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1923년 4월 20일
하느님 뜻의 나라가 땅에서도 다스리시리니,
한 동정녀에게서 구원 사업이 시작되었듯이
또 한 동정녀를 통해 이 나라가 도래하리라.
1. 앞의 말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노라니 내 보잘것 없는 정신이 하느님 뜻의 바다에 잠겨 익사 중인 느낌이었다. 사실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말씀들이 많고, 또 많기 때문에 제대로 정돈할 수 없어서 문맥도 통하지 않게 글로 옮길 것만 같은 말씀들도 있다.
2.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내가 글을 쓰기만 하면 이런 나를 참아 주실 듯하다. 글을 쓰지 않으면 이렇게 나무라시곤 하니 말이다.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라. 이는 비단 너만이 아니고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말이다.”
3. 한데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이 삶의 방법이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당신 구원 사업의 선을 능가할 만큼 큰 선을 가져올 획기적인 새 기원(紀元)이 되는 것 – 이것을 예수님께서 그토록 간절히 원하신다면 오히려 교황에게 말씀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4. 교황은 교회의 우두머리로서의 교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천상 가르침을 알림으로써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신속히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류에게 이 위대한 선을 가져올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5. 혹은, 다른 어떤 사람이라 하더라도 직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을 용이하게 진척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난하고 무지하고 이름도 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이 위대한 선을 알릴 수 있겠는가?’
6. 그러자 예수님께서 한숨을 쉬시며 나를 더 세게 꼭 껴안아 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7. “내 지고한 의지가 끔찍이 아끼는 딸아, 순결하고 이름 없는 영혼들 안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나의 통상적인 방법이다. 그들은 날 때부터 동정일 뿐만 아니라 감성과 마음과 생각에 있어서도 동정인 영혼들이다.
8. 왜냐하면 참된 동정성은 신성의 투영(投影)이기 때문이고, 홀로 나의 이 그림자 안에서만 내가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가장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 내가 구원 사업을 하려고 왔던 시대에도 대사제와 교권을 지닌 지도자들이 있었으나 나는 그들에게 가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나의 이 그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이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었던 한 동정녀를 간택했던 것이다.
10. 그리고 참된 동정성이 나의 투영이라고 하는 것은, 거룩한 질투가 그 이름 없는 동정녀를 택함으로써 오직 나만을 위한 사람이기를 바라며 다른 모든 이들에게는 알려지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11. 이와 같이 이 천상적 동정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 자신은 구속 사업을 모든 이에게 알리기 위한 내 길을 감으로써 나를 알렸던 것이다.
12. 하물며,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은 얼마나 더 위대한 일이냐! 그러므로 이 영혼 (곧 너)의 외관을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 그만큼 더 많이 덮어 가리려고 하는 것이다.
13. 그런데 네가 말한 그 사람들은 이미 알려져 있는 인물들이기에 거룩한 질투가 그를 계속 지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이들에게서) 어떻게 하느님의 그림자를 볼 수 있겠느냐?
14. 게다가 나는 나를 기쁘게 하는 사람들을 택한다. 인류를 돕기 위해서 두 명의 동정녀가 오도록 정해졌으니, 한 사람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함이요, 또 한 사람은 나의 뜻이 땅을 다스림으로써 인간에게 현세적인 행복을 주고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이 결합하여 오직 하나의 뜻이 되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하여 인간 창조의 목적이 완전히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15.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알리는 길을 트는 일에 마음을 쓰겠다. 내가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나의 뜻이 그 중심점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 그리하여 이 뜻의 생명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그 안에 거처할 수 있는 최초의 사랑을 얻는 일이다. 그 나머지 일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니 말이다.
16. 이런 이유로 너에게, ‘끊임없이 나의 뜻 안으로 날아올라라.’ 하고 늘 말하곤 하는 것이다. 인간의 뜻 안에는 나약과 격정과 비참이 들어 있어서 나의 영원한 의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장막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죄들도 있다면, 이것이 하느님과 인간의 뜻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것이다.
17. 그리고 나의 ‘피앗'(Fiat)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다스릴 수 없는 것은 바로 이것이 (곧 인간의 뜻이) 그것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18. 그러므로 너에게 맡겨진 일은 이 장막들을 찢어 버리는 일이요, 이 장벽들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들을 내 뜻의 힘으로 단 하나의 행위가 되게 하고, 그 행위들을 굴복시켜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발치로 가져와서 나의 뜻과 동일한 아버지의 뜻에 의해 입맞춤과 날인을 받게 하는 일이다.
19. 이처럼 한 인간이 인류 가족 전체를 아버지의 뜻으로 뒤덮고 있는 것을 보시면, 아버지께서는 그에게 마음이 끌리고 즐거워지시어, 그를 통해 당신의 뜻이 땅에 내려오게 하시고,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다스리게 하실 것이다.”
“내 지고한 의지가 끔찍이 아끼는 딸아,
순결하고 이름 없는 영혼들 안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나의 통상적인 방법이다.
그들은 날 때부터 동정일 뿐만 아니라 감성과 마음과 생각에 있어서도 동정인 영혼들이다.
이와 같이 이 천상적 동정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 자신은 구속 사업을 모든 이에게 알리기 위한 내 길을 감으로써 나를 알렸던 것이다. 하물며,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은 얼마나 더 위대한 일이냐! 그러므로 이 영혼 (곧 너)의 외관을 지극히 평범한 것들로 그만큼 더 많이 덮어 가리려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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