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6)
요한 복음 3장 16절에서 21절까지는 하느님께서 외아들을 보내신 이유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그를 믿는 사람으로 하여금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함이란
사실과, 그를 믿지 않는 사람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구원과 심판에 대한 진리가 선명하게
비교된다.
한마디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밝혀진다.
특별히 이중에서 요한 복음 3장 16절이 외아들을 보내신 하느님의 지극하신 사랑을 가장 잘
드러내므로, 사람들은 '작은 복음' 혹은 '복음서 안에 있는 복음'등으로 부른다.
여기서 '너무나'에 해당하는 '후토스'(hutos; so)는 '이렇게', '이와 같이' 등을 뜻하는 부사로서
하느님께서 세상에 대해 나타내신 사랑의 분량과 정도를 지시하는데, 원문에서는 이 단어가
문장의 서두에 나와 하느님의 사랑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신'에 해당하는 '에가페센'(egapesen; loved)의 원형은 조건없는 사랑,
영적인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agape)의 동사형인 '아가파오'(agapao)이다.
희랍어로 번역된 구약 성경인 70인역(LXX)에서는 사랑을 나타내는 가장 일반적인 히브리어 단어
'아헤브'(aheb)를 거의 다 '아가파오'(agapao)로 번역했다.
히브리어 '아헤브'(aheb)에 나타난 사랑의 강도는 당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애정을
말한다.
한편, '세상'으로 번역된 '코스몬'(kosmon; world)은 일차적으로 '인류'를 가리켜 쓰였지만,
특히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을 얻게 될 교우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 구약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의 대상은 선민 이스라엘에게만 해당된다는
고정관념은 예수님의 이러한 선포를 통해서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다.
사랑을 본질로 하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상과 유사성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당신의 신성(神性; 천주성)에 참여하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의 지성으로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자유의지로 그것을 실천하는
계명 준수를 통항 영생(永生)의 길이었다.
하지만 아담 안에서 모든 인류가 죄를 지어서 하느님의 신성(神性)에 참여하는 길이
막혀 버린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인류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있지만, 본질이 사랑이신지라 인류의 죄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당신의 거룩하고 공의로운 마음을 풀기 위해서 당신과 위격과 레벨이
같으신 무죄(無罪)하신 외아들을 사람이 되게 하셔서 십자가 죽음을 통해 인류의 죄를
대속(代贖)하게 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며(회개), 십자가에서
마지막 피 한방울, 물 한방울을 쏟기까지 자신을 사랑한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사람(믿음)은
누구든지, 성령 안에서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는 구원(救援)과 영생
(永生)의 길을 열어 주신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사랑에서 비롯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마치 우리를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하시는 분처럼 여겨진다.
그분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행동하고 계심이 예수님께서 천국의
영광스런 옥좌를 버리시고 비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사건, 특히
십자가상 죽음의 사건에서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에 해당하는 '파스 호 피스튜온 엔 아우토'(pas ho pisteuon
en auto; whoever believes in him)는 앞선 요한 복음 3장 15절에서도 반복되는데,
여기에 중요한 진리가 담겨져 있다.
새 성경에서 '누구나'로 번역된 '파스'(pas)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지적되는 대상의 종류에 속하는 것을 모두 다 포함하는 '전체', '전부'의 의미이다.
둘째는 지적되는 대상의 각각의 '개체'를 강조한다.
그러니까 이 단어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예외없이 구원을 받는다는 보편적인 사실과 더불어,
구원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믿는 사람'에 해당하는 '호 피스튜온'(ho pisteuon)에서 '믿는'으로 번역된
'피스튜온'(pisteuon)은 현재 시제이므로 동작의 계속이나 반복을 의미한다.
이것은 구원에 이르는 진실한 믿음은 매일 매 순간 삶의 전과정에서 연속되는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에게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것이지, 혹자가 생각하듯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단 한 번의 고백이 영원한 효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세상'이란 말은 '인류 전체'를 가리킬 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을 지칭하는 용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되 개인적으로 사랑하시며, 마치 사랑할 사람이 단지 '나'
한 사람밖에 없는 것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이 세상 전체를 사랑하시지만, 그 사랑은 또한 철저히 개별적
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멸망하지 않고'
'멸망하지'에 해당하는 '아폴레타이'(apoletai; shall perish)는 '아폴뤼미'(apollymi)의
부정(不定) 과거 가정법 중간태이다.
희랍어에서 능동태는 동작 자체를 강조하지만, 중간태는 동작의 주체를 강조하며
동작과 주어를 보다 밀접하게 연결시켜 준다.
말하자면, 이 문구는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이신, 바로 그 하느님의 목적이
잘 함축되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성부 하느님께서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믿어서 '아폴레타이'(apoletai)에
이르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신 것이다.
'아폴뤼미'(apollymi)는 '파괴되다', '멸망하다', '죽는다'는 뜻인데, 희망의 단절과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나타내며, 예수 그리스도 밖에 있는
모든 이들의 처지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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