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실화-나는 왜 천주교로 개종하였는가?'
10. 악선전에서 반동
배정효
1888년 2월 9일 출생, 1932년 장로교에 입교, 1936년 천주교로 개종 입교
나는 금년 67세로서 42세에 장로교에 입교하여 참교로 알고 열심히 신봉하였다. 한번은 진해읍 경화동 예배당에서 강 목사의 강론을 들으니 “천주교라는 교가 있는데 이전 로마 구교요, 그 교는 우상을 숭배하고 술 먹고 담배를 피우고 주색잡기 등 맘대로 죄를 짓고는 신부 앞에 가서 돈만 주면 죄를 사하여 준다 하니 그렇게 해서야 천당 갈 수 있느냐?”고 하면서 특별히 비평을 하였다.
그래서 본인이 그 목사에게 “그러면 천주교에도 성경책이 있느냐?” 하고 물으니 “성경은 있으나 주일마다 절수만 한 조목씩 빼어주고 거룩한 성경을 교인들에게는 주지 않고 신부만 가진다.” 하였다. 그리하여 본인이 말하기를 “천주교인도 사람이오, 우리도 사람인데 다 같은 사람으로서 성경 말씀에 위반되어서야 어찌 구령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여기에 의심이 나서 천주교인을 만나 질문을 해보겠다 하니 “무슨 말씀이오. 내가 다 아는데 물어볼 필요가 없소.” 하였다. 그러나 나는 천주교인을 꼭 만나기를 원하다가 어떤 길에서 천주교인 두 사람을 만났다. 한 분은 척당인 이명선 요셉 씨요, 또 한 분은 마산 본당 목 신부님 아래 전교회장인 이 마리아 여사였다.
십 리 동안 걸어오면서 토론하다가 갈림길에서 남은 말을 토론하고 있을 때 목사가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 말하기를 “배정효 형님, 무슨 이야기입니까? 그만 갑시다.” 하였다. 본인이 “여기 있는 이가 천주교인인데 질문합니다.” 하니 목사 말이 “캐어물을 필요가 없으니 같이 갑시다.” 하였지만 “목사님은 먼저 가시오.” 하고 남은 말을 마친 후에 책 네 권을 얻어 왔다.
한 권은 「사사성경」(四史聖經 : 1910년 간행된 한글번역 4복음서)이요, 한 권은 「천주교 교리문답」이요, 한 권은 「진교사패」(眞敎四牌 : 가톨릭교가 참된 종교임을 나타내는 네 가지의 다른 이름, 곧, 오직 하나인 교회, 공변된 교회, 가장 거룩한 교회, 사도들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교회를 이른다.)요, 한 권은 「루터 실전」이었다.
이 책들을 읽어 보기 위하여 두 주일이나 교회에 나가지 않고 책만 읽고 있으니 장로교회에서 야단이었다. 우리 교회의 열렬한 신자 배정효가 만약 천주교회로 개종한다면 다른 교우도 또 이끌 모양이니 큰일 났다고 하여 전도 갔던 웅변가 배 장로를 칠십 리의 먼 길에도 불구하고 전화로 부르고 안 장로와 열렬한 강 목사 등 3인이 함께 와서 토론이 일어났다. 저녁식사 후에 다시 토론이 일어났다.
“목사님, 예수께서 당신 교회를 반석 위에 세우셨다니 어떤 교가 최초로 세우신 참교입니까?”
“우리 예수 장로교가 먼저 섰습니다.”
“전일에 천주교에서 성경을 위반한 고로 루터가 이 예수교를 새로 따로 세웠다 하더니 여기서는 목사님이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까?”
“아니오. 우리 장로교가 먼저 섰습니다.”
“목사님, 성경에 말씀하시기를 마귀는 거짓말의 아비라 하였으니 목사님이 감언이설을 하면 어떻게 될 것입니까?”
목사가 말문이 막혀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리고 요한복음 10장 1절에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하셨으니 루터는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간 자가 아닙니까?”
(내심은 양심가책이 되는지 횡설수설하면서) “천주교는 우상숭배교요. 무엇이든지 나를 위하여 만들지 말라 하셨는데 절과 같이 부처를 만들어 놓고 절을 하니 그래서야 천당 못 갑니다.”
“장로교에서는 성경만 믿는다 하니 성경에 강생 후 천오백 년 동안은 믿어도 천당 못가고 천오백 년 후 루터라는 이가 나서 천주의 뜻대로 천당 갈 것이라고 기록된 성경 구절이 있습니까?”
“……?”
“예수께서는 최초부터 공심판 때까지 예언하신 말씀이니 변치 못할 말씀이오, 내가 이 두 교회의 교리를 연구 판단한 후라야 결정할 모양이니 나를 권하지 마시오. 이 일에는 안면도 인정도 금전도 다 소용없고 영혼 생명의 중대한 문제이니 다시 나를 찾지 마시오.”
토론을 마치고 나니 새벽 세 시였다. 그러니 열 시간 동안이나 쟁론하였다. 더욱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하여 마산 목 신부님께 세 차례나 걸어 다니면서 40리 길을 3개월간이나 왕래하여 자세히 상고한 후에 천주교회로 귀정하여 영세 입교하니 때는 갑술년, 즉 1934년 3월이었다.
입교한 지 삼 년 만에 회장 직무를 맡기니 농촌 무식꾼이라 이행키 어렵다 하나 대구 안 주교께서 회장 임명서를 내리셨으므로 어찌할 수 없어 책임을 지니 당시 교우의 수는 불과 이십여 명이었다.
12년 후부터 열심한 회장이 새로 나고 해방 후에 본당이 되어 지금은 교우 수가 천여 명이나 되니 씨가 옥토에 떨어져 칠십 배나 된 셈이니 천주께 무한히 감사하는 바이다.
1954년 9월 24일
빈첸시오
'나는 왜 천주교로 개종하였는가?-개종실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8. 진정한 종교와 권위의 필요 - 장로교 영수의 아들 김한규 (0) | 2023.11.20 |
---|---|
9. ‘믿음으로만’은 캄플주사 - 복음교회 목사 서창제 (0) | 2023.11.20 |
11. 성경을 더 연구하러 - 평양고등성경학교 졸업생 홍은순 (0) | 2023.11.20 |
12. 눈을 빼고 손을 끊으라! - 감리교 총이사 정춘수의 미망인 임눌이 (0) | 2023.11.20 |
13. 천주교회의 세계적 일치성의 권위 - 감리교 목사 한인수 (0) | 2023.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