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3권 공생활 둘째해(상)

하사시3권 p358~p370[199. 실로암과 벤 힌놈의 나병환자들에게 가시다. 마리아의 말씀의 힘]

Skyblue fiat 2025. 4. 10. 19:17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358~p370
 

 

 

199. 실로암과 벤 힌놈의 나병환자들에게 가시다. 마리아의 말씀의 힘

1945. 6. 24.

아름다운 아침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집과 잠자리를 떠나 집밖으로 나가 산책할 마음이 들게 한다. 열성당원의 집에 있는 사람들은 동틀 녘의 벌들처럼 일찍 일어나 숙소인 집 주위에 있는 라자로의 과수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나온다. 라자로의 집에서 잔 사람들, 즉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안드레아 그리고 제베대오의 야고보는 곧바로 그들과 합류한다.

모든 창문과 활짝 열린 문으로 밝은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수수하고 깔끔한 방들이 황금빛을 띠게 하고, 옷 빛깔을 밝게 하고,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빛나게 한다.
알패오의 마리아와 살로메는 식욕이 왕성한 남자들의 식사시중을 드느라고 바쁘다. 마리아께서는 지금까지의 그 누구보다 더 능숙한 솜씨로 마르지암의 머리를 손질하는 라자로의 하인을 살펴보신다. 그 하인이 말한다.

“지금 당장은 이쯤 해두자. 네가 네 어린 시절의 머리카락을 하느님께 바친 다음에 나는 그것을 더 짧게 잘라주겠다. 더운 계절이 다가오니 목에 머리카락이 내려오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네 머리카락에는 점점 힘이 생길 것이다. 지금 그것은 버석버석하고, 힘이 없고, 손질이 잘 되어 있지 않다. 마리아 어머니, 보이시죠? 이것은 약간 돌봐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나는 그것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기름을 약간 바르겠다. 얘야, 기분 좋은 향기가 나지? 이것은 마르타가 쓰는 기름이다. 이것은 편도와 종려와 최고급의 진귀한 정수인 나무 고갱이에서 뽑아 낸 최상품 기름이다. 네 여주인께서는 이 작은 단지를 네가 쓰게 하라고 나에게 지시하셨다. 자, 여기 있다. 너는 지금 왕자처럼 멋져 보인다.”

아마 라자로의 집의 이발사인 듯한 하인은 마르지암의 볼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린 다음 마리아께 인사드리고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으로 간다.

“내가 너에게 옷을 입혀줄 테니 이리 오너라.”

마리아께서 짧은 소매가 달린 짧은 속옷만을 입고 있는 아이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것이 내의이거나 그 시대에 내의로 사용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아마포가 고운 것으로 보아 라자로가 어렸을 때 입었던 옷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마리아께서는 마르지암이 입고 있던 내의를 벗기시고, 목과 손목이 주름 잡힌 아마포 조끼를 그에게 입히신 다음 목이 넓게 파이고 소매가 넓은 모직의 빨간 상의를 입히신다. 무광택의 빨간 옷감의 목과 소매 끝의 열린 부분을 통하여 드러나는 반짝이는 순백의 아마포가 두드러져 보인다.

마리아의 능숙한 손이 밤사이에 옷과 소매의 길이를 적당한 길이로 줄이셨음에 틀림없다. 지금 그것은 아이 몸에 잘 맞는다. 특히 마리아께서 양털로 된 빨간 술과 흰 술로 장식된 부드러운 허리띠를 매주시자 몸에 딱 들어맞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는 더 이상 며칠 전의 그 불쌍한 꼬마처럼 보이지 않는다.

“내가 준비하는 동안에 너는 나가서 옷을 더럽히지 말고 놀아라.”

마리아께서 그를 쓰다듬어주시며 말씀하신다. 그러자 아이는 기뻐서 펄쩍펄쩍 뛰며 자기의 큰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그를 가장 먼저 본 사람은 토마스이다.

“너는 정말로 멋지구나! 마치 새신랑 같다. 네 옆에 서니 내가 초라해 보이는구나.”

항상 쾌활하고 친절한 포동포동한 얼굴의 토마스가 말한다. 그가 다시 아이의 손을 잡으며 말한다.

“여자들에게 가보자. 그분들은 먹을 걸 주려고 너를 찾고 있다.”

아이와 함께 부엌으로 들어간 토마스가 우렁찬 목소리로 외친다.

“여기 아주머니들을 찾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토마스의 큰 소리에 화덕에 몸을 구부리고 있던 두 마리아가 깜짝 놀라 움찔한다. 토마스는 웃으면서 실팍한 자기 등 뒤에 숨어 있던 어린이를 나오게 한다.

“오! 귀여운 것! 내가 너에게 입 맞춰줄 수 있도록 이리 오너라. 살로메, 얘가 얼마나 멋진지 보세요.”
알패오의 마리아가 외친다.

“너는 정말로 멋지다, 얘! 이제 너는 더 튼튼해지기만 하면 되겠다. 하지만 그건 내가 살피겠다. 나도 너에게 입 맞출 수 있도록 이리 오너라.”
살로메가 대답한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 애를 목자들에게 맡기신답니다.”
토마스가 이의를 제기한다.

“안 될 말이지! 내 예수께서는 이 대목에서 실수하시는 거야. 자네들 남자들이 뭘 할 줄 알거나 뭘 할 줄 아는 척이라도 할 줄 아느냐 말이야. 자네들은 말다툼이나 잘해. 말이 나온 김에 말하지만, 자네들은 서로 좋아하면서도 뿔로 서로를 들이받는 새끼염소들처럼 어지간히 말다툼을 잘하잖아…
자네들은 먹고 말하는 데나 재간이 있고, 수천가지 요구나 하고, 자네들에게만 신경 쓰시라고 선생님께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뾰로통해지고 말이야…
아이들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한 거야. 내 말이 맞지? 네 이름은 무엇이냐?”

“마륵지암이오.”

“아! 그래! 하지만 복되신 내 마리아께서는 너에게 더 쉬운 이름을 지어주실 수도 있었을 텐데.”

“이것은 그분의 이름과 거의 같아요!”
살로메가 외친다.

“그래요. 하지만 그분의 이름이 더 간단해요. 가운데에 자음들이 없잖아요… 자음 세 개는 너무 많아요…”

방금 들어온 가리옷 사람이 말한다.
“그분께서는 진짜 옛날 어법에 따라 뜻이 정확한 이름을 지어주신 겁니다.”

“좋아요. 하지만 그것은 어려워. 그래서 나는 자음 하나를 없애고 마르지암이라고 부르겠어. 이편이 더 쉽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안 그런가, 시몬?”

엔도르의 요한과 대화하면서 창문을 지나가던 베드로가 안을 들여다보며 말한다.

“무엇 말씀입니까?”

“나는 내가 이 아이를 마르지암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하고 있었어. 그게 더 쉽잖아.”

“아주머니, 당신의 말씀이 옳습니다. 만일 어머니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너는 참 멋지구나! 나도 멋지지? 자! 봐라!”

과연 베드로는 말끔하게 단장했고 뺨은 면도했으며, 머리는 잘랐고, 수염은 가지런히 손질하여 기름을 발랐으며, 옷에는 구김이 없고, 샌들은 무엇으로 윤을 냈는지 아주 깨끗하여 새 것처럼 보인다. 여자들이 감탄하자 그는 유쾌하게 웃는다.

아이는 식사를 끝내고 자기가 항상 ‘아버지’라고 부르는 큰 친구를 보려고 나온다.
예수께서 라자로의 집에서 라자로와 함께 오시다가 당신께로 마주 달려오는 아이에게 말씀하신다.

“마르지암아, 평화가 우리와 함께 있기를. 서로 평화의 입맞춤을 나누자.”

라자로는 아이의 인사를 받자 그를 쓰다듬어주고 사탕 하나를 그에게 준다.
그들 모두가 예수의 주위로 모여든다. 터키석 빛의 모직 옷에 더 짙은 빛깔 겉옷을 입으신 마리아께서도 미소 지으시며 그분의 아들을 향하여 오신다.

“자, 지금 가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시몬, 너는 라자로가 옷을 마련해준 지금도 아이의 겉옷을 사주고 싶다면 내 어머니와 아이와 함께 가거라.”

“물론 저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영광스럽게도 당신의 어머니와 함께 걸었던 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거라. 시몬아, 너는 나와 함께 네 친구 나병환자들에게 가자.”

“진짜로요, 선생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앞장서 달려가 그들을 모으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천천히 오시지요. 당신께서는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아시지요.”

“그래, 가거라. 다른 사람들은 자기 원하는 대로 해라. 너희는 수요일 아침까지 완전히 자유다. 모두 제3시에 황금문에서 만나자.”

“선생님, 저는 당신과 함께 가겠습니다.”
요한이 말한다.

“저도요.”
그의 형 야고보가 말한다.

“저희도요.”
두 사촌들이 말한다.

“저도 가겠습니다.”
마태오가 말하고, 뒤이어 안드레아도 말한다.

“저는 어쩌죠? 저도 당신을 따라가고 싶지만… 만일 제가 물건을 사러 가게 되면… 저는 갈 수 없겠군요."
베드로가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망설이며 말한다.

“우리는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있다. 우리는 먼저 나병환자들에게 간다. 그 동안 어머니와 아이는 오펠의 친구 집으로 가신다. 나중에 우리는 그분께서 계시는 데로 가서 너는 그분을 모시고 가고, 나와 다른 사람들은 요안나의 집으로 간다. 우리는 겟세마니에서 만나 식사한 다음 석양 무렵에 이리로 돌아온다.”

“당신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몇몇 친구들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가리옷의 유다가 말한다.

“나는 이미 너희에게 말했다. 너희가 원하는 대로 해라.”

“그럼 저는 제 부모님 댁에 가겠습니다. 어쩌면 제 아버지가 이미 와 계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분이 여기 계신다면, 저는 그분을 당신께 모셔오겠습니다.”
토마스가 말한다.

“우리 둘은 어떡한다? 필립보,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 우리 사무엘의 집에 갈까?”
“아주 좋아.”
필립보가 바르톨로메오에게 대답한다.

“그럼 요한, 너는? 여기 남아서 네 책을 정리하겠느냐, 아니면 나와 함께 가겠느냐?”
예수께서 엔도르의 사람에게 물으신다.

“저는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제 책들은… 저는 이미 그것들을 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살아 있는 책이신 당신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럼 가자. 라자로, 안녕…”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제 다리들이 좀 나아졌습니다. 저는 나병환자들을 방문하고 나서 당신과 헤어져 겟세마니로 가 거기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가자. 아주머니, 당신들에게 평화.”

그들은 그들이 예루살렘 근처에 이를 때까지는 모두 함께 가다가 거기서 서로 헤어진다. 가리옷 사람은 혼자 자기가 갈 곳으로 가는데, 아마 안토니아 탑 가까이에 있는 성문을 통하여 시내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토마스와 필립보와 나타나엘은 아직 십 야드 가량을 예수와 자기들의 동료들과 함께 가다가, 그 다음에는 마리아와 아이와 함께 오펠 변두리를 거쳐 시내로 들어간다.

“자, 이제 저 불행한 사람들을 보러 가자.”

예수께서 말씀하시며 예루살렘 쪽으로 등을 돌리시고 예리코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두 길 사이의 바위 언덕 위에 있는 황량한 곳을 향하여 가신다. 그곳은 첫 번째 비탈길을 올라간 다음 계단형의 지형을 따라 오솔길을 통하여 올라가게 되어 있는 이상한 곳인데, 첫 번째 평지는 적어도 오솔길 위 3야드 높이에 있고, 두 번째 평지도 마찬가지이다. 메마르고, 적막하고, 극도로 쓸쓸한 곳이다.

“선생님, 저 여기 있습니다. 제가 당신께 길을 알려드릴 테니 거기 서 계십시오…”
열성당원 시몬이 외친다.

그늘진 곳에 있으려고 바위에 기대 있던 열성당원이 앞으로 나아오며 겟세마니 쪽으로 이어지는 계단형의 오솔길로 예수를 인도한다. 겟세마니로 이어지는 그 오솔길은 올리브 산과 베타니아를 잇는 길과 교차로를 이룬다.

“우리는 다 왔습니다. 저는 실로암 무덤들 가운데서 살았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여기 있습니다. 그들 중 일부인데, 다른 사람들은 벤 힌놈에 있는데 올 수 없습니다… 그들이 오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데, 그러면 그들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것입니다.”

“그들도 보러 가자.”

“감사드립니다! 그들을 대신해서도, 그리고 저 자신의 감사도요.”

“그들은 수가 많으냐?”

“그들 대다수가 겨울에 죽었습니다만, 제가 말한 사람들 중에서 아직 다섯 명이 여기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기 그들이 그들의 감옥 가장자리에 나와 있네요…”

기괴한 몰골을 한 사람들이 아마 열 명쯤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마’라고 말한 것은 서 있는 다섯 사람은 잘 보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피부 빛이 회색이고 얼굴이 기형인데다 바위에 거의 가려져 있어 숫자를 정확하게 세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어쩌면 그들은 다섯 명이 더 되거나 못 되는지도 모르겠다.

서 있는 사람들 중에 여자는 딱 한사람이 있다. 그녀의 헝클어진 허연 머리카락이 거칠고 지저분하게 허리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아 그녀의 성별이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의 성별을 나타내는 다른 어떤 것도 없는데, 이미 많이 진행된 병으로 인하여 모든 여성적인 곡선이 다 파괴되고, 해골처럼 피골이 상접해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인데, 그 중 한 사람에게서만 콧수염과 턱수염의 흔적이 보인다. 다른 모든 남자들의 수염은 파괴적인 병으로 인하여 다 빠져 있다.
그들이 외친다.

“우리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들은 기형적이고 짓물러진 손들을 내민다.

“다윗의 후손 예수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여러분은 내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십니까?”
예수께서 그 불행한 사람들을 보시며 말씀하신다.

“저희를 죄와 이 질병에서 구원해주십시오.”

“여러분의 의지와 뉘우침이 여러분을 죄에서 구해줄 것이오…”

“하지만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당신께서는 저희의 죄를 없애실 수 있습니다. 만일 당신께서 저희의 육체를 고쳐주기를 원치 않으신다면, 저희의 죄만이라도 없애주십시오.”

“만일 내가 여러분에게 ‘둘 중 하나만을 고르시오’ 하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할 겁니까?"

“주님, 하느님의 용서를요. 덜 외롭게 되기 위해서요.”

예수께서 동의의 몸짓을 하신다. 그분께서는 환하게 미소 지으시며 그분의 양팔을 들어 올리신 채 외치신다.

“그것을 허락한다(Let it be granted). 나는 그것을 원한다.”

허락되었다! 은총은 죄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병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둘 다에 대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불행한 그 다섯 사람은 확신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사도들에게는 불확실성이 있을 수 없다. 그들은 나병이 마치 불에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고 호산나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 그제야 그 다섯 사람은 자기들의 소원이 완전히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이 외치는 소리는 승리의 함성 같다. 그들은 서로 껴안고 예수의 발 앞에 엎드릴 수가 없으므로 그분께 입맞춤을 보낸다. 그 다음에 그들은 동료들을 향하여 돌아서며 말한다.

“그런데 당신들은 아직도 믿기를 거부하시오? 당신들은 정말로 불행한 사람들이오!”

“착하시오! 여러분의 가엾은 형제들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오.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시오. 믿음은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와 온유와 인내와 꾸준함으로 전파되는 것이오. 그것이 시몬이 당신들에게 한 것과 정확하게 똑같이 정결례 후에 당신들이 해야 하는 일이오.
결국 기적은 그것 스스로 전도하오. 병이 나은 당신들은 가능한 한 빨리 사제에게 가시오. 여전히 앓고 있는 당신들은 오늘 저녁에 우리를 기다리시오. 우리는 여러분에게 약간의 음식을 가져다주겠소. 평화가 당신들과 함께.”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찬미를 받으시며 다시 길을 내려오신다.

“자, 이제 벤 힌놈으로 가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선생님… 저도 가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겟세마니에 가 있겠습니다.”
라자로가 말한다.

“가시오, 라자로. 평화가 당신과 함께.”

라자로가 천천히 걸어가는 동안에 사도 요한이 말한다.
“선생님, 저는 라자로와 함께 가겠습니다. 그는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길도 썩 좋지 못합니다. 그 다음에 저는 벤 힌놈에서 당신과 합류하겠습니다.”

“좋다, 가거라. 우리도 가자.”

그들은 키드론 계곡을 건너 토펫 산 남쪽을 따라 무덤과 오물로 가득 차 있는 작은 계곡으로 들어간다. 이 남쪽에는 단 한 그루의 나무나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이 전혀 없어 땅에 직사광선이 내리쏘아져, 소각하는 쓰레기의 악취로 인하여 더위가 더 느껴지게 하는 이 지옥 같은 새 평지의 돌들을 달구어놓는다. 화장터 같은 무덤들 안쪽에는 죽어가는 가련한 육체들이 있다. 실로암은 북향이고, 축축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지내기가 고통스러울 것이고, 여름에는 끔찍할 것이 틀림없다.

열성당원 시몬이 큰소리로 사람들을 부르자 맨 처음에 세 사람의 나병환자, 그 다음에 두 사람, 그 다음에 또 한 사람, 마지막으로 또 한 사람이 그들에게 정해진 경계에까지 최선을 다하여 온다. 여기에는 두 명의 여자가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병이 얼굴에까지 침범하여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는 남자아이의 손을 붙잡고 있다. 그 아이는 이미 눈이 멀어 있다… 또한 비참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고상하게 보이는 한 남자가 거기 있다. 그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여 말한다.

“당신께 바라는 이들을 해방시켜주시려고 우리 게헨나에 내려오신 주님의 메시아님, 찬미 받으십시오. 오, 주님! 죽어가고 있는 저희를 구해주십시오! 구세주님, 저희를 구원해주십시오!

다윗 가문의 왕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신 분이시여, 당신의 신민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순이신 주님, 당신의 때에 악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해졌으니 당신의 손을 펼치시어 주님의 백성의 찌꺼기를 거두어주십시오. 당신에 대하여 그렇게 예언되어 있으니 저희에게서 죽음을 몰아내시고, 저희의 눈물을 씻어주십시오.
주님, 저희를 당신의 푸른 풀밭으로 불러주시고, 저희가 목마르오니 당신의 생명수로 저희를 불러주십시오. 죄도 고통도 없는 영원한 언덕으로 저희를 이끌어주십시오. 주님,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당신은 누구시오?”

“성전의 일원인 요한입니다. 아마 저는 어떤 나병환자에게서 감염된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 보시다시피 저는 최근에 감염되었습니다만, 이 사람들은! 몇 사람은 이미 수년째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어린 소녀는 걸음마를 배우기도 전부터 여기 와 있습니다. 이 소녀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알지 못합니다. 이 아이가 하느님의 경이로운 세계에 대하여 알거나 기억하는 것은 이 무덤들과 사정없이 내리쬐는 해와 밤의 별들뿐입니다. 오 주님, 우리 구세주님, 이 죄인들과 무죄한 자들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들 모두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내민다.
예수께서는 이토록 처참한 불행을 보시고 우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두 팔을 벌리시며 외치신다.

“아버지, 저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건강, 생명, 시력, 구원을 원합니다.”

예수께서는 두 팔을 벌리신 채 그분의 온 영혼으로 열렬하게 기도하신다. 그분은 기도하실 때 강렬한 태양의 황금빛을 받아 몸이 더 가늘어지고 희고 힘찬 사랑의 불꽃이 되어 올라가시는 것 같다.

“엄마, 나는 볼 수 있어!”

이것이 첫 번째 외침이다. 이 외침에 병이 나은 딸을 꼭 껴안은 어머니의 외침이 화답하고, 다른 나병환자들과 제자들의 외침들이 이어진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요한, 당신은 사제이니 당신의 동료들을 인도해가서 의식을 행하시오. 평화가 당신들과 함께. 저녁 때 우리는 여러분에게도 음식을 가져오겠소.”

예수께서는 강복하신 다음 막 떠나려고 하시는데, 나병환자였던 요한이 외친다.
“저는 당신을 따르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로 가서 당신을 전파해야 할지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주님께 돌이켜야 하는 이 황폐한 불모의 땅에서 그렇게 하시오. 예루살렘에서 활동하시오. 안녕히 계시오.”

“그럼 이제 내 어머니께로 가자.”
예수께서는 사도들에게 말씀하신다.

“근데 그분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여러 사도들이 묻는다.

“요한이 아는 집에 계신다. 작년에 병이 고쳐진 처녀의 집에.”

그들은 시내로 들어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변두리 오펠의 대부분을 지나서 시내로 들어가 한 작은 흰 집에 이른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평소의 다정한 인사를 하시며 반쯤 열려 있는 집안으로 들어가신다. 집안에서는 마리아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안나리아의 낭랑한 목소리와 그녀의 어머니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 나온다. 처녀는 땅에 엎드려 경배하고, 그녀의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마리아께서는 일어서신다.

그 여자들은 선생님과 어머니가 더 머무시기를 간청하지만, 예수께서는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시며, 강복하시고, 작별 인사를 하신다.

베드로는 마리아를 모시고 가면서 몹시 기뻐한다. 마리아와 베드로는 아이의 손을 하나씩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데 그들은 마치 행복한 가족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본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시몬은 행복합니다!”
열성당원이 탄성을 지른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웃고 계십니까?”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나는 저 무리에서 큰 약속을 보기 때문이다.”

“형제, 무슨 약속을요? 당신께서는 무엇을 보시나요?”
타대오가 묻는다.

“내가 보는 것은 이것이다. 시간이 되면 내가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다는 것이다. 나는 내 교회에 대하여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때 그것은 마르지암처럼 작고 연약하겠지만, 내 어머니께서 계셔서 저렇게 손을 잡아주시고 그것의 어머니가 되어주실 것이고, 베드로가 그것의 아버지로 있을 것이다.

나는 아무 염려 없이 베드로의 정직하고 투박한 손들에 여명기의 내 교회를 맡길 수 있다. 베드로는 내 교회에 자기의 보호의 힘을 줄 것이고, 내 어머니께서는 그분의 사랑의 힘을 주실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자라날 것이다. 마르지암처럼… 저 아이는 정말로 상징적인 아이다! 하느님께서 내 어머니와 베드로, 그리고 우리의 아이이기도 한 그들의 아이에게 강복하시기를! 자, 이제 요안나의 집으로 가자.”

… 지금은 다시 저녁인데 그들은 베타니아의 작은 집에 있다. 피로한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쉬러 들어갔지만, 베드로는 길에서 왔다 갔다 하며 예수와 마리아께서 앉아서 대화하고 계시는 옥상 쪽을 자주 쳐다본다. 한편 엔도르의 요한은 꽃이 만발해 있는 석류나무 아래 앉아서 열성당원과 대화하고 있다.

마리아께서는 이미 말씀을 많이 하신 모양이다. 나는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때문이다.

“당신께서 저에게 말씀하신 말씀은 다 옳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기억하겠습니다. 안나리아에 대한 당신의 조언도 옳습니다. 그 남자가 그것을 그렇게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것은 좋은 징조입니다. 예루살렘의 상류층은 어리석고, 질투심이 많은데다, 추잡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서민들 중에는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진주들이 있습니다. 저는 안나리아가 행복하여 기쁩니다. 그녀는 땅보다는 하늘에 더 속해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 남자가 영혼의 개념을 이해하게 된 지금 그는 그것을 깨닫고 거의 종교적일 정도로 그녀를 존경하고 있을 것입니다. 자기의 약혼녀의 순수한 서원을 인간적인 감정으로 방해하지 않기 위하여 다른 곳으로 떠나겠다는 그의 생각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렇다, 내 아들아. 남자는 동정녀들의 향기를 느낀다… 나는 요셉을 기억한다.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었다. 그는 내 비밀에 대하여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도 그는 성인의 직관으로 나를 도와 나로 하여금 그 비밀을 말하게 했다. 그는 내 영혼의 향기를 느꼈던 것이다…

요한도 그렇다, 그렇지?… 그는 얼마나 평화로우냐? 그래서 모두가 그를 찾는다. 심지어 가리옷의 유다도, 비록… 아니다, 아들아, 유다는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나도 알고, 너도 안다. 우리는 싸움을 시작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설령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도 안다…

오! 내 예수야! 젊은 제자들이 오늘 겟세마니에서 막달라에서의 일화와 안식일 아침나절의 다른 일화를 나에게 말해주었다…죄 없는 아이들은 말한다… 그들은 자기의 수호천사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이 든 사람들도 안다. 그들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그는 파악하기 어려운 인간이다. 그의 모든 것은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가 무섭다. 나는 벤야민이 막달라에서 한 말과 마르지암이 겟세마니에서 한 말과 똑같이 말한다. 나는 유다에 대하여 어린이들이 가진 것과 똑같은 혐오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요한일 수는 없습니다!”

“나도 그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지상낙원일 것이다. 근데 너는 다른 요한에 대해서도 나에게 말했다… 그는 살인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단지 그가 안쓰럽다는 생각만 든다. 그런데 유다는 나를 두렵게 한다.”

“어머니, 그를 사랑해주십시오! 저를 위하여 그를 사랑해주십시오!”

“그렇게 하마, 아들아. 그러나 내 사랑도 소용없을 것이다. 그것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그에게는 죄가 될 뿐일 것이다. 오! 그는 왜 너에게로 왔느냐? 그는 모든 사람을 속상하게 하고, 모든 존경을 받아 마땅한 베드로를 모욕한다.”

“예, 베드로는 아주 착합니다. 저는 그를 위하여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그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요.”

“베드로가 네 말을 듣는다면, 그는 착하고 솔직한 미소를 지으며 ‘아, 주님,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하고 말할 텐데, 그의 말이 옳을 것이다.”

“왜요, 어머니?”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미 알아들으셨기 때문에 미소 지으신다.

“네가 그에게 아들을 주어 그를 만족시켜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의 모든 바람과 갈망… 그리고 네 거절들을 나에게 말했다.”

“그럼 베드로는 제가 거절하는 이유를 당신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아니다,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그건 맞습니다… 허나 저는 사람입니다. 하찮은 사람입니다… 예수께서는 저를 위인으로 보시기를 고집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보잘것없는 놈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저에게 아이를 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자녀들을 얻기 위하여 결혼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자녀들 없이 죽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사준 멋진 옷 때문에 기뻐하며 자기에게 입 맞추며 ‘사랑하는 아버지’ 하고 말하는 아이를 가리키며 나에게 말했다. ‘어머니, 아시겠어요? 열흘 전만 해도 제가 알지도 못했던 이 어린것이 저에게 이렇게 말할 때 저는 제가 버터보다 더 부드럽고, 꿀보다 더 달콤해진다고 느낍니다. 그러면서 저는 웁니다. 왜냐하면…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이 아이를 저에게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예수를 지켜보시고, 그분의 표정을 살피시고, 한 말씀을 기다리시며 침묵하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팔꿈치를 무릎에 올리고 머리를 손으로 받치신 채 넓은 초록색 과수원을 바라보신다.
마리아께서는 예수의 손을 잡고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신다.

“시몬은 이 큰 소원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와 함께 가는 동안에 그는 나에게 줄곧 그것에 대해서만 말했는데, 그가 대는 이유들이 몹시 타당하여… 나는 그의 입을 다물게 할 만한 말을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것들은 모든 여자들과 어머니들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들이었다. 그 아이는 튼튼하지 않다. 만일 그 아이가 네가 어렸을 때처럼 튼튼하다면… 오! 그 애는 아무 두려움 없이 제자의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아이는 너무 허약하다. 아이는 매우 영리하고, 매우 착하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멧비둘기 새끼가 허약한 동안에는 튼튼한 놈들과는 달리 빨리 날게 하려고 그놈을 공중에 집어던질 수 없다. 목자들은 착하지만… 남자들이다. 어린이들에게는 여자가 필요하다.

너는 왜 그 아이를 시몬에게 맡기지 않느냐? 네가 베드로에게 친자식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를 나는 이해한다. 아들은 닻과 같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는 시몬은 자기를 요동치지 않게 해주는 닻들에게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너는 그가 네가 그에게 남겨줄 모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만일 그가 한 아이와 함께 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그가 어떻게 아버지가 될 수 있겠느냐? 아버지는 다정해야 한다. 시몬은 착하지만, 다정하지는 않다. 그는 충동적이고, 비타협적이다.

오로지 어린이만이 그에게 약자들에게 관대해지는 마음가짐을 가르칠 수 있다… 시몬의 운명을 생각해보아라… 결국 그는 네 후계자이다. 오! 나는 이 잔인한 말을 해야겠다! 아무리 괴롭더라도 나는 그것을 말할 터이니 내 말을 잘 들어라. 나는 좋은 일이 아닌 것은 결코 너에게 조언하지 않을 것이다.

마르지암… 너는 그 아이를 완전한 제자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소년일 뿐이다. 너는… 너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갈 것이다. 그때 너는 그의 품성을 함양하는 일을 시몬보다 나은 누구에게 맡길 수 있겠니?

끝으로 가엾은 시몬이 너로 인해서도 그의 장모에게서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는지를 너도 안다. 그런데도 그는 너도 바꿀 수 없었던 자기의 장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았던 자신의 과거의 자유를 1년 동안이나 포기한 채로 살고 있다.
그의 가엾은 아내는 어떻고? 오! 그녀는 사랑하고 사랑 받기를 몹시 갈망한다. 그런데 그녀의 어머니는?… 오! 그녀의 남편은? 그는 소중하지만, 고압적인 사람이다. 그녀는 과도한 요구 없이 주는 애정을 받아본 적이 없다. 가엾은 여인! 그녀에게 아이를 맡겨라. 아들아, 들어보아라. 지금 당장은 우리가 그 아이를 데리고 가자.

나도 유다로 오겠다. 너는 다윗 가문 출신이기 때문에 거의 친척이라 할 수 있는, 성전에 함께 있었던 내 동료들 중의 한 사람의 집으로 나를 데려다다오. 그녀는 벳 추르에서 산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면, 나는 그녀를 만나보고 싶다.
그 다음에 우리는 갈릴래아에 돌아가서 포르피레아에게 아이를 맡기자. 우리가 벳사이다 근처에 가게 되면 베드로가 그를 데려갈 것이다. 우리가 멀리 이 곳으로 오게 될 때 아이는 포르피레아와 함께 있을 것이다. 아! 네가 미소 짓는 것을 보니 너는 이 어미를 기쁘게 해주려나보구나. 고맙다, 내 예수야.”

“예,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일어서서 큰 소리로 부르신다.

“요나의 시몬아, 이리 오너라.”

베드로는 소스라치게 놀라 급히 층계를 올라온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무엇을 원하십니까?”

“횡령자, 매수자야, 이리 오너라.”

“저요? 왜요? 주님, 제가 무슨 짓을 했기에 그러십니까?”

“너는 내 어머니를 매수했다. 그것이 바로 네가 내 어머니와 단둘이서만 있기를 원했던 이유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해야겠느냐?”

그러나 예수께서 미소 지으시자, 베드로는 비로소 안심한다.

“오! 당신께서는 정말로 저를 겁먹게 하십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께서는 웃고 계시는군요… 선생님, 당신께서는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제 목숨입니까? 저는 그것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당신께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그것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한다.

“나는 너에게서 무언가를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주려는 것이다. 그러나 네 승리를 남용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을 누설하지 마라. 그의 어머니의 말씀의 무기로 선생을 이기는 지능적인 너 책략가여, 너는 아이를 가져라, 그러나…”

예수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실 수 없다. 왜냐하면 무릎을 꿇고 있던 베드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기쁨에 겨워 그분께 입 맞추는 바람에 말씀을 계속하실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니라 이분께 감사드려라. 그러나 이것이 너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라…”

“나의 주님, 당신께서는 선물을 주신 것을 후회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오! 마리아! 당신께서는 항상 축복받으십시오, 거룩하시고 착하신 어머니…”

베드로가 다시 무릎을 꿇고 마리아의 손에 입 맞추며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