엄은 레바논의 위엄 같고, 그는 키 큰 삼나무보다 더 위엄이 있네. 그의 말은 감미로움으로 흠뻑 적셔진 것과 같고, 그는 완전히 사랑스럽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웃으며 외친다.

“문둥아! 문둥아! 하느님께서 이렇게 치시는 것을 보니 너는 우상과 간음했느냐? 네가 그렇게 벌 받은 것을 보니 너는 모세의 마리아처럼 이스라엘의 성인들에게 불평을 했느냐?

오! 오! 완전한 자! 너는 하느님의 아들이냐? 천만에! 너는 사탄의 팔삭동이다! 맘몬인 그는 적어도 힘이 있고 강하다. 그런데 너는… 누더기를 걸치고 있고, 힘이 없고 역겨울 뿐이다.”

강도들이 십자가들에 매달리고, 그들의 위치로 운반되어 오는데, 한 사람은 예수께서 매달리실 곳의 오른쪽으로, 다른 사람은 왼쪽으로 운반되어 온다. 그들은 울부짖고, 저주하는데, 특히 십자가들이 구덩이들로 옮겨질 때 더욱 그러하다. 또한 옮기는 사람들이 밧줄들로 자기들의 손목들을 쓸리게 파고들게 하자 하느님, 율법, 로마인들, 유다인들에 대한 그들의 욕설들은 지옥과도 같다.

지금은 예수의 차례이다. 그분께서는 온순하게 십자가 위에 누우신다. 두 강도들은 어찌나 심하게 반항했는지 네 명의 사형집행인들이 그들을 붙잡을 수 없어, 그들의 손목들을 십자가에 매달고 있는 집행인들을 그들이 발로 차내지 못하게 하려고 몇 명의 병사들이 개입해야 했었다.

그러나 예수의 경우에는 도움이 필요 없다. 그분께서는 누워 머리를 그들이 말하는 자리에 놓으신다. 그분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그분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뻗으신다. 그분께서는 오로지 베일을 바로잡는 데에만 전념하신다. 지금은 그분의 날씬하고 길고 흰 몸이 칙칙한 나무와 누런 땅바닥에 대비되어 두드러진다.

두 집행인들이 그분을 억누르기 위하여 그분의 가슴 위에 앉는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서 그 무게 밑에서 느끼셨을 압박감과 고통에 대하여 생각한다.

셋째 집행인이 그분의 오른팔을 붙잡는데, 한손으로는 그분의 하박을, 다른 한손으로는 그분의 손가락들의 끝을 잡는다.

넷째 집행인은 그의 한 손에 옛날의 큰 동전만큼 크고, 둥글고, 납작한 대가리를 가진, 길고 끝이 뾰족한 사각 못을 들고, 나무에 이미 뚫려 있는 구멍이 그분의 손목의 척골관절과 맞는지 살펴본다. 맞는다.

그 집행인은 못 끝을 손목에 가져다대고 망치를 들어 첫 번째 타격을 가한다.

눈을 감고 계셨던 예수께서는 비명을 지르시고, 예리한 고통에 따른 수축을 일으키시며 눈물로 흥건한 두 눈을 뜨신다. 그분께서는 무섭게 고통당하시는 것이 틀림없다… 못은 근육들, 정맥들, 신경들을 찢고, 뼈들을 부수며 관통한다…

마리아께서는 고통당하시는 그분의 아드님의 비명 소리에 도살당하는 어린양의 신음소리와 같은 신음소리로 응답하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마치 그분 자신께서 부서지시는 것처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시고, 몸을 숙이신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어머니께 고통을 드리지 않기 위하여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으신다. 그러나 망치질은 계속된다. 규칙적이고, 거칠고, 쇠끼리 부딪치며… 그런데 우리는 살아있는 지체들에 쇠못이 박히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 오른손은 못 박혀 있다. 그들은 왼손으로 향한다. 나무의 구멍이 손목뼈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밧줄을 가져다가 왼쪽 손목을 묶고 그것을 잡아당겨서 그분을 체포하는 데 사용된 밧줄들이 이미 파고든 피부를 찢어놓을 뿐 아니라 힘줄들과 근육들을 파열시키며 관절이 탈구되게 한다. 오른손도 아플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오른손도 당겨지고 오른손의 못 둘레로 구멍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제야 겨우 손목 근처 장골(掌骨)들이 시작되는 곳에 이르게 된다. 그들은 포기하고, 그들이 못을 박을 수 있는 곳, 즉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들 사이, 정확히 말해서 장골 가운데에 못을 박는다.

여기는 못이 더 쉽게 관통한다. 그러나 이것은 더 큰 고통을 수반한다. 왜냐하면 못이 중요한 신경들을 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왼손 손가락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반면 오른손의 손가락들은 수축하고 떨려 그것들이 생명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더 이상 비명을 지르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오로지 굳게 닫힌 양 입술로 깊은 신음소리만을 내신다. 고통의 눈물이 나무 위에 떨어진 다음 땅으로 떨어진다.

이제는 그분의 두 발의 차례이다. 십자가 끝에서 2미터 남짓 되는 곳에 작은 쐐기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간신히 발 하나를 올려놓을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이 제자리에 있는지 보기 위하여 두 발들이 거기 놓여진다. 그런데 그것이 약간 아래 있어 발들이 거기까지 오기가 어려우므로, 그들은 가엾은 순교자의 복사뼈들에 밧줄을 걸고 잡아당겨 늘인다.

그렇게 하자 십자가의 거친 나무가 상처들을 마찰하고, 가시관을 움직여 그분의 머리카락을 또 다시 뽑아내면서 떨어지려 한다. 사형집행인들 중 하나가 손으로 쳐 가시관을 그분의 머리 위에 다시 씌운다.

이제는 예수의 가슴 위에 앉아 있었던 자들이 일어서서 그분의 두 무릎 쪽으로 움직인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길이와 두께가 손들에 사용된 못들의 배나 되는 아주 긴 못이 햇빛에 번쩍이는 것을 보시고, 그분의 다리들을 본의 아닌 움직임으로 오므리시기 때문이다. 그들은 피부가 벗겨진 무릎들 위에 체중을 실으며 타박상을 입은 가엾은 정강이들을 누른다. 그 동안에 다른 두 사람은 발목뼈들의 두 족근골들의 관절을 함께 맞추느라고 애쓰며 다른 발 위에 있는 한발을 못 박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다.

그들이 복사뼈들과 발가락들을 쐐기 위에 올려놓고 그것들을 붙잡으며 두 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애쓰지만, 밑에 있는 발이 못의 진통으로 인하여 움직인다. 그래서 그들은 못을 거의 다시 뽑아야 한다. 왜냐하면 오른발을 관통하여 이미 끝이 무디어진 못이 연한 부위들을 찔렀는데, 이것이 약간 더 중심부 가까이로 옮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은 망치를 내리치고, 내리치고, 다시 내리친다… 못대가리를 때리는 망치의 끔찍한 소리만이 들려온다. 왜냐하면 칼바리아 전체는 움직임들과 소리들을 감지하고 그것들을 즐기는 눈들과 귀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거친 쇳소리는 비둘기의 작고 구슬픈 애가를 동반한다. 그것은 마치 망치가 순교자인 어머니(the Martyr Mother) 자신을 치는 듯, 한 번 때릴 때마다 점점 더 몸을 숙이시는 마리아의 목쉰 탄식소리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분께서 이러한 고통으로 거의 부서지려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은 고통에 관해서는 채찍질과 맞먹도록 끔찍하고, 보이는 광경은 더 잔혹하다. 못이 살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대신 시간은 더 짧다. 반면 채찍질은 오래 계속되기 때문에 지치게 만든다.

나는 겟세마니에서의 임종의 고통, 채찍질,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 가장 끔찍한 순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그리스도의 모든 고통을 나에게 보여준다.

그분의 죽음은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이것은 모두 끝났다’고 내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끝이 아니다. 이것들은 새로운 고통들의 시작이다.

지금 십자가는 구덩이 가까이로 끌려가는데, 그것은 고르지 못한 땅 위에서 튀어 올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가엾은 분을 흔든다.

십자가가 세워지고, 그것을 세우는 사람들의 손에서 두 번 미끄러져 나온다. 첫 번째로 그것은 굉음을 울리며 떨어지고, 두 번째로 그것은 오른팔 쪽으로 떨어져 예수께 무서운 고통을 준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받으시는 갑작스러운 충격이 그분의 상처 입은 지체들을 흔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 십자가를 구멍 안으로 떨어뜨리자, 그것은 돌들과 흙으로 고정되기 전에 세 개의 못들에 박혀 매달려 있는 가엾은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며 사방으로 흔들리는데, 그 고통은 참으로 극심할 것이 틀림없다.

몸의 전체 체중이 앞으로, 그리고 아래쪽으로 움직이면서 구멍들이 넓어지는데, 특히 왼손의 구멍이 넓어지고, 두 발의 구멍도 넓어지면서 피가 더 많이 흘러내린다.

그러나 두 발의 피가 발가락들을 따라 땅바닥과 십자가 나무에 떨어지는 반면, 양손의 피는 팔의 위치상으로 손목들이 겨드랑이들보다 높기 때문에 아래팔들을 따라 흘러내리고, 겨드랑이들로부터 양 옆구리를 따라 허리를 향하여 흘러내린다.

십자가가 고정되기 전에 흔들릴 때 머리가 뒤로 젖혀져 나무에 부딪쳐 가시관의 끝에 있는 가시들의 두꺼운 마디를 밀어 가시관이 움직이면서 목덜미에 가시를 박아 넣고, 다시 이마로 돌아오면서 그것을 사정없이 할퀸다.

마침내 십자가는 견고하게 세워졌고, 매달려 있는 고통만이 남아 있다.

그들은 강도들의 십자가들을 일으켜 세우는데, 그것이 수직으로 세워지자마자 강도들은 그들의 손목들을 파고들고 그로 인하여 밧줄들처럼 부어오른 그들의 손들의 정맥들로 인하여 그 손들을 시커멓게 만드는 고통 때문에 마치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것처럼 소리 지른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반대로 군중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온갖 악다구니를 다시 쏟아낸다.

지금 골고타 꼭대기는 그 트로피와 그 영광의 보초들을 가지고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예수의 십자가가 서 있고, 그 양옆에 다른 두 개의 십자가들이 서 있는 것이다.

백인대의 병사들의 절반이 꼭대기를 완전히 에워싸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고, 무장병들의 원 안에는 말에서 내려 사형수들의 옷을 놓고 주사위를 던지고 있는 열 명의 기병들이 있다.

론지노는 예수의 십자가와 오른쪽의 십자가 사이에 똑바로 서 있다. 그리하여 그는 순교자 왕의 근위기병처럼 보인다. 백인대의 나머지 반은 왼쪽의 오솔길과 더 아래의 광장에서 론지노의 부관의 인솔 하에 휴식하며 필요 시 투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병사들의 무관심은 거의 전적이다. 유별난 한 사람만이 가끔씩 십자가에 달려 있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이와는 반대로 론지노는 모든 것을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비교하고, 판단한다. 그는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을 비교하고, 특히 그리스도를 구경꾼들과 비교한다. 그의 날카로운 눈은 어떤 사소한 점도 놓치지 않는다. 그는 더 잘 보려고 한 손으로 눈을 그늘지게 한다. 햇빛이 그를 성가시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태양은 이상하다. 그것은 불처럼 황적색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 불이 꺼지는 것처럼 보인다. 유다의 산맥 뒤에서 갑자기 솟아나와 재빨리 하늘을 가로질러 다른 산들 뒤로 사라지는 역청처럼 시커먼 거대한 구름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다시 나타나면, 그 빛이 너무 강렬하여 눈은 그것을 어렵게 견딘다.

론지노는 둘러보다가 비탈 바로 밑에서 고민하는 얼굴로 자신의 아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마리아를 본다. 그는 주사위놀이를 하고 있는 병사 한 사람을 불러 그에게 말한다.

“만일 저 사람의 어머니가 그분을 모시고 있는 아들과 함께 올라오기를 원한다면, 그분을 올라오시게 해라. 그분을 호위하고 도와드려라.”

그래서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아들’로 믿어지는 요한과 함께, 내가 보기에는 아마 탄산석회암을 파서 만든 작은 계단들을 통하여 올라와 병사들의 저지선을 넘어 십자가 아래에 가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분의 예수께 자신을 보이게 하시고, 그분을 잘 보시기도 하려고 약간 비켜 서 계신다.

군중은 즉시 그분을 그분의 아드님과 관련지어 그분께 가장 무례한 욕설들을 퍼부으며 저주한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하얗게 된 떨리는 입술로 어떠한 의지력도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닦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아드님을 위로해주려고 애쓰기만 하신다.

사제들, 율법학자들, 바리사이들, 사두가이들, 헤로데 당원들 및 그와 동류의 사람들을 포함한 사람들은 가파른 길을 올라와 마지막에 고지를 따라 지나간 다음에 다른 길로 내려가거나 그 반대로 하여, 일종의 회전목마놀이를 하며 즐긴다.

그들이 꼭대기 밑을 지나 두 번째 개활지에 올 때 그들은 죽어가는 희생자에 대한 찬사로 그들의 모독적인 말들을 바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기들의 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모든 비열함, 잔인함, 증오, 어리석음이 그들의 악마 같은 입들에서 쏟아져 나온다. 가장 극악한 자들은 성전의 사제들과 그들을 돕는 바리사이들이다.

“그래? 네가 인류의 구세주라면, 너는 왜 너 자신을 구하지 않느냐? 네 왕 베엘제붑이 너를 버렸느냐? 그가 너를 모른다고 했느냐?”

세 명의 사제들이 외친다.

그리고 유다인의 무리가 외친다.

“닷새 전만 해도 마귀의 도움으로 아버지에게 너를 영광스럽게 하겠다고 말하게 했던 네가… 하! 하! 하! 어떻게 그의 약속을 지키라고 그를 일깨우지 못하느냐?”

또한 세 명의 바리사이가 말한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 저자는 자기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다른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말했어! 그런데 저자는 자기 자신은 구원할 수 없구먼! 너는 우리가 너를 믿기를 바라느냐? 그럼 기적을 행해라. 이봐, 너는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지금 네 양손이 못 박히고, 벌거숭이가 되어서?”

그리고 몇 명의 사두가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병사들에게 말한다.

“저자의 옷을 가진 당신들은 저자의 저주를 조심해! 저자는 자기 자신 안에 지옥의 표를 가지고 있어!”

한 무리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십자가에서 내려오너라. 그러면 우리는 너를 믿겠다. 성전을 허물기를 원하는 너… 얼간이!… 저기 영광스럽고 거룩한 이스라엘의 성전을 보아라. 오, 신성모독자여, 성전은 불가침이다! 그런데 너는 죽어가고 있다.”

다른 사제들이 말한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그럼 거기서 내려와 봐라. 만일 네가 하느님이라면, 우리를 벼락으로 쳐라. 우리는 너를 무서워하지 않고, 너에게 침 뱉는다.”

지나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저자는 울 줄 밖에 몰라. 네가 선택된 자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너 자신을 구해라!”

그러자 병사들이 자기들의 생각들을 말한다.

“그래, 너 자신을 구해라! 그래서 이 빈민굴 중의 빈민굴을 잿더미로 만들어라! 그렇다! 너희 유다 폭도들아, 너희는 제국의 빈민굴이다. 천민인 유다인들, 너희가 바로 그런 자들이다. 그렇게 해라! 그러면 로마는 너를 신전에 모시고 신으로 경배할 것이다!”

사제들은 그들의 한패거리들과 함께 말한다.

“십자가의 팔들보다 여자들의 팔들이 더 부드러웠지, 그렇지? 자, 보아라, 너의 …(그들은 상스러운 말을 한다)들이 너를 받으려고 여기서 이미 기다리고 있다. 예루살렘 전체가 네 뚜쟁이들이 되어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뱀들처럼 쉭쉭거린다.

다른 사람들은 돌들을 던지며 말한다.

“이 돌들을 빵으로 바꾸어라. 너는 빵 덩어리들을 많아지게 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성지주일의 호산나를 흉내 내 나뭇가지들을 던지며 외친다.

“마귀의 이름으로 오는 자에게 저주들이 있으라! 그의 나라는 저주 받으라! 저자를 산 사람들에게서 끊어놓는 시온에게 영광!”

한 바리사이는 십자가 앞에서 자기의 한 손을 들고 외설적인 몸짓을 하며 말한다.

“‘나는 시나이 산의 하느님께 당신을 맡긴다’고 너는 말했지? 지금 시나이 산의 하느님께서 너를 영원한 불속에 넣으려고 준비하고 계신다. 너는 왜 요나를 불러 그에게 너의 친절을 갚아달라고 하지 않느냐?”

다른 사람이 말한다.

“네 머리로 받아서 십자가를 망가뜨리지 마라. 그 십자가는 네 추종자들에게 쓰여야 한다. 그들의 무수한 무리가 네 십자가 위에서 죽을 것이다. 나는 야훼를 걸고 그것을 맹세한다. 그리고 라자로는 내가 거기 못 박을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네가 그를 죽음에서 구해내는지 지켜보겠다.”

“그래! 그래! 라자로의 집으로 가자! 그자를 십자가의 뒤에 못 박자.”

그러면서 그들은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앵무새처럼 흉내 내어 느리게 말한다.

“내 친구 라자로여, 밖으로 나오시오! 그를 풀어서 가게 하시오.”

“아니야! 저자는 자기의 정부들인 마르타와 마리아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하고 말하곤 했어. 하! 하! 하! 부활이 죽음을 물리치지를 못하고, 생명이 죽다니!”

“저기 마리아와 마르타가 있다. 저 여자들에게 라자로가 어디 있는지 물어서 그를 찾아가자.”

그러면서 그들은 여자들에게 가서 거만하게 묻는다. “라자로는 어디 있나? 그는 자기 저택에 있나?”

그러자 다른 여자들은 겁에 질려 목자들 뒤로 피해 달아나는데, 마리아 막달레나는 앞으로 나아오며 고통 가운데에서 옛날에 자기가 죄인의 생활을 할 때의 대담성을 되찾아 말한다.

“가시오. 당신들은 저택에서 로마병사들과 내 소유지의 500명의 무장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오. 그러면 그들은 맷돌질하는 노예들에게 먹일 늙은 염소처럼 당신들을 거세할 것이오.”

“무엄하구나! 그것이 네가 사제들에게 말하는 태도냐?”

“신성모독자들! 추잡한 자들! 저주받은 자들! 돌아서시오! 나는 당신들 등 뒤에 지옥의 불꽃의 날름거리는 혀들이 있는 것을 보오!”

마리아의 단언은 참으로 자신만만하여 비겁자들은 진짜로 공포에 질려 돌아선다. 그러나 그들 뒤에 불꽃들은 없다 해도, 그들의 등 뒤에 뾰족한 로마군인들의 창이 있다.

과연 론지노가 명령을 내리자 휴식을 취하고 있던 50명의 병사들이 자기들이 가장 먼저 발견하는 자들의 엉덩이들을 찌른다. 유다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고, 병사들은 두 길의 입구들을 막아 개활지를 방어한다. 유다인들은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로마가 더 강하다.

막달레나는 다시 베일을 내리고,―그녀는 자기에게 욕하는 자들에게 말하려고 베일을 올렸었다―자기의 자리로 돌아간다. 다른 여자들도 마리아와 합류한다.

그러나 왼쪽의 강도는 자기의 십자가 위에서 계속 욕설을 쏟아낸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저주들을 요약하여 그것들 모두를 내놓으며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네가 사람들이 너를 믿기를 원한다면, 너 자신을 구하고, 우리도 구해라. 네가 그리스도라고? 너는 미쳤다! 세상은 교활한 자들의 것이고,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존재한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나에게 허용되어 있다.

하느님?… 웃기지 마라! 우리를 조용히 있게 하려고 지어낸 말이야. 우리 자아 만세! 사람의 자아만이 왕이고, 하느님이다!”

다른 강도, 오른편에 있는 강도는 그의 발아래 가까이에 마리아께서 계셔서 그는 그리스도를 쳐다보는 것보다는 거의 마리아를 더 많이 내려다본다. 그는 한참 동안 중얼거리며 울고 있다.

“어머니”

그러면서 그가 다시 말한다.

“조용히 해라. 너는 이 고통을 당하는 지금도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느냐? 너는 왜 착하신 분을 모욕하느냐? 그리고 이분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보다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이분께서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다른 강도는 계속 저주한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분의 자세로 인하여, 그분의 고열과 심장의 상태와 호흡조건들, 그분께서 그토록 난폭한 형태로 당하셨던 채찍질의 결과로 인하여 그분께서는 숨을 헐떡이시며 양팔로 몸을 위로 움직여 양손으로 매달려, 그분의 두 발을 누르는 압력을 덜어 고통을 약간이라도 줄여보려고 애쓰신다. 아마 그분께서는 그분의 두 발을 고통스럽게 하고, 근육들의 떨림으로 나타나는 경련을 극복하시기 위해서도 이렇게 하시는 것 같다.

똑같은 떨림이 그분의 양팔의 근섬유들에도 보인다. 양팔이 더 높은 위치에 있어 혈액이 손목들에 도달하기가 어렵고, 못 구멍들에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손가락들에는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혈액이 부족하여 수축되고, 그 끝들은 차다 찰 것이 틀림없다.

특히 왼손의 손가락들은 이미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손바닥 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두 발의 발가락들도 그것들의 고통을 나타낸다. 특히 엄지발가락들이 상하로 움직이고, 벌어진다. 아마 그것들의 신경이 아주 심하게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몸통은 빠르기는 하지만 깊지 않고, 고통의 아무런 경감도 없이 그분을 지치게 하는 움직임으로 그 모든 고통을 나타낸다. 넓적하고 높은 그분의 갈비뼈들은 이 육체의 구조가 완전하기 때문에 몸에 의하여 취해진 위치와 틀림없이 내부에서 진행되었을 폐수종의 결과로 몹시 팽창해 있다. 그런데도 그 갈비뼈들이 호흡하는 노력을 가볍게 하는 데 이바지하지 못한다. 더구나 배가 그 움직임으로 점점 더 마비되어 가는 횡격막을 돕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충혈과 질식이 매분 증가한다. 양 입술에 두드러지는 청색과, 고열로 인하여 선홍색이 된 양 입술과 팽창한 경정맥들을 따라 목을 물들이고, 귀들과 관자놀이들 쪽으로 두 뺨에 이르기까지 넓어지는 붉은 자주색 줄무늬들이 그것을 보여준다.

한편 코는 가늘고 핏기가 없으며, 두 눈은 원형으로 움푹 꺼져 있으며, 그 원은 가시관으로부터 흘러내린 피가 없어 납빛이다.

왼쪽 늑골 아래에서는 심장의 부위에서부터 전해지는 불규칙적이지만 맹렬한 맥박을 볼 수 있고, 내부의 경련으로 인하여 횡격막이 심하게 맥박 치는데, 이것은 상처입고 죽어가는 저 가엾은 육체 위에 퍼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피부의 전적인 이완으로 나타난다.

얼굴은 이미 우리가 성수의(the Holy Shroud) 사진들에서 보는, 코가 갈라지고 한편이 부어오른 모습을 띠고 있는데, 이쪽의 부기로 인하여 오른쪽 눈을 거의 감고 계신다는 사실로 인하여 그 모습이 더 유사해진다. 반대로 입은 벌어져 있고, 윗입술에는 상처가 있는데, 지금은 딱지로 변해 있다.

출혈과 고열 그리고 햇볕에 의하여 야기된 그분의 갈증은 몹시 심하여 그분께서는 자동적인 동작들로 자신의 땀방울들과 눈물과, 그분의 이마에서 콧수염으로 내려오는 핏방울들도 마시고 그것들로 혀를 축이신다…

그분께서는 가시관으로 인하여 그분의 몸통을 십자가에 의지하여 그분의 양팔의 매달림을 돕고 두 발을 내리누르는 무게를 경감시키실 수 없다. 그분의 콩팥들과 척추 전체는 그분의 육체와 같이 매달린 육체를 앞으로 매달리게 하는 관성력으로 인하여 골반에서 시작하여 위쪽으로 십자가로부터 떨어져 있어 바깥쪽으로 휘어진다.

개활지 너머로 밀려난 유다인들은 욕설을 멈추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 강도는 그들의 욕설들과 호응한다.

지금 점점 더 커지는 연민으로 어머니(the Mother)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다른 강도는 자기가 듣기에 그 욕설에 그분까지 포함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에게 신랄하게 대꾸한다.

“조용히 해라. 너도 한 여인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을 기억해라.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도 그분들의 아들들 때문에 울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라. 그런데 그 눈물들은 부끄러움의 눈물이었다… 우리가 죄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돌아가셨다… 나는 내 어머니에게 나를 용서해달라고 청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그분은 거룩한 여인이셨다… 나는 내가 그분에게 드린 고통으로 그분을 죽였다… 나는 죄인이다… 누가 나를 용서해줄까? 어머니, 죽어가는 당신의 아드님의 이름으로 저를 위하여 빌어주세요.”

마리아께서는 잠시 고통당하시는 그분의 얼굴을 들고, 자기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어머니(the Mother)를 봄으로써 뉘우침을 향하여 움직이는 그 불행한 사람을 쳐다보시며, 그분의 상냥하고 온유한 두 눈으로 그를 어루만지시는 것 같다.

디스마는 더 크게 운다. 이것이 군중과 그의 동료의 조롱을 훨씬 더 고조시킨다. 군중이 소리친다.

“아주 잘됐다. 저 여자를 네 어미로 삼아라. 그러면 저 여자는 두 명의 죄인 아들들을 두게 된다!”

또한 다른 강도는 한술 더 뜬다.

“저 여자는 네가 저 여자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작은 판박이이기 때문에 너를 사랑한다.”

예수께서 처음으로 말씀하신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주십시오! 그들은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일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가 디스마로 하여금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준다. 그는 감히 그리스도를 쳐다보며 말한다.

“주님, 당신께서 당신의 나라에 계실 때에 저를 기억해주십시오. 제가 고통당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내세에서는 저에게 자비와 평화를 주십시오. 저는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한 번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저는 당신의 말씀을 물리쳤습니다.

지금 저는 뉘우칩니다. 저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신 당신 앞에서 제 죄들을 뉘우칩니다. 저는 당신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오시는 것을 믿습니다. 저는 당신의 권능을 믿습니다. 저는 당신의 자비를 믿습니다. 그리스도시여, 당신의 어머니와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예수께서는 얼굴을 돌려 깊은 연민으로 그를 바라보시며, 그분의 가련하고 고통당하는 입에 여전히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신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오늘 너는 나와 함께 낙원에 있게 될 것이다.”

뉘우치는 강도는 침착해진다. 그는 자기가 어렸을 때 배운 기도들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탄식하듯이 되풀이한다.

“나자렛의 예수, 유다인들의 왕이시여,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나자렛의 예수, 유다인들의 왕이시여, 저는 당신께 바랍니다. 나자렛의 예수, 유다인들의 왕이시여, 저는 당신의 신성을 믿습니다.”

다른 강도는 계속 저주한다.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진다. 이제는 구름들이 가까스로 갈라지며 햇빛이 빛나게 한다. 반대로 구름들은 찬바람의 변덕에 따라 납빛이고, 희고, 푸르스름한 층들을 이루며 겹겹이 쌓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그 찬바람은 때때로 하늘에서 불다가 다시 땅으로 내려오고, 그 다음에는 다시 잠잠해지곤 한다. 그런데 바람이 쉭쉭거리며 날카롭고 빠르게 불 때보다 가라앉을 때에 공기가 더 불길하고, 무덥고, 답답하다.

빛은 방금 전까지는 지나치게 밝다가 푸르스름해지기 시작한다.

얼굴들이 이상하게 보인다.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병사들의 옆모습은 방금 전까지는 번쩍거리다가 지금은 잿빛 하늘 아래에서 푸르스름한 빛에 둘러싸여 꽤나 변색되어 그들은 끌질해놓은 것처럼 몹시 딱딱해 보인다.

피부, 머리카락, 수염이 주로 갈색인 유다인들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처럼 초췌해진 얼굴들을 하고 있다.

여자들은 빛으로 인하여 두드러지는 시체와도 같은 그들의 창백함으로 인하여 그들의 청백색의 조각상들처럼 보인다.

예수께서는 마치 그분께서 이미 돌아가신 것처럼 부패의 시작으로 인하여 불길하게도 납빛으로 바뀌고 계시는 것 같다. 그분의 머리는 가슴으로 숙여지기 시작한다. 그분의 기운은 급속하게 빠져나간다. 그분께서는 고열로 펄펄 끓고 계시는데도, 오한으로 몸을 떠신다. 그분께서는 허약해지시자 지금까지는 그분의 마음 깊은 곳에서만 불러오셨던 이름을 중얼거리신다.

“어머니! 어머니!”

그분께서는 마치 그분께서 이미 가벼운 정신착란을 일으키시고, 그래서 그분의 의지가 드러내려 하시지 않는 것을 억제하실 수 없는 것처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신다.

그때마다 마리아께서는 마치 그분께서 그분의 아드님을 도와주시려는 듯 그분의 두 팔을 내미는, 억제할 수 없는 몸짓을 하신다.

그런데도 잔인한 자들은 죽어가고 있는 분과 임종의 고통들을 당하시는 그분의 모친의 그 경련과 그것을 같이하는 어머니의 그러한 단말마의 고통들을 비웃는다.

그리하여 병사들이 그들을 도로 쫓아내려하자, 그들은 반항하며 말한다.

“이 갈릴래아 사람들도 여기 머물러 있지 않소? 우리도 정의가 끝까지 집행되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 머무르기를 원하오. 그런데 이 빛 때문에 멀리서는 볼 수 없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는 빛에 놀라기 시작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서워한다. 병사들도 손가락으로 하늘과 점판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몹시 어두운 일종의 원뿔이 한 산꼭대기 뒤에서 소나무처럼 올라오는 것을 가리킨다. 그것은 물기둥처럼 보인다. 그것은 점점 올라와 마치 그것이 연기와 용암을 토해내는 화산이라도 되는 것처럼 점점 더 시커먼 구름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예수께서 요한을 마리아에게 주시고, 마리아를 요한에게 주시는 것은 이 무서운 황혼 속에서이다. 어머니께서 그분의 아드님을 더 잘 보시려고 십자가 밑에 더 가까이 와 계시므로 예수께서는 고개를 숙이시고 말씀하신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은 당신의 아들입니다. 아들아, 이 분께서는 너의 어머니시다.”

마리아께서는 이 말씀에 훨씬 더 심란해 보이신다. 이 말씀은 그분의 어머니께 한 사람 외에는 아무것도 드릴 것을 가지고 계시지 않는 예수께서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그분을 낳아주신 어머니에게서 사람-하느님을 빼앗아 가시는 그분의 뜻인 것이다.

그러나 가엾은 그 어머니께서는 조용히 울려고만 하실 뿐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울지 않으실 수 없기 때문이다… 눈물을 참으시려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록 그분의 양 입술은 아드님을 위하여, 아드님을 위로해드리기 위하여 가슴이 미어지는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물이 그분의 두 뺨으로 흘러내린다…

예수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진다. 그리고 빛은 점점 더 희미해진다.

니코데모와 요셉이 바다 밑의 빛과 같은 이 빛을 받으며 유다인들 뒤에서 나오며 말한다.

“옆으로 비키시오.”

“안 되오! 당신들은 무엇을 원하시오?”

병사들이 말한다.

“통과하려는 것이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친구들이오.”

사제장들이 돌아본다.

“누가 감히 반역자의 친구라고 공언하는 것이냐?”

그들이 분개하여 말한다.

그러자 요셉이 결연하게 대답한다.

“나는 원로 아리마태아의 요셉, 산헤드린의 최고 간부회의의 귀족의원이오. 그리고 유다인들의 지도자 니코데모가 나와 함께 왔소.”

“반역자의 편을 드는 사람들은 반역자들이오.”

“그렇다면 살인자들의 편을 자들은 살인자들이오, 한나스의 엘르아잘. 나는 의인으로 살아왔소. 그런데 지금 나는 늙었고, 죽을 때가 다가왔소. 하늘이 이미 내 위로 내려오고 있고, 영원하신 심판자께서 하늘과 함께 내려오시는 지금 나는 불의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소.”

“그리고 당신, 니코데모! 나는 놀랐소!”

“나도 놀랐소. 그런데 내가 놀라는 것은 오로지 한 가지 일에 대해서요. 이스라엘이 너무 타락하여 당신들은 더 이상 하느님도 알아볼 수 없다는 것 말이오.”

“당신은 나에게 혐오감을 주는구려.”

“그럼 비켜서서 나를 지나가게 해주시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뿐이오.”

“훨씬 더 부정해지려고?”

“내가 당신들과 함께 있어도 부정해지지 않았다면, 다른 어떤 것도 나를 부정하게 할 수 없을 것이오. 병사, 여기 돈주머니와 통행증이 있소.”

요셉은 그렇게 말하며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십부장에게 돈주머니와 밀랍 판을 건네준다.

십부장은 그것을 살펴보고 병사들에게 말한다.

“이 두 분을 통과시켜라.”

이렇게 하여 요셉과 니코데모는 목자들에게 다가간다. 나는 예수께서 점점 더 짙어지고 있는 짙은 안개 속에서 이미 임종의 고통으로 흐려져 있는 눈으로 그들을 보실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분을 뵙고 사제들이 지금 자기들에게 욕설을 퍼붓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운다.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진다. 몸은 몸이 활처럼 휘어지는 파상풍의 전형적 증상으로 고통당하기 시작하고, 군중의 아우성은 그것을 악화시킨다. 근육섬유들과 신경들의 죽음이 고통당하는 수족에서 몸통으로 퍼지면서, 점점 더 호흡을 어렵게 만들고, 횡격막의 수축을 약화시키고, 심장의 박동을 더 무질서하게 만든다. 그리스도의 얼굴은 번갈아가며 아주 짙은 빨강색으로 홍조를 띄었다가 출혈로 죽어가는 사람의 초록빛 창백함으로 바뀌곤 한다.

그분의 입술들은 더 힘들게 움직인다. 왜냐하면 수십 번씩 몸 전체의 지렛대로 작용하며 십자가의 가로대를 민 목과 머리 자체의 지나치게 긴장한 신경들이 경련을 턱에까지 퍼뜨렸기 때문이다. 방해받은 경동맥들에 의하여 부어오른 그분의 목구멍은 틀림없이 아플 것이고, 그 부종을 혀에까지 퍼뜨릴 것이다. 그래서 혀는 부어오른 것 같고, 움직임이 대단히 느리다.

그분의 등은 강직수축이 그분의 목의 뒷덜미부터 골반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나무에 극단적인 정도까지 기대어 팽팽히 당겨진 활처럼 휘어지지 않는 순간들에도 점점 더 앞으로 숙여진다. 왜냐하면 지체들이 죽은 살의 무게로 끊임없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상황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없다. 지금은 빛이 어두운 잿빛이 되었기 때문이다. 십자가 바로 밑에 있는 사람들만이 잘 볼 수 있다.

예수께서 마치 이미 돌아가신 것처럼 앞쪽과 아래쪽으로 무너지시는 어느 특정 순간 그분께서는 더 이상 헐떡이지도 않으시고, 그분의 머리는 힘없이 앞으로 숙여지고, 그분의 몸은 골반 위쪽으로는 십자가의 가로대와 각을 이루며 완전히 떨어진다.

마리아께서 외치신다.

“그는 죽었다!”

어두운 공기 속으로 퍼져나가는 비극적인 외침이다. 예수께서는 정말로 돌아가신 것 같다.

한 여자의 또 다른 외침이 그분께 응답하고, 나는 여자들의 무리의 웅성거림을 본다. 그 다음에 열 명쯤 되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들고 떠난다. 그러나 나는 누가 그렇게 떠나는지 볼 수 없다. 안개가 낀 빛이 너무 약하다. 마치 우리는 아주 짙은 화산재의 구름 속에 잠겨 있는 것 같다.

“그럴 수는 없다.”

몇 명의 사제들과 유다인들이 외친다.

“이것은 우리를 가게 하려는 눈속임이다. 병사, 당신의 창으로 저자를 찌르시오. 그것이 저자의 목소리를 저자에게 돌려주는 좋은 약이오.”

그런데 병사들이 그렇게 하지 않자 돌들과 흙덩이들이 십자가를 향하여 일제히 날아와 순교자를 때리고, 로마 병사들의 갑옷에 맞아 떨어진다.

유다인들이 비꼬아 말한 약이 기적을 행한다. 그들이 위쪽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몇 개의 돌들이 목표물, 아마도 상처나 머리를 맞춘 모양이다. 예수께서는 애처롭게 신음하신 다음에 다시 의식을 회복하신다. 그분의 흉부는 가까스로 다시 호흡하기 시작하고, 그분의 머리는 고통을 덜 당하시기 위하여 놓일 자리를 찾아 좌우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고통 밖에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의지에서, 오로지 그것에서만 힘을 얻어 그분의 고통당하는 두 발에 다시 한 번 의지하시며 십자가 위에서 몸을 똑바로 세우시고, 마치 건강한 사람처럼 그분의 모든 힘을 기울여 똑바로 서서 얼굴을 드시고, 두 눈을 크게 떠 그분의 발아래 펼쳐지는 세상과 멀리 안개 속에 흐릿한 흰빛으로 보이는 시내와 푸른색과 빛의 모든 흔적들이 사라진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그분의 의지로, 그분의 영혼의 필요에 따라 그분의 부어오른 혀와 목구멍의 장애를 극복하시고, 닫히고, 작아지고 낮아진 거대한 어두운 점판암 조각과도 같은 하늘을 향하여 큰 소리로 외치신다.

“엘로이, 엘로이, 라마 세박테니!”

(나는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다).

그분께서 그분의 아버지의 버리심을 이러한 절규로 고백하시는 것을 보면, 그분께서는 자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것도 하늘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으신 채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시는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웃으며 그분을 조롱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며 그분을 욕한다.

“하느님께서는 너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시다! 마귀들은 하느님께 저주받는다!”

“저자가 부르고 있는 엘리야가 저자를 구하러 오는지 보자.”

다른 사람들이 외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말한다.

“저자가 목소리를 가다듬도록 저자에게 식초를 좀 줘라. 식초는 목소리에 좋다! 저 미친놈이 누구를 찾고 있는지 불확실하지만, 엘리야든 하느님이든 멀리 계신다… 들리게 하려면 크게 소리 질러야 해!”

그들은 하이에나들이나 마귀들처럼 웃는다.

그러나 어떤 병사도 그분께 식초를 드리지 않고, 하늘에서도 그분을 위로해주기 위하여 아무도 내려오지 않는다. 그것은 위대한 희생자(the Great Victim)의 외롭고, 전적이고, 잔인하고, 초자연적으로도 잔인한 임종의 고통이다.

겟세마니 동산에서도 이미 그분을 억눌렀던 쓰디쓴 고통의 눈사태들이 되돌아온다. 온 세상의 죄들의 밀물이 난파당한 무죄하신 분을 그 쓰라림 속으로 삼켜버리려고 다시 밀려온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그분을 버리셨고, 그분의 기도가 하느님께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십자가 그 자체보다 더 십자가에 못 박고, 다른 어떤 고통보다 더 절망적인 고통이 되돌아온다…

그런데 이것은 최후의 고통이다. 이것은 땀구멍들을 통하여 마지막 핏방울들을 짜내기 때문에, 심장의 남아 있는 섬유들을 으스러뜨리기 때문에, 이 버림받음 즉 죽음의 최초의 지식이기 때문에 죽음을 가속시키는 고통이다.

오, 하느님, 당신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나의 예수를 치심으로써 그것으로 인하여, 그것을 첫째 원인으로 하여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 버리신다면, 당신의 버리심 후에 사람은 어떻게 됩니까? 그는 실성하거나 죽습니다.

예수께서는 미치실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지성은 하느님의 것이고, 지성은 영적인 것인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치신 그분의 전적인 외상을 이기고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신 분, 지극히 거룩하신 돌아가신 분, 지극히 무죄하신 돌아가신 분이 되셨습니다. 생명이신 그분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버리심과 저희의 죄들로 인하여 살해당하신 것입니다.

어둠은 점점 더 짙어진다. 예루살렘이 완전히 사라진다. 칼바리아의 비탈들 자체도 사라지는 것 같다. 오로지 꼭대기만이 보인다. 마치 어둠이 남아있는 유일한 마지막 빛을 받아들여 그 신성한 우승컵을 칠흑 같은 액체 줄마노의 연못 위에 제물로 바치려는 것처럼, 그리하여 그것이 사랑으로만, 그리고 증오로만 보이게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더 이상 빛이 아닌 그 빛으로부터 예수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목마르다!”

사실 건강한 사람들이라도 목마르게 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 계속적이고, 먼지로 가득하고, 차갑고, 무서운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바람이, 그 세찬 돌풍들이 예수의 두 허파, 심장, 목구멍, 그리고 얼어붙고 마비된 그분의 수족들에 주었을 고통에 대하여 생각한다. 참으로 모든 것이 순교자에게 고통을 드리기 위하여 결합했다.

한 병사가 집행인들의 조수들이 쓸개를 탄 약간의 식초를 넣어둔 항아리로 간다. 쓸개는 그 쓴맛으로 사형수들의 침 분비를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마련해둔 것이다. 그는 그 액체에 담근 해면을 집어 그것을 이미 바로 곁에 준비해둔 가늘고 뻣뻣한 갈대 끝에 꿰어 죽어가는 희생자에게 대준다.

예수께서는 다가오는 해면을 향하여 열심히 입을 내미신다. 그분께서는 자기 엄마의 젖꼭지들을 찾는 배고픈 아기와 같으시다.

마리아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분명히 그 생각을 하시며 요한에게 의지하시며 한탄하신다.

“오! 그런데 나는 그에게 내 눈물 한 방울도 줄 수가 없구나… 오! 내 가슴아, 너는 왜 젖을 내지 않느냐? 오! 하느님, 당신께서는 왜 이렇게 저희를 버리십니까? 제 아들에게 기적 하나를 주십시오! 누가 나를 들어 올려 주겠는가? 나에게 젖이 없으니, 내 피로 그의 목마름을 풀어주도록 말이다.”

떫고 쓴 음료를 게걸스럽게 빠신 예수께서는 역겨움으로 얼굴을 찡그리신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그분의 상처입고 갈라진 입술들을 쓰라리게 할 것이 분명하다.

그분께서는 물러서시고, 낙심하시며, 축 늘어지신다. 그분의 모든 체중이 무겁게 그분의 두 발로, 그리고 앞으로 쏠린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상처 입은 손발들이 축 늘어지는 몸의 무게를 받아 터지는 무서운 고통을 겪는다. 그분께서는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경감시키시려는 동작을 하시지 않는다. 그분의 몸은 그분의 골반 위부터 십자가로부터 떨어져 그대로 남아 있다.

그분의 머리는 아주 무겁게 앞으로 늘어져 있다. 그래서 그분의 목은 세 군데가 움푹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완전히 들어가 있는 목구멍과 흉골의 유양돌기의 양쪽이다. 그분께서는 점점 더 헐떡이시고, 점점 더 간헐적이 된다.

그래서 그 소리는 죽어가는 사람의 헐떡거리는 소리와 더 비슷하게 들린다. 그것은 호흡이라기보다는 숨이 끊어지는 헐떡임이다.

가끔씩 힘든 기침의 발작이 일어나 약간 불그레한 거품을 그분의 양 입술에 가져다놓는다. 또한 내쉬는 숨 사이의 간격은 점점 더 길어진다. 그분의 복부는 이미 움직이지 않는다. 그분의 흉곽만이 아직 들썩거리지만, 그 움직임은 매우 어렵고 힘들다… 폐의 마비가 점점 더 심해진다.

그리고 그분의 부름은 어린이의 칭얼거리는 소리처럼 점점 더 약해진다.

“어머니”

그러자 불행한 어머니께서 속삭이신다.

“그래, 아들아, 나 여기 있다.”

그리고 예수의 눈이 흐려져서 그분께서는 다시 말씀하신다.

“어머니, 어디 계세요. 저는 더 이상 당신을 볼 수 없습니다. 당신께서도 저를 버리실 겁니까?”

그 소리는 말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죽어가는 아드님의 모든 한숨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의 귀가 아니라 그분의 마음으로만 간신히 들릴 수 있는 중얼거림이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아니다, 아니야, 아들아! 나는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 말을 들어라… 네 어미가 여기 있다. 여기 있어… 그런데 네 어미의 유일한 고통은 자기가 네가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요한이 드러내놓고 운다. 예수께서는 분명히 그가 우는 소리를 들으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나는 그분께서 그분의 임박한 죽음으로 인하여 마치 그분께서 헛소리를 하고 계시는 것처럼 말씀하시고, 그분께서는 자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조차 모르시며, 불행히도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의 위로와 사랑하는 그분의 사도의 사랑도 이해하지 못하신다고 생각한다.

론지노는 감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한 채 더 이상 팔짱을 끼거나 교대로 다리를 꼬지 않고, 마치 자기가 황제의 옥좌의 계단들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왼손은 검에 얹고, 오른손은 옆구리에 늘어뜨린 채 차렷 자세로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자기의 감동을 억제하려는 노력으로 인하여 변하고, 그의 두 눈은 빛나기 시작하는데, 그는 오로지 그의 강철 같은 규율로 그것을 억제하고 있을 뿐이다.

주사위 놀이를 하고 있었던 다른 병사들도 놀이를 중단하고 일어서서 주사위를 던지는 데 사용하였던 투구들을 다시 쓰고, 응회암을 파서 만든 작은 계단들 가까이에 모여 서서 주의 깊게 지켜보며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병사들은 근무 중이어서 움직일 수 없다. 그들은 동상들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리아께 더 가까이 있어 그분의 말씀을 듣는 몇 명의 병사들은 입속으로 무어라고 투덜대며 머리를 흔든다.

사위가 쥐죽은 듯 고요하다. 그러다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 말씀이 들려온다.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Everything is accomplished)!”

이 말씀이 분명히 들려온다. 그 다음에 그분의 임종의 헐떡임이 점점 더 커지고 그 간격들이 점점 더 길어진다.

시간은 이토록 가슴 아픈 리듬에 따라 흐른다. 죽어가는 희생자의 거친 호흡으로 공기가 흔들리면 생명이 돌아오고… 그 고통스러운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으면 생명도 멈춘다.

그 소리를 들으면 괴롭다… 그 소리를 듣지 못해도 괴롭다… 우리는 “그만큼 고통을 당하셨으면 됐는데!” 하고 말하다가도, “오 하느님! 저것이 그분의 마지막 숨이 아니게 해주십시오” 하고 말한다.

모든 마리아들이 비탈에 머리를 기대고 울고 있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분명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지금은 군중이 죽어가는 선생님의 임종의 헐떡거림을 들으려고 다시 조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침묵이다. 그 다음에 열렬한 기도와 함께 무한히 부드러운 탄원이 들려온다.

“아버지, 저는 당신의 두 손에 제 영혼을 맡깁니다.”

다시 침묵이다. 임종의 헐떡거림도 더 희미해진다. 그것은 그분의 입술과 목구멍에 한정된 호흡일 뿐이다.

그 다음에 예수의 마지막 경련이 있다. 세 개의 못에 박힌 몸을 십자가에서 떼어내는 것 같은 끔찍한 경련이 고통당한 모든 가엾은 신경들을 통하여 두 발로부터 머리까지 세 번 올라간다.

그것이 복부를 비정상으로 세 번 쳐들어 마치 내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처럼 들어 팽창시킨 다음, 경련이 멈추자 복부가 다시 떨어지며 마치 속이 비어 있는 것처럼 움푹 들어간다.

그것은 흉곽을 들어 올리고, 부풀리고, 수축시켜 피부가 피부 밑으로 드러나며 펼쳐지는 갈비뼈들 사이로 쑥 들어가 채찍질의 상처들을 다시 벌어지게 한다.

그것은 머리를 한 번, 두 번, 세 번 격렬하게 뒤로 젖혀지게 하여 나무에 세게 부딪치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얼굴의 모든 근육들을 한 번의 경련으로 수축시키고, 입을 오른쪽으로 더 돌아가게 하고, 눈꺼풀을 넓게 벌어지게 하고, 넓어지게 하여 그 밑에서 눈알이 돌아가고, 흰자위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몸 전체는 완전히 휘고, 세 번의 수축들 중 마지막 번에 그것은 당겨진 활처럼 되어 진동하는데, 그것은 보기에 무시무시하다. 그 다음에 그 기진맥진한 육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힘찬 부르짖음이 공기를 가르고 터져 나온다.

그것은 복음서에 언급된 ‘큰소리’인데, 그것은 “어머니”라는 말의 첫 부분이다…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분의 머리는 가슴으로 다시 떨어지고, 그분의 몸은 앞으로 쏠리고, 떨림은 그치고, 그분께서는 더 이상 호흡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임종하신 것이다.

땅은 살해당하신 무죄하신 분의 외침에 대하여 무서운 뇌성으로 응답한다. 천 명의 각적 거인들이 하나의 소리를 발하는 것 같고, 그 무시무시한 화음 위에 하늘에 사방으로 줄을 그으며 시내에, 성전에, 군중들에게 떨어지는 번개의 고립된 찢어발기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나는 몇 사람은 벼락을 맞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군중이 직접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번개만이 사람이 가끔씩 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불규칙적인 빛이다.

그러다가 벼락들이 아직 일제히 떨어지는 동안에 돌연 강력한 회오리바람에 땅이 흔들린다. 지진과 회오리바람이 신성모독자들에게 묵시록적인 벌을 주려고 함께 결합한다. 골고타의 꼭대기가 세 개의 십자가들을 쓰러질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어대는 갑작스러운 충격들로 인하여 그것들이 마치 광인의 손에 들려 있는 접시처럼 떨며 흔들린다.

론지노, 요한, 병사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붙잡는다. 그러나 요한은 한 팔로는 십자가를 붙잡고, 다른 팔로는 마리아를 부축하는데, 그분께서는 그분의 고통과 불안정성, 그 두 가지 모두로 인하여 요한의 가슴에 기대신다.

다른 병사들, 특히 내리막 경사에 있는 병사들은 벼랑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가운데로 피신해야 했다.

강도들은 공포로 울부짖고, 군중은 훨씬 더 울부짖으며 도망치려고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 위로 넘어지고, 서로를 짓밟으며, 땅의 갈라진 틈들로 굴러 떨어져 상처 입고, 마치 발광한 것처럼 비탈 아래로 굴러 내려간다.

지진과 회오리바람이 세 번 반복된다. 그 다음에 죽은 세상의 절대적 부동 상태로 이어진다. 다만 번개들만이 천둥소리를 내지 않고 하늘을 가르며, 두 손을 앞으로 내밀거나 지금까지는 업신여기다가 지금은 두려워하는 하늘을 향하여 들어 올린 채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는 유다인들을 비춘다. 어둠은 희미한 빛으로 완화되는데, 그 빛은 소리 없는 자성을 띤 번개에 의하여 더 밝아져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까무러쳤는지 나는 모르지만, 땅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집 한 채가 성안에서 불타고 있어 그 불꽃들이 회록색 대기에 선명한 붉은 반점으로 보인다.

마리아께서는 요한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어 그분의 예수를 쳐다보신다. 마리아께서는 희미한 빛과 눈에 가득한 눈물로 인하여 예수를 잘 보실 수 없으시기 때문에 그분을 부르신다. 마리아께서는 예수를 세 번 부르신다.

“예수야! 예수야! 예수야!”

마리아께서 칼바리아로 올라오신 이래 예수의 이름을 부르시기는 이것이 처음이다. 마침내 번개가 골고타의 꼭대기 위로 일종의 왕관 모양으로 비추자, 마리아께서는 예수께서 머리를 오른쪽 앞으로 하시고 몸을 앞쪽으로 완전히 숙이신 채 움직이지 않으시고, 그분의 뺨이 어깨에 닿고 턱이 갈비뼈들에 닿아 있는 것을 보시고 알아차리신다. 마리아께서는 어두운 하늘로 두 손을 내밀며 외치신다.

“내 아들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귀 기울이신다… 그분께서는 입을 벌리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보시려고 눈을 크게 뜨고 계시는 것처럼 입으로도 들으려 하시는 것 같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예수가 더 이상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믿으실 수 없다…

요한도 쳐다보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마리아를 부둥켜안고, 그분을 십자가에서 떼어내려고 애쓰며 말한다.

“그분께서는 더 이상 고통당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사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마리아께서는 알아차리시고 몸을 빼내 돌아서서 땅으로 몸을 숙이고, 두 손으로 두 눈을 가리시며 부르짖으신다.

“나에게는 더 이상 내 아들이 없어요!”

그러고 나서 그분께서는 비틀거리신다. 만일 요한이 그분을 자기의 가슴으로 받아내지 않는다면, 그분께서는 넘어지실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마리아들이 자기를 대신하여 어머니를 돌보아드릴 때까지 그분을 자기의 가슴으로 더 잘 부축하기 위하여 땅바닥에 앉는다.

마리아들은 더 이상 위쪽의 무장한 병사들에게 제지당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다인들이 도망쳐 로마병사들이 밑의 개활지에 모여 사건에 대하여 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달레나가 요한이 있었던 자리에 앉아 마리아를 거의 자기의 양 무릎에 눕히고, 자기의 팔과 가슴으로 그분을 껴안고, 자기의 연민 어린 어깨에 비스듬히 기대고 계시는 그분의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에 입 맞춘다. 마르타와 수산나는 식초에 적신 스폰지와 아마포로 마리아의 관자놀이들과 콧구멍들을 씻어드린다. 그 동안에 알패오의 마리아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마리아를 부르며 그분의 손에 입 맞춘다. 그녀는 마리아께서 다시 눈을 뜨시고, 고통스러운 시선을 그녀에게로 돌리시자마자 그분께 말한다.

“딸아, 내 사랑하는 딸아, 들어봐… 내가 보인다고 말해다오… 나는 네 마리아다…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라!…”

첫 번째 흐느낌이 마리아의 목구멍을 열고, 그녀의 첫 번째 눈물이 떨어진 다음에 착한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래, 울어라… 여기서 나와 함께, 마치 네가 네 엄마 곁에 있는 것처럼, 내 가엾은 거룩한 딸아.”

그녀는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다.

“오! 마리아! 마리아! 당신은 보았어요?”

그녀가 슬퍼하며 말한다.

“그래, 나도 보았어… 그렇지만… 그렇지만… 딸아… 오! 딸아!…”

나이 지긋한 알패오의 마리아는 다른 말을 찾아내지 못하고 운다. 그녀는 비탄에 잠겨 울고, 다른 모든 여자들, 즉 마르타, 마리아, 요한의 어머니(마리아 살로메)와 수산나도 따라서 운다.

다른 경건한 여자들은 더 이상 여기 있지 않다. 나는 그 여자들이 여자들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떠났고, 목자들도 그들과 함께 떠났다고 생각한다.

병사들은 작은 소리로 서로에게 말한다.

“자네들은 유다인들을 봤나? 나중에는 그자들이 무서워하던 걸”

“그리고 그자들은 가슴을 치던데.”

“가장 두려움에 떠는 건 사제들이었어!”

“얼마나 무서웠는지! 나는 다른 지진들을 보았지만 이번 것과 같은 건 한 번도 없었어. 보라고, 땅이 갈라진 틈들로 가득해.”

“그리고 저기 긴 도로의 한 구간이 전부 가라앉았어.”

“그 아래에는 시체들이 있고.”

“그자들을 내버려둬! 그 수만큼 뱀들이 없어진 거야.”

“오! 불이 한군데 더 났어! 시골에서…”

“근데 그 사람은 정말로 죽었나?”

“자네는 눈이 안보이나? 자네가 그걸 의심해?”

요셉과 니코데모가 바위 뒤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벼락들을 피하여 이 산 뒤로 피신하였던 것이 분명하다. 그들은 론지노에게 가서 말한다.

“우리는 시신을 원하오.”

“총독만이 그것을 허가할 수 있소. 빨리 가시오. 왜냐하면 나는 유다인들이 총독관저에 가서 그분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을 허락받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오. 나는 그자들이 그분의 시신을 훼손하는 것을 원치 않소.”

“당신은 어떻게 아시오?”

“기수의 보고요. 가시오. 나는 당신들을 기다리겠소.”

두 사람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가서 사라진다.

이 순간 론지노가 요한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말하는데, 나는 그것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 다음에 그는 한 병사에게 창을 달라고 하여 그것을 받는다. 그는 여자들을 바라보는데, 그들은 모두 마리아를 돌보고 있다. 마리아께서는 천천히 기운을 회복하고 계신다. 그들 모두는 십자가를 등지고 있다.

론지노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의 앞에 서서 어떻게 그 시신을 잘 겨냥하여 찌를지 주의 깊게 숙고한다. 창이 바닥에서 위를 향하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관통한다.

요한은 보고 싶은 욕망과 보는 것의 끔찍함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한 순간 얼굴을 찡그린다.

“다 됐소, 내 친구여.”

론지노가 말한다.

“이렇게 하는 편이 낫소. 한 기사에 대한 예의로 뼈들을 부러뜨리지 않고… 그분은 참으로 의인이었소.”

다량의 물과 가늘게 방울지는 한 줄기의 피가 상처로부터 흘러나오는데, 그 피는 바로 굳어지려 한다. 나는 방울져 흘러나온다(drip)고 말했다. 피는 움직이지 않고 남아 있는 깔끔한 상처로부터 방울져 나오고 있을 뿐이다. 만일 예수께서 아직 숨 쉬고 계셨다면, 그 상처는 흉곽과 복부의 움직임들과 함께 벌어졌다 닫혔다 했을 것이다…

칼바리아 언덕 위에서 모든 것이 이 비극적인 상태로 남아 있는 동안에 나는 시간을 벌기 위하여 지름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는 요셉과 니코데모를 따라간다.

그들이 거의 산 아래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가말리엘을 만난다. 그것은 두건도 쓰지 않고, 겉옷도 입지 않고, 그 훌륭한 옷이 곰팡이로 더럽혀지고, 가시덤불에 찢긴, 머리가 헝클어져 있는 가말리엘이다. 그는 양손으로 반백이 된 자기의 성긴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숨을 헐떡이며 올라오고 있다. 그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가말리엘! 당신이?”

“요셉, 당신이? 당신은 그분을 떠나고 있소?”

“아니오, 그렇지 않소. 하지만 당신은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소? 게다가 그런 꼴로?…”

“무시무시한 것들이오. 나는 성전에 있었소! 표징이 있었소. 성전 문의 경첩이 떨어졌소. 진홍색 히야신스 휘장이 찢어져서 늘어져 있소. 지성소가 열려 있소! 우리에게 저주가 내렸소!”

그는 그 표징으로 미치다시피 하여 산꼭대기를 향하여 뛰어 올라가며 말했다.

두 사람은 그가 멀어져가는 것을 보고… 서로를 쳐다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돌들이 내 마지막 말들에 떨릴 것이오’ 하고 그분께서 저 사람에게 약속하셨지요!…”

그들은 시내를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산과 성벽 사이 들판과 그 너머에서 얼빠져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 어두운 빛 속에서 헤매고 있다… 그들은 울부짖고, 눈물 흘리며, 탄식한다… 어떤 사람들이 말한다.

“그의 피가 우리에게 불비를 내렸다!”

다른 사람들이 외친다.

“야훼께서 번개들 사이에서 나타나시어 성전을 저주하셨다!”

또 다른 사람들이 비명을 지른다.

“무덤들이! 무덤들이!”

요셉은 성벽에 자기의 머리를 부딪치는 어떤 사람을 붙잡고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끌고 성안으로 들어간다.

“시몬, 당신은 무어라고 말하고 있소?”

“나를 내버려둬요! 당신도 죽은 사람이오! 죽은 사람들 모두가! 그들 모두가 밖으로 나왔소! 그런데 그들은 나를 저주하오.”

“이 사람은 미쳤구먼.”

니코데모가 말한다.

그들은 그 사람을 놓아두고 총독관저를 향하여 발걸음을 재촉한다.

시내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가슴을 치며 배회하고 있다. 그들은 뒤에서 목소리나 발소리만 들려도 뒤로 펄쩍 뛰거나 깜짝 놀라 뒤돌아본다.

수많은 컴컴한 홍예장식 창도리들 중 하나에서 흰 모직 옷을 입고 있는 니코데모가―그는 더 빨리 가기 위하여 골고타에서 짙은 색 겉옷을 벗었기 때문이다―나타나는 것을 보고, 바리사이 하나가 공포의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그러다가 그는 그것이 니코데모인 것을 알아차리고는 그의 목에 매달리며 이상하게 흥분하며 외친다.

“나를 저주하지 마시오! 내 어머니가 나에게 나타나서 말했어요. ‘영원히 저주받아라!’하고요.”

그러고 나서 그는 땅에 주저앉으며 신음한다.

“나는 무서워요! 나는 무서워!”

“이 사람들 모두가 미쳤구나!”

두 사람이 말한다.

그들은 총독 관저에 도착한다. 거기서 총독과의 접견을 기다리는 동안에야 비로소 요셉과 니코데모는 그토록 심한 공포의 이유를 알게 된다. 많은 무덤들이 지진으로 인하여 열렸고, 자기들이 그 무덤들에서 해골들이 나와 한참 동안 사람의 모습을 지니고 가면서 하느님을 죽이는 죄를 지은 사람들을 비난하고, 그들을 저주하는 것을 보았다고 맹세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예수의 두 친구들이 그토록 많은 어리석은 두려움과 부정 탈 염려를 하지 않고 들어간 총독 관저의 응접실에 그들을 놓아두고, 다시 칼바리아로 돌아와 지금은 기진맥진해서 마지막 남은 몇 미터를 올라가는 가말리엘에게로 돌아간다.

그는 자기의 가슴을 치며 나아가고 있다. 그는 두 개소의 개활지들 중 첫 번째에 이르러 땅바닥에 엎드려 탄식한다.

“표가! 표가! 당신께서 저를 용서하신다고 말씀해주십시오! 속삭임, 당신께서 제 말씀을 듣고 저를 용서한다고 저에게 말씀하시는 작은 속삭임 한 마디만 말씀해주십시오.”

나는 그가 예수께서 아직 살아 계신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겠다. 그런데 그는 한 병사가 창으로 자기를 건드리며 말할 때에야 자기의 생각을 고쳐먹는다.

“일어나시오. 그리고 조용히 하시오. 그것은 소용없소! 당신은 진작 그렇게 생각해야 했소. 그분은 돌아가셨소. 그리고 이교도인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데,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분께서는 정말로 하느님의 아들이셨소!”

“돌아가셨다고? 당신께서는 돌아가셨습니까? 오!…”

가말리엘은 겁에 질린 얼굴을 들어 황혼 빛 속에서 꼭대기까지 보려고 애쓴다. 그는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예수께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깨닫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마리아를 위로하고 있는 동정하는 무리, 십자가 왼편에 서서 울고 있는 요한, 그리고 십자가 오른편에 엄숙하고 공손한 자세로 서 있는 론지노를 본다.

그는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내밀고, 울면서 말한다.

“그것은 당신이셨습니다! 그것은 당신이셨어요! 저희는 더 이상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저희는 당신의 피가 저희 위에 내리도록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피가 하늘을 향하여 부르짖으니 하늘은 저희를 저주합니다…

오! 그러나 당신께서는 자비이셨습니다!… 제가 당신께 말씀드립니다. 유다의 파멸한 라삐인 제가요. ‘제발 저희에게 당신의 피를 주십시오. 그것을 저희에게 뿌려주십시오! 왜냐하면 당신의 피만이 저희에게 용서를 얻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운다. 그 다음에 그는 더 작은 소리로 자기의 고통을 고백한다.

“저는 제가 청했던 표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수백, 수천 년의 영적인 맹목이 제 내면의 눈에 남아 있고, 지금의 제 의지에 반하여 과거의 제 교만한 생각의 목소리가 일어날 것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세상의 빛이시여, 당신을 이해하지 못한 어둠에 당신의 빛줄기들 중 하나를 내려주십시오! 저는 정의라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오류였던 것에 충실한 늙은 유다인입니다. 지금 저는 더 이상 옛 믿음의 늙은 나무들 중 어느 것도 남아 있지 않고, 새 믿음의 씨앗도, 줄기도 전혀 없는 메마른 땅입니다. 저는 바짝 마른 사막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가진 꽃 한 송이가 늙은 완고한 이스라엘 사람의 불쌍한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기적을 행해주십시오. 당신께서는 해방자(the Liberator)시니 형식들의 죄수인 제 가엾은 생각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이사야는 말합니다. ‘…그는 죄인들을 위하여 값을 치렀고 많은 사람들의 죄를 짊어졌다.’ 오! 나자렛의 예수님, 제 죄도 짊어져주십시오…”

그가 일어선다. 그는 환해지고 있는 빛 안에서 점점 더 분명해지는 십자가를 바라본다. 그 다음에 그는 몸을 숙이고, 더 늙고, 부서져서 떠나간다.

그런데 칼바리아에는 다시 정적이 돌아온다. 마리아의 울음소리만일 들릴 뿐이다. 두 강도들은 두려움에 지쳐 더 이상 말이 없다.

니코데모와 요셉은 뛰어서 돌아와 자신들이 빌라도의 허락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론지노는 그 말을 과히 믿지 않고, 자기가 두 강도들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알아 오라고 기병 한 사람을 총독에게 보낸다. 병사는 말을 타고 속보로 달려갔다가 예수를 내주고, 다른 사형수들은 유다인들의 뜻에 따라 다리들을 부러뜨리라는 명령을 가지고 돌아온다.

론지노는 바위 아래 웅크리고 앉아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로 아직까지 공포에 질려 있는 네 명의 사형 집행인들을 불러 두 강도들을 몽둥이로 쳐 죽이라고 명령한다.

디스마에게는 이 일이 반항 없이 진행되어, 몽둥이가 그의 두 무릎을 친 다음 그 충격이 심장에 전달되어 임종의 헐떡거림 가운데에서 입술에 올리던 예수의 이름을 절반쯤에서 끊어지게 한다. 다른 한 강도는 소름끼치는 저주의 말들을 내뱉는다. 그들의 임종의 헐떡임은 애처롭다.

네 명의 사형집행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일도 자기들이 하려고 한다. 그러나 요셉과 니코데모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요셉은 겉옷을 벗고, 요한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말하며, 그들이 지렛대들과 집게들을 가지고 올라가는 동안에 사다리를 붙들라고 이른다.

마리아께서는 여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떨며 일어나 십자가 다가가신다.

그 동안에 병사들은 자기들의 일을 마친 다음 떠나간다. 그런데 론지노는 아래쪽 개활지로 내려가기 전에 자기의 흑마 위에서 몸을 돌려 마리아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을 바라본다. 그 다음에 그는 돌들에 부딪치는 말굽들의 소리와 갑옷에 부딪치는 무기 소리를 내며 멀리 떠나간다.

왼편 손바닥에서는 못이 뽑힌다. 팔은 몸을 따라 떨어져 지금은 반쯤 떨어진 채 매달려 있다.

그들은 사다리들을 여자들에게 맡기고 올라오라고 요한에게 말한다. 그리하여 요한은 사다리 위, 방금 전에 니코데모가 있었던 자리로 올라가 예수의 팔을 자기 목에 둘러 완전히 자기의 어깨 위에 매달려 있게 하고, 자기의 한 팔로 예수의 허리를 껴안으며, 거의 벌어지다시피 한 왼손의 소름끼치는 깊은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손가락들의 끝을 잡는다.

발들에서 못이 뽑히자 요한은 자기의 선생님의 몸을 붙잡고, 십자가와 자신의 몸 사이에 받쳐 들고 있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리아께서는 벌써 십자가 아래에 자리 잡고, 그분의 무릎 위에 그분의 예수를 받을 준비를 하고, 십자가에 기대 앉아계신다.

그러나 오른팔의 못을 뽑는 것은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요한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몸이 완전히 앞으로 늘어져 있어 못대가리가 살 속으로 깊숙이 들어박혀 있다. 그리고 그 두 동정적인 사람들은 그 상처를 악화시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다. 마침내 그들은 집게들로 못을 집어 조심스럽게 뽑는다.

요한은 자기의 어깨에 예수의 머리가 얹히도록 예수의 양쪽 겨드랑이에 자기의 양손을 넣어 시체를 줄곧 안고, 그 동안에 니코데모와 요셉은, 한 사람은 넓적다리들을, 다른 한 사람은 무릎들을 붙잡고, 사다리들 아래로 조심스럽게 성시(聖屍)를 내린다.

땅에 내려왔을 때 그들은 자기들의 겉옷들 위에 펴놓은 홑이불 위에 그분을 눕히려 한다. 그러나 마리아께서는 예수를 달라고 하신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겉옷을 벌려 그것을 한쪽으로 늘어뜨리시고 그분의 예수께 요람을 만들어주시려고 양 무릎을 꽤 넓게 벌리신다.

제자들이 마리아께 그분의 아드님을 드리기 위하여 돌고 있는 동안 가시관을 쓴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팔들이 땅으로 늘어져, 만일 경건한 여인들이 그것들을 붙잡지 않았다면, 두 손이 땅에 끌릴 뻔했다.

지금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머니의 품안에 계신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어머니의 품안에 안겨 자고 있는 덩치 큰 지친 어린이와도 같으시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오른팔로 그분의 아드님의 양어깨를 둘러 안고 계시고, 그분의 왼팔은 아드님의 엉덩이를 떠받치느라고 복부 위로 뻗고 계신다.

예수의 머리는 그분의 어머니의 한쪽 어깨에 놓여 있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아드님을 부르신다… 그분께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아드님을 부르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그분의 어깨로부터 아드님을 떼어내 그분의 왼손으로 아드님을 어루만지시고, 그분의 손들을 펴주시고, 그것들을 그분의 시체 위에 엇갈리도록 올려놓으시기 전에 그것들에 입 맞추시고, 그것들의 상처들을 보고 우신다.

그러고 나서 어머니께서는 아드님의 두 뺨을 어루만지시는데, 특히 멍든 곳들과 부어오른 곳들을 어루만지시며, 움푹 들어간 눈들과 약간 오른쪽으로 뒤틀리고 반쯤 벌어진 입에 입 맞추신다.

마리아께서는 그분께서 피로 엉겨 붙은 자신의 아드님의 수염을 가다듬으셨던 것처럼 그분의 머리카락도 정돈해주려고 하신다. 그러나 그렇게 하시다가 마리아께서는 가시들을 만지신다. 마리아께서는 그 가시관을 벗기려 애쓰시느라 손을 찔리시지만, 혼자서 자유로운 한 손으로 그것을 하기를 원하여 모든 사람을 물리치며 말씀하신다.

“아니야! 아니야! 내가 할 거야! 내가 할 거야!”

그분께서는 어찌나 부드럽게 하시는지 마치 갓난아기의 부드러운 머리를 그분의 손으로 안고 계시는 것 같다. 그리고 그분께서 그 고통의 관을 벗기는 데 성공하실 때 그분께서는 가시들에 긁힌 모든 상처들을 그분의 입맞춤으로 치료하시려고 몸을 숙이신다.

그분께서는 떨리는 손으로 아드님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르시고, 가다듬으시며, 나지막한 소리로 울고,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피로 뒤덮여 있는 차가운 몸에 떨어지는 눈물을 그분의 손가락들로 닦으시며, 그분의 눈물과 예수의 사타구니에 아직 둘려 있는 그분의 베일로 예수의 살을 닦아낼 것을 생각하신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베일의 한쪽 끝을 잡아당겨 그것으로 거룩한 지체들을 닦아내고 훔치기 시작하신다. 또한 그분께서는 끊임없이 아드님의 얼굴을 어루만지시고, 그 다음에는 양손을, 그리고 그 다음에는 타박상을 입은 무릎을 쓰다듬으신 다음에 방향으로 바꾸어 올라오며 끊임없는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아드님의 몸을 닦으신다.

그렇게 하시는 중에 그분의 손은 그분의 아드님의 가슴의 뚫린 구멍을 만지신다. 고운 아마 천으로 덮인 그분의 작은 손이 상처의 넓은 구멍으로 거의 완전히 들어간다. 마리아께서는 약간 밝아져 희미하게 된 빛으로 보시기 위하여 몸을 숙이고 보신다.

그분께서는 찔려서 벌어진 가슴과 그분의 아드님의 심장을 보신다. 그러다가 그분께서는 비명을 지르신다. 단도가 그분의 심장도 쪼개놓고 있는 것 같다. 그분께서는 비명을 지르신 다음 그분의 아드님의 시체 위에 쓰러져 그분께서도 돌아가신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그분을 돕고, 위로한다. 그들은 그분에게서 그분의 돌아가신 아드님의 시체를 빼앗으려고 한다. 그러자 그분께서 외치신다.

“어디에, 어디에 내가 너를 묻으랴? 안전하고 너에게 합당한 어느 곳에?”

요셉이 공손하게 절하며, 자기의 한 손을 펴서 그 손바닥을 자기의 가슴에 대고 말한다.

“오, 부인, 기운 내십시오! 제 무덤은 새 것이고, 위대한 분을 모실 만합니다. 저는 그것을 그분께 드립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제 친구 니코데모는 그가 드리기를 원하는 향료를 그 무덤에 가져다놓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신께 간청하오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는지라 일을 진행하십시다… 오늘은 준비일입니다. 오, 거룩하신 어머니, 진정하십시오!”

요한과 여자들도 같은 취지로 그분께 청하자,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아드님을 그분의 무릎에서 운반해가도록 허락하고, 그들이 그분을 천에 싸는 동안 일어서서 비탄에 잠기신 채 그들에게 부탁하신다.

“오! 부드럽게 하세요!”

니코데모와 요한이 양어깨를, 요셉은 두 발을 붙잡고 성시(the Corp)를 들어 올리는데, 그것은 천으로 감겨 있을 뿐 아니라 들것으로 기능하는 겉옷들 위에 눕혀 있다. 그렇게 한 다음 그들은 내리막길로 출발한다.

마리아께서는 그분의 손위 동서와 막달레나의 부축을 받으시며 무덤을 향하여 내려오신다. 마르타와 제베대오의 마리아와 수산나는 못들, 집게들, 가시관, 해면, 갈대를 주워들고 그들을 뒤따라간다.

세 개의 십자가들이 칼바리아 언덕에 남아 있다. 가운데 십자가에는 아무것도 없고, 다른 두 십자가에는 죽어가고 있는 그것들의 살아 있는 전리품들이 달려 있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지금 주목해라. 나는 너에게 매장의 묘사를 쓰는 것을 면제해주고, 작년(1944. 2. 19.)에 쓴 것이 잘 묘사되었으니 그것을 사용하게 해주겠다. 그러니 너는 그것을 사용해라. 그리고 오후에는 1944. 10. 4.에 내가 준 마리아의 애가를 끝 부분에 첨부해라. 그 다음에 너는 네가 보는 새로운 환상들을 집어넣을 것이다. 그것들은 수난의 새로운 부분들인데, 그것들은 혼동과 누락들이 없도록 그것들이 들어가야 할 자리들에 아주 조심스럽게 삽입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