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6권
17장
피조물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뜻의 생명.
‘피앗’ 안에 사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차이.
1929년 6월 19일
1 내 하찮은 마음이 ‘거룩하신 피앗’ 안을 돌아다니다가 그 황홀한 빛의 감미로운 매력을 느끼면서 혼자 속으로 ‘내 보잘것없는 영혼 안에 있는 이 '거룩하신 뜻'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이르셨다.
2 “딸아, 너는 내 거룩한 의지의 감미로운 매력을 느끼며 살고 있으니 실로 복된 사람이다. 너는 알지 못하느냐? 내 뜻이 피조물을 차지하면 그 사람 안에 내 뜻의 활동적인 생명을 형성하여, 그 자신 안에서와 같이, 다스림을 받는 그 사람 안에서도 활동한다는 것을?
3 내 뜻은 또한 여왕보다 더 당당하게 만물을 거느리면서 피조물의 작음 안을 그 빛으로 확장하고, 내 뜻 자신 안에 인간적인 뜻을 끌어당기기 위한 감미로운 매력을 형성한다. 내 뜻의 생명을 더욱 자유롭게 기르기 위함이다.
4 그리고 내 ‘피앗의 신적인 생명’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 네가 끝날 줄 모르는 한 행위를, 절대 꺼지지 않는 빛과 항상 불타는 사랑을 내적으로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다.
5 나의 ‘의지’ 안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그들은 내적으로 ‘신적인 생명’의 단절과 그들 행위의 파탄을 느낀다. 그들의 의지가 계속적인 빛에 싸여 있지 않은 까닭에 자기 자신을 어떤 때에는 이렇게 다른 때에는 저렇게 느끼는 것이다.
6 그들의 의지가 계속적인 빛에 싸여 있다면, 이 빛이 상냥하게 그들을 기르며 매혹할 것이고, 그렇게 내 의지의 상냥함을 실감하고 나면 인간적인 방식으로 활동하게 될 현장에는 숫제 들어갈 마음이 없을 것이다. 그 반면 내 의지 안에서 살지 않으면, 빛을 느낀다고 해도 이따금 느낄 따름이다.
7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은, 언제나 태양 아래 머물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의 빛은 결코 끝나지 않을 뿐더러 꺼지지 않기 위해 계속 공급을 받을 필요도 없다. 태양 아래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그러므로 빛이 비 오듯이 계속 자기 위에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8 그런데 이 빛은 감탄할 만한 효과를 내포하고 있어서 사람은 그 감미와 향기, 다채로운 색깔과 빛살들로 스스로를 먹여 기른다. 그러기에 태양의 생명 자체가 그 자신 안에 형성되고 있음을 감지한다.
9 한편 내 뜻 안에서 살지 않는 사람은, 비록 악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세상의 빛 아래에서 사는 사람으로 상징된다. 이 빛은 그 감미로운 매력을 이룰 힘도 능력도 없는 빛이어서 빛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사람을 덮어 가리지도 못한다.
10 그것은 또한 매우 자주 꺼지곤 한다. 본디부터 지속적인 자기 부양력을 타고나지 않아서 공급을 받지 않으면 빛이 꺼지고 마는 것이다. 게다가 또 사람이 만든 빛은 감미도 색깔도 향기도 없기 때문에 그 빛의 생명이 자기 안에 형성되고 있음을 느낄 수도 없다.
11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이처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12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과 내 하찮은 영혼의 선익이 되기를 빌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