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2. 스테파노의 시신의 수습
1951. 8. 8.
이미 달이 졌기 때문에 캄캄한 한밤중인데, 마리아께서 베드로, 알패오의 야고보, 요한, 니코데모, 열성당원과 함께 겟세마니 동산의 작은 집 밖으로 나오신다.
더 낮은 대문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시작되는 곳 집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라자로는 캄캄하기 때문에 얇은 설화석고 판이나 다른 투명한 물질로 된 보호장치가 있는 기름등잔에 불을 켠다. 불빛은 약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등잔을 땅 쪽으로 낮게 들자 길에 있을 수도 있는 돌들과 장애물들을 보는 데 꽤나 도움이 된다.
라자로는 특히 마리아께서 잘 보실 수 있도록 그분 곁에 서고, 요한은 그 반대편에서 어머니의 한 팔을 붙들고 간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뒤에 무리지어 따라온다.
그들은 키드론 개울까지 온 다음에 그것을 따라 나아간다. 그래서 그들은 그 제방들 가까이에서 자라는 야생 관목 덤불에 반쯤 가려진다.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는 길손들의 샌들 소리들과 혼동되게 하여 그들을 숨겨주는 데 이바지한다.
그들은 줄곧 성곽 바깥쪽을 따라 성전에서 가장 가까운 성문까지 간 다음 사람이 살지 않는 황량한 지역으로 들어가 스테파노가 돌에 맞아죽은 곳에 이른다. 그들은 그가 반쯤 묻혀 있는 돌 더미를 향하여 가서 그의 가엾은 시체가 나타날 때까지 돌들을 들어낸다.
지금 그것은 죽음으로 인하여, 그리고 투석형을 받은 타격들로 인하여 납빛이다. 그것은 딱딱하고, 뻣뻣하고, 그가 숨을 거두었을 때처럼 잔뜩 움츠러들어 있다.
요한이 동정하느라고 몇 발자국 떨어져서 모시고 있던 마리아께서는 몸을 빼내 찢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그 가엾은 시체를 향하여 뛰어가신다.
그분께서는 엉긴 피가 그분의 옷에 묻어 얼룩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알패오의 야고보와 요한의 도움을 받아 돌들이 없는 곳 땅바닥에 펴놓은 천에 시신을 내려놓으시고, 열성당원이 그분께 건네드리는 작은 물 항아리에 담근 수건으로 그분께서 하실 수 있는 대로 스테파노의 얼굴을 닦으신 다음에 그의 머리카락을 정돈하여 상처 입은 관자놀이와 뺨으로 끌어당겨 돌들이 남긴 소름끼치는 흔적들을 덮으려고 애쓰신다.
그분께서는 몸의 다른 부위들도 닦으시고, 시체의 자세를 덜 비극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하신다. 그러나 이미 여러 시간 전에 발생한 죽음의 냉기로 인하여 그것은 부분적으로만 가능하다.
다시 골고타와 무덤의 고통스러운 어머니처럼 보이시는 마리아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강건한 남자들도 그것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도 그토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그들이 최대한 성공한 그 상태대로 그를 놓아두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들은 그에게 깨끗하고 긴 튜닉을 갈아입힌다. 왜냐하면 그의 옷은 그를 돌로 때려죽인 자들이 업신여겨서 버렸거나 훔쳐갔고, 그들이 그에게 남겨둔 튜닉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로 얼룩져 있는 누더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라자로가 가엾은 시체 아주 가까이에서 들고 있는 초롱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 그렇게 한 다음 그들은 시체를 들어 깨끗한 다른 천에 내려놓는다. 니코데모는 순교자를 씻는 데 쓰인 물과 그의 엉긴 피로 적셔진 첫 번째 천을 집어 들어 자기의 겉옷 속에 넣는다. 요한과 야고보는 머리 쪽에서, 베드로와 열성당원은 발쪽에서 시체가 들어있는 천을 들고, 라자로와 마리아를 따라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갔던 길로 돌아오지 않고, 들로 나가 올리브 동산 발치를 돌아 예리코와 베타니아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그들은 거기서 걸음을 멈추고 쉬면서 말한다. 비록 소극적이기는 했지만 니코데모는 스테파노가 사형선고를 받을 때 그곳에 있었고, 유다인들의 원로들 중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산헤드린의 결정들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가 이미 명령되었고 시작되었으며, 스테파노는 그리스도의 추종자들로 지목된 긴 명단의 첫 번째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모든 사도들의 최초의 외침은 이렇다.
“그들의 마음대로 하라고 하지요! 우리는 위협들로 인해서도, 조심성으로 인해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사려 깊은 사람들, 즉 라자로와 니코데모는 교회는 아직 소수의 그리스도의 사제들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고, 그래서 만일 그들 중에서 보다 중요한 사람들, 즉 대사제 베드로와 예루살렘의 주교 야고보가 살해당한다면, 교회가 어렵게 살아남을 것이라고 베드로와 알패오의 야고보에게 지적한다.
또한 그들은 교회의 창립자이시고 그들의 선생님이신 분께서 사도들을 잘 형성하시기 전에 살해당하시지 않기 위하여 유다를 떠나 사마리아로 가셨다는 것과, 그분께서 목자들의 수가 충분히 많아져서 목자들의 죽음으로 인하여 신자들이 흩어지는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는 그분의 모범을 따르라고 어떻게 그분의 종들에게 조언하셨는지도 베드로에게 상기시킨다. 그리하여 그들이 결론지으며 말한다.
“당신들도 유다와 사마리아로 흩어져야 합니다. 거기서 개종자들을 만들고, 더 많은 목자들을 만드시오. 그리고 거기서 온 땅으로 흩어져 그분께서 당신들에게 하라고 명하신 것처럼 모든 민족들이 복음을 알게 하시오.”
사도들은 당혹스러워한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한 마리아의 의견을 알기를 원하는 듯 그분을 바라본다.
그러자 마리아께서 그들의 시선들의 뜻을 알아들으시고 말씀하신다.
“그것은 좋은 조언이네. 그것을 따르게. 그것은 비겁함이 아니라 조심성일세. 그는 자네들에게 가르쳤네. ‘너희는 비둘기들처럼 순진하고 뱀들처럼 슬기로워라. 나는 늑대들 가운데로 양들을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1) 마태10,16) 사람들을 경계해라…’”야고보가 그분의 말에 끼어든다.
“맞습니다, 어머니.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너희를 넘겨주어 너희가 총독들 앞에 끌려 나간다면, 너희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성령께서 너희를 위하여, 너희 안에서 말씀하실 것이다.’
그래서 저는 여기 머무르겠습니다. 제자는 자기의 스승과 같아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교회에 생명을 주시려고 돌아가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죽음은 거대한 새 성전에 보태진 돌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보편교회(the universal Church)의큰 불멸의 몸을 위한 생명 안에서의 증가일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저를 죽이고 싶다면, 죽이라지요. 하늘에서 산다면, 저는 더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제 형제 곁에 있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저는 훨씬 더 강해질 것입니다.
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죄를 두려워합니다. 저는 제 자리를 버리는 것은 완전한 배반자인 유다의 행동을 본받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알패오의 야고보는 그 죄를 결코 짓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쓰러져야 한다면, 저는 제 행위의 자리에서, 그분께서 제가 있기를 원하신 자리에서 영웅처럼 쓰러지겠습니다.”
마리아께서 그에게 대답하신다.
“나는 사람-하느님과 너 사이의 비밀들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만일 그가 너에게 그런 영감을 준다면, 그렇게 해라. 하느님인 그만이 명령들을 내릴 자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항상 매사에 그에게 순종하여 그의 뜻을 행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덜 용맹한 베드로는 그 문제에 대한 열성당원의 의견을 들으려고 그와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 가까이에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라자로가 제안한다.
“베타니아로 오시오. 그곳은 예루살렘과도 가깝고, 사마리아로 가는 길에서도 가까워요. 그리스도께서는 원수들을 피하시려고 여러 번 그곳에서 떠나셨어요…”
이번에는 니코데모가 제안한다.
“내 별장으로 오시오. 내 별장은 안전하고, 베타니아와 예루살렘 양쪽이 다 가깝고, 에리코를 거쳐 에프라임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아니오. 내 집이 더 나아요. 내 집은 로마의 보호를 받으니까요.”
라자로가 주장한다.
“당신은 이미 너무 많은 미움을 받고 있소. 예수께서 당신을 죽은 자들로부터 일으켜 그분의 천주성을 강력하게 입증하셨기 때문이오. 그분의 운명이 바로 그 때문에 결정되었다는 것을 숙고하시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니코데모가 라자로에게 대답한다.
“그럼 내 집은 어떻소? 그 집은 사실 라자로의 것이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그것을 내 집이라고 말하거든요.”
열성당원 시몬이 말한다.
마리아께서 끼어들어 말씀하신다.
“무엇이 최선인지를 내가 숙고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게 해줘요.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빛 없이 나를 내버려두시지 않으실 것입니다. 내가 그것을 알게 되면 당신들에게 말하겠어요. 지금 당장은 나와 함께 겟세마니로 갑시다.”
“모든 지혜의 거처이시고, 말씀의 어머니이시자 빛의 어머니이신 당신께서는 항상 저희를 안전하게 인도하시는 별이십니다. 저희는 당신께 순종하겠습니다.”
그들 모두가 함께 마치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 안에서, 그리고 그들의 입술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것처럼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들은 그들이 길가에 앉아 있었던 풀에서 일어난다. 베드로, 야고보, 시몬, 요한이 마리아와 함께 겟세마니를 향하여 가는 동안에 라자로와 니코데모는 스테파노의 시체를 싼 천을 들고, 최초의 새벽빛 속에서 베타니아에서 예리코로 가는 길을 향하여 출발한다.
그들은 순교자를 어디로 모시고 가는 것일까? 수수께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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