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3권-31~36)고행의 역할/실망의 치명성에 대한 말씀/고의적인 결점

Skyblue fiat 2014. 7. 30. 03:43

 

3권-31, 하나의 덕행은 다른 모든 덕행들을 내포하지만,

각 덕행을 서로 구분되는 고유의 자리를 지닌다.

 

 1900년 1월 27일

 

1. 인자하신 예수님을 거의 완전히 뵙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으니, 이 고통으로 말미암아 생명이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다. 삶이 지겹고 성가시고 피곤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2. 그래서 마음속으로 "오, 나의 귀양살이가 너무도 길어지는구나! 내가 이 육신의 속박을 풀어 없앨 수 있다면, 그리하여 영혼이 내 가장 큰 선이신 분을 향항 거침없이 날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때 문득 "지옥에 간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3. 그러나 즉시 "그렇다면, 지옥에서도 내 그리움의 탄식을 인자하신 예수님께 보낼 거야, 거기에서도 그분을 사랑하고 싶을 테니까." 하고 중얼거렸다. 이는 나를 괴롭히도록 악마를 부추기는 격이 되지 않기 위해서 덧붙인 말이었다.

 

4. 내가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다 쓰자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이다).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잠시 나타나셨다. 그러나 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5. “아직은 너의 때가 되지 않았다.”

 

6. 이때 그분께서 내 지성에 빛을 비추어 주시어, 영혼 안의 모든 것이 정돈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다. 영혼 안에는 각각의 덕행이 자리하는 작은 방들이 아주 많이 있는데, 비록 하나의 덕행이 다른 모든 덕행을 다 내포하고 있어서 영혼이 그 한 가지만 지니고 있으면 다른 모든 것을 지니게 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각각의 덕행은 서로 구분되기 때문에 영혼 안에 각자의 자리가 있다고 한다.

 

이 모든 덕행들은 한 분이면서도 삼위로 구분되고

삼위인데도 한 분인 지존하신 성삼위를 그 기원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7. 내가 또 깨닫게 된 것은, 영혼 안의 이 방들은 덕행으로 가득 차 있거나 이와 반대인 악덕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었다. 덕행도 악덕도 없는 곳은 빈 채로 남아 있으니, 내가 보기에 많은 방들이 있는 집과도 같았다. 모든 방이 비어 있거나, 어떤 방들은 뱀들이 가득 우글거리고, 어떤 방들은 쓰레기 투성이고, 다른 방들은 어둡고, 또 다른 방들은 먼지를 덮어쓴 가구를 몇 점 가지고 있고...

 

8. - , 주님, 당신만이 저의 보잘것없는 영혼을 정돈해 주실 수 있나이다.

 

 

 

3권-32, 고행의 역할

 

1900년 1월 28일

 

1. 나는 계속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다. 오늘 아침에는 예수님께서 나를 몸 밖으로 나오게 하셨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분이 분명히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 자신이 너무 약하게 보여서 감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 바라보았다.

 

2. 그 마주 보는 눈길 속에서 나는 내 어지신 예수님께 쓰라린 고통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고통을 내게 부어 주십사고 말씀드릴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그러자 그분께서 몸소 가까이 오셔서 그것을 내 안에 부어 넣으셨다. 그러나 다 담고 있을 수 없어진 나는 받으면서 땅으로 쏟아지게 했다.

 

3.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게 무슨 짓이냐? 이제는 내 고통을 나누어 가지지 않겠다는 것이냐? 고통 중에 있는 내게 더 이상 위로를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냐?”

 

4.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제 뜻으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잔뜩 차 있어서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느낌이니 말입니다. 당신의 기적만이 저의 내적 용량을 키울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제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5.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게 큰 십자성호를 그으시고 다시 한 번 그분의 몹시 쓴 고통을 부어 넣으셨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내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6. 나중에 그분께서 이렇게 덧붙이셨다.

 “내 딸아, 불이 물기를 모조리 말리는 것과 같이, 고행은 영혼의 악한 물기를 완전히 말리고 성화(聖化)의 물이 넘쳐흐르게 한다.리하여 지극히 아름다운 덕행들이 싹트게 한다.”

  
 

3권-34, 실망의 치명성에 대한 말씀

  

1900년 2월 4일

 

1. 오늘 아침 나는 대단히 실망한 상태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특히, 내 가장 큰 선이신 분이 오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후 그분께서 나타나셨는데,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실망은 전염성 있는 오수(汚水)이니, 더없이 아름다운 꽃과 맛깔스러운 열매들을 오염시키면서 뿌리 끝까지 온통 스며들어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이와 상반되는 성질의 물을 약으로 주지 않는다면, 뿌리에까지 배어 든 그 고약한 물이 뿌리를 바짝 말려 나무를 땅에 쓰러뜨리기 마련이다. 실망이라는 오수에 잠긴 영혼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3.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실망에 잠겨 폐쇄적인 상태로 있었다. 나 자신이 너무나 악하게 보여서 인자하신 예수님께 감히 몸을 던질 수도 없었던 것이다. 정신이 온통 하나의 생각에 쏠려 있었으니, 그것은 예수님께서 이전처럼 계속 방문해 주시고 그분의 은총과 은사를 내려 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쓸데없는 희망이라는 것, 그러니 나는 끝장났다는 생각이었다.

 

4. 예수님께서는 거의 나무라시는 투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왜 그러느냐? 대관절 왜 그러느냐? 신뢰가 없으면 영혼이 빈사 상태가 된다는 것을 모르느냐”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그 무엇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게 된다.

은총을 얻고 관리하는 일에 대해서, 자기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단장하는 일에 대해서, 실제로 자신의 병을 낫게 하는 일에 대해서 마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이 고작 자기는 이제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것뿐이다. 그러니 신뢰 부족은 영혼을 죽음 가까이로 데려갈 뿐만 아니라 덕행들도 모조리 죽음의 가장자리까지 데려가는 것이다.”

 

5. - “, 주님, 제 눈에 신뢰 부족이라는 유령이 보이는 듯 합니다. 지저분하며 버썩 말라 있고 무서워하며 벌벌 떨고 있는 유령입니다. 이 유령은 공포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으므로 그것을 한껏 활용하여 영혼들을 무덤으로 데려갑니다. 더욱 나쁜 것은, 적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영혼이 그 공포를 조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친구의 모습으로 영혼 속에 은밀히 들어오기에 마치 고통을 함께 나구고 죽음마저 함께할 신실한 친구로 보이는 입니다. 그러니 영혼이 주의하지 않으면 이 유령의 간교한 속임수에서 거의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3권-35,  “언제나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 진리의 범위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1900년 2월 5일

 

1. (어제와) 같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용기가 좀 생긴 것 같다.

 (그러나 실망에서 완전히 풀려난 것은 아니다).

 

2. 지극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영혼을 때때로 자기가 어떤 덕행과 갈등 상태에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그때 용기를 불러일으켜서 그 불일치를 극복하고 나면, 그 덕행이 더욱 빛나고 영혼 속에 더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러나 영혼이 조심해야 할 것은, 신뢰 부족으로 인한 속박의 밧줄을 스스로 마련하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언제나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 진실의 범위 안에 머물러 있는 한편, 신뢰로 마음을 팽팽하게 채우고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3권-36, 고의적인 결점이 이루는 구름

 

1900년 2월 12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저버린 상태 속에 있기에 내 하찮은 마음은 말하자면 압착기에 짓눌려 으깨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오, 맙소사! 얼마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인지!

 

2. 이와 같은 상태 속에서 어지신 예수님을 뵈었으나, 분명한 모습이 아니고그림자처럼 희미한 모습이었다. 등불을 드신 손 하나만이 뚜렷이 보였는데, 그분의 부재로 인한 고통이 극도로 악화된 내 마음에 기름을 발라 주시는 것이었다.

 

3. 그 사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진리는 '말씀'이 세상에 가져온 빛이다. 태양이 땅을 비추어 생명을 주어 열매를 맺게 하는 것과 같이, 진리의 빛도 영혼에 생명과 빛을 주어 덕행의 열매를 맺게 한다. (인간의 죄악이 이루는)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서 진리의 빛을 흐리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구름들 뒤에서 영혼들을 뜨겁게 하는 활기찬 빛의 광선들을 보낸다. 이리하여 만약 이 구름들 불완전이나 고의적이 아닌 결점들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이 빛살이 그 열기로 구름들을 쪼개며 사라지게 하여 영혼 속으로 거침없이 스며드는 것이다.”

 

4. 나는 이 말씀을 듣고, 고의적인 결점에 떨어지는 일은 추호도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위험한 구름이어서 하느님의 빛이 영혼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