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6-27권

천상의 책 27권 10장. 하느님 뜻의 나라가 주님의 강생 전에 도래할 수없었던 이유. 예수 그리스도의 접목과 아담의 접목.

Skyblue fiat 2023. 10. 1. 18:29

천상의 책 27권 
10장

 

하느님 뜻의 나라가

주님의 강생 전에 도래할 수 없었던 이유.

예수 그리스도의 접목과 아담의 접목.

 

1929년 10월 27일

 

1 창조된 만물 안을 순례하면서 에덴 동산에서부터 거룩하신 ‘말씀의 강생 에 이르기까지 거룩하신 피앗’의 모든 업적을 따라다녔다. 그러면서 혼자 생각하기를, ‘하느님의 아드님이 하늘에서 지상에 오시기 전에 '하느님 뜻의 나라'가 땅에 오시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하였다.

 

2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그런 내 생각을 보시고 (무슨 말씀을 하실 것 같았는데)…… 아니 그렇다기보다 그분께서 내게 말씀하시고자 하실 때에는 생각할 거리도 주시고, 의심이나 어려움 또는 그분의 나라에 대해 많이 알고 싶은 갈망도 내 안에 일어나게 하신다. 그 반면 말씀을 주시고 싶지 않을 때에는 내 정신도 입을 다물게 하시는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진 상태로, 하느님 뜻의 빛 안에서 이 뜻의 행위들을 따라 지나간다.

 

3 그럴 즈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거룩한 뜻의 나라’가 내 강생 전에 지상에 올 수 없었던 것은, 피조물이 소유할 수 있는 한도까지 내 ‘거룩한 피앗’의 충만을 소유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 소유하지 않은 탓에 신적 질서에 따라서든 인간적 질서에 따라서든 그 나라를 요구할 권리가 없었던 것이다.

 

4 그러니 하늘이 닫혔고, 두 뜻이, 곧 하느님의 뜻과 사람의 뜻이 못마땅한 듯이 서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사람은 따라서 그토록 큰 선을 청하기는커녕 생각조차 할 수 없어졌고, 하느님은 당연히 그것을 줄 수 없어지고 말았다.

 

5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하느님과 피조물은 땅과 태양과 같았다. 땅은 쪼개지며 싹을 틔워 자라나게 할 식물의 씨앗이 없었고, 태양은 그 싹이 보이지 않아서 자신의 생명력으로 그 식물의 발육과 성장을 이룰 효과를 — 태양 자신이 지닌 효과를 건네줄 수 없었다.

 

6 태양과 땅은 그와 같이 서로 이질적이었다. 그 좋은 것을 낼 수도 받을 수도 없었던 땅과 아무래도 그것을 줄 수 없었던 태양 — 이들에게 이성이 있었다면 서로 못마땅한 얼굴이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7 그러한 것이 내 ‘피앗’의 씨앗이 없는 인류의 상태였다. 씨앗이 없으니 그 식물을 기대하는 것은 헛일이었다.

 

8 그런데 내가 세상에 오자, 즉, ‘하느님의 말씀’이 인성의 옷을 입자, 이로 인해 ‘말씀’이 인류라는 나무와 접목(椄木)을 이루었다. 내 인성이 ‘영원한 말씀’에게 그 자신을 씨앗으로 제공한 것이다. 그러자 내 거룩한 뜻이 내 인성의 뜻과 새로운 접목을 형성하였다.

 

9 그런데 나는 대대손손 온 인류의 머리이기에, 이 접목으로 인간 편에서나 하느님 편에서나 이 권리를 가지기 시작했으니, 인간 편에서는 내 ‘거룩한 뜻의 나라’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이고 하느님 편에서는 그 나라를 주실 수 있는 권리였다.

 

10 하지만 하나의 접목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즉각 새로운 성질의 힘에 동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 접목의 새로운 성질에 조금씩 서서히 동화되기에, 초기에는 얼마 안 되는 열매를 거둘 수밖에 없다.

 

11 계속적인 형성 과정을 통하여 열매들의 수가 증가하고, 더 굵어지며 맛도 더욱 좋아진다. 마침내 사방으로 뻗은 가지들과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 이 나무의 전체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12 그러한 것이 내가 인류라는 나무에 붙인 접목이다. 약 이천 년이라는 세원이 흘렀어도 인류는 아직 이 접목의 모든 성질을 다 받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다. 씨앗이 있고, 접목이 있으니, 그것을 간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 하느님께서도 그것을 주실 가능성이 있는데, 바로 사람이 된 ‘말씀’의 능력으로 본성상 하느님의 뜻을 소유한 내 인성이 사람과 하느님에게 그 권리를 돌려주었기 때문이다.

 

14 그런즉 구원 사업을 통해 이룬 나의 모든 업적은, 인간의 뜻과 하느님의 뜻이라는 두 뜻 사이에서 내가 만든 이 천상적 접목에 물을 주고 기르며 성장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던 것이다.

 

15 내가 세상에 오기 전에는 그러한 접목이 없었고, 내 거룩한 뜻이 영혼의 생명 원리로서 그 영혼 안에서 활동하지 않았으며, 내 뜻의 첫 행위가 사람의 활동 안에 있으면서 그들의 각 행위마다 그 안에 내 ‘뜻의 나라’를 확장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내 ‘거룩한 뜻의 나라’가 어떻게 올 수 있었겠느냐?

 

16 내 ‘거룩한 피앗’은 실상 그 권능과 무한성으로 어디에나 절대적 통치력을 펼쳤지만, 인간의 뜻 안에서는 생명의 원리로서가 아니라 단지 그 권능과 무한성으로 존재했을 뿐이다.

 

17 다시 말해서 그것은 태양과 땅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있었다. 태양은 그 빛으로 땅을 뒤덮으며 그 효과도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땅이 태양이 되거나 태양이 땅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태양과 땅은 아주 이질적인 물체여서 서로 안에 생명을 이루며 함께 융화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18 그런즉 태양이 아무리 땅을 비추고 그 열로 땅을 따뜻하게 하며 그 놀라운 효과들을 건네주든지 간에, 태양 자신의 생명은 주지 않는다. 땅도 자신의 생명에 대한 권한을 태양에게 내주지 않으니까 땅은 언제나 땅이고 태양은 언제나 태양이다.

 

19 그러한 것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 거룩한 뜻의 상태이다. 사람이 자기의 뜻을 내 뜻에 내주지 않으면 내 뜻이 자신의 생명 원리를 사람의 뜻 안에 넣어 줄 수 없고, 따라서 두 뜻이 서로 안에 녹아드는 일이 일어날 수 없다.

 

20 피조물이 언제나 자기 창조주의 모상과 생명이 없는 피조물로 남아 있는 것은, 오직 내 ‘거룩한 피앗’만이 영혼 깊은 곳에 창조주의 모상과 생명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 그러므로 비록 내 ‘거룩한 의지’가 피조물을 비추어 주고 그 자체의 선성과 관대함에서 나오는 놀라운 효과 및 내 의지가 본성적으로 소유한 권능과 무한성의 효과를 다 준다고 해도,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이질성과 벌어진 틈은 어쩔 수 없이 상존하는 것이다.

 

22 더군다나 아담은 죄를 지으며 그 자신의 인간적인 뜻을 행함으로써 인류라는 나무의 뿌리에 나무좀을 만들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접목 하나도 덧붙였다. — 아담이 인류라는 나무에 붙인 이 접목이 모든 악한 성향을 생겨나게 하면서 오랜 세기에 걸쳐 전해 내려온 것이다.

 

23 접목은 그러나 초기에는 큰 선도 큰 악도 낼 수 없고, 선이나 악의 시작에 불과하다. 실제로 아담이 인간 세대들의 여러 악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접목을 만들었을 뿐인데, 그것이 억수 같은 비처럼 숱한 악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24 더욱이 아담은 나의 강생과 반대되는 그 접목을 강생 직전에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세기들이 다음 세기들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동안 그 악한 성향이 자라나고 그 죄악들이 증가하는 바람에 내 ‘거룩한 뜻의 나라’는 엄두조차 못 낼 형편이었다.

 

25 하지만 내가 세상에 왔을 때에는 잉태와 더불어 인류라는 나무에 반대되는 접목을 만들었고, 그러자 악행들이 중단되고 악한 성향들이 파괴되기 시작하였다. 인류 한가운데에 내 ‘거룩한 뜻의 나라’가 세워지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26 또한 내가 내 ‘거룩한 피앗’에 대해 너에게 드러낸 그 수많은 진리들은 생명의 물과 같다. 그 중 어떤 것은 내가 인류라는 나무에 접붙인 묘목에 물을 주고, 어떤 것은 그것을 기르고 어떤 것은 그 나무에 수분이 풍부하게 한다.

 

27 따라서 내 ‘거룩한 피앗’의 생명이 내 인성의 나무 안으로 들어가 접목을 만들었다면, 내 ‘나라’가 피조물 가운데에서 왕권과 정당한 지배 내지 통치권을 가지리라는 것을 희망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너는 기도하되 의혹은 품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