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8권-31-40)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삶은 항구적인 영성체 상태의 삶이다

Skyblue fiat 2014. 10. 26. 02:29

 

 

8권-31,  유혹은 쉽게 물리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격정과 합세한 곳에서는 악마의 힘이 커진다.

1908년 3월 25일

 

1. 평소와 같이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유혹은 쉽게 물리칠 수 있다. 악마는 존재할 수 있는 피조물 중에서 가장 겁이 많은 것이어서 적대적인 하나의 동작이나 한 마디의 멸시, 혹은 하나의 기도로도 충분히 그를 달아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행위들은 그를 한층 더 겁쟁이가 되게 한다. 그러므로 그는 그런 곤혹을 겪지 않으려고, 영혼이 그의 비겁한 소행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며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을 보면 그 즉시 혼비백산하여 달아나 버린다.

 

3. 그런데 영혼이 (유혹을) 쉽사리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유혹만이 아니라 영혼 내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격정이 유혹과 합세하여 그를 억압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영혼은 자유로울 수 없어진다.

격정이 있는 곳에서는 악마의 힘이 커져서 영혼을 놀림감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

 

 

8권-32,  평화로운 영혼은 하느님의 낙이다

1908년 3월 29일

 

1.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는 검은 망토를 쓰신 듯한 모습으로 오셨다. 내게 다가오셔서 그 망토로 나를 덮어씌우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이렇게 검은 망토를 덮어씌우듯이 내가 모든 피조물을 휩쌀 작정이다.” 그리고 그분은 사라지셨다.

 

2. 나는 어떤 징벌로 인해 근심에 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분 없이는 더 이상 지낼 수 없었기 때문에 제발 돌아와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그런데 앞서 보았던 광경이 성가실 정도로 자꾸 뇌리에 떠올랐다.

 

3. 나중에, 기다리느라고 몹시 애를 태운 뒤 그분께서 무슨 음료가 가득 든 잔을 하나 가지고 오셨다. 그것을 내게 좀 마시게 하신 다음 “딸아.” 하고 말씀하셨다.

 

4. “평화로운 영혼들은 나와 같은 식탁에서 먹고 내 잔으로 마신다. 그러면 거룩한 궁수(弓脩)이신 하느님은 오직 그들에게 연달아 화살을 쏘기만 하시는데, 그래도 단 하나의 화살도 허비되지 않는다. 모든 화살들이 - 그 모든 화살들이 사랑에 찬 영혼에게 가서 박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혼은 기절하지만, 거룩하신 궁수는 그분의 화살을 계속 쏘아대신다.

 

5. 이 화살이 영혼을 사랑으로 죽게 하는가 하면, 사랑의 새 생명을 돌려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영혼도 자기의 상처로부터 나온 화살을, 자기에게 그토록 많은 상처를 준 분에게 쏘아보낸다. 그러므로 평화로운 영혼은 하느님의 낙이요, 재미이다.

 

6. 반면에, 이 거룩하신 궁수가 평화롭지 못한 영혼들에게 활을 쏘시면 그 화살들은 헛되이 낭비되고 말아서 그분을 쓰라리게 하는 한편, 악마의 낙과 기호품이 되고 만다.”

 

 

8권-33 피앗 - 성모님께서 지니신 모든 선의 근원

1908년 4월 5일

 

1. 평소대로 계속 앉아 있다가  어느새 나 자신 밖으로 나와서 어느 동산에 있는 것을 알았다. 여기에서 드높은 옥좌에 좌정해 계신 여왕이신 엄마를 뵐 수 있었다. 나는 거기까지 올라가서 그분의 손에 입맞추고 싶은 불타는 열망을 느꼈으므로 애써 기어오르고 있었는데, 그분께서 내 쪽으로 오셔서 내 얼굴에 입맞춰 주셨다. 그분을 뵙는 순간, 공 모양의 빛 덩어리가 그분 안에 있는 것이 보였고 그 빛 속에는 ‘피앗(Fiat)’이라는 낱말이 있었다.

이 낱말에서부터 덕행과 은총과 위대함과 영광과 기쁨과 아름다움 따위 우리 여왕이신 엄마께서 지니신 모든 것의 수없이 많고 다양하며 끝없는 바다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러므로 일체가 그 ‘피앗’에 근거를 두고 있었고, 그분의 모든 선도 이 ‘피앗’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2. 오, 전능하고 열매 푸진, 거룩한 ‘피앗’이여! 누가 당신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말문이 막힙니다. 너무나 위대해서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숫제 입을 다무는 것이 낫겠습니다.

 

3. 나는 놀라움에 잠겨 여왕이신 어머니를 우러러보았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나의 모든 거룩함은 ‘피앗’이라는 말에서 나왔다.  하느님의 뜻으로부터 힘을 얻지 않았다면, 나는 움직일 수도 숨을 쉴 수도 걸음을 옮길 수도 다른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느님의 뜻이 나의 양식이요, 나의 전부였다. 여기에서 내 거룩함과 부유함과 영광과 영예들이 나왔고, 그 모든 것은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신적인 것이었다.

 

5. 이와 같이 영혼이 하느님의 뜻과 하나 되어 이 뜻 안에 녹아들면 들수록 더욱 거룩해지고 하느님께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랑을 받기 때문에 그분의 은혜를 그만큼 더 입게 된다. 이 영혼의 생명은 다름아닌 하느님 뜻의 작품인 까닭이다. 그렇게 영혼이 그분 자신의 것이 되면 그분께서 어찌 사랑하시지 않을 수 있겠느냐?

 

6. 그러므로, 사람은 행하고 있는 일이 큰 일이나 작은 일이냐를 볼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시는지 아닌지를 보아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뜻을 따르지 않은 위대한 행위보다도 당신 뜻을 따르는 사소한 행위를 더 높이 보시기 때문이다.

 

 

 

8권-34,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삶은 항구적인 영성체 상태의 삶이다.

어떤 처지가 하느님의 뜻인가를 판별하는 법.

1908년 4월 8일

 

1. 나는 날마다 영성체를 할 수 없어서 마음이 언짢았는데,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나는 네가 무엇에 대해서든지 언짢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사실, 날마다 영성체를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렇지만 영혼과 나의 그 친밀한 일치는 얼마 동안 계속되겠느냐? 고작 15분밖에 되지 않는다.

 

2. 네가 무엇보다도 관심을 쏟아야 할 일은 너의 뜻이 나의 뜻 안에 완전히 녹아들게 하는 것이다. 나의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나와의 친밀한 일치가 고작 15분이 아니라, 언제나, 언제까지나 지속되기 때문이다. 나의 뜻은 영혼과의 끊임없는 친교이다. 그러므로 나의 뜻을 행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하루에 한 번이 아니라 매 시간 매 순간이 항구적인 영성체가 되는 것이다.”

 

3. 나의 지고하고 유일한 선이신 분께서 오시지 않기 때문에 몹시 괴로운 나날을 보내면서 (산 제물이라는) 내 신원이 어쩌면 하나의 허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 고해사제가 오실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거나 아무 일도 못한 채 침상에 있는 것이, 그것도 여느 때처럼 졸음이 오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있는 것이 얼마나 나를 괴롭히며 못살게 구는지 그 고달픔과 한없이 쏟아지는 눈물로 인해 병이 날 지경이었던 것이다.

 

4. 그래서 신부님에게, 내가 졸리지 않거나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신비 중 하나에 산 제물로서 함께하는 것을 그분께서 기꺼워하시지 않을 경우에는 늘 하던 대로 침상에 앉아서 수작업을 (곧 ‘톰볼로’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그렇게 명령을 내려 주시기를 몇 번이나 애걸하다시피 간청하였다. 그러나 신부님은 계속 단호하게 금지해 왔고, 오히려 한 수 더 떠서, 내가 비록 지고한 선이신 분을 뵙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바로 그 부재와 순명이 주는 극심한 고통 때문에 나의 이 처지를 산 제물의 처지로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늘 순명해 왔지만, 순교적 고통이라고 할 만한 내 마음의 고통이 내게 계속 이렇게 부르짖고 있었다.

 

5. “이것이 허위가 아니라고? 그럼 너의 졸음은 어디로 갔느냐? 산 제물인 너는 어디에 있느냐? 주님의 수난 신비 중 무엇을 겪고 있느냐 말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산 제물인) 체하지 말아라! 일해라, 일해라! 이 거짓 구실이 너를 멸망으로 이끌리라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 그런데도 너는 - 너는 떨리지도 않느냐? 하느님의 무서운 심판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냐? 그토록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너는 단지 영원토록 결코 빠져나오지 못할 너 자신의 지옥만을 파고 있었다는 것을 아직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거냐?”

 

6. 오 하느님 맙소사. 내 마음이 잡아 찢기던 그 고통을, 내 영혼이 고문을 당하는 듯 하던 그 잔혹한 고통을 누가 다 말할 수 있으랴! 나를 짓밟아 뭉개서 아픔의 바다 속으로 던져 넣던 그 고통을! 그러나 ‘순명’은 폭군처럼 나 자신의 뜻을 티끌만큼도 허락해 주지 않았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빌 따름이다. 이와 같이 안배하신 것도 그분의 뜻이기 때문이다.

 

7. 그 지독한 고통의 와중에도 지난밤 여느 때와 같이 있노라니 사람들 몇이 나를 에워싸고 이렇게 말하였다.  “파울라의 성 프란치스코(1416-1507)를 기념하여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과 ‘영광송’을 한 번씩 바치구려, 그러면 성인이 고통 중에 있는 그대가 기운을 차리도록 약간의 음식을 가져올 것이오.” 그래서 나는 그 기도를 바쳤다. 그러는 사이에 성인이 나타나서 작은 빵 한 덩이를 주면서 “먹어요.“ 하였다.

 

8. 그것을 먹고 나자 매우 튼튼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시여, 말씀 좀 드리고 싶습니다.” 하였다. 성인은 아주 친절하게 “말해 보구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소?” 하고 물었다.

 

9. “저는 저의 이 신분이 하느님의 뜻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두렵습니다. 들어 보십시오. 이 병증이 간격을 두고 때때로 나타났던 초기 몇 년 동안에는 우리 주님께서 산 제물이 되라고 저를 부르신다고 여겼고, 동시에 내적인 고통과 상처들도 받았습니다. 외적으로는 (아무 표시 없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그저 발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불길한 징후가 생기는 것은 그것이 (순전히) 저의 환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지는 것입니다."

 

10. 그러자 성인은 어떤 처지가 하느님의 뜻인가를 알게 하는 가장 확실한 표는, 그것이 더 이상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영혼이 알게 되면 언제라도 달리 처신할 각오로 있는 것이오.”하였다.

 

11. 그래도 나는 확신이 서지 않아서 다시 이렇게 덧붙였다. “성인이시여, 제가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지는 않았으니, 들어 보십시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초기 몇 년은 이따금씩 그러했지만 우리 주님께서 지속적인 희생 제물이 되라고 부르신 이래 제가 침상에서만 생활해 온 지 어언 21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누가 저의 이 괴로움에 대해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때때로 그분께서는 저를 떠나시고 고통도 앗아가 버리십니다. 저의 처지에서는 고통이 오직 하나뿐인 충실한 벗인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하느님 없이, 또 고통이라는 저주도 없이 마구 으깨진 상태로 있게 됩니다.... 저의 이 신분이 하느님의 뜻이 아닐지 모른다는 의구심과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12. 성인은 아주 상냥한 어조로 “내가 방금 한 말을 되풀이하거니와 그대가 하느님의 뜻을 알기만 하면 언제라도 그 뜻대로 행할 각오로 있다면 - 그렇다면 그대의 그 처지가 바로 하느님의 뜻인 것이오.하였다.

 

13. 이제 나는 속으로 절감하고 있다. 만일 내가 하느님의 뜻을 분명하게 알기만 하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 거룩하신 의지를 따를 각오로 있다는 것을!

 

14. 그러므로 한결 마음이 차분한 상태로 있게 되었다.

 

15. 주님께서는 언제나 감사를 받으소서!

 

 

8권-35,  영혼 안에 피처럼 순환하는 하느님 뜻의 효과

1908년 5월 3일

 

1. 여느 때의 상태대로 머물러 있었는데 주님께서 내 옆에 계시는 것이 느껴지더니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의 뜻을 준행하는 사람에게는, 피가 몸속에서 순환하는 것과 같이, 내 뜻이 그의 전 존재 속에서 순환한다. 그러므로 그는 나와 줄곧 접촉하고, 나의 능력과 지혜와 사랑 및 나의 아름다움과 줄곧 접촉하면서 내 소유인 이 모든 것에 참여한다.

 

3. 그는 이제 그 자신의 의지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의 의지가 나의 의지 안에 살아 있다. 그러니 나의 뜻이 그의 뜻 안에서 순환하듯이 그의 뜻도 나의 전 존재 안에서 순환하고, 내가 줄곧 그와 접촉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4. 그리고 그가 줄곧 나를 어루만지고 있음을 느끼기에 - 너는 이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 내가 그에 대해 얼마나 큰 사랑을 느끼는지, 얼마나 많은 은혜를 베풀며 내게 청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 주고 싶은지 모른다! 만일 그것을 거절한다면 내가 나 자신에게 거절하는 셈이 될 터이니 말이다.

 

5. 게다가, 어떤 면에서 살펴보건, 그는 내 뜻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내가 원하는 것만을 청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그가 바라는 것이요, 이것만이 그를 행복하게, 또 다른 이들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이 지상보다는 천상에 있는 까닭이다.

 

6. 이와 같이 그로 하여금 천상 복락을 미리 누리게 하는 것 - 이것이 바로 내 뜻이 맺는 열매이기도 하다.”

 

 

​8권-36,  빈자들을 타락시키는 부자들의 악한 표양

1908년 5월 12일

 

1. 평상시와 같이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 주님께 온통 불목 중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평화를 주시기를 기도하였다. 가난한 이들이 부유한 이들을 치고자 하므로 엄청난 소요 사태와 피에 대한 굶주림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2. 내가 보기에 그들은 더 이상 자제할 능력이 없다.  주님께서 손써 주시지 않으면, 앞서 여러 번 언명하신 바 있는 징벌이 이미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3. 그런데 그분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나의 정의는 공정하다. (그래서 말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몹쓸 표양을 먼저 보인 건 부유한 이들이다. 부자들이 먼저 신앙에서 멀어져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성당에 들어가는 것, 미사 참례를 하는 것, 본분을 다하는 것을 수치로 여길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5. 빈자들은 그리하여 독기 있는 불만을 키워 왔다. 그들은 부자들의 몹쓸 표양이라는 독을 섭취하여 더 이상 안에 담고 있을 수 없어졌으니 그들이 받아들인 바로 그 독으로 부자들을 공격하며 죽이기도 하는 것이다.

 

6. 순종이 없는 질서란 없다. 부자들이 하느님에게서 빠져나갔으므로 사람들이 하느님께 반항하고 부자들에게 또 모든 사람들에게 반항하는 것이다.

 

7. 내 의노의 그릇이 가득 찼으니, 내가 더는 그것을 자제할 길이 없다.”

 

 

8권-37,  전쟁과 혁명 사태들을 보다

1908년 5월 15일

 

1. 여느 때와 같이 있던 중 나 자신의 몸 바깥에 나가 있었는데 바로 혁명사태의 와중이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피를 흘리기를 원하면서 갈수록 더 완악해지고 있고, 그래서 주님께 기도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인간이 준비하고 있는 맹렬한 공격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정부를 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교회를 치는 것이다.”

 

2. 그때 내 눈에 도주 중인 지도자들, 감금된 위험이 있어서 달아나려고 애쓰는 왕이 보이는 듯 했다..... 모르긴 몰라도 그 왕이 적의 손아귀 안에 들어가 있는 모양이었다. 모든 부자들에게 심각한 위험이 따르고 있었고 그 중 일부는 죽어 가고 있었다. 더없이 비통한 것은, 교회를 공격하기도 하는 그 혁명 지도자들 가운데에 사제들이 없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사태가 극에 달하면 어떤 외래적 세력이 개입하는 것 같았다.

 

3.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겠다. 이 이야기는 다른 계제에 하게 될 것이다.

 

8권-38,  모든 것을 이기는 ‘하느님의 뜻’

1908년 6월 22일

 

1. 오늘 아침에는 흠숭하올 내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그래서 속으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습니다. 저의 생명(이신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당신과 더불어 지내려면 참으로 큰 참을성이 요구됩니다!” 하고 중얼거렸다. “그분께서 오시도록 하는 덕은 대관절 무엇일까?”

 

2. 그 순간 그분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모든 것을 이기는 것, 모든 것을 정복하는 것, 모든 것을 무너뜨려 평평하게 하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이다. 이 뜻이 그토록 강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무엇도 여기에 저항할 수 없는 것이다.”

 

3.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는 사이, 온통 돌덩이와 가시투성이인 길과 가파른 산들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일단 하느님의 뜻 안에 놓이게 되자 그 힘에 의하여 돌덩어리들은 부서져 가루가 되고, 가시들은 꽃송이로 바뀌고, 산들은 무너져 평평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하느님의 뜻 안에서는 일체가 하나의 같은 모습이 되고, 같은 색채를 띠게 되는 것이다.

 

4. 그분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은 항상 찬미를 받으시기를!

 

 

 8권-39,  진정한 애덕

 1908년 6월 31일

 

1. 그분의 부재로 인한 쓰라린 고통에 잠긴 채 평소와 같이 머물러 있었다. 그렇게 한참 고투를 하다가 보니 사람들이 부자들에게 저항하며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심히 괴로워하시며 탄식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2. “나는 가난한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이다. 부자들에게는 신물이 났다. 그들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거슬리게 굴었으니, 무도회며 연극이며 쓸데없는 여행이며 허영심을 채우는 것에, 심지어 죄를 짓는 것에 너무나 많은 돈을 탕진하였다! 한데 가난한 이들은 어떠했느냐? 허기를 채울 만한 빵조차 구할 수 없었으니, 잔뜩 풀이 죽은 채 지치고 가슴 아픈 상태로 있었다.

 

3. 부자들이 불필요한 것에 소비하는 것만이라도 가난한 이들에게 주었다면 이들은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이들을 그들에게 속한 가족이 아닌 것처럼 버려두고 심지어 멸시까지 해왔다. 일신의 안락이며 오락은 자기네 신분에 어울리는 것인 양 독점하면서 곤궁에 처해 있는 가난한 이들은 곤궁이 그들 신분에 걸맞기나 한 듯 버려두었던 것이다.”

 

4.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가난한 이들에게서 은총을 거두시는 것 같았고, 그러자 이들은 부자들에 대하여 마구 분통을 터뜨려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그분께 말씀드렸다. “저의 생명, 제 모든 선이시여, 과연 일부 악덕 부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회에 기부금을 내는 다수의 경건한 부인들같이 선량한 부자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신 사제들도 있고.....”

 

5. “아! 딸아, 조용히 있어라. 이 통탄할 문제는 건드리지 말아라. 나는 그 ‘경건한’ 부인들을 인정할 수 없다. 그들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거나 사람들을 마음대로 부리기 위해서, 원하는 곳에 구호금을 준다. 그러나 그들에게 동조하는 이들에게는 몇 천만 원이라도 쓰면서 정작 필요한 곳에는 십 원짜리 하나 주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이 나를 위하여 일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그들의 그런 형태를 내가 (선의의 자선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겠느냐?

 

6. 네가 그들이 나를 위하여 행동하는가 아닌가를 알려면, 그들이 생명 유지를 위한 기초 생필품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도와줄 용의가 있는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많이 주고 정말 필요한 곳에는 조금도 주지 않으면서 차별을 두고 있지는 않은가를 보면 된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진정한 애덕이나 올바른 활동의 정신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내 가난한 이들은 그 '경건한' 부인들에게서도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7. 그리고 사제들은? 아! 딸아, 이들은 한층 더 고약하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다고?! 그건 너의 착각이다. 그들은 부자들에게나 친절을 베풀며 시간을 내준다. 가난한 자들은 사제들에 의해서도 거의 제외되고 있다. 사제들이 그들을 위해서는 시간을 내주지 않고, 위로나 도움이 될 만한 말 한마디도 해 주지 않으며,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쫓아내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니 가난한 이들이 성사들을 멀리하게 된 원인이 사제들에게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사제들이 그들에게 고해할 시간을 내주지 않아서 기다리다가 지친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8. 하지만 그럴 때라도 부자가 한 사람 나타나면 사제들의 태도는 완전히 뒤바뀐다. 한 순간도 우물쭈물하지 않고, 시간, 말, 위로, 도움 등등 무엇이든지 다 할애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고해성사도 사람을 가려 가며 베풀 지경이라면 내가 어떻게 그들을 진정한 애덕의 정신을 지닌 사제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

 

9. 그리고 또 다른 사제들은 어떠하냐? 가난한 이들을 어딘지 딴 데로 보내거나 아니면 심히 구박하기 때문에 나의 은총으로 특별히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내 교회에서 아예 추방되고 말았을 것이다.

 

10. 진정한 애덕과 올바른 정신 - 이는 극소수의 사제들만이 지니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모든 사제들에게는 그런 것이 이미 죽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1. 나는 자비를 간구하면서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괴로워진 마음으로 남아 있었다.

    

 

 ​8권-40,  순명의 방주

1908년 7월 26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순명은 영혼 안에 있는 방주로서 내가 머무는 거처이다. 순명의 방주가 없는 영혼 안에는 내가 있을 곳이 없으므로 부득이 그 영혼 바깥에 머무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