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 성모님의 몽소승천(The Assumption of Our Lady)
1951. 12. 8.
며칠이 지났을까? 그것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시신 주위에 화관을 이루고 있는 꽃들로 판단하자면 몇 시간만 지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싱싱한 꽃들이 달려 있는 올리브 가지들로 판단하자면 잎들이 이미 시들었고, 궤 뚜껑 위에 유물들처럼 놓여 있는 다른 꽃들이 시들어 있는 것을 보고 판단하자면 이미 며칠이 지났다고 결론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마리아의 몸은 그분께서 숨을 거두실 때와 똑같다. 그분의 얼굴이나 작은 손들에 아무런 죽음의 흔적이 없다. 방안에는 불쾌한 냄새가 전혀 없다. 반대로 백합꽃들, 장미꽃들, 은방울꽃들, 여러 가지 산초들이 모두 섞인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방안의 공기 중에 감돌고 있다.
며칠 동안이나 깨어 있는지 모를 요한은 스툴 위에 앉아 옥상으로 나가는 문이 열려 있는 문 가까이의 벽에 양팔을 기댄 채 잠들어 있다. 등잔의 불빛이 바닥으로부터 위로 그를 올려 비추고 있어 눈물로 빨개진 그의 눈자위들만 빼놓고는 대단히 창백한 그의 피로한 얼굴을 볼 수 있다.
이미 새벽이 되었음이 틀림없다. 옥상과 그 집을 에워싸고 있는 올리브 나무들이 희미한 빛 아래 보이는 것을 보니 나는 그것을 알 수 있다. 빛은 점점 더 강해지고 문을 통하여 침투해 들어와 작은 등잔에서 떨어져 있어 윤곽만 희미하게 보였던 방안의 물건들이 더 분명히 보인다.
갑자기 강한 빛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그것은 거의 인광과도 같은 파란 빛을 띤 은빛인데, 그것은 점점 더 강해져서 새벽빛과 등잔 불빛을 보이지 않게 한다. 하느님의 탄생의 순간에 베들레헴의 동굴을 가득 채웠던 것과 같은 빛이다. 그 다음에 이 낙원의 광채 안에서 천사들이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데, 그것은 처음에 나타났던 이미 강한 빛보다 훨씬 더 찬란한 빛이다.
그것은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나타났을 때 이미 일어났던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그들의 날개로부터 오색이 찬란한 불똥들이 춤을 추며 쏟아져 나오고, 마치 하프로 연주하는 것처럼 조화로운 속삭임을 발산한다.
천사들은 작은 침대 주위에 서서 그 위로 몸을 숙여 움직이지 않는 몸을 들어 올려, 그들의 날개를 더 힘차게 흔들어 방금 전에 냈었던 소리를 더 크게 내며 마치 예수의 무덤이 기적적으로 열렸던 것처럼 기적적으로 지붕에 생긴 구멍을 통하여 그들의 모후의 몸을 모시고 간다.
그것은 지극히 거룩한 몸이지만, 아직 영광스럽게 되지는 않아서 여전히 물질의 법칙들에 종속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법칙에 종속되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그분께서 죽은 자들로부터 일어나셨을 때 이미 영광스럽게 되어 계셨기 때문이다. 천사들의 날갯짓으로 만들어진 소리는 지금은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처럼 웅장하다.
요한은 여전히 잠들어 있지만, 마치 그가 강렬한 빛과 천사들의 날갯짓 소리에 방해받은 듯 두세 번 스툴에 앉은 채 움직였다가 마침내 힘찬 소리와 열린 지붕으로부터 내려오고 열린 문을 통하여 빠져나가는 강한 공기의 흐름으로 인하여 그는 완전히 잠에서 깨어난다. 그 바람은 일종의 회오리바람이 되어 지금은 비어 있는 침대의 이부자리들과 요한의 옷들을 흔들고, 등잔의 불을 끄고 열려 있는 큰 소리를 내며 문을 닫는다.
사도는 아직 졸린 채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는 침대가 비어 있고, 지붕이 벗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옥상으로 나와, 영적인 본능이나 하늘의 부름에 따라 머리를 들고, 떠오르는 해에 의하여 방해받지 않고 보려고 한 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 쳐다본다.
그리하여 그는 본다. 그는 아직 생명이 없고 자고 있는 사람의 몸과 똑같은 몸의 마리아께서 천사들의 무리에게 떠받쳐져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본다. 마치 마지막 작별인사로 겉옷과 베일의 자락이 펄럭인다. 아마 빠른 승천과 천사들의 날개의 움직임에 의하여 야기된 바람으로 인한 것인 모양이다.
꽃들이, 요한이 마리아의 시신 주위에 가져다놓고 새것으로 갈아놓았던 꽃들이 옷 주름 속에 남아 있었던지, 옥상과 겟세마니 동산의 땅에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 동안에 천사들의 무리의 힘찬 호산나 소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따라서 더 희미해진다.
요한은 하늘을 향하여 올라가는 그 몸을 계속 응시한다. 틀림없이 하느님께서 그를 위로해주시고, 그의 양어머니에 대한 그의 사랑을 갚아주시려고 그에게 허락하신 기적을 통하여 그는 떠오른 태양의 빛에 둘러싸인 마리아께서 일어나, 그분의 영혼을 그분의 육체로부터 갈라놓았던 탈혼에서 깨어나 살아나서 일어서시는 것을 분명히 본다. 지금도 그분께서는 이미 영광스럽게 된 몸들에 특유의 은혜들을 누리신다.
요한은 쳐다보고 또 쳐다본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보여주시는 기적은 마리아께서 하늘을 향하여 빨리 올라가시는 동안 그분께서는 호산나를 노래하는 천사들에 에워싸여 계시지만 더 이상 그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올라가시는 것을 자연의 모든 법칙들을 거슬러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하여 요한은 사람의 어떤 펜이나 어떤 말로도, 어떤 예술가의 작품으로도 결코 묘사하거나 재생할 수 없을 아름다운 이 광경에 넋을 잃고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것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광경이기 때문이다.
요한은 여전히 옥상의 낮은 벽에 기대서서 하느님의 그 휘황한 빛나는 모습이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계속 응시한다. 마리아에 대해서는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데, 그분이 강생하신 말씀의 형상이 되실 수 있도록 티 없으시기를 원하신 하느님에 의하여 독특하게 만들어진 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랑이신 하느님(the God-Love)께서그분을 완전히 사랑하는 제자에게 주시는 최후이자 최고의 기적이다. 이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께서 역시 휘황하게 빛나시고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미남자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그분의 아드님과 만나시는 것을 보는 기적이다. 그분께서는 하늘로부터 빨리 내려오셔서 그분의 어머니와 만나 그분을 가슴에 꼭 껴안으시고 두 큰 행성보다 더 빛나는 모습으로 예수께서 내려오셨던 곳으로 함께 가신다.
요한의 환상이 끝난다. 그는 고개를 숙인다. 그의 피로한 얼굴에는 마리아를 잃은 그의 슬픔과 그분의 영광스러운 운명에 대한 그의 기쁨이 보인다.
그가 말한다.
“감사합니다, 나의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의 몽소승천(Assumption)의 어떤 일화도 놓치지 않기 위하여 깨어 있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사흘 동안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졸음, 피로, 슬픔이 합쳐져서 바로 그분의 승천이 임박했을 때 저를 압도하고 패배시켰습니다…
그러나 오, 하느님, 아마 당신께서는 제가 그 순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제가 너무 고통당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지요…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분명히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지금 당신께서 제가 당신의 기적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었을 것을 보기를 원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당신께서는 비록 그분께서 이미 저에게서 멀리 떨어져 계시고, 이미 영광스럽게 되시고, 성모님께서 비록 아주 멀리 계시고 영광스럽게 되시고 영광스러우심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분께서 저와 가까이 계신 것처럼 그분을 다시 뵐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도 다시 뵙게 해주셨습니다! 오! 저는 감히 바라지 못했고 바랄 수도 없었던 지극히 행복한 광경을 본 것입니다!
오! 이것은 예수-하느님(Jesus-God)께서 그분의요한에게 주신 선물들 중의 선물입니다! 최고의 은총! 제 선생님이시자 주님이신 분을 다시 뵙다니! 그분의 어머니 곁에 계시는 그분을 뵙다니! 주님께서는 해와 같으시고, 어머니께서는 달과 같으시며, 두 분 모두 지극히 휘황찬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두 분께서는 영원히 재결합하여 영광스럽고 행복하셨기 때문입니다.
천상 예루살렘의 가장 큰 행성들이신 두 분께서 그 안에서 빛나고 계시는 낙원은 지금 어떠하겠습니까? 천사들과 성인들의 기쁨은 어떠하겠습니까? 아드님의 모든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두 분의 모든 고통도 사라지게 하고, 나아가 어머니와 그분의 아드님을 뵙는 기쁨이 제 고통도 그치게 하고, 제 안에서 평화가 고통을 대체하게 할 정도로 큽니다.
제가 하느님께 청했던 세 가지 기적들 가운데 두 가지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생명이 마리아께 돌아오는 것을 보았고, 그래서 저는 평화가 저에게 돌아오는 것을 느낍니다.
제 모든 고뇌는 사라집니다. 왜냐하면 저는 두 분이 영광 안에서 재결합하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 하느님, 그것으로 인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극히 거룩하지만 여전히 사람인 성인들의 운명이 최후의 심판과 몸들의 부활 후, 그들의 죽음의 순간에 하늘로 올라간 그들의 영혼들과 그들의 재결합, 그들의 융합이 무엇일지를 제가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믿기 위하여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항상 선생님의 모든 말씀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수백, 수천 년 후에 먼지가 되었던 육신이 다시 살아 있는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할 것입니다. 저는 가장 숭고한 것들을 걸고 맹세하며, 그리스도께서만 그분 자신의 신성한 능력으로 다시 살아나셨을 뿐 아니라 그분의 어머니께서도, 그것이 죽음이라고 불릴 수 있다면, 그분께서 돌아가신 지 사흘 후에 그분의 영혼과 결합한 육신과 함께 다시 살아나시어 그분의 아드님 곁의 그분의 영원한 거처를 차지하셨다고 그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 그리스도인들이여, 시간의 끝에 있을 몸들의 부활을 믿으시오. 그리고 영혼들과 몸들의 영원한 생명, 성인들의 복된 생명과 회개하지 않은 죄인들의 끔찍한 생명을 믿으시오. 예수와 마리아의 운명과 같은 운명을 가지기 위하여 그분들께서 사셨듯이 믿고 사시오. 나는 그분들의 몸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것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의인들로 사시오. 그리하여 어느 날 여러분도 새롭고 영원한 세상에서 육신과 영혼으로 태양이신 예수님과 별들의 별이신 마리아 가까이에 있을 수 있게 하시오.’
오, 하느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어머니에게서 남은 것을 모읍시다. 그분의 옷들로부터 떨어진 꽃들, 침대 위에 남아 있는 올리브 가지들을 거두어 보관합시다. 그것들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제가 헛되이 기다렸던 제 형제들을 돕고 위로하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조만간 저는 그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는 떨어지면서 흩어진 꽃잎들도 집어 자기의 옷 주름에 담아 방으로 돌아간다. 그때 그는 지붕의 구멍을 더 주의 깊게 보며 외친다!
“또 다른 기적!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의 기적들 안의 또 다른 놀라운 대비!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분 혼자서, 그분 자신의 뜻에 의하여 그분의 무덤의 돌을 뒤집으셨고, 그분 자신의 힘만으로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분 혼자서.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시지만 사람의 따님이신 마리아께서는 천사들의 도움으로 그분의 하늘로의 몽소승천(assumption)을 위한 길을 가지셨고, 역시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그분께서는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리스도의 경우에는 그분의 몸이 아직 땅 위에 있는 동안에 영혼이 돌아와 그분의 몸을 살렸다. 왜냐하면 그분의 원수들을 침묵하게 하고 그분의 모든 신자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기 위하여 그렇게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경우에는 그분의 지극히 거룩한 몸이 이미 낙원의 문턱에 있을 때 영혼이 돌아왔다. 왜냐하면 그분에게는 다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의 완전한 능력!…”
지금 요한은 여전히 작은 침대 위에 있는 꽃들과 가지들을 천에 담고, 자기가 밖에서 모은 것들도 거기 넣은 다음 그것들 모두를 궤의 덮개 위에 올려놓는다. 그 다음에 그는 궤를 열고 마리아의 작은 베개와 작은 침대의 시트를 그 안에 넣는다. 그는 부엌으로 내려가 그분께서 쓰시던 다른 물건들, 즉 물렛가락과 토리개와 그릇들을 모아 다른 물건들과 함께 넣는다.
그는 궤를 닫고 스툴에 앉으며 외친다.
“나에게도 모든 것이 성취되었다! 지금 나는 하느님의 성령께서 나를 인도하시는 곳 어디로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 나는 갈 수 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나에게 주시어 사람들에게 주게 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뿌려라.
그리고 사랑을 가르쳐라. 사람들이 사랑과 그 힘을 믿도록 그들을 가르쳐라.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하셨는지를 그들에게 알려라. 그분의 영원한 희생과 그분의 영원한 성사와 의식을.
그것들을 통하여 시간의 끝까지 우리가 성체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할 수 있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라고 명하신 대로 의식과 제사를 갱신할 수 있도록. 완전한 사랑의 모든 선물들을! 그들이 사랑(the Love)을 사랑하게 해라. 그리하여 우리가 믿었고, 믿는 것처럼 그들이 그분을 믿을 수 있도록. 주님을 위하여 추수와 어획이 풍성하도록 사랑(the Love)의 씨를 뿌려라. 잡히도록 사랑의 씨를 뿌려야 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얻는다.
마리아께서는 나와의 마지막 대화에서 사도들의 무리 가운데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 두드러지게 사랑하는 사람으로, 증오 자체였던 가리옷 사람과 정반대되는 사람으로 옳게 정의하셨다. 그분께서 베드로를 충동으로, 안드레아를 온유함으로, 알패오의 아들들을 고상한 몸가짐들과 결합된 성덕과 지혜로, 기타 등등 정의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제자인 나는 내가 더 이상 땅 위에서 선생님과 어머니를 모시고 있지 않는 지금 민족들에게 가서 사랑을 퍼뜨려야겠다. 사랑은 내 무기이고, 내 교리일 것이다. 나는 사랑으로 마귀와 이교를 이기고 많은 영혼들을 얻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해서 땅 위에서 완전한 사랑이셨던 예수와 마리아를 계승하겠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 > 영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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