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나 믿음을 굳세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이요한 십자가의 요한 신부님

Skyblue fiat 2015. 9. 11. 09:11

 

[성 토마스 사도 축일] (2015-07-03)

덕신성당 주임, 이요한 십자가의 요한 신부님 강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요한 20,24-29

 

토마스 사도는 오늘 복음에서 들었다시피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나서 나타나셨을때 함께 있지 않았죠. 왜 함께 있지 않았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도망을 갔을 수도 있고 예수님을 찾아다녔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기적들과 세 번이나 걸친 ‘사후에 내가 부활할거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라자로까지 살리시는 그런 기적을 봤지만, 믿기에는 사실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죠.

 

앞의 복음서의 다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이 죽일려고 한다고 하는 얘기를 듣자 토마스는 “우리도 같이가서 주님과 함께 죽읍시다” 한 약간 좀 다혈질... 그래서 못믿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사실 이 사도들의 믿음이 우리에게 계속 전달되는 겁니다.

 

성당의 우리 주일학교 학생들 중에 몇몇이 미사중에 예수님을 봤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당연히 보는게 전혀 이상한 게 아니죠. 왜냐하면 미사중에 당연히 주님께서 이 자리에 현존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보여만 주시면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봤다고 해서 그러면 그 아이들이 과연 앞으로 남들과 다른 신앙생활을 하느냐? 지금까지 여러가지 제 경험에 의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심지어 어떤 경우는 내가 그런 경험이 있었다는것 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고, 그것이 아무런 신앙적인 것하고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경우들을 많이 봤습니다.

 

결국 눈으로 본다는 것에, 듣는다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환시라든지 이런 많은 것들이 실제로 우리가 신앙을 키우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또 그게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것은 봤느냐 보지 않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믿을수 있는 믿음이 중요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보지 않고도 믿는사람은 행복하다.” 결국 봤느냐 안봤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믿을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거라는 거죠. 그렇게 보면 믿는다라는 이 표현에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어떠한 경우에도 나를 보살펴주실것이다’라고 믿는 거죠.

 

이것은 고통과 시련중에서도 믿을 수 있어야 그것이 참된 믿음이 됩니다. 모든것이 다 잘 될때 우리가 믿는 것은 쉽습니다. 그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죠. 진정한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대로 무언가 안되고 모든것이 잘못 되어가는 것처럼 보일때조차도 믿을 수 있어야 그게 믿음이죠. 바로 성모님과 같은 믿음입니다.

 

모든 사도들이 도망을 갔을 때, 성모님만큼은 자리를 지키시면서 믿고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것을 기다리셨죠. 성모님을 구심점으로 사도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이래서 성모님께 대한 믿음이 굉장히 커졌고 성모님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을 때 생겼던 이단이 있죠. 실제로 초대교회 때 성모님을 여신으로 믿었던 그런 이단이 있습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그것이 단죄를 받고 결국 없어졌지만, 그래서 그 이후에 성모님을 너무 인간적으로 보는 개신교 문제에서 가톨릭 교회는 성모님은 여신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범한 인간도 아니고 그 중간점에 위치를 찾기 위해서 많은 성인들이 성모님을 어떻게 공경해야 되는지 가르치셨죠.

 

 그러면 토마스 사도의 일과 성모님을 비교해 봤을때 ‘아, 믿음이라는 것은 시련을 결국 통해서만 확인된다’는 겁니다. 토마스 사도도 자신이 지금 믿지 못하는 그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있었을 때 예수님께서 그것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주셨죠. 그처럼 우리에게도 분명히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겁니다. 그럼 그 기회를 우리가 제대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아, 주님께서는 분명히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신다.’ 그런데 문제는 그 믿음을 굳세게 해주는 기회를 내가 제대로 눈치를 챌 수 있는가! 그래서 바로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겁니다.

 

정말 “주님의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 형제 자매님들께 평화가 함께 하셔서 주님께서 주시는 그 기회, 나의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해주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 잡으시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