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 141

643. 가말리엘이 그리스도인이 되다

643. 가말리엘이 그리스도인이 되다 1951. 11. 1. 몇 년이 더 지났음이 틀림없다. 요한이 성숙한 어른처럼 보이고, 체격이 더 건장해지고, 얼굴이 더 원숙한 모습을 띠고 있고, 머리카락과 수염의 빛깔이 더 짙어졌기 때문이다. 마리아께서는 길쌈을 하고 계신다. 그 동안에 요한은 겟세마니의 작은 집 부엌을 정돈하고 있는데, 그 벽들은 최근에 하얗게 회칠되어 있고, 걸상들, 문, 등잔받침대로도 쓰이는 겹쳐진 선반 따위의 목제 물건들은 전혀 바뀐 것 같지 않다. 그분의 모습은 신선하고, 평온하다. 그분의 아드님의 죽음과 그 아드님의 하늘로의 귀환,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최초의 박해들로 인한 고통으로 그분의 얼굴에 남겨졌던 모든 흔적들은 사라졌다. 시간은 이 상냥한 얼굴에 그 자취들을 남기지 못했고..

644. 베드로가 요한과 대화하다

644. 베드로가 요한과 대화하다 1951. 11. 4. 베드로와 요한은 중천에 높이 떠 있는 보름달이 환히 비추는 시몬의 집 옥상에 있다. 그들은 모든 문들이 닫혀 있고 조용한 라자로의 집을 가리키며 작은 소리로 말하고 있다. 그들은 옥상 위에서 왔다 갔다 하며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토론은 더 활발해지고, 처음에는 억제되었던 그들의 목소리들이 더 높아지고 아주 분명해진다. 베드로가 주먹으로 난간을 치며 외친다. “그런데 자네는 우리가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나? 나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네에게 말하고 있네. 그러니 내 말을 듣고 고집부리지 말게. 내가 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좋아. 이건 비겁하고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교회에 해가 될 몰살을 ..

645. 복되신 동정녀의 복되신 별세

645. 복되신 동정녀의 복되신 별세 1951. 11. 21. 마리아께서는 그분께서 혼자 계시는 높은 옥상 위의 작은 방 안에서 온통 흰옷을 입고 계신다. 그분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도, 그분의 목덜미에서 채워져서 등으로 흘러내린 겉옷도, 그분의 머리를 감싸고 있는 아주 얇은 베일도 모두 희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옷들과 그분께서 항상 보존해 오신 예수의 옷들을 정리하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가장 좋은 것들을 고르시는데, 그것들은 거의 없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옷들 중에서는 그분께서 칼바리아에서 입으셨던 옷과 겉옷을 꺼내시고, 그분의 아드님의 옷 중에서는 예수께서 여름날들에 입곤 하셨던 아마포 튜닉과 겟세마니에서 발견된 겉옷을 꺼내시는데, 그것에는 예수께서 그 무서운 시간에 흘리셨던 피와 피땀의 얼룩이 아직..

646. 성모님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 of Our Lady)

646. 성모님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 of Our Lady) 1951. 12. 8. 며칠이 지났을까? 그것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시신 주위에 화관을 이루고 있는 꽃들로 판단하자면 몇 시간만 지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싱싱한 꽃들이 달려 있는 올리브 가지들로 판단하자면 잎들이 이미 시들었고, 궤 뚜껑 위에 유물들처럼 놓여 있는 다른 꽃들이 시들어 있는 것을 보고 판단하자면 이미 며칠이 지났다고 결론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의 몸은 그분께서 숨을 거두실 때와 똑같다. 그분의 얼굴이나 작은 손들에 아무런 죽음의 흔적이 없다. 방안에는 불쾌한 냄새가 전혀 없다. 반대로 백합꽃들, 장미꽃들, 은방울꽃들, 여러 가지 산초들이 모두 섞인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방안의 공기 중에 감돌고..

647. 복되신 동정녀의 별세, 몽소승천 그리고 충실함에 대하여

647. 복되신 동정녀의 별세, 몽소승천 그리고 충실함에 대하여 1948. 4. 18.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죽었었느냐? 그렇다. 만일 너희가 죽음을 영의 고상한 부분의 몸과의 분리를 죽음이라고 부른다면 말이다. 아니다. 만일 너희가 죽음을 살리는 영혼의 몸과의 분리, 더 이상 영혼이 살리지 않는 몸의 부패, 그리고 그 전에 음울한 무덤을, 그리고 이 모든 것들보다 죽음의 고통으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내가 어떻게 죽었느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어떻게 땅에서 하늘로, 먼저 나의 죽지 않는 부분으로, 그 다음에는 죽을 수 있는 부분으로 건너갔느냐? 죄의 얼룩을 알지 못했던 여인에게 합당하게 말이다. 그날 저녁 안식일의 휴식이 이미 시작되었었고, 나는 요한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예수와 그의 일..

585. 라자로와의 작별 (예수님의 유언-라자로에게)

585. 라자로와의 작별 1945. 3. 2. 예수께서는 베타니아에 계신다. 지금은 저녁, 평온한 4월의 저녁이다. 연회실의 넒은 창들을 통하여 꽃이 만발한 라자로의 정원이 내다보이고, 그 너머로는 가벼운 꽃구름 같은 과수원이 보인다. 신록의 향기, 유실수 꽃들, 장미꽃들과 다른 꽃들의 새콤달콤한 향기가 문의 커튼들을 펄럭이게 하고 중앙 샹들리에의 불빛들을 깜박이게 하는 저녁 미풍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와 막달라 마리아가 그녀의 예수께 발라드린 연고에 아직 남아 있는 희귀한 향기에 섞여 있는 월하향, 은방울꽃, 재스민의 강한 향기와 합쳐진다. 그분의 머리카락은 도유로 인하여 아직도 어둡게 보인다. 시몬, 베드로, 마태오, 바르톨로메오는 여전히 방안에 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심부름들을 갔는지 여기 없다..

586. 유다가 산헤드린의 우두머리들을 만나러 가다

586. 유다가 산헤드린의 우두머리들을 만나러 가다 1947. 3. 29. 유다는 밤중에 카야파의 시골별장에 도착한다. 달은 그를 위하여 길을 비춰줌으로써 암살자의 공범으로 활약한다. 유다는 그곳 성 밖의 그 집에서 자기가 찾고 있는 사람들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시내로 들어가려고 애쓰며 성전으로 갔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작은 언덕의 올리브 나무들 사이로 올라가고 있다. 그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더 안심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밤이고, 그래서 어둠과 늦은 시간이 모든 가능한 불의의 사태로부터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시골길은 파스카를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자들의 혼잡한 무리들로 종일 분주했지만, 지금은 ..

587.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587.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 1945. 3. 3. 예수께서는 꽃이 만발해 있는 과수원들과 올리브 밭들 사이로 걸어가고 계신다. 올리브 나무의 은빛 잎들도 꽃들처럼 보인다. 그 잎들은 이슬로 덮여 있는데, 부드럽고 향기로운 미풍에 잎들이 흔들림에 따라 그 위의 이슬들은 새벽의 이른 햇살 아래에서 떨리고 있다. 나뭇가지 하나하나가 보석 세공사의 작품과도 같아 그것들을 보는 사람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이미 초록빛 잎들로 뒤덮인 아몬드 나무들은 다른 유실수들의 흰빛 분홍빛 무더기로부터 두드러져 보이고, 포도나무들이 그것들 아래에서 최초의 연한 새잎들의 톱니 꼴의 잎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잎들이 어찌나 반짝이고 매끈한지 그것들은 아주 얇은 에메랄드 조각들이나 귀중한 비단처럼 보인다. 저 높이 ..

588. 예루살렘 입성

588. 예루살렘 입성 1947. 3. 30.(종려주일)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너는 1945. 3. 3.자의 환시 ‘베타니아에서 예루살렘으로’를 여기 삽입해라. 그리고 지금 보아라!” 예수께서는 알패오의 요한과 야고보가 그분의 어머니께 와서 “당신의 아드님이 오십니다” 하고 말씀드리자 일어나신 그분의 어머니의 양어깨를 한 팔로 안으신다. 그 다음에 요한과 야보고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오고 있는 그들의 동료들과 합류한다. 그 동안에 토마스와 안드레아는 나귀와 나귀새끼를 찾아 예수께 데려오려고 벳파게 쪽으로 달려갔다. 예수께서는 여자들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우리는 시내 가까이에 와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들어가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나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고 권합니다. 나보다 먼저 시내로 들..

589. 종려주일 저녁

589. 종려주일 저녁 1945. 3. 4. 예수께서는 그분의 사도들과 함께 조용한 올리브 산에 계신다. 만월의 포근한 저녁이다. 그들은 올리브 밭에 자연적으로 계단들처럼 형성된 곳의 첫 번째 계단들에 앉아 있다. 그곳은 겟세마니의 초입에 있는 공터를 마주보고 있다. 키드론 개울의 물이 바닥의 조약돌들에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는 개울이 독백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상한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만이 들려오고, 미풍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 말씀하고 계신다. “오늘 아침의 개선 후에 너희의 영혼들은 매우 달라졌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너희의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해야 할까? 오! 그렇다! 인간적으로 말하면 너희의 마음은 편안해졌다. 너희는 내 말로 인하여 떨면서 시내로 들어갔었..

590. 파스카 전 월요일 낮.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와 악한 농부의 비유

590. 파스카 전 월요일 낮.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와 악한 농부의 비유 1947. 3. 31. 예수께서는 저기 올리브 산 위 탁상지에 있는 어느 갈릴래아 사람의 천막에서 일찍 나오신다. 그곳에는 거룩한 명절들의 시기에 수많은 갈릴래아 사람들이 모인다. 그 들판은 천막들, 나무들, 언덕들, 저 아래 바닥에서 잠들어 있는 시가를 은백색 빛으로 감싸고 있는 달빛을 받으며 온통 잠들어 있다. 예수께서는 천막들 사이로 자신 있게 소리 내지 않고 지나가신다. 그분께서는 야영지에서 나오시자 가파른 오솔길을 따라 겟세마니를 향하여 빨리 내려가 그곳을 가로질러 거기서 나오신 다음 달을 향하여 노래하는 은빛 띠 같은 키드론 개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성문에 이르신다. 닫힌 성문들에 대한 야간경비는..

591. 파스카 전 월요일 밤. 겟세마니에서 사도들에게 주신 가르침들

591. 파스카 전 월요일 밤. 겟세마니에서 사도들에게 주신 가르침들 1945. 3. 6. 저녁에 예수께서는 아직 올리브나 밭에 사도들과 함께 계신다.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또 하루가 지났구나. 지금은 밤 시간이고, 그 다음에는 내일이고, 그 다음에는 모레고, 그 다음에는 파스카 만찬이다.” “나의 주님, 우리는 어디서 만찬을 먹게 됩니까? 올해는 여자들도 있습니다.” 필립보가 여쭙는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마련하지 못했는데, 시내는 초만원입니다. 이스라엘 전체가, 가장 먼 지방의 개종자들에 이르기까지 의식을 행하려고 것 같습니다.” 바르톨로메오가 말한다. 예수께서는 그를 바라보시며 마치 시편이라도 읊듯이 말씀하신다. “모여라. 서둘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바치려는 내 희생 제물을 향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