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여러 가지 재판들
1944. 2. 16.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지금 너는 나의 본격적인 수난에 선행했던 모든 고통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너에게 내 실제수난의 고통을 알게 해주겠다. 너희가 그것들을 묵상한다면, 너희의 정신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그 고통들을 말이다.
그러나 너희는 그것들을 아주 적게, 너무 적게 묵상한다. 너희는 너희가 나에게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 그리고 너희 구원이 어떤 고통으로 얻어진 것인지를 숙고하지 않는다.
너희는 찰과상, 타박상, 두통에 대해서는 불평하면서도, 내 몸은 하나의 큰 상처였고, 그 상처들이 많은 것들로 인하여 악화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묵상하지 않는다. 그 물건들은 그것들의 창조주를 고문하는 데 사용되었는데, 그 이유는 그것들이 그것들을 만드신 만물의 아버지이신 그분에 대한 경의를 가지지 않고, 이미 고통당한 천주 성자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건들에게는 죄가 없었다. 죄 있는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람이었다. 그가 지상낙원에서 사탄의 말을 들은 날부터 그는 죄인이었다. 선택된 피조물인 사람을 위하여 창조된 물건들이 그 순간까지는 가시들과 독과 잔인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을 왕으로 만드셨고, 그분께서는 그를 그분 자신의 모습대로 그분과 비슷하게 만드셨고, 그분의 부성적인 사랑 안에서 물건들이 사람에게 음험하게 되기를 원치 않으셨다. 사탄이 올가미를 놓았다. 먼저 사람의 마음속에, 그 다음에는 죄의 벌과 함께 가시 돋친 줄기들과 가시들을 가져왔다.
그래서 사람(the Man)인 나는 사람들에 의하여 고통당했을 뿐만 아니라 물건들에 의해서도 고통당했다. 전자는 나를 모욕하고 학대했고, 후자는 그들의 무기들로 그들을 도왔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위하여, 사람을 짐승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만드셨던 손,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던 손, 하느님께서 사람의 생각(mind)과 협력하시어 그 생각의 명령들의 집행자로 만드신 손, 너희의 몹시 완전한 이 부분이 병들었을 때 그것을 애무하고 치료해주기만 했던 하느님의 아들에게 애무만을 했어야 할 너희의 손이, 하느님의 아들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서서 그의 뺨을 때리고, 그를 주먹으로 치고, 채찍들로 때리고, 펜치가 되어 머리털과 수염을 뽑고, 망치가 되어 못들을 박았다.
오로지 하느님의 아들을 경배하기 위하여 민첩하게 달렸어야 할 사람들의 발들은 나를 체포하고, 길들을 따라 내 사형집행인들을 향하여 나를 밀고 끌고, 고집 센 노새에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 부당할 방식으로 나에게 발길질하는 데 빨랐다.
창조된 모든 동물들 중에서 오로지 사람에게만 주어진 말들을 하느님의 아들을 찬미하고 축복하기 위하여 써야 했을 사람의 입은 저주들과 거짓말들을 잔뜩 머금고 그것들을 침과 함께 나에게 내뱉었다.
사람의 천상의 기원(celestial origin)의 증거인 그의 생각은 더할 나위 없이 엄혹한 고문들을 고안하는 데 골몰했다.
사람, 사람 전체가 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것을 써서 하느님의 아들을 고문했다.
그리고 그는 고문하는 데 있어 그것의 형태들로 그를 도와달라고 땅에게 요청했다. 그는 개울의 돌들로 나에게 상처 입히기 위하여 발사체를 만들었고, 나뭇가지들로 나를 때리는 몽둥이들을, 꼬인 삼으로 내 살 속으로 파고들며 나를 끄는 밧줄을, 가시들로 지친 내 머리를 찌르는 불의 관을, 광물들로 분통 터지게 하는 채찍을, 갈대로 고문 도구를, 길들에 있는 돌들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위하여 죽어가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고 있는 사람의 비틀거리는 발들이 걸리는 덫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의 물건들이 땅의 물건들에게 가담했다. 올리브 산의 고뇌로 이미 기진맥진해진 내 몸에 대한 새벽의 추위, 상처들을 악화시키는 바람, 타는 듯한 목마름과 체온을 증가시키고 파리들과 먼지를 가져오고, 결박된 손들로 가릴 수 없는 피로한 눈들을 부시게 하는 햇빛 따위가 그것들이다.
그리고 사람에게 그의 나체를 가리라고 준 섬유들이 하늘의 것들에 합세했다. 즉 채찍이 되는 가죽, 채찍들로 만들어진 상처에 달라붙고 움직일 때마다 찰과상과 열상의 고통을 야기하는 옷의 양털 따위가 합세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아들을 고문하는 데 쓰였다. 만물이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는데, 그가 하느님께 바쳐진 제물이었던 그 시간에 만물은 그에게 적대적이었다.
마리아야, 네 예수는 어떤 것에게서도 위로받지 못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사나운 독사들처럼 내 몸을 물었고, 내 고통을 가중시켰다.
이것이 너희가 고통당할 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너희의 불완전성을 내 완전성과, 내 고통들을 너희의 고통들과 비교하면서 아버지께서 그 시간에 나를 사랑하지 않으셨던 만큼 너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따라서 너희는 내가 그분의 준엄함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사랑한 것처럼 너희의 전존재로 그분을 사랑해야 한다.”
1945. 3. 22. 및 25.
고통스러운 여행이 예수께서 붙잡히신 작은 광장에서 키드론 개울로 이어지는 돌이 많은 작은 길, 그리고 거기서부터 다른 길을 따라 시내로 가는 길에서 시작된다. 즉시 조롱과 학대가 시작된다.
예수께서는 마치 그분께서 위험한 미치광이라도 되시는 것처럼 손목들과 허리까지 밧줄로 묶이시고 그 밧줄들의 끝들이 증오에 취한 광신자들에게 맡겨져 있으므로, 성난 개떼에게 넘겨진 넝마처럼 이쪽저쪽으로 잡아당겨지신다.
만일 그렇게 행동하는 자들이 개들이라면, 그들은 여전히 용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의 외양만을 가지고 있을지언정 그들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분께 고통을 더 주기 위하여 그분을 반대 방향의 두 개의 밧줄을 매서, 그중 하나는 그분의 손목들만을 결박하여 그 까칠까칠한 마찰력으로 그 손목들을 할퀴고 파고들게 만들고, 그분의 허리를 묶은 다른 하나의 밧줄은 그분의 팔꿈치들을 흉곽에 대고 압박하여 그분의 간과 콩팥들을 괴롭히고, 그분의 윗배를 파고들고 압박하게 만들 것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거기 거대한 매듭을 만들어놓아 밧줄들의 끝들을 쥐고 있는 자들이 가끔씩 그것들로 그분을 채찍질하며 말한다.
“이랴! 저리 가! 빨리 가, 이 나귀야!”
그들은 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고문당하시는 분의 오금들을 발길로 찬다. 그분께서는 비틀거리시지만 바닥에 넘어지지는 않으시는데, 그 이유는 오로지 밧줄들이 그분을 서 계시도록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분께서 낮은 담장과 나무줄기에 부딪치시는 것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손목들을 묶은 밧줄을 잡은 자에 의하여 오른쪽으로 잡아당겨지시는 동안에 그분의 허리를 묶은 밧줄을 잡고 있는 자에 의하여 왼쪽으로 잡아당겨지시고, 그분께서 키드론 개울에 놓인 작은 다리를 건너시려는 순간에 더 강한 갑작스러운 잡아당김으로 인하여 그 난간에 강하게 부딪혀 쓰러지신다.
타박상을 입은 그분의 입은 피를 흘리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턱수염을 적시는 피를 닦으시려고 그분의 묶인 양손을 드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참으로 자기의 가해자를 물지 않는 어린양과도 같으시다.
그동안에 어떤 사람들은 개울바닥에 내려가 돌과 조약돌들을 주워 밑에서부터 맞히기 쉬운 과녁을 향하여 돌팔매질한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는 좁고 안전하지 못한 작은 다리 위에서 통과가 지체되자 돌들이 예수의 머리와 양어깨를 때린다.
그것들이 예수뿐 아니라 그분의 고문자들도 맞추자 그들은 몽둥이들을 집어던지고 날아온 돌들을 집어 상대방들에게 되던진다. 그 모든 것이 다시 예수의 머리와 목을 때리는 데 이바지한다.
그러나 그들은 곧 다리를 지나고, 좁은 골목길에 있는 군중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왜냐하면 지기 시작하는 달이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비추지 못하고, 북새통 속에서 많은 횃불들이 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오가 가엾은 순교자를 보는 데 있어 빛으로 작용하고, 그분께서는 그분의 큰 키로 인해서도 고문에 노출되신다. 그분께서는 그 모든 사람들 중 가장 키가 크시다. 그러므로 그분을 때리기가 쉽고, 머리카락을 붙잡아 그분의 머리를 난폭하게 뒤로 잡아당기기가 쉽고, 그분의 얼굴에 몇 줌의 오물을 집어던져 자연히 그것이 그분의 입과 두 눈으로 들어가 구역질과 고통을 야기하기도 쉽다.
그들은 그분께서 그토록 많은 선과 애무를 베풀어주셨던 오펠의 변두리를 지나가기 시작한다. 군중은 소리 질러 사람들을 깨워 그들의 집들의 대문으로 불러낸다.
여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고 공포에 질려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동안에 그분에게서 병을 치유 받고 도움을 받거나 친절한 말씀들을 들었던 남자들은 무심함을 가장하며 무관심한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호기심에서 증오로, 조소하거나 위협하는 몸짓으로 넘어가거나, 그분을 고문하기 위하여 행렬을 따라가기도 한다. 사탄은 이미 일하고 있다…
그분을 모욕하기 위하여 그분을 따라가려 하는 한 남자를 그의 아내가 팔을 붙잡으며 울부짖는다.
“비겁자! 이 썩어 문드러진 더러운 인간아. 당신은 그분께 당신의 목숨을 빚졌어요. 그것을 기억해둬요!”
그러나 그녀는 자기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야수처럼 때리는 남자에게 압도된다. 그는 순교자를 따라잡으려고 뛰어와 그분의 머리에 돌을 집어던진다.
나이든 다른 한 여인은 하이에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 그분을 때리려고 몽둥이를 들고 달려가고 있는 자기의 아들의 길을 막으려고 애쓰며 외친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네 구세주를 죽일 수 없다!”
그러나 그 불쌍한 그 여인은 자기의 아들의 야수와 같은 발길질로 사타구니가 채여 바닥에 나동그라지며 부르짖는다.
“하느님을 죽이고 자기의 어미를 죽이는 놈아! 너는 네가 두 번째 찢어놓는 내 태와 메시아를 때리는 것으로 인하여 저주받아라!”
그들이 시내로 다가갈수록 장면은 점점 더 난폭해진다.
성곽에 도착하기 전에―성문들은 이미 열려 있고, 완전무장한 로마군인들은 소요가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진전되는지 살펴보며 로마의 위신이 손상되면 개입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거기에 와 있다.
나는 그들이 다리의 상류에서 키드론 개울을 건너 지름길을 통하여 걸음걸이를 서로 방해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군중보다 먼저 서둘러 거기 도착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성곽 못 미쳐 작은 광장 근처에 있는 어떤 집 현관의 어슴푸레한 빛 속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머리에까지 겉옷을 뒤집어쓰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도착하시자, 요한은 그의 겉옷이 흘러내려 오도록 내버려두어 아직 달이 야산 너머로 지기 전이어서 아직 빛나고 있는 선명한 달빛 아래서 그의 창백하고 당황한 얼굴을 드러낸다. 그 야산은 성곽 너머 예수를 체포한 고용된 악당들이 토펫이라고 부르는 것을 내가 들은 곳에 있다. 베드로는 감히 자기의 얼굴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그분의 눈에 띄려고 앞으로 나아간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시고… 무한히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신다. 베드로는 두 손으로 자기의 두 눈을 가리고,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나이 들어 보이고 이미 심하게 위축된 채로 자기가 있었던 어두컴컴한 구석으로 돌아간다. 요한은 자기가 있었던 자리에 용감하게 남아 있다가 울부짖는 군중이 지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베드로와 합류한다. 그는 베드로의 팔꿈치를 붙잡고 마치 자기가 소경인 자기의 아버지를 인도하는 소년인 것처럼 그를 인도하여, 그들 두 사람은 떠들썩한 군중을 뒤따라 시내로 들어간다.
나는 로마군인들의 어리석거나 조롱하거나 슬퍼하는 소리들을 듣는다. 그들 중 몇 사람은 그 ‘어리석은 돌대가리’ 때문에 자기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저주하고, 몇 사람은 ‘불쌍한 계집애 같은 녀석을 체포할’ 수 있는 유다인들을 조롱하고, 몇 사람은 ‘그들이 항상 친절한 분이라고 알아왔던’ 희생자를 동정하고, 한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저분께서 저자들의 손아귀에 계시는 것을 보느니 격렬한 죽음을 맞이하는 편을 택하겠어. 저분께서는 위인이셔. 나는 이 세상에서 두 가지를 숭배해. 저분과 로마.”
“세상에!”
계급이 가장 높은 군인이 외친다.
“나는 골치 아픈 일은 싫어. 나는 소위를 만나러 가겠어. 그가 보고할 사람에게 보고하라지. 나는 게르만인들과 맞서 싸우도록 전출되고 싶지는 않아.
이 히브리인들은 냄새나고, 뱀들이고, 골칫거리들이야. 하지만 이곳 생활은 안전해. 나는 여기서 내 군 생활을 마칠 생각이야. 그리고 폼페이 부근에는 내 딸이 있어!…”
나는 성전으로 가는 구부러진 비탈길을 따라 나아가시는 예수를 따라가느라고 나머지를 놓쳤다. 그러나 내가 그들이 그분을 데려가려고 하는 한나스의 집을 보니 나는 그것이 시온 언덕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성전이라는 이 미궁 속에 들어 있기도 하고, 들어 있지 않기도 하다는 것을 보고, 이해한다.
그 집은 시온 언덕 끝 일련의 거대한 성벽들 근처 끝부분에 있는데, 성곽들은 이곳 시의 경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곳에서부터 산자락을 따라 회랑들과 마당들로 이어지며 협의의 성전, 즉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의 예배의 몇 가지 의식들을 행하기 위하여 가는 성전의 경내에 이르게 된다.
육중한 담장에는 높은 철문이 나 있다. 몇 명의 자발적인 하이에나들이 그리로 달려가 시끄럽게 두드린다. 대문이 살짝 열리기가 무섭게 그들은 문을 열어주려고 온 하녀를 쓰러뜨리고 거의 밟다시피 하면서 안으로 몰려 들어가, 아우성치는 군중이 그들 가운데 계시는 죄수(the Prisoner)께서 안으로 들어가실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연다.
그들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대문을 닫고 빗장을 지른다. 아마 그들은 로마나 나자렛 사람의 추종자들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분의 추종자들이라고! 그들은 어디 있는가?…
그들은 현관홀로 들어간 다음 넓은 마당, 복도, 또 다른 현관, 또 다른 마당을 거쳐 예수를 끌고 세 단을 올라가고, 그분을 마당 위에 지어진 회랑을 따라 거의 뛰다시피 하시도록 강요하여 한 화려하게 치장된 넒은 방에 더 빨리 도착하시게 하는데, 거기에는 제관의 옷을 입고 있는 나이 든 사람이 있다.
“한나스여,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로해주시기를.”
장교처럼 보이는 자가 말한다. 이 악당들을 지휘하는 악한을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여기 죄인을 데려왔습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죄가 씻어질 수 있도록 이자를 성하께 바칩니다.”
“하느님께서 그대의 총명함과 믿음으로 인하여 그대를 축복해주시기를.”
기막힌 총명이다! 그들은 예수의 목소리만을 듣고도 겟세마니에서 땅바닥에 쓰러졌었다.
“당신은 누구요?”
“나자렛 사람 예수, 라삐, 그리스도요. 그런데 당신은 나를 알고 있소. 나는 어둠 속에서 행동해오지 않았소.”
“그렇소, 어둠 속에서는 아니었소. 그러나 당신은 모호한 가르침들로 군중들을 오도했소. 그런데 아브라함의 자손들의 영혼들을 보호하는 것은 성전의 권리이자 의무요.”
“영혼들! 이스라엘의 사제, 당신은 당신이 이 백성의 가장 보잘것없는 자나 가장 위대한 사람의 영혼을 위하여 고통당했다고 말할 수 있소?”
“그럼 당신은 어떻소? 당신은 고통이라고 불릴 만한 무엇을 했소?”
“내가 무엇을 했느냐고요? 당신은 왜 나에게 묻소? 이스라엘 전체가 나에 대하여 말하고 있소. 성도부터 가장 가난한 마을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돌들마저 내가 무엇을 했는지 말하려고 이야기하오.
나는 소경들의 눈을 뜨게 해주었소. 그들의 눈들의 시력과 그들의 마음의 시력을. 나는 귀먹었던 사람들의 귀를 열어 땅의 목소리들과 하늘의 목소리들을 듣게 했소. 나는 절름발이들과 마비환자들을 걷게 하여 그들이 육체부터 하느님을 향한 행진을 시작하고, 그 다음에는 그들의 영혼으로 나아가게 해주었소. 나는 나병환자들을 나병으로부터 깨끗하게 해주었소.
나는 모세의 율법에 언급된 나병과 사람을 하느님의 눈에 오염되게 만드는 나병, 즉 죄를 깨끗이 씻어주었소. 나는 죽은 사람들을 일으켜주었소. 나는 몸을 생명으로 돌아오도록 부르는 것이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소.
그러나 죄인을 구속하는 것은 위대한 일인데, 나는 그것을 했소. 나는 탐욕스럽고 부유한 히브리인들에게 이웃에 대한 사랑의 거룩한 계명을 가르침으로써, 그리고 많은 황금이 내 손을 거쳐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채로 있음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했고, 재산을 가지고 있는 당신들 모두보다 나 혼자 더 많은 눈물을 닦아주었소.
끝으로 나는 이름을 가지지 않은 재물, 즉 계명에 대한 지식, 하느님에 대한 지식과 우리 모두가 평등하고, 아버지의 거룩하신 눈으로 보실 때는 분봉왕이나 대사제에 의하여 흘려졌거나 저질러졌던 눈물들이나 죄악들이, 마차 길에서 죽는 거지와 나병환자들에 의하여 흘려졌거나 저질러졌던 눈물들과 죄악들과 같다는 확신을 주었소. 이것이 내가 한 것이오. 다른 어떤 것도 아니오.”
“당신은 당신이 당신 자신을 고발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오? 당신은 말하오. 하느님의 눈에 사람을 오염되게 만드는 나병들이 모세에 의하여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이오. 당신은 모세를 모욕하고 있고, 그의 율법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소…”
“모세의 율법이 아니라 하느님의 율법이오. 그것은 사실이오. 나는 육체의 불행이고, 끝나는 나병보다 영혼의 영원한 불행인 죄가 더 중대하다고 선언하오.”
“당신은 감히 당신이 죄를 사할 수 있다고 말하오?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할 수 있소?”
“약간의 정화수와 숫양의 제물이 죄를 취소하는 데 적법하고, 믿을 만하다면, 왜 내 눈물, 내 피, 내 의지가 그렇게 할 수 없겠소?”
“그런데 당신은 죽지 않았소. 그럼 피는 어디 있소?”
“나는 아직 죽지 않았소. 그러나 나는 죽을 것이오.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오. 시온이 존재하기 전에, 모세가 존재하기 전에, 야곱이 존재하기 전에, 아브라함이 존재하기 전에, 악의 왕(the king of Evil )이 사람의 심장을 물어 그와 그의 자손들 안에서 독살했을 때 하늘에서 기록되었소. 그것은 땅 위에서 예언자들의 목소리들이 들어 있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소.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록되어 있소. 그것은 당신의 마음속에, 카야파의 마음속에, 산헤드린 위원들의 마음속에 기록되어 있소.
그들은 용서하지 않는 마음들이오. 그렇소. 그들은 내가 착한 것을 용서하지 않소. 나는 내 피를 통하여 예상하여 죄를 사해주었소. 지금 나는 이 피 안에서 정화하는 목욕으로 사죄를 완성할 것이오.”
“당신은 우리가 탐욕스럽고, 사랑의 계명을 모른다고 말하는데…”
“혹시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말이오? 당신들은 왜 나를 죽이려 하시오? 왜냐하면 당신들은 내가 당신들의 지위를 빼앗을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이오. 오! 두려워하지 마시오. 내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오. 나는 당신들이 모든 권력의 주인들이 되도록 내버려두오. 영원하신 분께서는 당신들을 벼락 맞은 듯 쓰러지게 만들 ‘이제 그만’이라는 말을 언제 해야 할지 알고 계시오.”
“도라처럼 말이오, 응?”
“그는 하늘의 번개로 죽은 것이 아니라 분노의 발작으로 인하여 죽었소. 하느님께서는 그를 치시려고 저편에서 기다리고 계셨소.”
“그런데 당신은 그의 친척인 나에게 그 말을 되풀이하고 있소? 감히 당신이 어찌?”
“나는 진리요. 그런데 진리는 결코 비겁하지 않소.”
“교만하고 어리석은 자!”
“아니오, 진실하오. 당신은 내가 당신들을 모욕한다고 비난하오. 그러나 당신들 모두는 미워하지 않소? 당신들은 서로를 미워하오. 그런데 지금은 당신들의 나에 대한 증오가 당신들을 일치시키고 있소.
그러나 내일 당신들이 나를 죽였을 때 당신들은 다시 한 번 서로를 증오할 것이고, 더 사납게 증오할 것이오. 그래서 당신들은 이 하이에나를 당신들의 등 뒤에, 이 뱀을 당신들의 마음 안에 간직하고 살 것이오. 나는 사랑을 가르쳤소. 세상을 위하여. 나는 사람들에게 탐욕을 가지지 말라고, 불쌍히 여기라고 가르쳤소. 당신들은 무엇으로 나를 고소하오?”
“새 교리를 전파한다고.”
“오, 사제여! 이스라엘에는 새로운 교리들이 우글거리고 있소. 에세네들이 그들의 교리를, 사두가이들이 그들의 교리를, 바리사이들이 그들의 교리를 가지고 있고, 모든 사람이 자기의 은밀한 교리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쾌락이라고, 어떤 사람에게는 황금이라고, 어떤 사람에게는 권력이라고 불리는 것이오. 모든 사람이 그의 우상을 가지고 있소.
나는 아니오. 나는 영원하신 하느님 내 아버지의 짓밟힌 율법을 다시 가지고 단순하게 십계명의 열 가지 계명들을 되풀이하려고 다시 왔소. 나는 더 이상 그것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집어넣기 위하여 목이 쉬도록 말했소.”
“끔찍하오! 신성모독이오! 어떻게 당신은 감히 사제인 나에게 그렇게 말하오? 이스라엘에 성전이 없소? 우리가 바빌론에서 귀양살이하는 사람들과 같소? 나에게 대답하시오.”
“당신들은 그런 사람들이고, 그보다 훨씬 더한 사람들이오.
성전은 있소. 그렇소. 건물은 있어요.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 안에 계시지는 않소. 그분께서는 그분의 집에 있는 가증한 것을 보시고 도망치셨소. 그런데 내 죽음이 이미 결정되었는데, 당신은 나에게 이토록 많은 질문을 하시오?”
“우리는 살인자들이 아니오. 만일 우리가 명백한 죄에 대하여 우리가 죽일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죽이오.
그러나 나는 당신을 구하고 싶소. 나에게 말하시오. 그러면 나는 당신을 구해주겠소. 당신의 제자들은 어디 있소? 만일 당신이 그들을 나에게 넘겨준다면, 나는 당신을 풀어주겠소. 그들 모두의 이름을, 그리고 알려진 제자들보다 비밀제자들을 더 말하시오.
나에게 말하시오. 니코데모는 당신의 제자지요? 그리고 요셉도? 가말리엘도? 엘르아잘도? 그리고… 하지만 나는 엘르아잘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소.
그건 필요 없소. 말하시오. 더 크게 말해요. 당신은 내가 당신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에게는 힘이 있소.”
“당신은 오물이오. 나는 밀고자의 일을 그 오물에게 남겨두겠소. 나는 빛이오.”
한 악한이 그분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대 친다.
“나는 빛이오. 빛이고 진리요.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말했고, 유다인들이 모이는 회당들과 성전에서 가르쳤으며, 아무것도 비밀리에 말하지 않았소. 내가 반복하여 묻겠소. 당신은 왜 나에게 질문하오? 내가 말한 것을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시오. 그들은 아오.”
다른 악한이 그분의 뺨을 때리며 말한다.
“이것이 네가 대사제께 대답하는 방식이냐?”
“나는 한나스에게 말하고 있소. 대사제는 카야파요. 나는 노인께 마땅히 드려야 하는 경의를 가지고 말하고 있소. 그러나 만일 당신이 내가 잘못 말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나에게 증명하시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왜 나를 치시오?”
“이자를 내버려두어라. 내가 카야파에게 가겠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달리 말할 때까지 여기서 그를 지키고 있어라. 그리고 이자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해라.”
한나스가 나간다.
예수께서는 말씀하지 않으신다. 고용된 악당의 무리들을 거스르며 감히 문간에 남아 있는 요한에게도 말씀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단 한 마디의 말씀 없이도 그에게 명령하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요한이 고통스러운 눈길로 쳐다보고 나서 바깥으로 나가서 내가 그를 시야에서 놓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고문자들과 함께 남아 계신다. 밧줄들로 치고, 침을 뱉고, 욕설들을 퍼붓고, 발길질하고, 그분의 머리카락을 잡아 뽑는 것이 그분께 남아 있는 것들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한 하인이 와서 죄수를 카야파의 집으로 데려오라고 말한다.
예수께서는 여전히 결박당하신 채 매 맞으시며 다시 회랑 밑으로 나오시어 그것을 따라 걸어 한 로비까지 가신 다음에 금요일 새벽이 시작되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불기 때문에 많은 무리가 불을 피워놓고 몸을 녹이고 있는 마당을 가로질러가신다.
베드로와 요한도 적대적인 무리에 섞여 거기 있다. 거기 머물러 있다니 그들이 정말로 용감한 것은 틀림없다 그들이 그곳에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그들에게 상당한 용기가 있음이 틀림없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시는데, 희미한 미소가 매 맞아 부어오른 양 입술에 떠오른다.
회랑들, 홀들, 마당들, 복도들을 거쳐 가는 먼 길이다. 그러나 성전의 이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집들을 가지고 있었는가?
그러나 군중은 대사제의 집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한나스의 집 현관으로 다시 밀려나온다. 예수만이 홀로 악당들과 사제들 사이에서 걸어가신다. 그분께서는 큰 홀로 들어가시는데, 그 방은 한가운데에 빈 공간을 남겨놓고 세 쪽에 말굽 모양으로 배치된 많은 의자들로 인하여 그 장방형 모양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빈 공간 너머 단들 위에 두세 개의 의자들이 놓여있다.
예수께서 막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시는데, 라삐 가말리엘이 동시에 도착한다. 경비병들은 죄수를 심하게 잡아당겨 그분께서 이스라엘의 라삐에게 길을 터주시게 한다.
그러나 후자는 석상처럼 뻣뻣하고 위엄 있는 태도로 발걸음을 늦추고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겨우 입술을 움직여 말한다.
“당신은 누구요? 나에게 말해주시오.”
그러자 예수께서 친절하게 대답하신다.
“예언서들을 읽으시오. 그러면 당신은 해답을 얻을 것이오. 그 예언서들은 첫째 표징을 담고 있소. 다른 표징은 올 것이오.”
가말리엘은 겉옷을 여미며 안으로 들어가고, 예수께서는 그의 바로 다음에 들어가신다. 가말리엘이 자리들 중 하나로 가는 동안에 예수께서는 방 한가운데, 대사제 앞으로 끌려가신다.
그는 진짜 범죄자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들은 산헤드린의 모든 위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그 다음에 회의가 시작된다. 카야파는 두세 개의 의자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묻는다.
“엘르아잘은 어디 있소? 그리고 요한은 어디 있고?”
율법학자로 보이는 젊은이가 일어나 절한 다음에 말한다.
“그분들은 오기를 거절했습니다. 여기 그분들의 편지가 있습니다.”
“그것을 보관하고, 기록하시오. 그들은 그것에 대하여 대답하게 될 것이오. 이 회의의 거룩한 위원들은 이 사람에 관하여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말하겠습니다. 이자는 내 집에서 안식일을 어겼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가 거짓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언하십니다. 이스마엘 벤 파비는 결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피고인, 이것이 사실이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나는 저자가 잘 얼려진 창녀들과 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자는 예언자인 체 하면서 자기의 소굴을 창가(娼家)로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모든 민족의 이방인 여자들로 말입니다. 사독, 칼라세보나, 한나스의 수탁인인 나훔도 나와 함께 있었습니다.
사독과 칼라세보나, 내가 진실을 말하고 있소? 만일 내가 거짓말한다면, 나를 위증죄로 고발하시오.”
“그것은 사실입니다.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당신은 뭐라고 말하겠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저자는 우리를 조롱하고 우리가 조롱당하게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서민들은 저자의 잘못으로 더 이상 우리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소? 당신은 거룩한 위원들을 모독하였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이 사람은 마귀 들렸습니다. 이 사람은 이집트에서 돌아온 다음부터 흑마술을 행해 왔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증명할 수 있소?”
“나는 내 믿음과 율법의 판들을 걸고 맹세합니다.”
“중대한 고발이오. 당신의 무죄를 증명하시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당신의 임무는 불법이오. 당신도 그것을 알고 있소. 그 죄는 죽어 마땅한 것이오. 큰 소리로 말하시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회의는 불법이오. 시메온, 일어나라, 가자.”
가말리엘이 말한다.
“라삐, 당신은 미치셨습니까?”
“나는 형식들을 존중하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처럼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소.”
라삐 가말리엘은 이렇게 말하고, 석상처럼 뻣뻣한 자세로 나가는데, 그를 닮은 서른다섯 살 가량의 남자가 그를 따라간다.
장내에 약간의 동요가 있는데, 니코데모와 요셉은 그것을 이용하여 순교자에게 유리하게 말한다.
“가말리엘의 말이 옳소. 시간도, 장소도 불법이오. 그리고 고발들은 일관되지 않소. 저분이 명백히 율법을 무시했다고 저분을 고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소? 나는 저분의 친구인데, 나는 저분이 율법을 존중하는 것을 항상 보아왔다고 맹세하오.”
니코데모가 말한다.
“나도 그렇소. 그리고 범죄에 찬동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내 머리를 가리오. 저분에게가 아니라 우리에게 말이오. 그리고 나는 나가오.”
요셉은 이렇게 말한 다음 자기 자리에서 내려와 나가려고 한다.
그러자 카야파가 외친다.
“아! 그것이 당신들의 말이오? 그러면 선서한 증인들을 오게 합시다. 그러니 그들의 말을 들으시오. 당신들은 그 다음에 가시오.”
감옥을 자기 집처럼 들락거리는 것과 같은 얼굴을 가진 두 사람이 들어온다. 사람의 시선을 피하는 시선, 잔인한 비웃음, 음흉한 인상의 사람들이다.
“크게 말하시오.”
“동시에 두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은 적법하지 않소.”
요셉이 외친다.
“나는 대사제요. 내가 명하오. 조용히 하시오!”
요셉은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말한다.
“하늘의 불이 당신 위에 떨어지기를! 이 순간부터 원로 요셉은 산헤드린의 적이고, 그리스도의 친구라는 것을 알아두시오. 그리고 나는 즉시 한 사람이 로마의 승인 없이 여기서 사형을 선고받고 있다고 총독관저에 알리겠소.”
요셉은 자기를 만류하려는 야윈 젊은 율법학자를 홱 밀어젖히며 나간다.
니코데모는 아무 말 없이 더 조용하게 나간다. 그는 나갈 때 예수의 앞으로 지나가며 그분을 쳐다본다…
다시 동요가 일어난다. 그들은 로마를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항상 속죄하시는 희생이시다.
“보시오, 이 모든 소동은 당신의 잘못으로 인하여 일어나고 있소. 가장 훌륭한 유다인들을 타락시키는 자인 당신 때문에 말이오. 당신은 그들을 더럽혔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증인들은 말하시오.”
카야파가 외친다.
“예, 이 사람은 …을 이용했어요. 우리는 알았는데… 그것이 이름이 뭐더라?”
“당신은 사자성어를 말하는 거요, 혹시?”
“바로 그거예요.
“당신의 말이 맞아요! 이 사람은 죽은 사람들을 불러냈어요. 이 사람은 안식일을 지키지 말라고, 그리고 제단을 모독하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쳤고 가르쳤어요. 우리는 그것을 맹세합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성전을 허물고, 마귀의 도움으로 사흘 동안에 다시 짓기를 원한다고 말했어요.”
“아니오, 이 사람은 성전이 사람의 손으로 지어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카야파는 자기의 의자에서 내려와 예수께 다가온다. 키가 작고, 지나치게 비만하고, 추하게 생긴 그는 꽃 옆에 있는 거대한 두꺼비처럼 보인다. 예수께서는 상처 입으시고, 멍드시고, 더럽혀지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지셨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참으로 미남자이시고, 위엄 있으시기 때문이다.
“당신은 대답하지 않을 거요? 사람들이 당신을 거슬러 얼마나 끔찍한 고발들을 하는데! 그런 불명예를 벗으려면 말하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분께서는 그를 보시지만,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
“그럼 나에게 대답하시오. 나는 당신의 대사제요. 나는 살아 계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명하오. 나에게 말하시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요?”
“당신이 그렇다고 말했소. 그리고 당신들은 아버지의 능력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사람의 아들이 하늘의 구름들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
그런데 당신은 왜 나에게 질문하시오? 나는 3년 동안 공공연하게 말해왔소. 나는 아무것도 비밀리에 말하지 않았소. 내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시오. 그들이 내가 말한 것과 내가 한 일을 당신에게 말해줄 것이오.”
그분을 붙잡고 있는 병사들 중 하나가 그분의 입을 때려 다시 피가 나게 하며 외친다.
“이 사탄아, 그것이 네가 대사제께 하는 대답이냐?”
그러자 예수께서는 방금 전의 병사에게처럼 온유하게 그에게 대답하신다.
“만일 내가 진리를 말했다면, 당신은 왜 나를 때리시오? 만일 내가 무언가를 잘못 말했다면, 당신은 왜 나에게 내가 무엇을 잘못 말했는지 말해주지 않으시오?
나는 당신에게 거듭 말하겠소. 나는 그리스도이고, 하느님의 아들이오. 나는 거짓말을 못하오. 나는 대사제, 영원한 사제요. 그리고 나만이 ‘교리와 진리’라고 쓰인 진짜 흉패를 달고 있소. 사람들의 눈에는 불명예스럽게 보이지만, 하느님의 눈에는 거룩하게 보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복된 부활에 이르기까지 나는 두 가지 모두에 충실하오.
나는 기름 바름 받은 자요. 나는 대사제이자 왕이요. 그리고 나는 내 왕홀을 잡고, 그것으로 마치 키질하듯이 타작마당을 깨끗하게 할 것이오. 이 성전은 파괴될 것이고, 그것은 다시 새롭고 거룩하게 일어날 것이오. 왜냐하면 이 성전은 타락했고, 하느님께서는 이것을 이것의 운명에 내맡기셨기 때문이오.”
“신성모독자!”
그들 모두가 일제히 고함친다.
“당신은 그것을 사흘 안에 하겠다고요? 아둔하고 마귀 들린 자 같으니라고.”
“이 성전이 아니라 내 성전이 다시 설 것이오. 살아 계시고, 거룩하시고, 삼중으로 거룩하신 참 하느님의 성전 말이오.”
“저주받은 자!”
그들이 다시 한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카야파는 쉰 목소리를 높이고 공포를 가장하며 자기의 아마 옷을 찢으며 말한다.
“우리가 증인들에게서 무슨 말을 더 들어야겠소? 이자는 하느님을 모독했소.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겠소?”
그러자 그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저자는 죽어 마땅하오.”
그들은 경멸과 분개를 나타내는 몸짓을 하며 홀을 나가고, 예수를 악당들과 거짓 증인들의 폭도들에게 내맡긴다. 그들은 그분의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치고, 침 뱉고, 헝겊으로 그분의 두 눈을 가린 다음에 그분의 머리카락을 난폭하게 잡아당기며, 양손을 결박당한 그분을 이리저리 내몰아 탁자들과 의자들과 벽들에 부딪치게 하며 그분께 묻는다.
“누가 너를 때렸느냐? 알아맞혀봐라.”
그들은 몇 차례 그분을 넘어뜨리고, 얼굴을 바닥에 닿도록 쓰러뜨리고, 자기들의 간격을 벌려 그분께서 손이 묶인 채 어떻게 다시 일어나려고 애쓰시는지를 보면서 야비하게 웃는다.
이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피로에 지친 하느님을 죽이는 고문자들은 잠시 쉬기로 결정한다. 그들은 예수를 대사제의 집의 경계 안에 이미 운집해 있는 폭도들의 야유를 받게 하며 많은 마당들을 거쳐 한 광으로 데려간다.
예수께서는 베드로가 불을 쬐고 있는 마당에 이르러 그를 바라보신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분의 눈길을 피한다. 요한은 더 이상 그곳에 없다. 나는 그를 볼 수 없다. 나는 그가 니코데모와 함께 떠났다고 생각한다…
동이 터오고, 하늘에 초록빛이 감돈다. 명령 하나가 내려졌다. 보다 적법한 재판을 위하여 죄수를 회의실로 다시 데려오라는 것이다.
이때가 베드로가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다고 세 번째 부인했을 때인데, 그때 이미 고통들의 자국이 나 있는 그리스도께서 그의 곁을 지나가고 계신다. 그리고 새벽의 초록색 빛 아래 그분의 핼쑥한 얼굴의 타박상들은 훨씬 더 끔직해 보이고, 그분의 두 눈은 더 푹 꺼지고 무표정하여, 세상의 고통으로 어두워진 예수가 되셨다.
들릴까 말까한 비꼬는 듯한 장난꾸러기와 같은 수탉의 울음소리가 새벽을 깨우기 시작하며 공기를 가른다. 그리스도의 출현에 의하여 야기된 깊은 침묵의 이 순간에 베드로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자여, 나는 맹세코 저 사람을 모른다니까요.”
이것은 단호하고 확실한 단언인데, 그 대답에 비웃듯 수탉의 울음소리가 즉시 응답한다.
베드로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는 도망치려고 돌아서다가 예수를 딱 마주치게 된다. 그분께서는 무한한 연민으로, 바로 그 다음에 내 예수께서 영원히 사라지시는 것을 내가 보아야 하는 것처럼 내 가슴이 미어지는 깊은 슬픔으로 그를 바라보신다.
베드로는 흐느끼며 마치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나간다. 그는 거리로 나오는 두 사람의 하인 뒤로 도망쳐 나와 어둑어둑한 길로 사라진다.
예수께서 다시 큰 홀로 끌려오신다. 그들을 이구동성으로 말꼬리를 잡으려는 질문을 되풀이한다.
“참 하느님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말하시오. 당신이 그리스도요?”
종전의 답변과 같은 답변을 얻은 그들은 그분께 사형을 선고하고, 그분을 빌라도에게 데려가라고 명령한다.
예수께서는 한나스와 카야파를 제외한 그분의 모든 원수들에게 에워싸여 나오셔서, 그분께서 그토록 여러 번 말씀하시고, 도와주시고 사람들을 고쳐주셨던 성전의 그 마당들을 다시 지나가시며 총안 흉벽이 있는 성벽을 통과하여 시내의 거리들로 들어오시는데, 시내는 새벽을 알리는 분홍빛 여명으로 밝아오고 있다.
나는 그들이 그분을 더 오래 괴롭히려는 유일한 목적을 위하여 그들이 그분에게 시장들, 마구간들, 파스카로 인하여 멀고 사람들로 꽉 차 있는 여관들을 통과하여 예루살렘을 돌아 일부러 멀고 따분하게 걷게 한다고 생각한다.
시장들의 쓰레기 야채들과 마구간들의 짐승들의 똥이 무죄하신 분에게 던질 발사체들이 된다. 그분의 얼굴은 점점 더 커지는 멍들과 피 흐르는 작은 상처들로 가득해지고, 그 위에 발라진 다양한 오물들로 덮인다.
이미 피땀으로 인하여 무겁게 늘어지고, 약간 뻗친 그분의 머리카락은 더 칙칙해지고 헝클어지고, 지푸라기들과 오물이 흩뿌려져 그분의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그분의 두 눈도 가려진다.
시장들에서 물건을 매매하던 사람들이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불쌍한 분을 따라가는데, 그들은 사랑으로 인하여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마부들과 여관의 사환들은 그들의 여주인들의 부르는 소리들과 명령들을 못들은 체하고 무리지어 나온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른 모든 여인들처럼 모두가 모욕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해도 적어도 소란에는 무관심하여, 그들은 그토록 많은 손님들을 돌보는 일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투덜거리며 되돌아간다.
그리하여 떠들썩한 행렬은 매순간 커지고, 생각들과 모습들은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변하는 것 같다. 전자는 범죄자들의 생각들이 되고, 후자는 증오로 초록빛이 되거나 분노로 벌겋게 된 얼굴에서 흉포한 가면이 되고, 손들은 날카로운 발톱들이 되고, 입들은 늑대들의 모습을 띠고 늑대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내고, 눈들은 정신병자들의 눈들처럼 악하고, 벌겋고, 가늘게 뜬 모습이 된다.
예수만이 항상 똑같으시다. 비록 지금 그분께서는 그분의 몸 전체에 덕지덕지 붙은 오물로 뒤덮여 계시고, 그분의 모습은 타박상들과 부종들로 흉하게 일그러지시기는 했지만 말이다.
고리처럼 길을 좁히고 있는 한 장식 홍예 창도리에서 모든 것이 방해받고 느려지는데, 한 외침이 공기를 가른다.
“예수님!”
그것은 무거운 몽둥이를 휘두르며 나아갈 길을 만들려고 애쓰는 목자 엘리야이다. 나이 많고, 힘이 세고, 위협적이고, 강인한 그는 선생님께 도달하는 데 거의 성공한다. 그러나 최초의 공세로 밀려났던 군중이 그 열들을 좁혀 전체 군중과 고군분투하는 그 외로운 제자를 분리시키고, 뒤로 밀어내고, 제압한다.
“선생님!”
군중의 소용돌이가 그를 삼키고 밀어내는 동안에 그가 외친다.
“가거라!… 내 어머니…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행렬이 좁은 지점을 통과한다. 댐에 막혔다가 열린 공간을 찾은 물처럼 행렬은 그 끝에 부자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있는 두 야산들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공간 위에 지어져 있는 넓은 도로 안으로 떠들썩하게 쏟아져 들어간다.
나는 그 언덕의 정상에 있는 성전을 다시 본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유죄 선고받은 분(the Convict)을 도시 전체의 조롱에 노출시키고,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욕자들이 증가하는 동안 그분을 모욕하도록 모든 이에게 허용하기 위하여 돌게 만든 그 악랄한 일주가 그 출발지점으로 돌아옴으로써 그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 저택에서 말을 탄 사람이 질주해 나온다. 흰 아랍 말의 진홍색 마의와 그 말의 위용, 피 흘리기 시작하는 등들과 머리들 위로 그 면이나 모서리를 휘두르는 그의 검으로 인하여 그는 대천사처럼 보인다. 말이 군중을 헤치고 길을 트는 가장 유효한 수단으로 자신의 굽들을 그놈 자신과 그 주인을 방어하는 무기로 활용하여 도약하는 반회전 시나 활보 시에, 황금 띠로 조여져 있던 그 탑승자의 머리의 진홍빛과 금빛의 베일이 벗겨지게 하여 나는 마나엔을 알아본다.
“물러서시오!”
그는 소리친다.
“당신들이 어찌 감히 분봉왕의 수면을 방해한단 말이오?”
그러나 이것은 그의 개입과 예수께 다가가려는 그의 시도를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이 사람을… 내가 보겠소… 옆으로 비키시오. 아니면 나는 경비병들을 부르겠소…”
사람들은 단검의 평면으로 치는 우박과도 같은 타격들과 말의 발길질과 말 탄 사람의 위협들로 인하여 갈라졌고, 마나엔은 예수와 그분을 붙잡고 있는 성전 경비병들의 무리에게 다다를 수 있게 된다.
“꺼지시오! 분봉왕은 당신들보다 중요하시오. 더러운 하인들, 뒤로 물러서요! 나는 저 사람과 말하고 싶소.”
그는 자기의 검으로 가장 무자비한 간수를 공격하여 성공하기에 이른다.
“선생님!…”
“고맙소. 그러나 가시오! 그리고 하느님께서 당신을 위로해주시기를!”
그분께서는 그분의 묶인 두 손으로 최선을 다하여 강복의 손짓을 하신다.
군중은 멀리서 씩씩거린다. 그들은 마나엔이 물러가는 것을 보자마자 선고받은 분에게 돌들과 오물을 집어던져 밀려났던 것에 대하여 복수한다.
그들은 오르막길이고, 햇볕으로 벌써 따뜻해진 큰 도로를 따라 안토니아 탑을 향하여 가는데, 그 거대한 탑이 멀리서 시야에 들어온다.
한 여인의 날카로운 부르짖음이 공기를 가른다.
“오! 나의 구세주님! 제 목숨을 저분의 목숨 대신 받아주십시오. 오! 영원하신 하느님!”
그분께서는 고개를 돌려 한 아름다운 집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꽃이 만발한 외랑 위에서 남녀 하인들, 어린 마리아와 마티아에 둘러싸여 양팔을 하늘을 향하여 들고 있는 쿠자의 요안나를 보신다.
그러나 오늘 하늘은 기도를 듣지 않는다! 예수께서는 두 손을 들어 마지막 강복의 손짓을 하신다.
“죽음을!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자, 마귀에게 죽음을! 저자의 친구들에게도 죽음을!”
씩씩거리는 소리들과 돌들이 높은 옥상을 향하여 올라간다. 나는 누군가가 다쳤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매우 날카로운 부르짖음을 듣고, 그 다음에 그 무리가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을 본다.
그리고는 앞으로, 앞으로 비탈을 올라간다… 예루살렘은 햇빛 아래서 그 빈집들을, 그 실제 주민들과 파스카를 지내러 여기 와있는 임시 주민들과 함께 온 시내를 무방비상태의 예수를 적대하도록 내몰아 텅 비게 된 집들을 보여준다.
몇 명의 로마병사들, 일개 중대 전체가 그들의 창들을 창을 폭도들에게 겨누고 안토니아에서 달려 나오자 그들은 소리를 지르며 흩어진다. 길 가운데에는 예수께서 간수들, 사제장들, 율법학자들, 백성의 원로들과 함께 남아 계신다.
“이 사람은? 이 소요는? 당신들은 이것에 대하여 로마에게 대답해야 할 거요.”
한 백부장이 거만하게 말한다.
“이 사람은 우리 율법에 따라 죽어 마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당신들에게 생사여탈권(jus gladii et sanguinis)이 반환되었소?”
근엄한 얼굴과 깊은 흉터가 있는 뺨을 가진 진짜 로마인인 선임 백부장이 묻는다. 그리고 그는 더러운 갤리선의 노예들과 말할 때에 가졌을 법한 경멸과 혐오를 가지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그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로마의 충실한 신민들입니다…”
“하! 하! 하! 저자들의 말을 들어보게, 론지노! 충실하다고! 신민들! 불한당들! 나는 당신들에게 내 궁수들의 화살들로 보답하겠소.”
“그런 죽음은 너무나 고귀한 것입니다! 노새의 등짝들은 채찍만을 원합니다!…”
론지노가 경멸적인 냉정함을 가지고 대답한다.
사제장들, 율법학자들, 원로들은 악에 바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입을 다물고 자기들이 그 모욕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보이지 않고 삼키며 두 백부장에게 절하면서, 예수를 본시오 빌라도에게 데려가 빌라도가 ‘로마의 잘 알려진 공정한 정의로 그를 재판하여 형을 선고하게’ 해달라고 청한다.
“하! 하! 저자들의 말을 들어보게! 우리는 미네르바보다 더 지혜롭게 되었네…
여기! 그를 우리에게 주시오! 그리고 우리 앞에서 걸어가시오! 누가 알겠소. 당신들은 악취 나는 재칼들이오. 당신들을 우리의 등 뒤에 두는 것은 위험한 일이오. 계속 가시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왜 안 되오? 누군가가 고발하면, 그는 피고와 함께 재판관 앞에 있어야 해요. 이것이 로마의 규칙이오.”
“이교도의 집은 우리 눈에 불결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파스카를 위하여 이미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오! 불쌍한 좀스러운 물건들! 당신들이 들어오면 더러워진다고!… 그런데 당신들처럼 재칼이나 파충류가 아니고 사람인 유일한 히브리인을 죽이는 것은 당신들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거요?
좋소. 그럼 당신들이 있는 곳에 그대로 있으시오. 앞으로 한 걸음도 나오지 마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들은 창에 찔릴 거요. 피고인 주위에 한 십인대. 다른 병사들은 씻지 않은 숫염소의 냄새를 풍기는 이 폭도들을 향해 서라.”
예수께서는 그분의 주위에서 미늘창들의 방진을 이루는 열 명의 창기병들의 가운데 서서 총독관저로 들어가신다. 두 백부장들은 계속 간다. 예수께서는 넓은 현관홀에서 발을 멈추고 계시고 그 너머에는 안마당이 있는데, 그것은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뒤로 희미하게 보인다. 백부장들은 한 문 뒤로 사라진다.
그들은 총독과 함께 돌아온다. 그는 아주 하얀 토가를 입고, 그 위에 진홍색 겉옷을 입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그들이 공적으로 로마를 대표할 때 그들이 입는 복장인 모양이다. 그는 면도한 얼굴에 회의적인 미소를 띠고 천천히 들어오면서 두 손으로 레몬향이 나는 버베나의 잎을 비비며 즐겁게 그 냄새를 맡는다. 그는 해시계로 가서 그것을 들여다본 다음에 돌아온다.
그는 어떤 신상의 발치에 놓여 있는 화로에 몇 알의 향을 던져 넣는다. 그는 시트론 물을 자기에게 가져오게 하여 목구멍을 헹군다. 그는 자기의 곱슬머리를 아주 매끈한 금속 거울에 비춰본다.
그는 선고받은 사형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기결수를 잊어버린 것 같다. 그는 돌들이라도 분노하게 만들 정도이다.
홀의 전면은 완전히 환히 열려 있고, 현관에 비해 3단 높게 들어 올려 있어 유다인들은 모든 것을 아주 잘 볼 수 있다. 그들은 노발대발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창들과 투창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감히 반기를 들지 못한다.
빌라도는 큰 홀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나서 마침내 예수에게로 곧장 가서 그를 보며 두 백부장들에게 묻는다.
“이 사람이오?”
“예, 이 사람입니다.”
“이 사람을 고발한 사람들을 오게 하시오.”
빌라도는 이렇게 말하며 단 위에 놓여 있는 의자로 가서 앉는다. 그의 머리 위에서 로마의 휘장이 금빛 독수리들과 그것들의 강력한 두음약어(頭音略語)들과 교직되어 있다.
“저들은 올 수 없습니다. 저들은 부정하게 된답니다.”
“휴! 그편이 낫지. 우리는 이곳에서 그들의 염소냄새를 없애느라고 썼을 엄청난 향유를 아끼게 되었소. 적어도 그들을 가까이 오게 하시오. 이 밑으로. 그리고 그들이 들어오기를 원치 않으니 그들이 확실히 들어오지 않게 하시오. 이 사람은 소요의 구실이 될 수도 있소.”
한 병사가 로마 총독의 명령을 가지고 떠난다. 다른 병사들은 현관홀 앞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똑바로 서 있는데, 그 모습은 아홉 명의 영웅들의 조상처럼 아름답다.
사제장들, 율법학자들, 원로들이 앞으로 나아와 비굴하게 절하고 총독관저 앞, 현관의 세 단 너머에 있는 작은 광장에서 발길을 멈춘다.
“크게 말하시오. 그리고 서두르시오. 당신들에게는 이미 밤의 평온을 해치고, 성문들을 억지로 열게 한 죄가 있소. 나는 그것이 증명되게 하겠소. 그리고 교사자들과 수임자들은 법령위반에 대하여 책임져야 할 거요.”
빌라도는 여전히 현관홀에 남아 있는 그들을 향하여 간다.
“저희는 각하께서 그 숭고하신 황제를 대리하시는 로마의 재판에 이 사람에 대한 저희의 판결을 제출하려고 왔습니다.”
“당신들은 무슨 죄목으로 이 사람을 고발하오? 내가 보기에는 이 사람은 무죄인데…”
“만일 이 사람이 범죄자가 아니라면, 저희는 이 사람을 각하께 데려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분을 고발하려는 맹렬한 욕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온다.
“이 서민들을 밀어내시오! 광장의 세 단 너머 여섯 걸음 밖으로, 두 백인대 무장!”
병사들은 재빨리 복종하여 백 명은 가장 높은 바깥쪽 단 위에 현관홀을 등지고 늘어서고, 다른 백 명은 빌라도의 관저 입구의 주된 대문이 있는 작은 광장에 늘어선다.
나는 주된 대문이라고 말했지만, 거대한 회랑 또는 개선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문에 의하여 경계 지어지는 아주 넒은 출입구이기 때문인데, 지금 그것은 활짝 열려 있어 적어도 너비가 6미터는 되는 현관의 긴 통로를 통하여 안마당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높은 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넓은 현관 너머로는 나란히 서서 소심한 암살자들에게 2백 개의 날카로운 창끝들을 내보이고 있는 무장한 방벽 너머로 위협적이고 악마적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는 유다인들의 야만적인 얼굴들을 볼 수 있다.
“내가 당신들에게 다시 묻겠소. 당신들은 무슨 죄목으로 이 사람을 고발하고 있소?”
“저자는 저희 조상들의 율법을 거슬러 죄지었습니다.”
“그럼 당신들은 그것에 대하여 나를 귀찮게 하기 위하여 왔단 말이오? 이 사람을 데려가 당신들의 법들에 따라 이 사람을 재판하시오.”
“저희는 누군가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유식하지 못합니다. 로마의 완전한 법에 비하면, 유다의 법은 정신적으로 모자라는 아이와도 같습니다. 무식한 사람들로서 우리의 지배자인 로마의 신민으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들은 언제부터 꿀과 버터가 되었소?… 하지만 오 거짓말의 달인들이여! 당신들이 진리를 말하기는 했소! 당신들에게 로마가 필요하다고! 그렇소. 당신들에게 문제를 야기하는 이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말이오. 알겠소.”
빌라도는 홀의 백설 같은 대리석 벽들 사이로 암청색의 장방형 천처럼 보이는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웃는다.
“나에게 말하시오. 이 사람은 무슨 죄를 지어서 당신들의 법률들을 어겼소.”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자기가 그리스도, 유다인들의 왕이라고 말하면서 백성들이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내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빌라도는 홀의 가운데에 계시는 예수에게로 돌아온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온유함이 참으로 분명하기 때문에 묶이셨으나 병사들 곁에 남겨져 계신다. 빌라도가 그분께 묻는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왕이오?”
“당신은 자진하여 그것을 묻고 있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암시해서 묻고 있소?”
“그런데 당신은 내가 당신의 나라에 무슨 관심을 갖기를 바라오? 내가 유다인이오? 당신의 나라와 그 지도자들이 내가 당신을 재판하도록 당신을 나에게 넘겨주었소. 당신은 무엇을 했소? 나는 당신이 충실하다는 것을 아오. 말하시오. 당신이 통치하기를 갈망한다는 것이 사실이오?”
“내 나라는 이 세상으로부터 오지 않소. 만일 그것이 이 세상의 나라라면, 내 신하들과 군인들이 싸워서 유다인들이 나를 체포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오. 그러나 내 내라는 땅에 속해 있지 않소. 그리고 당신은 내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오.”
“그것은 사실이오. 나도 들었소. 하지만 당신은 당신이 왕이라는 것은 부인하지는 않는구려.”
“당신이 그렇게 단언했소. 나는 왕이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이 세상에 왔소. 진리 편에 서는 사람들은 내 음성을 귀담아 듣소.”
“진리가 무엇이오? 당신은 철학자요? 그것은 죽음에 직면할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소. 소크라테스도 죽었소.”
“그러나 그것은 그가 그의 일생 동안 정직하게 사는 데 이바지했소. 그리고 잘 죽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소! 그리고 그가 시민의 미덕들의 배반자라고 불리지 않고 다른 생명으로 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었소.”
“세상에(By Jove)!”
빌라도는 감탄으로 가득 차 그분을 쳐다본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회의적인 비꼬기를 시작한다. 그는 귀찮다는 몸짓을 한다. 그는 그분께 등을 돌리고 유다인들을 향하여 간다.
“나는 저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아내지 못하오.”
군중은 자기들의 희생물과 처형 구경을 놓칠까봐 공포에 사로잡혀 미쳐 날뛰며 외친다.
“저자는 반역자요!”
“신성모독자요!”
“저자는 방탕을 조장하오!”
“저자는 사람들에게 모반을 부추기오!”
“저자는 카이사르에게 경의를 표하기를 거부하오!”
“저자는 자기가 예언자인 체 하오!”
“저자는 마술을 행하오!”
“저자는 마귀요!”
“저자는 가르치면서 갈릴래아에서 와서 온 유다를 두루 다니며 가르치며 백성들을 선동하오.”
“저자에게 죽음을!”
“저자에게 죽음을!”
“저 사람이 갈릴래아 사람이오? 당신은 갈릴래아 사람이오?”
빌라도는 예수께로 돌아온다.
“당신은 저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고발하는지 듣고 있소? 당신의 무죄를 증명하시오.”
그러나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빌라도는 생각에 잠긴다…그러다가 그가 결정한다.
“한 백인대, 이 사람을 헤로데에게로 데려가시오. 이 사람은 헤로데의 신민이니, 나는 분봉왕의 권리를 인정하여 그의 헤로데에게 재판하게 하시오. 나는 분봉왕으로서의 그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의 사전 판결권을 승인하오. 그에게 말하시오. 가시오.”
그리하여 예수께서는 무뢰한처럼 100명의 병사들에게 에워싸여 다시 시내를 관통하여 지나가시는데, 그분께서 이미 시장 근처에서 한 번 만나셨던 가리옷의 유다를 다시 만나신다. 나는 전에는 대중들의 야단법석에 진저리가 나서 그것을 언급하는 것을 잊었었다. 배반자에 대한 똑같은 연민의 눈길이다…
지금은 예수께 발길질과 몽둥이질을 하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돌들과 오물은 부족하지 않다. 만일 돌들이 로마 병사들의 투구들과 갑옷을 맞춘다면 그것들은 상처는 입히지 않고 소리만 나게 하지만, 그것들이 예수를 맞출 때 그것들은 분명한 흔적을 남긴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겉옷을 겟세마니에 남겨두셨기에 튜닉만을 입으신 채 나아가고 계시기 때문이다.
헤로데의 호화로운 궁궐에 들어가실 때 그분께서는 쿠자를 보신다… 그는 그분을 쳐다보지 못하고, 이런 상태에 계시는 그분을 보지 않으려고 겉옷으로 자기의 얼굴을 가리며 피한다.
그분께서는 이제 홀 안에, 헤로데 앞에 계신다. 그리고 그분의 뒤에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거짓 고발을 하기 위하여 들어오는데, 그들은 여기서는 마음 편하게 느낀다. 백부장과 네 명의 병사들만이 그분을 분봉왕에게 호송한다.
헤로데는 자기 자리에서 내려와 예수의 주위를 빙빙 돌며 그분의 원수들의 고발을 듣는다. 그는 미소 짓고 비웃는다. 그러다가 그는 연민과 경의를 가장한다. 그러나 그의 농담이 그분을 어지럽히지 못했듯이 그의 연민과 경의도 순교자를 어지럽히지 못한다.
“당신은 위대하오. 나는 아오. 나는 당신에 대하여 문의했고, 쿠자가 당신의 친구이고, 마나엔이 당신의 제자여서 기뻐했소. 나는… 국사 때문에… 그러나 얼마나 간절하게 당신이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었는지… 나를 용서해달라고 당신께 간청하고 싶었는지…
요한의 두 눈이… 그의 목소리가 나를 비난하고, 항상 내 앞에 있소. 당신은 세상의 죄들을 없애는 성인이오. 오, 그리스도여, 내 죄를 사해주시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나는 그들이 로마를 거슬러 반란을 꾀한다고 당신을 고발하는 것을 들었소. 그러나 당신은 아수르 신을 치기로 약속된 채찍이 아니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들은 나에게 당신이 성전과 예루살렘의 종말을 예언한다고 말하오. 하지만 성전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원하신 것이니만큼 영혼처럼 영원하지 않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당신은 미쳤소? 당신은 당신의 능력을 잃었소? 사탄이 당신에게 말하지 못하게 하오? 그가 당신을 버렸소?”
지금 헤로데는 웃고 있다.
그러다가 그는 하나의 명령을 내린다. 그러자 하인들이 다리 하나가 부러져서 애처롭게 짖어대는 사냥개 한 마리와 텅 빈 큰 머리를 가지고 있고, 하인들의 놀림감인,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는 아둔한 팔삭동이 한 명을 데려온다.
율법학자들과 사제들은 들것 위의 개를 보고는 신성모독이라고 외치며 달아난다.
헤로데는 위선적으로, 그리고 냉소적으로 설명한다.
“이놈은 헤로디아의 애완견이오. 로마에서 온 선물이오. 어제 이놈이 다리가 부러져 그녀가 울고 있소. 이 개에게 나으라고 명하시오. 기적을 행하시오.”
예수께서는 그를 엄하게 바라보시며 침묵하신다.
“내가 당신을 모욕했소? 그럼 이쪽을. 이 사람은 야수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오. 당신은 아버지의 지혜라니 이 사람에게 지성을 주시오… 당신은 그렇다고 말하지 않소?”
헤로데가 모욕적으로 웃는다.
예수께서는 더 엄한 시선을 보내시며 침묵하신다.
“이 사람은 너무 금욕했고, 지금은 모욕으로 인하여 멍청해졌다. 포도주를 가져오고, 여자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 그리고 그를 풀어주어라.”
그들은 그분의 양손의 결박을 풀어준다. 그리고 많은 하인들이 포도주 항아리들과 잔들을 가져오는 동안에 몇 명의 무희들이 들어온다… 아무 옷도 입지 않은 채로. 여러 가지 색깔의 아마 술이 그들의 가냘픈 몸을 허리에서 둔부까지 두른 것이 그들의 유일한 옷이다. 다른 것은 없다. 그들은 아프리카 여자들이기 때문에 피부가 갈색이고, 어린 영양들처럼 나긋나긋하다. 그 여자들은 말없이 음탕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잔들을 물리치시고, 말없이 눈을 감으신다. 헤로데의 신료들이 그분의 경멸하시는 모습을 보고 웃는다.
“당신이 원하는 여자를 고르시오. 그리고 사시오! 사는 법을 배우시오!…”
헤로데가 제안한다.
예수께서는 조각상과 같으시다. 그분께서는 팔짱을 끼시고 눈을 감으신 채 음란한 무희들이 알몸으로 그분을 가볍게 스칠 때에도 동요하지 않으신다.
“그만. 나는 당신을 하느님으로 취급했는데 당신은 하느님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사람으로 취급했는데 사람으로 행동하지 않았소. 당신은 미쳤소. 흰 옷 한 벌. 분봉왕이 자기의 신민을 미친 사람으로 판단했다는 것을 본시오 빌라도가 알 수 있도록 이 사람에게 그것을 입혀라.
백부장, 부디 총독에게 헤로데가 겸손하게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로마를 존경한다고 말해주시오. 가시오.”
이렇게 하여 예수께서는 다시 묶이시고, 그분의 붉은 모직 옷 위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아마 튜닉을 입고 나오신다.
그리고 그들은 빌라도에게로 돌아온다.
지금 백인대는 총독 관저 앞에서 지치지도 않고 기다리고 있는 군중을 어렵게 헤친다. 시내의 다른 부분은 비어 있는 것 같은데, 이곳과 근처에 이토록 많은 군중이 있는 것을 보니 이상하다.
예수께서는 무리지어 있는 목자들을 보시는데, 그들 모두가 하나도 빠짐없이 여기 다 있다. 이사악, 요나탄, 레위, 요셉, 엘리야, 마티아, 요한, 시메온, 벤야민과 다니엘이 갈릴래아 사람들의 작은 무리와 함께 있다.
나는 이들 중에서 알패오와 알패오의 요셉은 알아보겠는데, 그들과 함께 있는 다른 두 사람은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의 머리 모양으로 보아 나는 그들이 유다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요한을 보신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하인인 듯한 로마인과 함께 현관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가 기둥 뒤에 반쯤 가려진 채로 있다. 그분께서는 요한과 방금 전에 언급한 그분의 벗들에게… 미소 지으신다. 그러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증오의 대양의 한가운데서 몇 안 되는 그 친구들, 요안나, 마나엔, 쿠자가 무엇이란 말인가?…
백부장이 본시오 빌라도에게 인사하고, 보고한다.
“다시 이리로? 어휴! 이 족속들에게 저주가 있기를! 폭도들을 앞으로 나아오게 하고, 피고를 이리로 데려오시오. 오! 골치 아파!”
그는 군중을 향하여 가다가 홀의 중앙에서 다시 멈춘다.
“유다인들이여, 들으시오. 당신들은 이 사람을 군중의 선동자라고 나에게 데려왔소. 나는 당신들 앞에서 이 사람을 조사했지만, 그에게서 당신들이 그를 고발하는 어떤 죄목도 발견하지 못했소. 헤로데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소. 그래서 그는 이 사람을 우리에게 돌려보냈소. 이 사람은 죽어 마땅한 사람이 아니오. 로마가 언명했소. 그러나 당신들의 오락거리를 빼앗아 당신들을 불쾌하게 만들지 않기 위하여 나는 당신들에게 바라빠를 주겠소. 그리고 나는 이 사람에게 40번을 매질하도록 명령하겠소. 이것으로 충분하오.”
“아니오, 아니오! 바라빠가 아니오! 바라빠는 아니라고요! 예수에게 죽음을! 그리고 소름끼치는 죽음을! 바라빠는 풀어주고, 나자렛 사람에게는 사형을 선고하시오.”
“그렇지만 들으시오. 나는 이 사람을 매질(lash)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으로 부족하단 말이오? 그럼 나는 이 사람을 채찍질(scourge)하게 하겠소! 그것은 끔직한 것이오, 알겠소? 이 사람은 그것으로 인하여 죽을 수도 있소. 이 사람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소?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잘못도 찾아내지 못하겠소. 그러니 나는 이 사람을 석방하겠소.”
“이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이자를 십자가에 못 박아요! 그에게 죽음을! 당신은 죄인들의 보호자요! 이교도! 당신도 사탄이오!”
군중이 아래쪽으로 전진하자 병사들의 첫째 줄이 흔들린다. 그들이 창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째 줄이 한 계단을 내려와 창을 휘둘러 동료 병사들을 구해낸다.
“이 사람에게 채찍질하시오.”
빌라도가 한 백부장에게 명한다.
“몇 대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어쨌든 이 문제는 끝났소. 그리고 나는 귀찮아요. 가시오.”
예수께서는 네 명의 병사들에게 홀 너머의 마당으로 끌려가신다. 색깔 있는 대리석들로 포장되어 있는 그 마당의 한가운데에는 회랑의 기둥과 비슷한 높은 기둥 하나가 있다. 바닥에서 약 3미터 높이에 적어도 1미터는 돌출되어 있는 쇠막대가 거기 붙어 있고, 그 끝은 고리로 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옷이 벗겨지신 다음 두 손이 그분의 머리 위로 합쳐진 채로 그 고리에 묶여 매달리신다. 그분께는 짧은 아마 속바지와 샌들만이 남아 있다. 손목이 묶인 그분의 두 손은 고리까지 들어 올려져, 그분의 크신 키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는 발끝이 겨우 바닥에 닿을 뿐이다… 이 자세 자체도 고문이다.
내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어디선가 그 기둥은 낮았고,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 위에서 몸을 숙이셨다고 읽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보는 대로 말한다.
그분의 뒤에는 분명히 유다인의 옆모습인 형 집행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서고, 그분의 앞에는 앞 사람을 닮은 사람이 선다. 그들은 손잡이에 연결되고, 끝에 작은 납덩이들이 달려 있는 일곱 가닥의 가죽 끈으로 된 채찍들로 무장해 있다. 그들은 마치 연습하고 있는 것처럼 리드미컬하게 그분을 때리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앞에서, 한 사람은 뒤에서. 그래서 예수의 몸통은 매질과 채찍질의 회오리 안에 있게 된다. 그분을 넘겨받은 네 명의 병사들은 무관심하다. 그들은 방금 도착한 다른 세 명의 병사들과 주사위 노름을 하고 있다.
노름꾼들의 목소리들은 뱀들처럼 휙휙 소리를 내다가 북의 팽팽하게 당겨진 가죽을 돌들이 때릴 때처럼 울리는 채찍들의 소리의 박자를 따른다. 그들은 그 가엾은 몸을 치는데, 몹시 호리호리하고 오래된 상아처럼 하얀 그 몸은 처음에는 점점 더 밝은 장밋빛이었다가 자줏빛이 되고, 그 다음에는 피로 가득한 푸른 부어오른 멍들이 되었다가, 피부가 터져서 사방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그들은 특히 그분의 가슴과 배에 자기들의 잔인성을 분출한다. 그들은 그분의 두 다리, 양팔, 그리고 심지어 머리까지 빠짐없이 때려 그분의 피부 한 조각도 고통 없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신음소리 한 마디도 없다… 만일 그분께서 밧줄에 묶여 계시지 않으신다면, 그분께서는 쓰러지실 것이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쓰러지시지 않고, 신음소리도 내시지 않는다. 단지 그분께서 그토록 많은 매를 맞으신 다음에 마치 기절하신 것처럼 그분의 머리가 가슴 위로 숙여져 있다.
“이봐! 멈춰! 이 사람은 살아서 죽임당해야 한단 말이야.”
병사 한 명이 비웃으며 외친다.
두 명의 형 집행자는 멈추고 땀을 닦는다.
“우리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말한다.
“우리에게 품삯을 주시오. 술로 목이나 축이게요.”
“나는 너희에게 교수대를 주겠다. 그러나 여기 있다…”
십부장이 커다란 주화 한 푼씩을 형집행인 각자에게 던져준다.
“너희는 제대로 일했다. 저 사람은 모자이크처럼 보인다. 티토, 너는 저 사람이 정말로 알렉산데르의 사랑이었다고 말했느냐? 그러면 우리는 그에게 알려 그가 이자의 죽음을 애도하게 하자. 저자를 풀어주자.”
그들이 예수를 풀어주자 그분께서는 시체처럼 땅바닥에 쓰러지신다. 그들은 그분을 거기 그대로 놓아두고 그분께서 신음하시는지 보려고 군홧발로 가끔씩 그분을 건드린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침묵하신다.
“이자가 죽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이자는 젊고, 수공업자라고 하던데… 그런데 이자는 섬세한 여자처럼 보이네.”
“내가 이자를 살펴보겠다.”
한 병사가 말한다. 그는 그분의 등을 기둥에 기대게 하여 그분을 앉힌다. 그분께서 계셨던 곳에는 핏덩이들이 있다… 그 다음에 그 병사는 회랑 밑에서 흐르는 샘으로 가서 통에 물을 떠서 예수의 머리와 몸에 붓는다.
“바로 그거야! 꽃들에게는 물이 좋아.”
예수께서는 깊은 한숨을 쉬시고 일어서려고 하신다. 그러나 그분의 눈은 아직 감겨 있다.
“오! 좋아! 자, 착하지! 네 여자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일어서시려고 두 손으로 땅바닥을 짚으시지만, 소용이 없다.
“자! 빨리! 기운이 없어? 자 이렇게 하면 힘이 날 거다.”
다른 병사가 조롱하며 말한다. 그가 자기의 미늘창 자루로 예수의 오른쪽 광대뼈와 코 사이를 치자 거기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신다. 그분의 눈은 베일이 덮여 있는 것 같다… 그분께서는 그분을 때린 병사를 응시하시며 한 손으로 피를 닦으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애써 일어서신다.
“옷 입어. 그렇게 하고 있는 건 단정치 않아. 색골!” 그들 모두가 그분의 주위에 서서 웃는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말없이 복종하신다. 그러나 그분께서 몸을 굽히실 때―온몸이 타박상으로 가득하고 피부가 당겨질 때 훨씬 더 크게 벌어지는 상처들과 물집이 터져서 생기는 다른 상처들로 인하여 땅으로 몸을 숙이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분만이 아신다―한 병사가 그분의 옷들을 차서 그것들을 흩어지게 하고, 예수께서 비틀거리며 그것들이 떨어진 곳에 이를 때마다 한 병사가 그것들을 밀어내거나 다른 방향으로 던진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심하게 고통당하시면서도 병사들이 외설적인 말들을 하며 그분을 조롱하는 동안에 한 마디 말도 없이 그것들을 쫓아다니신다.
그분께서는 마침내 다시 옷을 입으실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아직 깨끗한 채로 한 구석에 남아 있는 흰 튜닉을 다시 입으신다. 그분께서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토록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오물로 더럽혀지고 겟세마니에서 흘리신 피땀으로 얼룩진 그분의 초라한 붉은 옷을 가리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그분께서는 나아가 짧은 조끼를 위에 입으시기 전에 그것으로 그분의 젖은 얼굴에서 먼지와 침을 닦아내 그 얼굴을 말리신다. 그러자 가엾은 거룩한 그 얼굴이 깨끗해 보인다. 다만 타박상들과 작은 열상들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단정해지시려는 타고난 욕구로 인하여 헝클어져 매달려 있는 머리카락을 가다듬으시고, 수염을 매만지신다.
그 다음에 그분께서는 햇볕에 쪼그려 앉으신다. 왜냐하면 나의 예수님께서는 떨고 계시기 때문이다… 고열이 그 차가운 떨림으로 그분을 고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그분께서 흘리신 피와 굶주림과 장거리 도보여행으로 인하여 허약함을 느끼신다.
병사들이 다시 그분의 손을 묶는다. 그러자 찰과상을 입은 피부가 붉은 팔찌처럼 흔적을 남긴 그분의 두 손목을 다시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는 이자를 어떻게 한담? 난 심심한데.”
“기다려. 유다인들은 왕을 원해. 지금 우리가 그들에게 왕을 주자. 이자를…”
한 병사가 말한다.
그리하여 그는 후원으로 뛰어갔다가 거기서 야생 산사나무(hawthorn) 가지들 한 다발을 가지고 돌아온다. 산사나무 가지들은 봄에는 비교적 연하기 때문에 휘기 쉽다. 그러나 길고 뾰족한 가시들은 매우 딱딱하다. 그들은 단검으로 잎들과 꽃봉오리들을 제거하고 가지들을 원형으로 만들어 그것을 그분의 가엾은 머리에 씌운다. 그러나 그 잔인한 왕관은 예수의 목으로 떨어진다.
“이건 맞지 않는데. 더 좁게 만들어. 벗겨.”
그들은 그것을 벗기느라 그분의 눈을 찌를 뻔하고, 그분의 뺨을 할퀴고, 그렇게 하면서 그분의 머리카락을 뽑는다. 그들이 그 관을 더 작게 만든다. 이제 그것은 너무 작아 그들이 그것을 눌러 씌워도 가시들을 그분의 머리에 박아 넣을 뿐 떨어지려고 한다. 그들은 다시 그것을 벗기면서 그분의 머리카락을 더 많이 뽑는다. 그들은 그것을 다시 고친다.
이제는 그것이 잘 맞는다. 앞에는 세 개의 가시 돋친 줄기들이 있고, 뒤에는 세 개의 가지들의 끝들이 서로 엮여 그분의 목의 목덜미를 찌르는 진짜 가시들의 매듭이 있다.
“너는 네가 얼마나 멋지게 보이는지 보느냐? 천연청동이고, 진짜 루비들이다. 오, 왕이여, 그대의 모습을 내 갑옷에 비추어보소서.”
그 고문의 발명자가 비웃으며 말한다.
“왕관만으로는 왕을 만드는 데 충분하지 않아. 홍포와 왕 홀이 필요해. 마구간에 갈대가 있고, 쓰레기통에 붉은 망토가 있으니 그것들을 가져와. 코르넬리오.”
그리하여 그들이 그것들을 입수하자, 그들은 더러운 붉은 넝마를 예수의 양어깨에 걸친다. 그리고 그 갈대를 그분의 양손에 쥐어주기 전에 그들은 그것으로 그분수의 머리를 때리며 몸을 숙여 인사한다.
“유다인들의 왕, 만세.”
그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예수께서는 반응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그들이 그분을 ‘옥좌’에 앉히도록 두신다. 그것은 엎어놓은 대야인데, 말들에게 물을 먹이는 데 쓰이는 것이 틀림없다. 그분께서는 단 한 마디의 말씀도 없이 그들이 그분을 때리고 조롱하도록 내버려두신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바라보기만 하신다. 그들을 바라보시는 그분의 눈길은 참으로 온유하고, 참으로 혹심한 고통을 나타내는 것이어서 나는 그 눈길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병사들은 죄인을 빌라도에게 데려가라고 그들에게 명령하는 상관의 거친 목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그분에 대한 그들의 조롱을 멈춘다. 죄인이라고! 그분께서 무엇을 잘못하셨기에?
예수께서는 지금은 햇볕으로 인하여 값비싼 차일이 쳐진 현관홀로 다시 끌려오신다. 그분께서는 여전히 가시관을 쓰시고, 망토를 걸치시고, 갈대를 들고 계신다.
“앞으로 오시오. 내가 당신을 백성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말이오.”
예수께서는 비록 쇠약해지셨지만, 위엄 있게 똑바로 서신다.
“유다인들이여, 들으시오. 여기 이 사람이 있소. 나는 이 사람을 벌했소. 그러니 이제는 이 사람을 가게 하시오.”
“아니오, 아니오! 우리는 그자를 보기를 원하오! 밖으로 데려오시오! 우리가 그 신성모독자를 볼 수 있게 하시오.”
“그자를 밖으로 데려가거라. 그리고 저자들이 이 사람을 빼앗아가지 못하도록 조심해라.”
그리하여 예수께서 현관으로 나오셔서 정방형을 이루고 있는 병사들 가운데에서 보이시자 본시오 빌라도는 그분을 한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이 사람이 여기 있소. 당신들의 왕이오. 이것으로도 아직 충분하지 않소?”
무더운 날의 태양이 거의 남중하여 빛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은 아홉시와 열두시 사이여서 그 빛이 아주 밝고, 눈들과 얼굴들을 두드러져 보이게 한다. 이 사람들이 인간존재들인가? 아니다, 그들은 미친 하이에나들이다. 그들은 고성을 지르고 주먹들을 휘두르며 그분의 죽음을 요구한다…
예수께서는 잠자코 서 계신다. 그런데 나는 그분께서 지금처럼 고상한 태도를 보이신 적은 결코 없었다고 당신에게 확언한다. 그분께서는 가장 놀라운 기적들을 행하실 때에도 그렇지 않으셨다. 고통의 고귀함(Nobility of sorrow), 참으로 숭고하시어그것만으로도 그분께 하느님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 이름을 말하려면, 적어도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 예루살렘에는 사람들이 없다. 오로지 마귀들이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는 군중을 둘러보신다. 그분께서는 악의에 불타는 얼굴들의 바다에서 몇 명의 다정한 얼굴들을 찾으시다가 마침내 발견하신다. 몇 명이나? 수천 명의 원수들 가운데 스무 명도 안 되는 친구들… 그러자 그분께서는 그와 같은 버림받음으로 인하여 충격을 받아 고개를 떨어뜨리신다.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그리고 또 한 방울… 또 한 방울… 그분의 눈물을 보는 것은 연민이 더 맹렬한 증오를 불러일으킨다.
그분께서는 다시 홀로 끌려가신다.
“어떻소? 이 사람을 가게 하시오. 그것이 정의요.”
“아니오. 그에게 죽음을.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나는 당신들에게 바라빠를 내주겠소.”
“아니오. 그리스도를 주시오!”
“그렇다면 당신들이 그를 맡으시오. 그리고 당신들끼리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왜냐하면 나는 그에게서 그렇게 할 잘못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오.”
“저자는 자기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했소. 우리 율법은 그런 신성모독죄를 범하는 자는 누구든지 그에게 죽음을 부과하오.”
빌라도는 생각에 잠긴다. 그는 안으로 돌아가 자기의 작은 옥좌에 앉는다. 그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팔꿈치를 한쪽 무릎에 올려놓고 예수를 유심히 살핀다.
“나에게 가까이 오시오.”
그가 말한다.
예수께서는 단 아래로 가신다.
“그것이 사실이오? 대답하시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당신은 어디에서 오오? 하느님은 누구요?”
“그분께서는 모든 것(the All)이시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하오? 죽어가는 사람에게 모든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미쳤소…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소. 나는 분명히 존재하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그분께서는 위대한 말씀을 하셨고, 그 다음에 그분 자신을 침묵으로 감싸신다.
“본시오님, 클라우디아 프로쿨라의 노예에서 해방된 여자가 안으로 들어오도록 허가받기를 청합니다. 그 여자는 각하께 드릴 편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부인! 지금은 여자들까지! 그 여자를 들여보내라.”
한 로마 여자가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밀랍 판을 건넨다. 그것은 프로쿨라가 자기의 남편에게 예수를 단죄하지 말아달라고 청하는 편지임이 틀림없다. 그 여자는 빌라도가 읽고 있는 동안에 뒷걸음쳐서 물러간다.
“나는 당신이 처형되지 않게 하라는 권고를 받고 있소. 당신이 창자 점쟁이보다 낫다는 것이 사실이오? 당신은 나를 두렵게 하오.”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당신은 내가 당신을 풀어주거나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권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시오?”
“만일 하늘로부터 그 권세가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면, 당신은 아무 권세도 가지지 못했을 것이오. 그러므로 나를 당신에게 넘겨준 사람이 당신보다 더 죄가 많소.”
“그게 누구요? 당신의 하느님이오? 나는 두렵소…”
예수께서는 침묵하신다.
빌라도는 안절부절못한다. 그는 …하고 싶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는 하느님의 벌을 두려워하고, 로마의 벌도 두려워하고, 유다인들의 복수도 두려워한다. 그는 잠시 하느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한다. 그는 홀의 앞으로 가서 우레같은 목소리로 외친다.
“저 사람에게는 죄가 없소.”
“만일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카이사르의 친구가 아니오. 자기를 왕이라고 선언하는 자는 카이사르의 원수요. 당신이 나자렛 사람을 석방하기를 원하니 우리는 그것을 카이사르에게 알리겠소.”
빌라도는 사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다.
“그런데 당신들은 저 사람의 죽음을 원하지요? 그렇게 합시다. 하지만 이 의인의 피가 내 손들을 얼룩지게 해서는 안 되오.”
그는 이렇게 말한 다음에 자기에게 대야를 가져오게 하여 백성이 보는 앞에서 자기의 두 손을 씻는다. 민중은 광란에 빠져 외친다.
“그의 피를 우리에게로. 그의 피가 우리와 우리 자손 위에 있기를. 우리는 그자를 두려워하지 않소. 그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그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본시오 빌라도는 자기의 작은 옥좌로 돌아가 백부장 론지노와 한 노예를 부른다. 그는 노예로 하여금 자기에게 판을 가져오게 하여 거기에 한 공고판을 대고 그 위에 ‘나자렛 사람 예수, 유다인들의 왕’이라고 쓰게 한다. 그 다음에 그는 그것을 백성들에게 보여준다.
“아니오, 그렇게 하면 안돼요. 유다인들의 왕이라고 쓰지 말고, 그자가 자기가 유다인들의 왕이라고 말했다고 쓰시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외친다.
“나는 내가 쓴 것을 썼소.”
빌라도가 엄하게 말하고, 똑바로 일어서서 자기의 한 손을 앞으로 뻗어 그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채로 명령한다.
“저 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아라. 병사, 가거라. 십자가를 준비해라.”
그 다음에 그는 시끌벅적한 군중도, 창백한 선고받은 사람도 쳐다보지 않은 채 자기의 옥좌에서 내려온다. 그는 홀을 떠난다…
예수께서는 병사들의 감시를 받으시며 십자가를 기다리시며 홀 가운데에 남아 계신다.
1944. 3. 10. 금.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나와 빌라도와 만남에 관한 포인트에 대하여 네가 묵상하기를 원한다.
요한은 거의 항상 현장에 있었거나 적어도 매우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증인이고 서술자인데, 그는 내가 어떻게 카야파의 집을 떠나 총독 관저로 끌려갔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른 아침’이라고 밝혀 말한다. 사실 너는 그때가 동틀 녘이었다는 것을 보았다.
또한 그는 밝혀 말한다. ‘그들(유다인들)은 부정을 타지 않기 위하여, 그래서 파스카 음식을 먹기 위하여 총독관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위선적인 그들은 한 이교도의 집의 먼지를 밟는 것이 자기들이 부정 탈 수 있어 위험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무죄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죄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이 완수한 범죄에 만족한 그들의 영혼들과 함께 그들의 파스카를 훨씬 더 즐길 수 있었다.
그들은 심지어 요즘에도 많은 추종자들을 가지고 있다. 속으로는 악을 행하면서 겉으로는 종교에 대한 존경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공언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과 같다. 틀에 박힌 형식들, 형식들, 형식들, 그러나 참된 종교가 없다! 나는 혐오와 경멸을 가지고 그들을 본다.
유다인들이 빌라도의 관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고함치는 군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들으려고 나왔다. 그는 다스리고 재판하는 데 있어 경험이 풍부했으므로 일별하여 죄인은 내가 아니라 증오에 중독된 군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서로를 봄으로써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읽었다. 나는 그를 있는 그대로 판단했고, 그도 나를 있는 그대로 판단했다. 나는 그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가 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내가 무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맨 처음부터 나를 구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범죄자들에 대하여 사법권을 행사하는 권리가 오직 로마에만 주어졌고 유보되었기 때문에 그는 ‘당신들의 법에 따라 저 사람을 재판하시오’하고 말함으로써 나를 구하려고 해보았다.
위선자들인 유다인들은 두 번째로 나에게 유죄선고를 내리기를 거절했다. 로마가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가령 스테파노가 돌에 맞아 죽었을 때에도 로마는 여전히 예루살렘을 통치하고 있었지만, 유다인들은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로마를 무시하고 유죄선고를 내리고, 사형을 집행했다. 그들이 미워하고, 두려워하고, 사랑하지 않았던 나에게는―그들은 내가 메시아라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지만, 내가 메시아일 경우를 고려하여 나를 물리적으로 죽이기는 원치 않았다―다른 방식으로 행동했고, 로마가 나를 재판하게 하기 위하여 나를 로마의 권력에 반항하는 선동자라고 고발했다. 너희라면 ‘반역자’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의 악명 높은 법정에서, 그리고 내가 임무를 수행한 그 3년 동안에 몇 번 나를 신성모독자이자 거짓 예언자라고 고발했으며, 그리하여 나는 그런 사람으로서 돌에 맞아 죽었거나 어느 모양으로든 살해당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그로 인하여 자기들이 벌 받으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죄악을 물리적으로 저지르는 것을 피하려고 나를 범죄자이고, 반역자라고 고발함으로써 로마로 하여금 그것을 행하게 했다.
군중이 도착적이고, 지도자들이 마귀들이 되었을 때, 잔인성과 찬탈에 대한 그들의 목마름을 발산하기 위하여, 그리고 장애물이고 비판자인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하여 무죄한 사람을 고발하는 것보다 더 쉬운 것은 없다.
우리는 그런 날들로 돌아갔다. 세상은 도착적인 생각들의 배양기 후에 간헐적으로 폭발하여 그러한 도착증을 보여준다. 마치 임신한 거인 여자처럼 군중은 자기의 태 안에서 야수들의 교리들로 괴물을 기른 다음에 그것이 게걸스럽게 집어 삼키도록 그놈을 낳는다. 그리하여 그것이 가장 좋은 사람들을 먼저 집어삼키고, 그 다음에는 자기들끼리 서로 집어삼키려고 말이다.
빌라도는 관저 안으로 돌아와 나를 자기 가까이로 부른다. 그 다음에 그는 나에게 묻는다. 그는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하는 말을 이미 들었었다.
그의 백부장들 중에는 감사하는 사랑으로, 눈에는 눈물을 글썽이고 마음에는 미소를 품고 내 이름을 되풀이하여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를 자선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많은 군중을 자기에게로 끌어당기고 이교도의 정신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왕국에 대하여 말하는 새 교리를 전파하는 이 예언자에 관하여 질문을 받을 때 총독에게 올리는 보고서들에서 그들은 항상 내가 땅의 명예들을 추구하지 않고, 당국자들인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복종을 고취하고 실천한 온유하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진실한 그들은 진리를 보았고 그것을 증언했다. 그전 일요일, 그는 군중의 외치는 소리에 이끌려 창밖으로 몸을 숙여 무장하지 않은 사람이 어린 나귀를 타고 어린이들과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강복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았었다. 그는 그 사람이 확실히 로마에 대한 위험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었다.
그러므로 그는 내가 왕인지 여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는 자기의 빈정거리는 이교적인 회의주의를 가지고, 나귀를 타고, 맨발의 어린이들, 미소 짓는 여인들, 그리고 서민들을 그 조신들로 가진 그 왕권, 3년 동안 재물과 권력에는 흥미가 없다고 설파하고, 정신과 영혼의 정복들이 아닌 다른 정복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그 왕권을 약간 조롱하고 싶었다.
이교도에게 영혼이란 무엇이냐? 그들의 신들마저도 영혼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니 사람이 그것을 가질 수 있겠는가? 또한 지금 왕관도, 궁궐도, 조정도, 군인들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이 왕이 자기의 왕국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 실로 그러하여 아무 신하도, 아무 군대도 그들의 왕을 방어하고 그의 원수들에게서 그를 구출하려고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나를 유심히 살핀다. 그에게는 내가 수수께끼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자기의 영혼에서 인간적인 염려들과 그의 관직의 오만과 이교의 오류를 떨쳐버린다면, 그는 즉시 내가 누구인지를 깨달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들이 빛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창문들을 막는다면, 어떻게 빛이 들어갈 수 있겠느냐?
내 자녀들아, 그것은 항상 그렇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하느님과 그분의 빛을 위한 공간이 없고, 문들과 창문들이 닫혀 있고, 교만, 인간성, 악덕, 고리대금, 그리고 하느님을 거스르고 사탄을 섬기는 그렇게도 많은 방어물들로 꽉 막혀 있는 그곳에 어떻게 하느님과 그분의 빛이 들어갈 수 있겠느냐?
빌라도는 내 왕국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더 고통스러운 것은 그가 그것을 자기에게 설명해달라고 나에게 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리를 알라는 내 초대에 대하여 길들여질 수 없는 이교도인 그는 ‘진리가 무엇이오?’ 하고 말하고는 양어깨를 으쓱하면서 그 주제를 지나쳐버린다.
오! 내 자녀들아! 오! 현대의 내 빌라도들아! 너희도 본시오 빌라도처럼 양어깨를 으쓱하며 필수적인 질문들을 집어치운다. 너희는 그 질문들을 무익한 시대착오적인 것들로 여기는 것이다.
진리가 무엇이냐? 돈이냐? 아니다. 여자들이냐? 아니다. 권력이냐? 아니다. 육체적 건강이냐? 아니다. 인간적인 영광이냐?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잊어버려라. 불가능한 희망을 쫓아다니는 것은 무가치하다.
돈, 여자들, 권력, 건강, 안락, 명예, 이런 것들이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해서든 획득해야 하는 진짜로 유익한 것들이다. 이것이 너희가 추론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에사우보다 더 나쁘게도 너희는 영원한 재화를 너희의 육체의 건강에도, 너희의 영원한 구원에도 해로운 거친 음식과 바꾼다.
너희는 왜 ‘진리란 무엇인가?’를 묻는 데 꾸준하지 않으냐? 진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위하여 알려지기만을 요구할 뿐 다른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진리는 빌라도를 위하여 있었던 것처럼 너희 앞에 있으며, 너희에게 애원하며 간청하는 사랑으로 가득 찬 눈으로 너희를 바라본다. ‘나에게 질문해라. 나는 너희에게 가르쳐주겠다.’
너는 내가 빌라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보았느냐? 나는 너희 모두를 똑같이 바라본다. 그리고 만일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 말들을 청하는 사람들을 고요한 사랑으로 바라본다면,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찾지 않고, 내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사랑의 시선들을 던진다는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항상 사랑이다. 사랑이 내 본성이기 때문이다.
빌라도는 나에게 더 이상의 질문들을 하지 않고, 내가 있는 곳에 나를 내버려두고, 더 거친 목소리로 말하고 폭력으로 자기들의 주장을 강요하는 사악한 사람들을 향하여 간다. 그리하여 진정 불행한 그는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기의 양어깨를 으쓱하며 진리를 알라는 내 초대를 물리치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그는 거짓말을 귀담아 듣는다. 우상숭배는 그 형태가 어떠하든 항상 거짓말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거짓말은 약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 그들을 죄악으로 이끌어간다.
그러나 빌라도는 죄악의 문턱에서 여전히 나를 구하기를 원하고, 두 번 애쓴다. 그가 나를 헤로데에게로 보내는 것이 바로 그 시점이다. 그는 로마와 그의 백성 모두와 잘 지내는 그 교활한 왕이 로마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유다 백성들을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신할 것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약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평민들의 소요가 가라앉기를 희망하면서 자기가 하기를 원치 않는 결정을 잠시 늦춘다.
나는 말했다. ‘너희가 말할 때 그러면 그렇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라.’
그러나 그는 그 말을 듣지 못했거나, 만일 누군가가 그 말을 그에게 옮겼다면, 그는 여느 때처럼 자기의 양어깨를 으쓱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명예와 이익을 얻으려면, 양식(인간적 감각(human sense)이라고 읽어라)에 따라 예라고 할 것을 아니라고 하고, 아니라고 할 것을 예라고 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20세기에는 얼마나 많은 빌라도들이 있느냐! 진리에게, 그리고 진리를 위하여 예라고, 한결같이 예라고 말하고, 거짓말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일관되게 아니라고 말했던 그리스도교의 영웅들은 어디 있느냐? 용감한 힘과 침착한 민첩성으로 위험과 사건들을 직면할 줄 알고, 미루지 않는 영웅들은 어디 있느냐?
왜냐하면 선은 즉시 행해져야 하고, 악은 즉시 피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들’ 과 ‘만일들’이 없이 말이다.
내가 헤로데로부터 돌아왔을 때 빌라도의 새로운 타협안이 나왔다. 채찍질이다. 그는 무엇을 기대했느냐? 군중은 피를 보기 시작하면 더 무자비해지는 야수라는 것을 그는 몰랐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의 육체의 죄들을 속죄하기 위하여 짓이겨져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짓이겨졌다. 내 몸의 작은 한 부분도 얻어맞지 않은 곳이 없었다. 나는 이사야가 말하는 그 사람(the Man)이다. 그리고 명령된 고문에 명령되지 않은 다른 고문, 인간의 잔인성에 의하여 창안된 고문인 가시들의 고문이 덧붙여졌다.
사람들아, 너희는 너희의 머릿속에서 발효되고 있는 그토록 많은 죄들로부터 너희의 머리들을 해방시켜주기 위하여 고통의 관을 쓴 너희의 구세주, 너희의 왕을 보느냐? 너희는 점점 더 끔찍해지고, 점점 더 행위들로 옮겨지는 너희의 죄스러운 생각들을 너희 대신 속죄하기 위하여 내 무죄한 머리가 당했던 고통을 숙고하지 않느냐? 모욕당했다고 느낄 이유가 없을 때에도 모욕당했다고 느끼는 너희는 하느님인데도 찢어진 진홍색 망토를 걸치고, 자기의 왕 홀로 갈대를 들고, 가시관을 쓴 너희의 모욕당한 왕을 보아라.
그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기들의 두 손과 조롱으로 그의 따귀를 때린다. 그런데도 너희는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는다. 너희는 유다인들처럼 너희의 주먹들을 나에게 보여주며 외친다. ‘그자를 없애버리시오! 우리는 카이사르 외에 다른 하느님을 가지고 있지 않소.’
하느님을 공경하지 않고, 너희 자신들과 너희 중에서도 보다 거만한 자들을 공경하는 오, 우상숭배자들아, 너희는 하느님의 아들을 원치 않는다. 그는 너희의 범죄들을 도와주지 않는다. 사탄은 더 잘 도와준다. 그래서 너희는 사탄을 원한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무서워한다. 빌라도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가 자기의 권능으로 너희에게 임박한 것과, 그의 이름으로 너희를 꾸짖는 너희의 양심의 소리들로 너희 안에서 흔드는 것을 너희가 느낄 때 너희는 빌라도처럼 묻는다. ‘당신은 누구요?’
너희는 내가 누구인지를 안다. 나를 부인하는 사람들도 내가 무엇이고, 누구인지를 안다. 거짓말하지 마라. 내 주위에 20세기들이 있고, 그것들은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며, 너희에게 내 기적들을 알려준다.
빌라도에게는 용서받을 수 있는 여지가 더 있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지 않다. 너희는 너희 안에 너희의 믿음을 지탱해주거나 그것을 고취해주는 20세기 동안의 그리스도교의 유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희는 그것에 대하여 듣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너희에게보다 빌라도에게 더 엄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너희에게는 분명히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희에게 그것이 나라는 것, 그리고 너희는 나를 흠숭하고, 나에게 복종해야 할 빚을 지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너희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
지금도 너희는 내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너희 안에서 나 자신이 파멸한다고 나를 비난한다. 너희는 그것으로 인하여 너희의 믿음을 잃는다고 말한다.
오! 거짓말쟁이들! 너희의 믿음이 어디 있느냐? 너희의 사랑이 어디 있느냐? 너희는 언제 나에게 기도하고, 언제 사랑과 믿음으로 사느냐?
너희가 위대한 사람들이냐? 너희가 그러하다면, 그것은 내가 그것을 허락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라. 너희가 군중 속의 무명씨(anonym)들이냐? 나 외의 다른 하느님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라. 아무도 나보다 더 높지 않고, 아무도 나보다 먼저 있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나에게 바쳐야 할 그 사랑의 예배를 바쳐라. 그러면 나는 너희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것이다. 왜냐하면 너희는 더 이상 사생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 목숨을 구하려는 빌라도의 최후의 시도가 여기 있다. 만일 그 잔인하고 끝없는 채찍질 후에도 내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말이다. 그는 나를 군중에게 보여주면서 말한다. ‘그가 여기 있소!’
나는 그의 안에서 인간적인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집단적인 동정을 바란다. 그러나 그는 거센 저항과 다가오는 위협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초자연적으로 옳은 행위, 따라서 착한 행위를 완수하지 못한다. ‘저 사람은 무죄하니 나는 그를 석방하겠소. 당신들은 죄 있는 백성들이오. 그리고 만일 당신들이 해산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로마의 준엄함을 알게 될 것이오.’
만일 그가 나중에 자기에게 미칠 수도 있는 화를 계산하지 않는 의인이었다면, 그는 그렇게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빌라도는 거짓 선인이다. 론지노는 착하다. 비록 그는 총독보다 덜 강하고 덜 보호받는 처지지만, 길 가운데에서 몇 안 되는 병사들과 적대적인 다수의 군중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감히 나를 보호해주었고, 도와주었고, 나에게 휴식을 허락해주었고, 독실한 여인들에게 위로받게 해주었고, 키레네 사람의 도움을 받게 해주었고, 끝으로 십자가 아래 내 어머니를 모셔오게 했다. 그는 정의의 영웅이었고,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의 영웅이 되었다.
오, 너희의 물질적인 복지만을 염려하는 인간들아, 하느님께서 너희가 정의에 충실한 것을 보신다면, 그분께서는 너희의 물질적 재물의 필요를 위해서도 개입하신다는 것을 알아라. 정의는 하느님의 소산(emanation of God)이기 때문이다.
나는 의롭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보상한다. 나는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을 지켜준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도와줄 것이다. 나는 항상 ‘내 이름으로 물 한 잔을 주는 사람은 상을 받을 것이다’ 하고 말한 자이다. 나는 하느님인 순교자인 나의 입술의 갈증을 가라앉혀줄 줄 물 즉 사랑을 나에게 주는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즉 보호와 축복들을 준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 > 수난' 카테고리의 다른 글
598. 최후의 만찬 (파스카 만찬) (1) | 2024.03.23 |
---|---|
599. 겟세마니에서의 번민과 잡히심 (1) | 2024.03.23 |
601. 가리옷 유다의 죽음. ‘유다에 대한 마리아의 행동은 하와가 카인을 낳은 것을 무효화한다 (0) | 2024.03.23 |
602. 최초의 부모들에 관한 다른 가르침들. 카인과 유다의 유사성 (1) | 2024.03.23 |
603. 요한이 어머니를 모시러 가다 (1) | 2024.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