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시(새번역)/수난

601. 가리옷 유다의 죽음. ‘유다에 대한 마리아의 행동은 하와가 카인을 낳은 것을 무효화한다

Skyblue fiat 2024. 3. 23. 13:00

601. 가리옷 유다의 죽음. ‘유다에 대한 마리아의 행동은 하와가 카인을 낳은 것을 무효화한다

1944. 3. 31. 성금요일 오전 2.

 

성금요일의 이 이른 시간들에 내가 본 아주 고통스러운 환시가 여기 있다. 그것은 내가 통고의 성모의 시간기도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나에게 나타난 것이다. 사실 나는 이 환시를 기록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칠고의 동정녀(the Virgin of Seven Sorrows)와 함께 그 밤을 지새우는 것이 이 일에 대한 최선의 준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유다를 본다. 그는 혼자이다. 그는 밝은 노란색 옷을 입고 있고, 허리에는 붉은 끈을 매고 있다. 나의 내적 교사께서는 예수께서 방금 전에 붙잡히셨고, 그 체포 후에 도망친 유다는 여러 가지 혼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나에게 알려주신다.

사실 가리옷 사람은 한 떼의 마스티프 개들에게 쫓기는 성난 야수처럼 보인다. 그는 나뭇잎들을 바스락거리게 하는 가벼운 바람에도, 길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분수가 솟아나오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마치 사형 집행자가 따라와 자기를 붙잡기라도 한 것처럼 의심스러워하며 공포에 사로잡혀 뒤돌아본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고, 보기를 원하면서도 보기를 무서워하는 사람처럼 눈알들을 돌린다.

달빛으로 인하여 사람 모습의 그림자가 생기면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뒤로 펄쩍 뛰어 뒤로 물러서며 평소보다 더 납빛이 된다.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자기가 왔던 길로 곤두박질치며 도망치고, 다른 좁은 길들을 따라 사라졌다가 다른 소리와 다른 달빛의 움직임 때문에 걸음을 멈추거나 다른 방향으로 도망친다.

그는 광란의 도주 중에 시내의 중심부를 향하여 간다. 그러나 그는 군중의 고함소리로 인하여 자기가 카야파의 집 근처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마치 그 고함소리들이 자기를 쳐 죽이는 돌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몸을 숙이고 도망친다.

그는 그렇게 하다가 곧바로 최후의 만찬을 했던 집을 향하여 곧게 뻗어 있는 골목길을 따라 도망친다. 그는 자기가 그 집 앞에 있을 때 그것을 알아차린다. 왜냐하면 바로 거기 흐르는 작은 샘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돌 수반 안으로 떨어지는 물방울들의 소리와 억눌린 신음소리와도 같은 소리를 내며 좁은 골목길을 따라 부는 가벼운 휘파람과도 같은 소리는 그에게는 자기가 배반한 고통당하시는 분의 울음소리와 신음소리처럼 들릴 것이 틀림없다. 그는 듣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막고 몇 시간 전에 자기가 선생님과 함께 들어갔었고, 가서 무장한 경비병들을 데려가 그분을 체포하려고 나왔던 그 문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고 도망친다.

그는 이렇게 눈을 감고 뛰다가 떠돌이 개와 맞닥뜨린다. 그 개는 내가 환상들을 보기 시작한 이래 처음 보는 개로서 털이 긴 큰 회색 개인데, 그놈은 방해자에게 덤벼들 태세를 갖추고 으르렁거리며 옆으로 비킨다. 유다가 눈을 뜨자 그는 자기를 응시하고 있는 인광을 발하고 있는 두 개의 눈이 자기의 눈앞에 있고, 악마적으로 웃고 있는 것 같은 허연 송곳니들을 보게 된다.

그는 공포의 비명을 지른다. 개는 아마도 그 소리를 위협의 외침으로 받아들였는지 그에게로 달려든다. 그리하여 둘은 먼지 속에서 뒹구는데, 유다는 공포로 마비된 채 밑에 깔려 있고, 개는 위에 있다. 그 개가 싸울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먹이를 놓아주었을 때 유다는 그놈에게 두세 번 물린 것으로 인하여 피 흘리고 있고, 그의 겉옷은 여러 군데가 크게 찢어져 있다.

유다의 뺨이 한 번 물렸는데, 그가 예수께 입 맞춘 바로 그 자리이다. 그의 뺨에서 피가 흘러 나와 그의 누르스름한 옷의 목 부분을 얼룩지게 한다. 그것은 목을 둘러 옷을 조이는 붉은 끈에 스며들어 일종의 피의 목걸이를 만들어주고, 그것을 훨씬 더 붉게 만든다. 유다는 한 손으로 자기의 뺨을 만지며 멀어져 가는 개를 한 문이 열린 틈을 통하여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베엘제붑!”

그러다가 그는 다시 비명을 지르며 한참동안 그 개에게 쫓겨 도망친다. 그는 겟세마니 근처의 작은 다리까지 도망친다. 여기서 그놈은 그를 쫓아가는 데 지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공수병에 걸려 있어 물을 피하려 했기 때문인지, 먹잇감을 버리고 으르렁거리며 돌아간다.

개에게 던질 돌을 주우려고 개천에 뛰어들었던 유다는 개가 멀어져가는 것을 보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이 자기의 종아리 중간까지 오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점점 더 젖어드는 옷에 아랑곳하지 않고 물 위로 몸을 숙여 마치 열병으로 목이 타는 것처럼 물을 마신 다음에 피가 나고 있고, 그래서 아플 것이 틀림없는 뺨을 씻는다.

그는 새벽빛을 받으며 개울바닥에서 다시 올라오는데, 아직 개가 무서운 듯 맞은편으로 올라가 감히 시내 쪽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가 몇 미터를 걸어가자 올리브 동산의 입구가 나온다. 그는 그 장소를 알아보고 외친다.

“안 돼! 안 돼!”

그러다가 그는 곧 이어서 어떤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서인지 아니면 악마적이고 범죄적인 가학성에서인지 그 곳으로 나아간다. 그는 예수께서 붙잡히신 곳을 찾는다. 많은 발들에 짓밟힌 오솔길의 흙, 특정 지점에서 헝클어져 있는 풀과 아마도 말쿠스의 피인 듯한 땅 위의 피가, 그가 무죄한 분을 집행자들에게 가리켜준 곳이라는 것을 그에게 깨닫게 한다.

그는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그러다가 그는 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펄쩍 뛴다. 그가 외친다.

“저 피, 저 피!…”

그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가리킨다… 누구에게? 점점 더 환해지는 빛 속에서 그의 얼굴은 잿빛이고, 유령과도 같다. 그는 미치광이처럼 보인다. 그는 마치 실성한 듯 두 눈은 크게 부릅떠져 있고, 그의 머리카락은 그의 달음박질과 공포로 인하여 머리 위에서 부스스하게 헝클어져 있고, 그의 뺨은 부어올라 그의 입을 뒤틀어 히죽거리게 한다.

그의 튜닉은 찢어지고, 피범벅이 되어 있고, 젖어 있고, 먼지가 젖은 옷에 들러붙어 진흙이 되어 흙투성이가 되어 있어 그는 거지처럼 보인다. 역시 찢어지고 진흙투성이인 그의 겉옷은 누더기처럼 한쪽 어깨에서 늘어져 있어 그가 계속 외치며 뒷걸음질 칠 때 그의 발이 그것에 걸린다.

“저 피, 저 피!”

마치 그 피가 솟아오르고 가라앉는 바다이기라도 한 것 같다. 유다는 뒷걸음치다가 뒤로 넘어져 돌에 뒤통수가 부딪쳐 상처를 입는다. 그는 고통과 공포로 신음한다.

“누구야?”

그가 외친다. 그는 누군가가 자기를 때리려고 넘어뜨린 것이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그는 공포에 질려 뒤를 돌아본다. 아무도 없다! 그는 일어선다. 지금은 피가 그의 목의 뒤에서도 떨어지고 있다. 붉은 원이 그의 옷 위에서 넓어진다. 그것이 땅에 떨어지지는 않는다. 피가 많이 흐르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붉은 올가미가 이미 그의 목을 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걷는다. 그는 베드로가 한 올리브 나무 밑에서 피웠던 작은 불의 흔적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베드로의 작품인 것을 알지 못하고 예수께서 거기 계셨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가 외친다.

“가! 가!”

그는 두 손을 앞으로 뻗어 자기를 괴롭히는 유령을 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도망치다가 마침내 임종의 고통의 바위 앞에서 딱 멈춘다.

지금은 새벽빛이 밝아져서 물건들을 잘 그리고 즉시 볼 수 있다. 유다는 예수께서 바위 위에 개켜진 채 남겨진 예수의 겉옷을 본다. 그는 그것을 알아본다. 그는 그것을 만지고 싶어 한다. 그는 무서워한다. 그는 한 손을 내밀었다가 다시 거둔다. 그는 갈등한다. 그러나 그 겉옷이 그를 매혹한다. 그가 신음한다.

“안 돼! 안 돼!”

그러다가 그는 말한다.

“그래, 사탄을 걸고! 그래, 나는 이것을 만지기를 원한다, 나는 무섭지 않다! 나는 무섭지 않아!”

그는 자기가 무섭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의 이는 공포로 딱딱 마주치고 있다. 그는 그의 머리 위에서 올리브 나뭇가지 하나가 바람에 불려 옆의 나무줄기에 부딪쳐서 내는 소리에 다시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그는 노력을 기울여 그 겉옷을 붙잡는다. 그 다음에 그는 웃는다. 그것은 광인의 웃음, 마귀의 웃음이다. 발작적이고, 부서지고, 음울하고, 끝나지 않는 웃음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의 공포를 이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말한다.

“그리스도, 당신은 나를 두렵게 하지 않소.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소. 나는 당신을 몹시 무서워했었소.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하느님이라고,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오.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나를 무섭게 하지 않소. 당신이 하느님이 아니기 때문이오.

당신은 불쌍한 미치광이이고, 약골일 뿐이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방어할 줄 몰랐소. 당신은 나를 잿더미로 만들지 못했고, 내 마음 속의 배반을 읽지도 못했소. 내 공포들!… 어리석기도 하지! 당신이 말할 때, 어제 저녁만 해도 나는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소. 그런데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소. 당신의 평범한 말들에 예언의 어조를 부여한 것은 내 공포였소.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오. 당신은 당신 자신이 팔리고, 지목되고, 제 구멍 안의 생쥐처럼 붙잡히는 것을 허용했소. 당신의 능력! 당신의 기원! 하! 하! 하! 어릿광대!

사탄이 더 강한 자요! 당신보다 더 강해요. 그가 당신을 이겼소! 하! 하! 하! 예언자! 메시아!

이스라엘의 왕! 그렇게 말하면서 당신은 3년 동안 나를 예속시켰소! 내 마음에 항상 공포를 품게 하면서!

그리고 내가 인생을 즐기기를 원했을 때 나는 당신을 교묘하게 속이려고 거짓말해야 했소! 하지만 설령 내가 채택하곤 했던 그 모든 속임수 없이 훔치고 간음했다 해도 당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거요.

겁쟁이! 미치광이! 비겁자! 이것을 받아라! 이것을 받아라! 이것을 받아라! 당신이 나를 공포의 노예로 만들었던 시간에 대하여 복수하기 위하여 내가 당신 겉옷에 하고 있는 것처럼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었소. 산토끼의 공포!… 이것을 받아라! 옜다! 이것을 받아라!”

‘이것을 받아라!’라고 말할 때마다 유다는 그 겉옷의 천을 물고 그것을 찢으려고 애쓴다. 그는 그것을 자기의 양손으로 구긴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 그가 그것을 펼치자 그것을 적시고 있는 얼룩들이 드러난다. 그의 격노가 멎는다… 그는 그 얼룩들을 응시한다. 그는 그것들을 만진다. 그리고 냄새를 맡는다. 그것은 피다… 그는 겉옷 전체를 펼친다. 예수께서 그 천을 그분의 얼굴에 대고 누르셨을 때 피로 얼룩진 두 손의 흔적이 잘 보인다.

“아! 피가! 피가! 그의… 아니야!”

유다는 겉옷을 떨어뜨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천사가 그분을 위로해드릴 때 예수께서 등을 기대셨던 바위에도, 그 곳에도 엉기고 있는 어두운 피의 얼룩이 있다.

“여기! 여기…! 피가! 피가!…”

그는 보지 않으려고 눈을 내리뜬다. 그러자 그는 그 위에 떨어졌던 피로 온통 얼룩져 있는 풀을 보게 된다. 그것은 이슬로 희석되어 마치 방금 전에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피는 이른 아침 햇빛 아래에서 빨갛게 빛난다.

“안 돼! 안 돼! 안 돼! 나는 이것을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이 피를 볼 수 없어! 사람 살려!”

그는 마치 피바다에 빠져 죽어가기라도 하는 듯 두 손으로 자기의 목을 움켜쥐고 더듬는다.

“물러가! 물러가! 나를 내버려둬! 나를 내버려둬! 저주받은 것! 그런데 이피는 바다야! 이것은 온 땅을 덮고 있어! 온 땅을! 온 땅을! 땅 위에는 내가 있을 자리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땅을 뒤덮고 있는 이 피를 볼 수 없으니까! 나는 이 무죄한 자의 카인이다!”

나는 이 순간에 자살하겠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유다의 얼굴은 끔찍하다.

그는 탁상지에서 뛰어내려 올리브나무 재배지를 통하여 도망치는데, 자기가 왔던 길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그는 마치 야수들에게 쫓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시내로 돌아온다. 그는 최선을 다하여 겉옷으로 몸을 감싸고, 가능한 한 자기의 상처와 얼굴을 가리려고 애쓴다. 그는 성전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러나 그리로 가는 동안에 그는 한 교차로에서 예수를 빌라도에게로 끌고 가고 있는 악당들의 바로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물러설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군중이 보려고 떼 지어 몰려오면서 그를 뒤에서 밀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키가 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내려다보게 된다.

그래서 그는 예수의 두 눈과 마주친다… 그들은 한 순간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그러다가 예수께서는 묶인 채로 매 맞으며 지나가신다. 유다는 마치 기절한 듯 뒤로 나자빠진다. 군중이 무자비하게 그를 짓밟지만, 그는 반응하지 않는다. 그는 그 눈들을 보느니 차라리 온 세상에게 짓밟히는 편을 분명히 선호한다.

하느님 살해자의 무리가 순교자(the Martyr)와 함께 지나가고 길에 아무도 없게 되었을 때 그는 다시 일어나 성전으로 달려간다. 그는 경내로 들어가는 대문에서 근무 중인 경비병을 떠밀어 거의 넘어뜨린다. 다른 경비병들이 이 미치광이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달려온다.

그러나 그는 성난 황소처럼 그들 모두를 제압한다. 그들 중 한 사람이 그가 그들이 여전히 모여 토론하고 있는 산헤드린의 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그에게 매달렸다가 목덜미가 잡히고 졸린 다음에 세 계단 밑으로 던져졌는데, 그는 죽지 않았다 해도 틀림없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당신들의 돈을 원치 않소. 당신들은 저주받기를!”

그는 홀의 한가운데, 전에 예수께서 계셨던 바로 그곳에 서서 외친다.

유다는 지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마귀처럼 보인다. 그는 피를 흘리고 있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광분상태에 있고, 침을 흘리고 있고, 두 손은 맹수의 발톱들처럼 되어 부르짖고 있는데, 울부짖는 그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쉬어서 마치 짖고 있는 것 같다.

“저주받은 자들인 당신들, 나는 당신들의 돈을 원치 않소. 당신들은 나를 파멸시켰소. 당신들은 나에게 가장 큰 죄를 짓게 했소. 나는 당신들처럼 저주받았소! 나는 무죄한 피를 배반했소. 그 피와 내 죽음이 당신들 위에 떨어지기를. 당신들에게… 안 돼! 하!…”

유다는 방바닥이 피로 얼룩져 있는 것을 본다.

“여기에도, 여기에도 피가 있어? 도처에! 그의 피는 모든 곳에 있다! 그런데 하느님의 어린양은 얼마나 많은 피를 가지고 있기에 죽지 않고 이렇게 온 땅을 덮는단 말인가? 그런데 내가 그 피를 흘리게 했어! 당신들이 부추겨서.

저주받은 자들! 당신들은 영원히 저주받기를! 이 벽들은 저주받아라! 더럽혀진 이 성전은 저주받아라! 하느님을 죽인 대사제는 저주받아라! 무가치한 사제들, 거짓 박사들, 위선적인 바리사이들, 잔인한 유다인들, 교활한 율법학자들은 저주받아라! 나도 저주받기를! 나를 저주해라! 당신들의 돈을 받으시오. 밧줄이 내 목을 조르듯이 당신들의 돈이 당신들의 영혼의 목을 조르기를.”

그는 그렇게 말하며 돈 주머니를 카야파의 얼굴에 집어던지고 소리 지르며 떠나간다. 동전들은 카야파의 입을 때려 피를 흘리게 한 다음에 바닥에 흩어지면서 울린다. 아무도 감히 그를 붙들지 못한다.

그는 나가서 길들을 따라 달린다. 그리고 그는 운명적으로 헤로데에게 가시고, 거기서 돌아오시는 예수를 두 번 만나게 된다.

그는 도시의 중심지를 벗어나 닥치는 대로 가장 가난한 골목길들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최후의 만찬의 집에 오게 된다. 그 집은 마치 폐가처럼 완전히 닫혀 있다.

그는 멈춘다. 그는 그 집을 쳐다본다.

“어머니!…”

유다가 중얼거린다.

“어머니!…”

그는 결심하지 못한다…

“나도 어머니를 가지고 있지! 그런데 나는 한 어머니의 아들을 죽였다!… 그렇지만… 나는 들어가고 싶다… 그 방을 다시 보기 위해서. 그 안에는 피가 없어…”

그는 대문을 노크한다. 그는 다시 노크한다… 그리고 다시… 그 집의 여주인이 문을 열러 나와서 약간만 연다. 반쯤… 그녀는 그토록 동요하고 있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뀐 이 사람을 보고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다시 대문을 닫으려고 한다. 그러나 유다는 어깨로 밀어 대문을 활짝 열고, 공포에 질린 여인을 쓰러뜨리고는 그대로 지나간다.

그는 최후의 만찬실로 들어가는 작은 문 쪽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아름다운 햇빛이 활짝 열린 창문들을 통하여 들어온다. 유다는 안도의 한숨을 한번 내 쉰다. 그는 나아간다. 여기는 모든 것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식기들은 여전히 그것들이 놓여 있었던 대로 남아 있다. 아무도 그것들을 손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식사를 막 시작하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다는 식탁 쪽으로 간다. 그는 암포라에 포도주가 있는지 살펴본다. 있다. 그는 암포라를 두 손으로 들고 거기 입을 대고 게걸스럽게 마신다. 그 다음에 그는 털썩 주저앉아 식탁 위에 팔을 포개고 그 위에 머리를 얹는다.

그는 자기가 바로 예수께서 앉으셨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았다는 것과 성체성사에 사용되었던 잔이 자기 앞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는 그토록 많이 달린 후의 헐떡임이 가라앉을 때까지 잠시 그대로 있다. 그러다가 그는 고개를 들어 그 잔을 본다. 그제야 그는 자기가 어디에 앉아 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는 마치 마귀 들린 것처럼 일어선다. 그러나 그 잔이 그를 매혹한다. 약간의 적포도주가 아직 바닥에 남아 있고 햇빛이 그 금속(은인 것 같다)을 비추어 그 액체를 반짝이게 한다.

“피다! 피야! 여기에도 피가 있다! 그의 피! 그의 피가!… ‘나를 기념하여 이것을 행해라!…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내 피다… 너희를 위하여 흘릴 새 계약의 피다…’

하! 나는 저주받았다! 이것은 더 이상 내 죄를 사해주기 위하여 나를 위하여 흘려질 수 없다. 나는 용서받기를 청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나를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떠나자, 떠나자! 하느님의 카인이 평화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죽음을! 나에게 죽음을!…”

그는 밖으로 나온다. 그는 마리아의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분께서는 예수께서 자신을 떠나신 그 방의 문 앞에 서 계신다. 그분께서는 소리를 듣고 아마 여러 시간 동안 나가 있는 요한을 보기를 바라면서 바깥을 내다보셨던 것이다. 그분께서는 마치 그분의 모든 피를 흘리신 것처럼 창백하시다. 그분의 눈은 고통으로 인하여 그분의 아드님의 눈과 훨씬 더 닮아 보이신다.

유다는 예수께서 길에서 그를 바라보셨던 것과 똑같은, 고통스럽고, 의식하며 알고, 그를 바라보시는 그 눈길을 만나고, 질겁하며 부르짖는다.

“오!”

그는 벽에 기댄다.

“유다!”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유다, 자네는 왜 왔나?”

예수께서 하셨던 말씀과 같은 말씀이다. 그리고 그것은 슬픈 사랑의 말씀이다. 유다는 그것을 기억해내고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유다.”

마리아께서 되풀이하신다.

“자네는 무슨 짓을 했나? 자네는 그토록 많은 사랑에 대하여 배반하는 것으로 대답했나?”

마리아의 목소리는 떨리는 어루만짐이다.

유다는 도망치려 한다. 마리아께서는 마귀라도 회개시킬 것 같은 목소리로 그를 부르신다.

“유다! 유다! 거기 서게! 거기 서! 잘 듣게! 나는 그의 이름으로 자네에게 말하고 있네. 뉘우치게, 유다. 그는 용서하네…”

유다는 도망쳤다. 마리아의 목소리와 그분의 모습은 은총의 일격(the coup de grace)이었다. 아니 실총(disgrace)의 일격이었다. 그가 그분의 말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그는 황급히 달아난다. 그는 마리아를 모시러 집 쪽으로 오고 있는 요한을 만난다.

선고가 내려졌다. 예수께서는 골고타 언덕으로 가시려는 참이다. 지금은 마리아를 그분의 아들에게 모시고 갈 시간이다. 비록 불과 얼마 전의 잘 생긴 유다의 모습에서 남은 것이 거의 없지만, 요한은 유다를 알아본다.

“네놈이 여기를?”

요한은 분명한 불쾌감을 가지고 그에게 말한다.

“네놈이 여기를? 너 하느님의 아들을 죽인 놈아, 너는 저주받아라! 선생님께서는 사형선고를 받으셨다. 할 수 있다면 너는 환호해라. 그렇지만 길을 비켜라. 나는 어머니를 모시러 가고 있다. 너의 또 다른 희생이신 그분께서 너를 만나지 않게 해라. 이 파충류 같은 놈아.”

유다는 도망친다. 그는 누더기가 된 자기의 겉옷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눈으로 보기 위한 작은 틈만을 남겨놓는다. 사람들, 총독관저 근처에 있지 않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은 미치광이를 보는 것처럼 그를 피한다. 사실 그는 미치광이로 보인다.

그는 들을 헤맨다. 바람결에 가끔 예수께 저주의 말을 퍼부으며 그분을 따라가는 군중의 떠들썩한 소리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그런 메아리가 유다에게 들릴 때마다 그는 재칼처럼 울부짖는다.

나는 그가 실제로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가 낮은 돌담에 자기의 머리를 부딪치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는 공수병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가 물이나, 어떤 아이가 그릇에 담아 운반하고 있는 우유나, 염소가죽 부대에서 흘러나오는 기름 따위의 액체를 보면, 울부짖고 외치기 때문이다.

“피! 피! 그의 피!”

그는 개울들과 샘들에서 물을 마시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는 마실 수 없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물이 피처럼 보이는지 그가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이건 피다! 이건 피야! 이것이 나를 빠져죽이고 있다! 이것이 나를 불태우고 있다! 나는 불이 붙었다! 그는 어제 자기의 피를 나에게 주었는데, 그것이 내 안에서 불이 되었다! 나도 저주받고 너도 저주받아라!”

그는 예루살렘 주위의 있는 언덕들을 올라갔다 내려왔다 한다. 그리고 그의 두 눈은 어쩔 수 없이 골고타 쪽으로 이끌린다. 그는 멀리서 언덕을 구불구불 올라가는 행렬을 두 번 본다. 그는 그것을 바라보며 울부짖는다.

지금 그 행렬은 언덕 꼭대기에 있다. 유다도 올리브 나무들로 덮여 있는 한 작은 언덕 꼭대기에 있다. 그는 마치 자기가 그곳의 주인이나 되는 것처럼, 아니면 적어도 그곳을 잘 아는 사람처럼 말뚝 울타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었다.

나는 유다가 다른 사람들의 소유물에 대하여 크게 주의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한 단상지(段狀地)의 가장자리 위의 올리브 나무 아래에 서서 골고타 쪽을 바라본다. 그는 십자가들이 서는 것을 보고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는 자기가 보거나 듣는 것을 참을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정신착란이나 사탄의 요술로 인하여 그는 마치 그가 골고타 언덕 꼭대기에 있는 것처럼 보고 듣는다.

그는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보고 또 본다. 그는 갈등한다.

“안 돼! 안 돼! 나를 보지 마라! 나에게 말하지 마라! 나는 그것을 견딜 수 없다. 너 저주받은 자야, 죽어라, 죽어! 죽음아, 나를 두렵게 만드는 저 눈을 감게 하고, 나를 저주하는 저 입을 다물게 해라. 그러나 나는 당신을 저주한다. 당신이 나를 구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이 너무 살벌하여 나는 그것을 쳐다볼 수 없다. 울부짖는 그의 입에서 두 줄기의 침이 흘러 내려온다. 개에게 물린 뺨은 납빛이고 부어올라 그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게 한다. 그의 착 달라붙은 머리카락과 이 몇 시간 동안에 그의 두 뺨에 난 매우 검은 수염은 그의 얼굴을 음울해보이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의 눈들은!… 그것들은 번뜩이고, 사시가 되고 인광을 발한다. 진짜 마귀의 눈들이다.

그는 자기의 허리에 세 겹으로 두르고 있는 붉고 굵은 모직 밧줄을 빼낸다. 그는 그것을 한 올리브 나무에 감고 힘껏 잡아당겨 그것이 튼튼한지 시험한다. 밧줄은 끄떡없다. 든든하다.

그는 적합한 올리브 나무를 고른다. 됐다. 단상지 너머로 기울어져 있는 잎이 무성한 이 나무이다. 그는 나무에 올라간다. 그는 허공으로 뻗어 있는 가장 튼튼한 가지에 올가미를 견실하게 잡아맨다. 그는 이미 매듭을 연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골고타를 바라본다. 그 다음에 그는 자기의 머리를 올가미 속으로 집어넣는다. 그는 지금 자기의 목 하단에 두 개의 붉은 목걸이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단상지에 앉는다. 그 다음에 그는 단번에 허공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매듭이 그의 목을 조른다. 그는 몇 분 동안 몸부림친다. 그는 두 눈알을 이상하게 굴리고, 질식으로 인하여 검게 되고, 입을 벌리고, 목의 정맥들이 부풀어 오르며 검게 된다. 그는 마지막 경련들 중에 너댓 번 허공에 발길질한다. 그 다음에 그의 입이 벌어지고, 그의 검은 침을 질질 흘리는 혀는 밖으로 늘어지고, 그의 눈알들은 감기지 않은 채로 돌출하여 피로 얼룩진 허연 안구들을 내보인다. 홍채들은 위쪽으로 사라진다. 그는 죽었다.

임박한 폭풍우와 함께 일어난 강풍이 섬뜩한 시체를 흔들고, 거미줄에 매달려 있는 소름 끼치는 거미처럼 빙글빙글 돌린다.

환상은 이렇게 끝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곧 잊어버리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정말 이것은 소름 끼치는 환상이라고 나는 당신에게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소름끼치지만, 무익하지는 않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유다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충분히 공로가 있었다고 말하는 정도까지 나아간다. 왜냐하면 그가 없었다면 구원이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그는 하느님의 눈에 정당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만일 지옥이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그 형벌들에 있어 완전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유다를 위하여 훨씬 더 무시무시하고 영원하게 창조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죄인들과 모든 영벌을 받는 자들 중에서 그는 가장 저주받고, 가장 큰 죄인이며, 영원을 통하여 그에 대한 선고는 완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책도 그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일 그가 가책을 뉘우침으로 바꿨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는 뉘우치기를 원치 않았고, 나의 다정한 약점인 큰 자비로 인하여 아직 용서받을 수 있는 배반의 첫 번째 죄에 신성모독을 더했고, 추억들을 통하여, 공포들을 통하여, 내 피와 내 겉옷을 통하여, 내 시선을 통하여, 성체성사 제정의 흔적들을 통하여, 내 어머니의 말씀들을 통하여, 여전히 그에게 말하기를 원했던 은총의 목소리들에 대한 저항을 더했다.

그는 모든 것에 반항했다. 그는 반항하기를 원했다. 그가 배반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그가 저주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그가 자살하기를 원했던 것처럼.

매사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의지이다. 선에 있어서도, 악에 있어서도. 누군가가 따라갈 의지 없이 넘어질 때 나는 그를 용서한다.

베드로를 보아라. 그는 나를 부인했다. 왜? 그 자신도 알지 못했다. 베드로가 비겁자였느냐? 아니다. 내 베드로는 비겁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의 목숨을 잃을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방어하기 위하여 그 무리와 성전의 경비병들에 대항하여 감히 말쿠스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 다음에 그는 도망칠 의사 없이 도망쳤다. 그러고 나서 그는 그렇게 할 의사 없이 나를 부인했다.

나중에 그는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십자가의 피어린 길, 내 길에 남아 있었고, 그 길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그는 그의 두려움 없는 신앙으로 인하여 살해당할 정도로 아주 효과적으로 나를 증언했다.

나는 내 베드로를 옹호한다. 그의 당황은 그의 인성의 마지막 당황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그의 영적인 의지가 있지는 않았다. 그것은 그의 인성의 무게로 무디어져서 잠들어 있었다. 그것이 깨어났을 때 그것은 죄 중에 머물러 있기를 원치 않고, 완전하기를 원했다. 나는 즉시 그를 용서했다.

유다는 원하지 않았다. 너는 그가 미치광이 같고, 광견병에 걸린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사탄의 분노를 통하여 그랬었다. 특히 예루살렘에서는 드문 짐승인 개를 보고 그가 공포에 떤 것은, 태곳적부터 사탄이 인간들에게 나타날 때 그런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여겨진 것의 결과였다.

마술 책들에서 사탄이 사람들에게 나타날 때 그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들 중 하나는 신비로운 개나 고양이나 숫염소의 형태라고 말해진다. 이미 자기의 죄악으로 인하여 야기된 공포의 먹이가 된 유다는 자기의 죄악으로 인하여 자기가 사탄에게 속해 있다고 확신하고, 그 방황하는 짐승을 사탄으로 본 것이다.

죄 있는 사람은 모든 것에서 공포의 그림자들을 본다. 그의 양심이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들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회개로 이끌 수도 있지만, 사탄은 그 그림자들을 부추겨 그것들을 실망으로 이끌어가는 무시무시한 유령들로 바꾼다. 그리고 실망은 최후의 죄악인 자살로 이끌어 간다.

배반의 대가를 던져버린 것이 분노의 열매일 뿐 뉘우치겠다는 올바른 의지에 의하여 확증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뉘우치는 경우에만, 악행들의 열매들을 포기하는 행위가 공로가 된다. 그러나 그는 뉘우치지 않았다. 그것은 무익한 희생이었다.

내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시는 은총이었고, 내 이름으로 용서해주시는 내 은총의 수탁자(My Treasurer)이셨는데, 그분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유다, 뉘우치게. 그는 용서하네…’ 오! 나는 그를 용서해주었을 것이다!

만일 그가 내 어머니 발아래 엎드려 ‘불쌍히 여겨주세요!’ 하고 말하기만 했다면, 자비로우신 어머니이신 그분께서는 그를 상처 입은 사람으로 거두어주셨을 것이다.

그분께서는 원수(the Enemy)가 그에게 죄악을 주입했던 그 사탄의 상처에 그분의 구원하는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고, 사탄이 그를 붙잡지 못하도록, 제자들이 그를 때리지 못하도록 그의 손을 붙잡고 십자가 아래로 데려와, 내 피가 죄인들 중에 가장 큰 죄인인 그에게 누구보다도 먼저 떨어지게 해주셨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그분께서는 그분의 제단 위에서 순결과 죄 사이에서 경탄할만한 사제가 되셨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동정녀들과 성인들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죄인들의 어머니이시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원치 않았다. 자유의지의 능력을 묵상해라. 너희는 그것의 절대적 결정자들(absolute arbiters)인 것이다. 그것을 통하여 너희는 천국이나 지옥을 가질 수 있다. 죄 안에 집요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묵상해라.

그는 너희를 사랑하고, 너희를 벌할 수 있는 자유보다는 차라리 십자가에 못 박힌 상태로, 너희를 껴안을 수 없다는 것만이 유일한 고통인, 너희를 칠 수 없다고 말하기 위하여 팔을 벌려 못 박힌 채로 있는 그 사람, 뉘우치고 죄를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숭고한 바람의 대상인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 되어 그 공포가 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들을 저주하게 하고, 자신들에게 폭력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집요하게 죄 속에 남아 있어 자기들의 영혼들과 육체들을 죽이는 살인자들이 된다. 그리고 그들을 구원할 희망으로 자신이 희생도록 허락한 온유한 구세주의 모습이 소름끼치는 유령으로 보이는 것이다.”

마리아야, 너는 이 환시에 대하여 불평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내 딸아, 오늘은 수난주간의 금요일이니 너는 반드시 고통당해야 한다. 마리아의 고통들과 내 고통들로 인하여 네가 견디는 고통들에 죄인들로 남아 있는 죄인들을 보는 슬픔으로 야기된 네 자신의 고통을 보태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고통이었다. 그것은 네 고통이 되어야 한다.

마리아께서 내 고통들로 인하여 고통당하셨듯이, 그분께서는 그것으로 인하여 고통당하셨고, 여전히 고통당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는 그것을 겪어야 한다.

지금은 쉬어라. 세 시간이 지나면 너는 온전히 내 것이 되고, 마리아의 것이 될 것이다. 내 수난의 감미로운 작은 오랑캐꽃, 마리아의 수난의 꽃, 나는 너에게 강복한다.”

 

1944. 4. 2. 종려주일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예수-마리아의 한 쌍은 아담-하와의 한 쌍의 반대명제(antithesis)이다. 그것은 아담과 하와의 모든 행동을 무효로 만들고, 인간성(Humanity)을그것이 창조되었을 때의 그것의 상태, 즉 은총이 풍부하고, 창조주에 의하여 그것에게 주어진 모든 선물들을 가진 바로 그 상태로 되돌리게 되어 있는 한 쌍이다.

인간성은 예수-마리아의 한 쌍의 활동들을 통하여 온전한 재생을 겪었고, 그리하여 그 한 쌍은 인류가족의 새 창시자들이 되었다. 종전의 모든 시간은 취소되었다. 사람의 시간과 역사는 새로운 하와가 창조의 온전한 변화와 전도(轉倒, inversion)를통하여, 그리고 자기의 티 없는 태로부터 주님의 작업을 통하여 새로운 아담을 산출하는 그 순간부터 계산된다.

그러나 치명적인 질병들, 영속적인 절단, 궁핍화, 그보다 훨씬 더한 영적 극빈의 원인인 두 첫째 부모의 행동을 무효로 만들려면, 이 두 둘째 부모들이 두 첫째 부모의 처리방식과 모든 것에 있어 전적으로 반대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했다. 왜냐하면 범죄 후에 아담과 하와는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무한한 부(富)인 모든 것을 완전히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마리아의 한 쌍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자신들을 낮추고 그 육체, 감정들, 생각들과 의지에 있어 자신들을 희생하는 완전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순종을 실천해야 했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순결을 절대적인 정결에까지 밀고 나가야 했다.

거기서 육체는… 순결한 두 사람인 우리에게 육체는 무엇이었느냐? 승리하는 영혼 위의 물의 베일이고, 주권자인 영혼 위의 바람의 어루만짐이며, 주인인 영혼을 격리시키고 그것을 타락시키지 않는 수정이고, 향상시키는 충동일 뿐 억누르는 무게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육체란 이런 것이었다. 아마 옷보다 덜 무겁고, 덜 감각적이며, 세상과 초인(superhuman)이 된 자아의 광휘 사이에 놓인 가벼운 실체이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는 수단이었다.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사랑을 가졌었느냐? 물론이다.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가졌었다. 사람들아, 육체를 간절히 탐하도록 너희를 충동하는 관능에 대한 갈망은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정욕에 다름 아니다. 너희가 이렇게 서로 사랑하면 사랑할수록―너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너희는 서로에게 관용할 줄 모르고, 서로 돕고, 서로 용서할 줄 모른다.

그럼 너희의 사랑은 무엇이냐? 그것은 미움이다. 그것은 고귀한 감정들을 강화해주는 건강한 양식이라기보다는 부패한 음식의 맛을 더 좋아하도록 너희를 몰고 가는 편집증적인 광란일 뿐이다.

완전히 정결한 자들인 우리는 ‘완전한 사랑’을 소유했다. 이 사랑은 마치 가지들이 그것들에 영양분을 주는 나무줄기에 결합하여 있듯이 하느님과 결합하여, 하늘에서는 그분을 껴안았고, 퍼져 땅과 그것의 주민들에게 안식, 피신처, 양식, 위로를 아낌없이 주려고 내려왔었다.

아무도 이 사랑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우리 동료 인간들도, 열등한 존재들도, 식물계도, 물들도, 별들도 말이다.

악인들도 이 사랑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도 비록 죽은 지체들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창조계의 큰 몸의 지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록 그들의 사악함으로 일그러지고 더러워지기는 했어도, 그들을 주님의 모습과 비슷하게 만드셨던 그분의 거룩하신 모습을 그들 안에서도 보았다.

우리는 착한 사람들과 함께 환호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울고 기도하면서(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보호를 탄원하고 얻음으로써 자기를 표현하는 적극적인 사랑), 착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그들이 훨씬 더 착하게 되어 하늘로부터 우리를 사랑하시는 착하신 주님의 완전에 다가갈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선과 악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그들이 강화되어 거룩한 길 위에서 항구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악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착하신 분께서 그들의 영혼에 말씀하시고, 그분의 능력의 뇌성벽력으로 그들을 치시더라도 그들을 주 그들의 하느님께로 돌이키시도록 기도하면서 사랑했다.

우리는 다른 어느 누구도 그렇게 사랑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했다.

우리는 사랑을 완전의 정점에 이르기까지 실천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의 사랑의 대양으로 하느님보다 더 우월해지기 위하여 가지는 것이 적법하지 않은 것을 가지기를 원함으로써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들을 더 사랑했었던 첫째 부모의 사랑의 결핍으로 인하여 파인 심연을 메울 수 있게 했다.

우리는 모든 것에 있어 아담-하와의 한 쌍의 행동방식과 정반대인 모든 것의 항구적인 실천을 더해야 했다. 미움, 정욕, 분노, 교만(네 가지 성덕들인 용기, 절제, 정의, 조심성에 대한 네 가지 비뚤어진 정열들)에 대하여 순결, 순종, 사랑, 땅의 모든 재물에 대한 초탈을 실천한 것이다.

육욕, 권력, 재물이라는 사탄의 삼항식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삼항식인 믿음, 희망, 사랑을 실천했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우리의 한없는 착한 뜻들로 인하여 그렇게 하는 것이 상당히 쉽기는 했지만, 어떤 순간들에, 그리고 어떤 상황들에서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영웅적이었는지는 오로지 영원하신 분만이 아신다.

나는 여기서 한 사람에 대해서만, 나 자신이 아니라 내 어머니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그분께서는 과일을 깨물어 아담의 반려자를 미치게 했던 그 맛을 보도록 그분을 설득하기 위하여 사탄이 사용했던 감언이설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물리치셨던 새 하와에 대해서 말이다. 사탄을 물리치는 데 그치지 않고 어찌나 광대한 순종, 사랑, 순결의 의지로 그놈을 짓밟아 이기셨던지 그 저주받은 자가 압도되고 예속되게 한 새로운 하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다! 사탄은 내 동정 어머니의 발뒤꿈치 밑에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놈은 침을 흘리고, 게거품을 물고, 포효하고, 저주한다.

그러나 그놈의 침은 아래로 흐르고, 그놈의 울부짖음은 내 거룩한 어머니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를 건드리지 못하여 그분께서는 마귀의 악취를 맡지 못하시고, 지옥의 광소(狂笑)를 듣지 못하시며, 영원한 파충류의 역겨운 침조차 보지 못하신다. 왜냐하면 천상의 화음들과 향기들이 그분의 아름답고 거룩한 인성의 주위에서 사랑스럽게 춤추기 때문이고, 백합들보다 더 순결하고 구구거리는 멧비둘기의 눈들보다 더 사랑스러운 그 분의 두 눈이 그분의 아버지, 아들, 정배이신 그분의 영원하신 주님만을 응시하시기 때문이다.

카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 그들의 어머니의 입은 저주의 말들을 내뱉었는데, 그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분리된 그녀의 영혼에 의하여 암시된 것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이웃, 사탄에 의하여 더럽혀지고 추잡한 정욕으로 더러워진 그녀의 태의 아들을 적대하는 것이었다. 그 저주는 카인의 죄가 인간 동물들의 나라(the kingdom of human animals)에서 오점이었던 것처럼 인간 윤리들의 나라(the kingdom of human morals)에서 오점이었다. 자기 형제의 손에 의하여 흘린 피가 땅에 떨어졌다. 사람의 손에 의하여 사람의 정맥들에서 뽑혀 뿌려진 모든 피를 끌어당기는 오래된 자석과 같은 첫 번째 피였다.

사람의 입에 의하여 내뱉어진 땅에 대한 저주. 마치 땅이 그의 하느님에 대한 사람의 반역으로 인하여 충분히 저주받지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마치 땅이 그 왕인 인간을 위하여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지가 되기 위하여 완전하게 창조되고, 완전한 자연력들을 갖추었다가 나중에 가시덤불들과 가시들과 토양의 경화, 가뭄, 우박, 서리, 삼복더위들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마리아는 하와를 취소해야 한다. 마리아는 둘째 카인인 유다를 본다. 마리아는 그가 둘째 아벨인 그분의 예수의 카인이라는 것을 안다. 그분께서는 이 둘째 아벨의 피가 카인에 의하여 팔렸고, 이미 뿌려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저주하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사랑하시고, 용서하신다. 그분께서는 사랑하시고, 다시 부르신다.

오! 순교자 마리아의 모성(Maternity of Mary Martyr)! 당신의 동정의 신성한 모성만큼이나 숭고한 모성!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후자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어머니, 공동 구속자이신 당신께서는 당신 자신을 전자와 함께 선물로 바치셨습니다.

왜냐하면 당신만이 홀로 그 시간에 제 육체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던 채찍질로 인하여 갈기갈기 찢어진 당신의 마음으로 당신만이 홀로 유다에게 그런 말씀들을 할 줄 아셨고, 당신만이 홀로 당신께서 십자가가 당신의 마음을 부수는 것을 느끼셨던 그 시간에 사랑하고 용서할 줄 아셨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새 하와이시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한 아들을 죽이는 사람을 용서하는 사랑을 강요하는 새로운 종교를 가르친다. 너희는 유다처럼 되지 마라. 그는 이 은총의 여주인(Mistress of Grace)에게 자기의 마음의 문을 닫고 실망하여 ‘그는 나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진리의 어머니(the Mother of Truth)의 말을 의심하고, 따라서 나는 멸망시키러 오지 않고 구원하러 왔으며, 뉘우치며 나에게로 오는 사람들을 용서하러 왔다고 끊임없이 되풀이해왔던 내 말을 의심했다.

새 하와인 마리아도 ‘카인에게 살해당한 아벨 대신’ 하느님으로부터 한 새 아들을 받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관능성의 매연과 만족 후의 피로로 고통을 진정시키는 동물적인 기쁨의 시간 안에서 그를 얻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온전한 고통의 시간에 십자가 아래에서, 자기의 아들인 죽어가는 사람의 헐떡이는 소리와 하느님을 죽이는 군중의 욕설들 가운데서, 그리고 하느님께서도 더 이상 그분을 위로해주지 않으셨기 때문에 부당하고도 전적인 비탄 속에서 그를 얻으셨다.

인류와 개인의 새 생활은 마리아로부터 시작한다. 그분의 성덕들과 그분의 생활방식은 너희의 학교이다. 그리고 그분의 고통 속에 자기의 아들을 죽인 사람에 대한 용서의 면을 포함하여 너희의 구원의 모든 면들이 드러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어느 날 나는 카인과 첫 부모들에 대하여 너에게 더 말해주마. 거기에는 말할 것들도, 묵상할 것들도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