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시 248

59.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어머니를 만나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9. 예수께서 베다니아에서 어머니를 만나시다. 올리브동산을 베다니아와 연결하는 그늘진 길로 – 올리브동산의 푸른 지맥(支脈)이 베다니아의 들에까지 이른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라자로의 도시까지 빨리 걸어가신다. 아직 시내에 들어가지 않으셨는데, 사람들은 그 분을 알아보고, 자발적인 사자(使者)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알린다. 그 덕택으로 한편에서는 라자로와 막시민이 달려오고, 또 한편에서는 이사악이 티몬과 요셉과 같이 달려오고, 또 다른 방향에서는 마르타가 마르첼라와 같이 오는데,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기 위하여 몸을 구부리려고 베일을 젖힌다. 곧 뒤이어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리아 살로메가 달려와서 선..

그리스도의시 2022.11.25

58. 봉헌하는 시간에 성전에서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8. 봉헌하는 시간에 성전에서 베드로는 아버지의 자격으로 야베의 손을 잡고 성전 경내로 들어올 때 정말 엄숙하다. 어떻게나 몸을 꼿꼿이 가누고 걷는지 키가 더 커보이기까지 한다. 뒤에는 다른 사도들 모두가 떼를 이루고 따라간다. 예수께서는 성전에 들어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 엔도르의 요한과 밀도있는 토론을 하시느라고 맨 뒤에 오신다. 베드로는 그의 피보호자에게 묻는다. “너는 여기 와 본 적이 있니?” 그러니까 그 아이는 대답한다. “아버지, 내가 태어났을 적에 왔어요. 그렇지만 기억이 안 나요.” 그러니까 베드로는 기꺼이 웃는다. 베드로가 그 말을 동료들에게 되풀이하니까 그들도 솔직하게 또는 교활하게 이렇게 말하면서 웃는다. “너는 ..

그리스도의시 2022.11.19

57. 게쎄마니에서 지낸 안식일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7. 게쎄마니에서 지낸 안식일 안식일 아침 나절 대부분을 피로한 육체를 쉬게 하고, 여행으로 먼지투성이가 되고 구겨진 옷을 다시 정리하는 데 보냈다. 빗물이 가득 찬 게쎄마니의 커다란 빗물받이 웅덩이와 요사이 내린 비로 물이 불어서 거품을 내며 돌 위로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키드론 개울에는 물이 하도 많아서 정말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순례자들은 차가운 것을 견디며 하나씩 물속에 몸을 담근다. 그리고 발 끝에서 머리 끝까지 새로 옷을 입고, 급류의 물보라로 머리카락이 아직 착 달라붙은 채 빗물받이 웅덩이에서 물을 떠서 옷을 빛깔에 따라 분류해서 담아놓은 대야들에 붓는다. “오! 잘한다!” 하고 베드로가 만족해서 말한다. “여기 이렇게 ..

그리스도의시 2022.11.13

56. 베롯에서 예루살렘으로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6. 베롯에서 예루살렘으로 날씨는 비가 올 것 같다. 베드로는 돌아온 아이네아스(그리이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 피난갈 때에 아버지를 업고 갔다고 해서 야베를 업고 가는 베드로를 아이네아스에 비교한 것이다.)같이 보인다. 아버지를 업고 가는 대신에 베드로의 겉옷으로 푹 둘러싼 어린 야베를 어깨에 올려놓고 있다. 야베의 작은 머리가 베드로의 반백의 머리 위에 나타난다. 베드로의 목에는 어린 아이의 팔이 감겨 있는데, 베드로는 습지를 철벅거리고 걸어가면서 웃고 있다. “이런 꼴은 면할 수도 있었는데.” 하고 가리옷 사람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와 땅에서 옷에 튀는 물로 인하여 신경질이 나서 투덜거린다. “그야! 우리가 면할 수 있는 것이 많기도..

그리스도의시 2022.11.11

55. 세겜에서 베롯으로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5. 세겜에서 베롯으로 강이 새 지류들의 물을 받아 붇는 것처럼, 세겜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는 덜 중요한 길로 해서 여러 마을들에서 성도로 가는 신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데 따라 길손들이 점점 더 북적거린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것으로 인하여 그 땅 밑에 부모가 묻혀 있는 고향 야산 옆을 지나가면서 그 어린 아이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베드로가 아이의 정신을 딴 데로 돌리게 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산 위에 세워진 실로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지난 다음 맑고 깨끗한 물이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푸르른 계속에서 좀 쉬면서 음식을 먹느라고 오랫동안 걸은 길을 중단한 뒤였다. 그리고 여행자들은 다시 길을 떠나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거의 ..

그리스도의시 2022.11.11

54. 엔간님에서 세겜까지 이틀 동안에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4. 엔간님에서 세겜까지 이틀 동안에 순례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길로 해서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계속하신다. 밤 사이에 소나기가 와서 길이 물에 좀 잠겼다. 그러나 그 대신 먼지가 가라앉았고 공기가 맑아졌다. 밭들은 손질이 잘 된 정원 같다. 그들은 잠시 쉬어서 피로를 회복하였기 때문에 모두 빨리 걷는다. 어린 아이는 새 샌들을 신어서 걷기가 고생스럽지 않다. 오히려 점점 더 신뢰하며 이 사람 저 사람과 재잘거리고, 아버지의 이름이 요한이었고, 어머니의 이름은 마리아였다고, 그래서 요한을 참 좋아한다고 요한에게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나는 다들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성전에 가서 아저씨들을 위해서 그리고 주 예수님을 위해서 많이 ..

그리스도의시 2022.11.11

53. 에스드렐론에서 마젯도를 거쳐 엔간님으로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3. 에스드렐론에서 마젯도를 거쳐 엔간님으로 “주님 저 산은 가르멜산이 아닙니까?” 하고 사촌 야고보가 묻는다. “그렇다. 이것은 가르멜 산맥인데, 제일 높은 봉우리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곳에서도 세상이 아름답겠군요. 선생님은 거기 가보신 적이 없습니까?” “한 번 갔었다. 혼자서. 내가 전도를 시작할 때였다. 그 산 아래에서 첫 번째 문둥병자를 고쳐 주었다. 그러나 엘리야의 일을 상기하기 위해서 함께 가보자 ….” “고맙습니다, 예수님. 선생님은 언제나 그런 것처럼 제 뜻을 알아들으셨군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너를 완전하게 한다, 야고보야.” “왜요?” “그 이유는 하늘에 씌어 있다.” “제게 말씀해 주시지 않겠어요. 하늘에 씌어진..

그리스도의시 2022.11.11

52. 에스드렐론에서 안식일을 지내심. 어린 야베(부자와 거지 라자로 이야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2. 에스드렐론에서 안식일을 지내심. 어린 야베 “오늘 이 지방 농부들에게서 꾼 것을 내일 갚을 수 있게 미케아에게 돈을 넉넉히 주어라.”하고 보통 공동체의 돈을… 관리하는 가리옷의 유다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안드레아와 요한을 부르셔서 제즈라엘에서 오는 한 갈래 또는 두 갈래 길이 보이는 두 지점으로 보내신다. 그런 다음 베드로와 시몬을 부르셔서 도라의 농부들을 맞이하러 가라고 보내시며, 두 소유지의 경계에서 그들을 멎게 하라고 명령하신다. 끝으로 야고보와 유다에게 “먹을 것을 가지고 오너라.” 하시고 말씀하신다. 죠가나의 농부들은 남자, 여자, 어린이가 모두 그들을 따라가는데, 남자들은 작은 항아리 둘을 가지고 간다. 작은 항아리는 말이 ..

그리스도의시 2022.11.09

51. 에스드렐론에 도착하셔서 미케아의 집에 머무르시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1. 에스드렐론에 도착하셔서 미케아의 집에 머무르시다. 예수께서 죠가나의 밭들이 보이는 곳에 이르렀을 때 하늘이 붉어지며 황혼이 시작된다. “이 사람들아, 해가 지기 전에 걸음을 재촉하자. 베드로, 너는 네 동생과 같이 도라의 하인들인 우리 친구들에게 가서 알려라.” “예, 가겠습니다. 아들이 잘 떠났는지 보기 위해서도 가겠습니다.” 베드로가 “아들”이라는 말을 하는 말투는 긴 연설과도 같은 값어치가 있다. 그러면서 그는 간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죠가나의 어떤 농부를 만날까 하고 휘 둘러보시며 더 천천히 걸으신다. 그러나 벌써 이삭들이 다 팬 기름진 밭들밖에 없다. 마침내 포도나무들 사이로 땀투성이의 얼굴이 나타나고, 이어서 “아이고! 복되..

그리스도의시 2022.11.09

50. 나임에서 과부의 아들이 다시 살아나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50. 나임에서 과부의 아들이 다시 살아나다. 제임스 티소 James Tissot(프랑스, 1836-1902). 나임에서 과부의 아들의 부활(La résurrection du fils de la veuve de Naïm), 1886-1896. 회색 종이에 흑연 위에 불투명 수채화, Brooklyn Museum 나임이 예수 시대에는 어느 정도 중요한 도시였던 모양이다. 도시가 크지는 않으나 잘 건조되고 성곽이 둘러쳐져 있으며, 소헤르몬 산맥의 지맥인 낮고 아름다운 야산에 자리잡고 있어, 동북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가는 기름진 평야를 내려다본다. 엔도르에서 보면 분명히 요르단강의 지류인 개천을 하나 건넌 다음에 나임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

그리스도의시 2022.11.04

49. 엔도르에서. 마녀의 동굴에서. 요한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는 펠릭스의 회개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49. 엔도르에서. 마녀의 동굴에서. 요한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는 펠릭스의 회개 다볼산은 이미 지나쳐서 이제는 길손들의 뒤에 있다. 이 산과 맞은 편에 있는 다른 산 사이에 끼여 있는 들판을 건너질러 걸어가면서 일행은 모두가 한 등반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제일 나이많은 사람들은 산에 올라가는 수고를 하지 않으려고 한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정상에까지 올라갔던 것을 기뻐한다. 지금은 꽤 편리한 통행량이 많은 길을 가기 때문에 걸어가기가 쉽다. 그들이 다볼산 비탈에서 밤을 보냈다는 인상을 받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일러서 시원하다. “저기가 엔도르이다.” 하고 말씀하시며 예수께서 저 다른 산들의 무리의 첫번째 지맥(支脈)에 달라..

그리스도의시 2022.10.29

48. 다리케아에서 다볼산을 향하여. 두 번째 과월절 여행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III. 공생활 둘째 해 48. 다리케아에서 다볼산을 향하여. 두 번째 과월절 여행 예수께서는 “이리 돌아오지 않겠다.” 고 말씀하시며 배들을 보내시고, 사도들의 앞장을 서시어 건너편에서 볼 때에는 기름진 땅 같이 보이던 지역을 건너질러 남남서쪽으로 보이는 산을 향하여 가신다. 사도들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황량한 이 지방으로 해서 여행하는 것이 별로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길에는 골풀이 깔려 있어 발에 달라붙고, 갈래들이 우거져 있어 잎에 남아 있던 이슬이 비처럼 머리에 쏟아지고, 나무혹들이 그 단단히 마른 덩어리로 얼굴을 때리고, 흐느적거리는 수양버들 가지들이 사방에 늘어져 간지르며, 단단한 땅에 난 것같이 보이지만 반대로 발이 빠지는 물구덩이를 가리고 있는 음흉한 풀..

그리스도의시 202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