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6-10권

천상의책 (8권-41-50)사랑의 기묘한 활동/이 세상에서 삼가는 것이 많을수록 천국에서 그만큼 더 많이 소유한다.

Skyblue fiat 2014. 10. 30. 02:15

 

 

8권-41,  사랑의 기묘한 활동

1908년 8월 10일

 

1. 보통 때와 같이 있었으나 복되신 예수님의 부재로 인한 쓰디쓴 괴로움이 가득 한 상태였다. 영성체 후 그분께서 나를 떠나신 것에 대하여, 또 산 제물이라는 내 신분의 무용성에 대하여 한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나의??? 나를 측은히 여기신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그 무엇도 나와 너 사이에 있는 선을 감소시키지 않았다. 모든 선이 그 자체의 근원 안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우정의 유대나 혼인의 계약으로 결합하면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너무나 사랑하여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기에, 사랑하는 이의 존재를 내적으로 느낄 정도로 그 모습을 간직하며 또한 닮게 된다. 그럼에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 그렇다고 해서 주고받은 선물들이 감소되거나 그들 사이의 사랑이 줄어들겠느냐? 천만에, 그럴 리가 없다. 그 반대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랑이 더욱 자라고 받은 선물을 더 정성껏 간직하며 사랑하는 이가 돌아올 때 뜻밖의 더 큰 선물을 가져오리라고 기대하게 된다.

 

3.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으므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와 닮아 있기에 그의 음성이 자신의 음성 안에 흐르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자신의 마음 안에, 자신의 일과 발걸음 등등 안에 흐르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4. 그러므로 그는 멀고도 가까운 곳에 있다. 그를 보면서도 보지 못하게 되고, 어루만지면서도 꽉 껴안지는 못하게 되고..... 따라서 영혼은 끊임없이 사랑의 순교를 경험하게 된다.

 

5. 그렇다면, 정의가 너에게서 나를 빼앗아 당분간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해서, 너는 내가 선물도 거두어 갔다고, 그래서 사랑도 줄어들었다고 말할 수 잇겠느냐?"

 

6. 그래서 나는 “사랑하올 제 생명이시여.” 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도 저는 너무 힘든 처지에 있습니다. 제 이웃들에게 징벌을 면해주려고 고통 받는 일도 못하게 하시니, 제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여러 번 비를 허락하지 않겠다고 하시더니 과연 비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그 무엇에서도 당신을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다 그대로 행하시니 말입니다. 그러나 제가 이전처럼 당신을 가까이 모시고 있다면 거듭거듭 말씀드릴 것이고 그러면 저에게 져 주시기도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서로 떨어져 있는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십니까?”

 

7. 그러자 그분께서는 “바로 이 때문에 내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을 수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너를 이기게 하지 않고 , 정의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너를 여기에 잡아 둠으로써 얻게 되는 좋은 점이 있다. 물 부족이 기근을 초래하리니 이 시기 동안 사람들이 스스로를 낮추게 될 것이고, 학살과 전쟁이 일어난 뒤에는 구원될 준비를 더 갖추게 된 그들을 은총이 만나게 될 것이니 말이다. 전쟁이 기근을 따라잡으려고 할 때 너를 여기에 잡아 두면 그것이 좀더 뒤로 미루어질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영혼들이 구원되리니, 이 역시 좋은 점이 아니겠느냐?”

 

8. 그런 다음 그분은 또 이렇게 덧붙이셨다. “‘사랑은 결코 '이만 하면 됐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비록 사랑이 영혼을 채찍질하여 산산조각이 나도록 찢어발긴다고 하더라도 그 찢어진 조각들이 큰소리로 사랑을 외칠 것이다. 그래도 사랑은 '이만하면 됐다.' 하고 말하지 않는다.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조각들을 바수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게 하고, 그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사랑의 불을 불어넣어 사랑 자신의 형상을 부여한다. 인간적인 것을 조금도 섞지않고 오직 신적인 것이 되게 한 뒤에야 사랑 자신의 영광스럽고 용맹하고 경이로운 활동을 노래하며 ‘이젠 만족스럽다. 내 사랑이 이겼다. 내 사랑이 인간적인 것을 허물고 신적인 것을 지었으니까.’라고 말한다.

 

9. 이 사랑이 활동은 소질이 있는 장인(匠人)의 일에 비유될 수 있다. 그는 (일단 만들어 낸 물건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부수어 산산조각을 낸 뒤 다시 불 위에 얹는다. 그 조각들이 녹아 원래의 형태가 사라질 때 까지 계속 가열하는 것이다. 그런 뒤 그것을 다른 많은 물건들을 - 매우 아름답고 마음에 드는, 그의 재능에 어울리는 작품들을 만들어 낸다.

 

10. 하기야 사랑의 그러한 활동이 인간 본성에게는 너무나 견디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영혼이 자기가 얻게 된 이득을 보게 되면, 즉 아름다움이 추함을, 풍요가 빈곤을, 고상함이 천한 상스러움을 어떻게 대치하고 있는가를 보게 되면, 그도 역시 사랑의 영광스러운 활동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게 될 것이다.”

 

 

 

 

8권-42,  인간의 마음 안에 당신의 모습을 그려 넣으시는 예수님,

그분 손에 쥐어진 붓은 인간의 의지요 물감은 사랑이다.

 1908년 8월 14일

 

1. 영성체 후 내 안에 계신 아기 예수님을 뵐 수 있었는데 마치 무슨 중요한물건을 찾고 계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올 아기님, 무얼 그렇게 열심히 찾고 계십니까?" 하고 여쭈었더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2. "딸아, 나는 붓을 찾고 있다. 붓은 곧 너의 의지인데 그것으로 내가 네 마음 안에 나의 모습을 그려 넣으려는 것이다. 사실, 네가 네 의지를 나에게 주지 않으면 나는 붓이 없어서 네 안에 나 자신을 마음대로 그려 넣을 수 없다.

 

3. 그리고 너의 의지가 내 손에 쥐어진 붓으로 사용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사랑은 내 모습의 다양한 색상을 찍어 넣게 하는 물감으로 사용된다.

 

4. 더욱이, 사람의 의지가 내게 붓으로 사용되듯이, 나의 의지도 사람의 손에 쥐어진 붓 노릇을 하면서 내 마음 안에 그의 모습을 그려 넣는다. 그러므로 그는 내 안에서 사랑의 풍부한 물감을 찾아내어 다양한 색상을 표현한다.”

 

 

8권-43,  온 존재로 선의 씨를 뿌려야 하는 이유

1908년 8월 19일

 

1. 선의 씨를 뿌린 사람은 선을 거두고 악의 씨를 뿌린 사람은 악을 거두기 마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묵상하다 보니, 그렇다면 나는 나의 처지에서, 이 비참과 무능 속에서, 어떤 선의 씨를 부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음이 한 군데로 수렴되는 듯 하더니 그분께서 내 안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2. “인간은 온 존재로 - 그 자신의 모든 것으로 선의 씨를 뿌려야 한다. 영혼은 지성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적용하여 하느님을 알고 오직 선만을 생각하며 어떤 악의 씨도 정신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일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신으로 선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입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곧 그리스도인답지 않은 나쁜 말을 하며 악의 씨를 뿌리지 않고 언제나 거룩하고 유익한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입으로 선의 를 뿌리는 것이다.

 

3. 그리고 마음은 다만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그분을 열망하며 그분을 위하여 고동치고 그분을 향해 있는 것이 마음으로 선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또한 손으로는 거룩한 일을 하고, 발로는 주님의 모범을 따라 걸어야 한다. 이것이 또 다른 선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4. 이 말씀을 듣고 나는 속으로 “그렇다면, 극도로 비참한 인간인 나도 내 처지에서 선의 씨를 뿌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는 어떤 두려움이 동반된 생각이었다. 내가 과연 제대로 씨를 뿌렸는지 주님께서 셈을 치르게 하시리라는 두려움이었다. 그러자 내 내면에서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다시 들렸다.

 

5. “나의 선함은 크나큰 것인즉, 피도 눈물도 없고 지나치게 요구를 많이 하는 엄격한 존재로 나를 알리는 사람들은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오! 그들이 내 사랑에 얼마나 큰 모욕을 안기는지! 나는 사람들에게 준 작은 전답에 대해서만 셈을 치르게 할 뿐이다. 그것도 수확의 열매들을 그들에게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아무런 셈도 요구하지 않는다.

 

6. 그 열매를 내가 그들의 지성에 주는 것은, 현세에서 사는 동안 나를 많이 알수록 천국에서 더 많이 알게 되기 때문이고, 나를 많이 알수록 더 큰 기쁨과 행복에 잠기게 되기 때문이다. 또 나는 다양한 신적 풍미가 감도는 열매들을 그들의 입에 넣어 주리리, 그러면 그들의 음성이 천국의 다른 모든 복된 이들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일에, 또 나머지 모든 것에도 그 열매들을 내 선물로 줄 것이다.”

 

 

 

 

8권-44,  “죄나 물질적 성분은 하느님 안에 들어갈 수 없고

하느님을 향해 달릴 수도 없다.”

1908년 8월 23일

 

1. 평소와 같이 머물러 있던 중 내 영혼 상태가 무척 걱정이 되어, 이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거두시고 나를 혼자 내버려두실 때 내 영혼 안에 어떤 악이 있는지 누가 알랴?”

 

2. 그 순간 그분께서 잠시 오셔서 나의 모든 것을 당신으로 가득 채우셨으므로 내 온 존재가 그분께로 쏠려, 신경 한 가닥, 동작 하나, 그분을 향해 있지 않는 것이 없었다. 나중에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보았느냐, 딸아? 영혼이 나와 함께 있지 않지 않을 때 그 안에 죄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 내가 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돌아와도 그가 온통 하느님으로 가득한 상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신경 한 가닥도 자기의 중심이신 분께 집중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존재가 즉각 내 안에 잠길 채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혼 안에 죄가 있거나 완전히 나의 것은 아닌 뭔가가 있으면 내가 그를 나로 가득 채울 수 없고 그 자신도 내 안에 온전히 잠길 수 없어지는 것이다.

 

4. 죄나 물질적 성분은 하느님 안에 들어갈 수도 하느님을 향해 달릴 수도 없다. 그러니 너는 공연히 걱정하지 말고 평온하게 있어라."

 

 

 

8권-45,  항구함의 힘과 활기가 결핍된 영혼 안에서는

하느님의 생명이 빈약하게 성장할 따름이다

1908년 8월 26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었으나 그분의 일상적인 부재로 인해 정신이 멍청해질 정도로 괴로웠다. 그때 그분께서 잠깐 들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네가 명심해야 할 일은 내적이고 외적인 선에 항구한 것이다. 나를 사랑하며 여러 내적인 일과 꾸준한 선행을 반복하다 보면 영혼 안에 하느님의 생명이 갈수록 더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한 영혼은 그 활기찬 성장력으로 하여,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자라나는 아이에 비유될 수 있다. 적절한 크기의 몸집이 되기까지 의사나 약이 필요 없을 만큼 완전히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 말이다. 더군다나 그렇게 성장한 사람은 아주 건장하고 힘이 있어서 다른 이들을 구제하며 도와줄 수 있다.

 

3. 반면에, 항구하지 않은 사람은 늘 해로운 음식을 먹고 썩은내가 나는 공기를 마시며 자라는 병약한 아이와 같다. 영양 결핍으로 말미암아 신체의 일부가 성장 발달할 힘이 없으므로 결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양이 생기는 부위가 있는가 하면 곪아 터지는 곳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절뚝거리며 걷거나 말도 제대로 못하기에 가련한 절름발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신체 중 멀쩡한 부위도 섞여 있지만 결함이 있는 부분이 더 많이 보이고, 의사의 진찰을 받으며 약을 복용해 보아도 효과가 별로 없거나 전연 없기 십상이다. 그것은 그의 피가 썩은 공기에 오염되어 있고 영양실조로 지체에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성년이 되어도 적절한 크기의 몸집에 이르지 못하고, 언제나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할 뿐 도와줄 능력은 없는 사람이 된다.

 

4. 항구하지 못한 영혼도 그와 같다. 선에 항구하지 못한 것이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과 같고, 하느님이 아닌 것에 전념함은 썩은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항구함의 힘과 활기 결핍으로 하느님 생명이 가까스로 빈약하게 자랄 뿐이다.“

 

 

8권-46,  하느님 안에 그 시작과 끝이 있는 참된 덕행

1908년 9월 2일

 

1. 복되신 예수님의 계속적인 부재로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분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참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표는 그가 가난한 이들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사실, 부자들을 사랑하고 부자들을 위해서 언제라도 시간을 내는 사람은, 무엇인가를 바라거나 획득하기 때문에, 혹은 그들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에, 혹은 그들의 고상함과 지성과 언변 때문에, 혹은 두려움 때문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들을 도우며 떠받쳐 주는 것은 그들에게서 하느님의 모상을 보고, 따라서 그들의 거친 태도와 무지와 무례와 곤궁은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저 곤궁들을 통하여 마치 거울을 통하여 보듯이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마치 하느님에게 하듯이 그들을 사랑하고 도우며 위로한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 안에 그 시작과 끝이 있는 양질(良質)의 참된 덕행이다.

 

3. 반면에, 그 시작이 물질에 있는 것은 물질을 생산하고 물질 안에서 끝난다. 외견상 환히 빛나고 고결해 보이는 자선 행위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 하느님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베푸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쌍방이 다 난처함과 성가심과 지루함을 느끼게 되고, 필요하다면 이를 활용하여 잘못을 범할 수도 있는 것이다.”

 

 

  8권-47,  예수님은 빛이시고 빛은 진리이다

1908년 9월 3일

 

1. 평소와 같이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온통 빛이신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이렇게 간단히 말씀하셨다.

 

2. "나는 빛이다. 한데 빛의 질료는 무엇이겠느냐? 빛의 원리는?

그것은 진리이다. 나는 진리이기 때문에 빛인 것이다.

 

3. 그러므로 영혼이 빛이 되려면, 또 모든 행위 안에 빛을 지니려면, 행위들이 진리에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 간교와 기만과 표리부동이 있는 곳에는 빛이 있을 수 없고 어둠이 있을 뿐이다."

 

4. 그리고 그분은 섬광이 번쩍 하듯 사라지셨다.

 

 

8권-48,  불변적인 하느님의 현존을 다르게 느끼는 것은

변하기 쉬운 인간의 됨됨이와 상태 때문이다

1908년 9월 5일

 

1. 고해사제와의 대화 중에 그는 “진노하신 하느님을 뵈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과연 마지막 심판 날에는 악인들이 '산아,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루가23,30). 진노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보지 않도록 우리를 덮쳐 다오.' 할 것입니다.”라고 하셨다.

 

2.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 안에는 진노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어느 쪽인가 하면 영혼의 상태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영혼이 선할 경우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능력과 속성이 그 영혼 전체를 하느님 안에 끌어당기기에 그는 하느님 안에 온전히 잠기고 싶은 열망으로 불타게 됩니다. 그러나 영혼이 악할 경우 하느님의 현존이 그를 눌러 부수며 그분에게서 몰아내기에 그렇게 물리침을 받는 자신을 보면서, 또한 추악하기 짝이 없는 자기와는 반대로 너무나 거룩하고 아름다운 하느님에 대한 사랑의 씨가 내면에 조금도 없음을 느끼면서,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을 죽여서라도 그분의 현존을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느님은 변함이 없는 분이시지만 우리가 어떤 인간이냐에 따라 다르게 체험하는 것입니다.”

 

3. 그 뒤 나는 속으로 “그건 아무래도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였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낮 동안 묵상 중에 있을 때에 그분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네가 제대로 말했다. 나는 변함이 없지만 인간 편에서 내 현존을 다르게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한결같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온 존재가 그의 내부로 흘러들어 바로 그의 생명을 이룬다면, 나를 사랑하는 그가 어떻게 나를 무서워할 수 있겠느냐? 또 성덕 자체에 참여하는 영혼이라면 어떻게 나의 성덕을 무서워하겠느냐? 그리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하며 나와 같이 되려고 한층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영혼이라면 어떻게 나의 아름다움을 부끄러워할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다.

 

5. 아, 딸아, 죄가 인간 속에 너무도 큰 혼란을 던져 넣어 자기자신을 죽이면서까지 나의 현존을 견디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6. 악인들에게는 심판의 날이 무서울 것이다. 그들 안에 나에 대한 사랑의 씨는 하나도 없고 오히려 증오만 있는 것을 본 나의 정의가 나로 하여금 그들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7.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때에 따라서는) 몰아내기 위한 수단을 쓰기도 한다. 내게도 그런 이들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없고, 그들 역시 머물러 있기를 원치 않으니, 우리는 서로서로 피하는 사이가 되지 않겠느냐?

 

8. 홀로 사랑만이 모든 것을 하나로 결합시키며 모두를 행복하게 할 뿐이다.”

 

 

8권-49,  예수님께서 자원으로 채찍질을 당하신 신비의 의미

 1908년 9월 6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머물러 있으면서 예수님께서 채찍질을 당하신 신비를 묵상하고 있었는데, 그분께서 오시어 내 어깨를 한 손으로 누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적으로 들었다.

 

2. "딸아, 나는 내 살이 찢겨져 조각조각 흩어지고 내 인성 전체에서 피가 흐르기를 바랐다. 그것은 흩어진 인성 전체를 재결합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내가 부활했을 때에는 내 인성에서 뜯겨져 나갔던 모든 것 곧 살과 피와 모발 중 그 어느 것도 흩어짐 없이 죄다 내 인성에 재결합되었다.

 

3. 이와 같이 함으로써 나는 모든 인간을 내 안에 결합시켰다. 그러므로 그런 후에도 인간이 나를 떠나 방황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그 고집스런 의지로 나에게서 스스로를 뜯어내어 결국 내 바깥에서 길을 잃고 말기 때문이다.”

 

8권-50,  “이 세상에서 삼가는 것이 많을수록 천국에서 그만큼 더 많이 소유한다.”

1908년 9월 7일

 

1. 평소와 같이 있노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영혼은 이 세상에서 삼가는 것이 많을수록 천국에서 그만큼 더 많이 소유한다. 그러므로 지상에서 가난할수록 천상에서는 더욱 더 부유하고, 세상에서 풍류나 쾌락이나 오락을 끊고 유한(有閑)한 여행이나 노닐기를 삼갈수록 하느님 안에서 더욱더 멋진 풍미를 맛보고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3. 그러한 영혼은, 오, 넓디넓은 하늘에서, 특히 하느님 속성들의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 안에서 얼마나 유유히 노니는지 모른다! 각 속성이 또 하나의 하늘, 또 하나의 낙원이기 때문이다.

 

4. 그리고 복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를테면 하느님의 속성들이 이루는 그 하늘들의 가장자리 속으로 들어가고, 어떤 이들은 그 한복판에서 거닐고, 또 어떤 이들은 훨씬 더 높은 데서 거니는데, 거닐면 거닐수록 더욱더 멋진 풍미를 맛보고 즐기며 노니는 것이다.

 

5. 그러므로 지상 (것)을 끊어버리는 사람은 극히 사소한 일 속에서도 하늘을 차지한다. 따라서 멸시를 받을수록 나중에는 더욱더 존경을 받고, 작을수록 더욱더 커지고, 복종할수록 더욱더 지배하게 된다. 다른 모든 것도 그와 같다.

 

6. 하지만, 사람 중에서 누가, 하늘에서 어떤 것을 영원히 차지하려면 땅에서는 그것을 삼가야 하리라고 생각하겠느냐? 거의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