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11. 예수님과 영혼 사이의 상호 내재의 즐거움,
여왕이신 어머니의 도움을 받다.
1899년 11월 21일
1. 오늘 아침에는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너의 모든 기쁨은 내 안에 있는 너 자신을 보는 데에 있어야 한다.
네가 언제나 그렇게 한다면, 나의 모든 특성과 용모를, 바로 나의 형상을 네 안에 새겨 넣게 된다.
그러면 나의 모든 기쁨과 가장 큰 만족도 네 안에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즐기는 것에 있게 된다.”
3. 그분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신 후에 사라지셨고, 나는 방금 하신 말씀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께서 갑자기 다시 오시더니, 그 거룩하신 손을 내 머리 위에 놓으시고 당신 얼굴 쪽으로 내 얼굴을 돌리시고는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4. "오늘 나는 네 안에 있는 나를 보면서 잠시 즐기고 싶다."
5. 그러자 온 몸에 전율이, 죽음과도 같은 공포가 느껴졌다. 그분께서 뚫어지게 나를 살펴보시면서 나의 생각과 눈길과 말과 다른 모든 것 안에서 당신 자신을 보시며 즐기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6. 나는, "오, 하느님, 제가 당신께 즐거움을 드릴 만한 인간입니까? 오히려 당신을 괴롭히지 않습니까?" 하고 마음속으로 되뇌고 있었을 뿐이다.
7. 그때 우리의 사랑하올 여왕이신 어머니께서 흠없이 깨끗한 흰옷을 손에 드시고 나를 도우러 오셨다. 그리고 더할 수 없이 상냥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몸소 내 순결의 옷을 입혀 네게 부족한 점을 채워 주고 싶다. 그리하면 내 아들이 네 안에 있는 그 자신을 보면서 인간 안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8. 그러므로 어머니께서 내게 그 옷을 입혀 주시고, 나의 사랑하올 선이신 예수님께 나를 바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 사랑하는 아들아, 나를 봐서라도 이 사람을 받아들여라. 그리고 이 사람 안에서 너의 즐거움을 취하여라."
9. 이리하여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예수님께서는 내 안에서 즐거워하시고 나는 그분 안에서 즐거워하였다.
3권-12, “내가 그들을 멸하리라! 더 많이 멸하리라! ”
1899년 11월 24
1. 오늘 아침에는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나를 몸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다. 그런데 그분께서 온통 괴로움에 싸여 계시기에 나는 그 고통을 내게 부어 주시기를 거듭 간청했다. 하지만 아무리 간청해도 들어주시지 않으셨다. (그 고통의 쓴 물을 받기 위해서 그분의 입 가까이에 바싹 붙어 있었지만) 다만 쓰디쓴 입김만 나올 뿐이었다.
2.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 동안 한 사제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누구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전부터 어느 병든 사제를 위한 기도 지향을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임종 중인 것이 그 사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사제인지 분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3. 그래서 예수님게 이렇게 여쭈었다. “주님, 어찌된 일입니까? 코라토에 사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아시면서 저희에게서 또 한 사제를 데려가려고 하십니까?"
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의 그 지적에 개의치 않으시고 손으로 위협하는 동작을 하시면서 이렇게 부르짖으셨다. “내가 그들을 멸하리라! 더 많이 멸하리라!”
3권-13, 성삼위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는 순백의 십자가
1899년 11월 26
1. 내가 심한 고통 중에 있는 동안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시어 팔로 내 목덜미를 떠받쳐 주셨다. 그분께서 이제 그런 자세로 곁에 계시기에, 나는 평소처럼 지극히 거룩하신 머리에서부터 팔다리에 이르기까지 경배하기 시작하였다.
2. 내가 그렇게 하고 있노라니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얘야, 나는 목마르다. 너의 사랑으로 이 갈증을 풀어다오. 이제는 (그 사랑) 없이 지낼 수가 없구나.”
3. 다음 그분께서는 아기의 모습이 되시더니, 내 팔에 안기신 채 젖을 빨기 시작하셨다. 이를 더할 수 없이 즐기시는 것 같았고, 그래서 완전히 원기를 회복하시며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았다.
4. 그리고 나서 그분께서는 나하고 놀이를 하시려는 듯이 손에 들고 계시던 창으로 내 심장을 찌르셨다. 나는 굉장히 아팠지만, 그럼에도 고통을 받는 것이 너무나 기뻤다! 특히, 바로 나의 유일한 선이신 분의 손에 의한 고통이니 여간 기쁘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듯 큰 기쁨과 감미로를 맛보았기에 그분께 더 많이 찔러달라고 재촉할 정도였다.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그런 나를 만족시켜 주시려고 내 심장을 뜯어내어 손에 드시고 창으로 두쪽이 나도록 쪼개셨는데, (그 안에) 빛을 뿜어내는 순백(純白)의 십자가가 있었다.
5. 그분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그것을 손에 드신 채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사랑과 순결로 고통을 견디기에 그 사랑과 순결이 이 십자가를 낳았다.
나는 네가 고통 받는 그 방식을 무척 좋아하니까 성부와 성령을 불러 나와 함께 즐기자고 하련다.”
6. 잠시 후에 과연 성삼위께서 나를 에워싸시고 이 십자가를 보시며 즐거워하시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나는 성삼위께 이렇게 말씀드리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엄위로우신 하느님, 저의 고통은 너무나 빈약하옵니다. 십자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사오니, 가시관과 못에 꿰뚫리는 고통도 받기를 원하옵니다. 제가 부당한 죄인이기에 그럴 자격이 없다면, 당신께서는 틀림없이 저를 준비시켜 주실 수 있으십니다.”
7. 그러자 예수님께서 내 지성을 비추는 빛 한 줄기를 보내시어 내가 죄를 고백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나로 말하자면 성삼위 대전에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인성이 내 안에 신뢰를 불어 넣어 주셨으므로 다시 그분을 향하여 고백기도를 바친 후 죄를 고백하기 시작했다.
8. 그런데, 나 자신의 비참 속에 잠겨 있을 때에 한 음성이 성삼위 가운데서 울려오면서
“우리는 너의 죄를 용서한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하시는 것이었다.
9. 나는 우리 주님께서 사죄경을 외워 주시기를 기대했으나 바로 그 순간 그분은 모습을 감추셨다. 좀 뒤에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신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셔서 내게 그 고통을 나누어 주셨다.
3권-14, “은총을 소유하고 있는 이는 누구나 자기 안에 천국을 지니고 있다.”
1899년 11월 27
1.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는 오시지 않았다. 그 때문에 큰 비탄에 잠겨 있었던 나는 나중에 그분을 뵙자 이토록 늦게 오신 데 대하여 볼멘 소리로 이렇게 말씀드렸다.
2. “복되신 주님, 이다지도 늦게 오시니 어찌된 일입니까? 저는 당신 없이 지낼 수 없다는 것을 혹시 잊으셨습니까? 어쩌면 당신께서 오시지 못하도록 제가 은총을 잃었기 때문입니까?”
3.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 말을 가로막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내 은총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너는 아느냐? (천상의) 복된 이들을 행복하게 하고 (지상의) 나그네들도 행복하게 하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천상에 있는 이들은 은총을 누리며 즐거워하는 한편, 지상의 나그네들은 그것으로 일하며 장사를 하는 것이다.
5. 그러므로 은총을 소유하고 있는 이는 누구나 자기 안에 천국을 지니고 있다. 은총이란 바로 나 자신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홀로 나만이 천국의 모든 이를 황홀하게 하며 그 복된 이들의 모든 만족을 이루는 매력적인 대상이기에, 영혼은 은총을 소유함으로써 그가 어디에 있든지 그 자신의 천국을 소유하는 것이다.”
3권-15, 연옥 속으로 들어가는 고통을 받음으로써
예수님께서 택하신 영혼들을 해방시키다.
1899년 11월 28
1. 나의 예수님께서 즐거워하시며 다정함이 넘치는 모습으로 오셔서, 마치 친한 벗이 상대방에게 사랑을 보여 주려고 듣기 좋은 말을 아낌없이 해 주는 것 같았는데, 그 첫 말씀은 다음과 같다.
2. “사랑하는 얘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네가 안다면!
너에 대한 사랑에로 나 자신이 강력히 이끌림을 느낀다. 내가 늦게 오는 것 자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이는 나로 하여금 새로운 은총과 천상적인 은사들로 너를 가득 채우게 하는 새로운 동기가 되는 것이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네가 깨닫게 되면, 이 나의 사랑에 비해 너의 사랑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을 것이다.”
3.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인자하신 예수님, 당신 말씀은 과연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당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 말씀대로 제 사랑이 당신 사랑에 비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당신의 능력은 무한하지만 저의 능력은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신께서 제게 주시는 만큼만 사랑할 수 있습니다.
4. 이것이 너무나 사실이기에 당신께 대한 제 사랑을 더 많이 증명해 보이려고 더 많은 고통을 받고자 할 때에 당신께서 허락해 주시지 않으면 저로서는 그럴 힘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포기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늘 그러하듯이, 저 혼자서는 쓸모없는 자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 반면에, 당신으로 말하자면, 고통 자체도 당신 수중에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방식으로든지 저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자 하시면 언제나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6. 제 사랑이시여, 저에게 그 능력을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가 아는 대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것도 당신께서 제게 주시는 것과 같은 정도로 저도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7. 예수님께서는 말도 안 되는 이 말을 더할 수 없이 흐뭇해하시며 듣고 계셨다. 그리고 나를 시험하시려는 듯이 몸 밖으로 나오게 하셔서 흔들리는 불길이 가득한, 깊고 어두운 어떤 장소 가까이로 데려가셨다. (그것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무서운 곳이었다).
8. “이것은 연옥이다.하고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이 불길 속에 수많은 영혼들이 밀집해 있다. 너는 이 속으로 들어가서 고통을 받음으로써 내가 택하는 영혼들을 해방시켜 주어라. 나에 대한 사랑으로 그렇게 하여라.”
9. 좀 떨렸지만 나는 즉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는 당신께 대한 사랑으로 무엇이든지 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저와 함께 가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당신께서 저를 떠나신다면 저로 하여금 다시 당신을 찾아 헤매며 많은 눈물을 쏟게 하실 것입니다.”
10. 그러자 그분께서는, “내가 너와 함께 간다면 너의 연옥은 어찌 되겠느냐? 나의 현존으로 말미암아 그 고통들이 기쁨과 만족으로 바뀔 것 아니냐?”하고 말씀하셨다.
11. "그래도 저는 혼자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 불길 속으로 함께 들어가서 당신은 제 뒤에 계십시오. 그러면 저는 당신을 뵐 수 없기 때문에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12. 그리하여 나는 온통 칠흑 같은 어둠에 싸인 그곳으로 들어갔고 예수님께서는 내 뒤에서 함께 가셨다. 그러나 그분께서 떠나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그분의 손을 당겨 내 어깨에 올려놓고 단단히 붙들고 있었다.
13. 우리는 드디어 거기에 도착했는데, 그 영혼들이 겪는 고통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 역시 어떤 인간에게도 그것을 표현할 수 없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내가 들어가자 그 불이 저절로 꺼졌고 어둠도 흩어졌다. 많은 영혼들이 (연옥에서) 나갔고, 다른 영혼들은 위로를 느끼는 것이었다. 우리는 거기에서 15분 가량 머문 뒤에 밖으로 나왔다.
14. 예수님께서 몹시 슬퍼하고 계시기에 나는 이렇게 여쭈었다. “저의 선이시여, 말씀해 주십시오. 슬퍼하시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제 소중한 생명이시여, 혹시 제가 그 고통의 지역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말씀해 주십시오. 저 영혼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시기 때문에 괴로우신 것입니까? 대관절 무엇을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15.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얘야, 내 안에 쓰디쓴 고통이 완전히 가득 찬 느낌이 든다. 어찌나 쓰디쓴지 더 이상 품고 있을 수가 없으니 이것을 땅 위에 쏟아 부으려고 한다.”
16. “안됩니다, 안됩니다, 인자하신 제 사랑이시여, 그것을 제 안에 부어 주십시오.”
17. 그러면서 나는 그분의 입에 바싹 다가갔다. 그러자 그분께서 지독히 쓴 물을 쏟아내셨는데, 너무 많아서 내가 다 받아 마실 수가 없었으므로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다 받아 마시지 못하면 아주 유감스럽게도 우리 주님으로 하여금 내가 원치 않으면서도 땅 위에 그것을 쏟아 부으시게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분께서 내게 힘을 주신 것 같았다. 그 고통들이 수없이 많아서 기절할 지경이었지만 말이다.
18. 하지만 예수님께서 팔로 나를 부축해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와 더불어서는 억지로라도 항복할 수밖에 없구나. 어찌나 고집이 센지, 네 원을 채워 주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3권-16, 당신 지체들 사이에서 잔혹한 고난을 받고 계신 예수님.
1899년 11월 30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계속 오시는데, 이번에는 기둥에 묶여 계신 그분을 뵈었다. 그러나 사슬이 풀려 내 품속으로 몸을 던지시기에 위로해 드리려고 꼭 껴안았다. 그리고 피고 뒤엉킨 머리카락을 손질하고 눈과 얼굴을 닦아 드리면서 입맞춤과 여러 보속의 동작들을 하기 시작했다.
2. 그렇게 하면서 그분의 손에 이르러 사슬을 떼어 내다가 굉장히 놀랐는데, 그것은 머리는 주님의 머리이지만 지체들은 그만큼 많은 다른 사람들, 특히 우리 교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오, 그러나 빛이 아니라 어둠을 발산하는 지체들이 너무나 많았다!
3. 이와 같이 예수님의 왼편에는 그분께 더 큰 고통을 끼치는 사람들과 지렁이 모양의 깊은 상처투성이인 허약한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이들은 단지 한 가닥의 힘줄만으로 이 몸에 연결되어 있었다. 오, 그러니 이 지체들로 말미암아 그 거룩하신 머리가 큰 고통에 시달리며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4. 그런데 그분의 오른편에는 더 나은 사람들, 곧 건강한 지체들이 보였고, 이들은 빛을 발하며 꽃과 천상 이슬에 싸여 향내를 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신묘한 방향을 풍기는 이들도 있었다.
5. 그러나 지체들의 머리이신 예수님께서는 몹시 괴로워하고 계셨다. 머리에서 발산되는 빛과 거의 같은 빛을 내는 지체들은 그분께 원기와 큰 영광을 드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더럽혀진 지체들이기 때문이었다.
6. 그때 예수님께서 당신의 지극히 감미로운 입을 여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이 지체들이 내게 얼마나 큰 고통을 끼치는지 모른다! 네가 보고 있는 이 몸은 바로 신비체인 교회이고, 나는 이것의 머리인 것이 자랑스럽다. 그러나 지체들이 이 신비체 안에 얼마나 잔혹한 고통을 만들어 내는지! 그들은 누가 나를 더 많이 괴롭힐 수 있는지 보려고 서로 선동하고 있는 것 같다.”
7. 그분께서는 이 신비체에 대하여 다른 말씀들도 하셨으나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그만 그치겠다.
3권-17, 웅변적인 십자가 찬미 ; “십자가는 저의 지상 낙원입니다.”
1899년 12월 2일
1. 여기에 기록할 수 없는 어떤 일 때문에 내가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을 때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그런 나를 위로해 주시려고 오셨는데, 아주 새로운 모습으로 오셨다. 작은 금방울들로 잔뜩 치장된 푸른색 옷을 입으신 것 같았고, 이 방울들이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소리를 내면서 서로 울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분의 모습과 또 그 아름다운 방울 소리에, 고통 중에서도 크나큰 기쁨과 위로를 느꼈으므로 고통이 안개 걷히듯 사라지는 것이었다.
2. 내 영혼의 기능들이 그토록 놀라움과 경탄에 사로잡혀 있었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침묵을 깨뜨리며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나는 입도 열지 못한 채 그대로 있었을 것이다.
3. “사랑하는 딸아, 이 작은 방울들은 전부 같은 수의 목소리가 되어 나의 사랑에 대하여 말하면서 나를 사랑하도록 너를 부르고 있다. 그러니 너의 사랑에 대하여 말하면서 너를 사랑하도록 나를 부르는 작은 방울을 네가 몇 개나 가지고 있는지 보여 다오.”
4.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씀드렸다.
"오, 주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가진 것이 도무지 없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제 결점들뿐입니다.”
5.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나의 비참함을 측은히 여기시면서 이렇게 잇달아 말씀하셨다.
“과연 너는 가진 것이 도무지 없다. 그러니 나 자신의 작은 방울들로 너를 단장하여 이 방울들만큼 많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네 사랑을 보여 주게 해 주고 싶구나." 그리고 그분께서는 내게 이 작은 방울들로 장식된 허리띠를 매어 주시는 것 같았다.
6. 그런 다음 나는 말없이 있었고 그분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셨다. “오늘 나는 너와 더불어 머무르는 기쁨을 누리련다. 너도 말 좀 해 보려무나.”
7.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께서 아시다시피 저의 모든 기쁨은 주님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주님을 소유하면 모든 것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그런즉 주님과 함께 있으면 그밖에는 바라는 것이 도무지 없고 드릴 말씀도 전연 없는 것 같습니다.”
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의 목소리를 들려 다오. 그것이 나의 귀를 상쾌하게 하니 말이다. 우리 함께 담화를 좀 나누자꾸나. 내가 십자가에 대해서 너에게 누차 말해 왔으니, 오늘은 그것에 대해서 네가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9. 나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몹시 당황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내 지성을 비추는 빛 한 줄기를 보내 주셨으므로 그분께 기쁨을 드리기 위하여 이렇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10. “저의 사랑이시여, 십자가가 무엇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당신께 말씀드릴 수 있는 사람이란 없습니다. 오직 당신의 입만이 십자가의 숭고함에 대해서 합당하게 말씀하실 수 있을 뿐입니다! 하오나 당신께서 원하시니 제가 몇 마디 해 보겠습니다.
11.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께서 참아 받으신 십자가는 저를 악마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절대로 깨어질 수 없는 계약으로 하느님의 신성에 결합시켰습니다. 십자가는 풍부한 열매를 맺으면서 제 안에 은총을 낳습니다.
12. 십자가는 빛이기에 저로 하여금 현세적인 것들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면서 영원한 것을 계시해 줍니다. 십자가는 불이기에 하느님 외에는 모든 것을 살라 재로 만들고, 제 마음에 있을 수 있는 극히 작은 잡초까지도 완전히 제거합니다.
13. 십자가는 더없이 값진 주화입니다. 제가 다행히도 이를 제 것으로 소유한다면, 저 자신을 위하여 천국의 모든 주민들 중에서도 가장 부요한 자가 되기까지 영원한 보화를 쌓아 올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국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지상에서 참아 받은 십자가이기 때문입니다.
14. 게다가, 십자가는 제가 누구인지를 깨닫게 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지식도 줍니다. 십자가는 제 안에 모든 덕행을 접붙여 줍니다. 십자가는 창조되지 않은 '지혜'의 좌(座)이니 저에게 가장 높고 가장 기묘하고 가장 훌륭한 가르침을 줍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만이 가장 깊이 숨어 있는 신비와 가장 위대한 비결과 가장 높은 완성을 계시해 줍니다. 이는 세상의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춰져 있는 것입니다.
15. 십자가는 구원의 물이니, 저를 깨끗하게 해 줄뿐더러 제 안에서 덕행들이 자라도록 양식을 대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를 영원한 생명에로 도로 데려다 준 뒤에야 떠날 것입니다. 십자가는 제 안의 작은 백합인 순결을 보호하며 아름답게 꾸며 주는 천상 이슬입니다.
16. 십자가는 희망의 양식입니다. 십자가는 활기찬 믿음의 불꽃입니다. 십자가는 사랑의 불이 언제나 타도록 보장하는 단단한 나무입니다. 십자가는 교만과 자만심의 연기를 흩어 쫓아내면서 겸손이라는 소박한 제비꽃이 돋아나게 하는 마른 나무입니다. 십자가는 마귀들과 대적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서 그들의 모든 공격으로부터 저를 지켜 줍니다.
17. 따라서 십자가를 소유하고 있는 영혼은 천사와 성인들마저 부러워하며 감탄하는 대상이고, 악령들에 격분하는 대상입니다. 십자가는 저의 지상 낙원입니다. 저 위 하늘의 복된 이들의 낙원이 즐거움이라면 이 아래 지상 낙원은 고통인 것입니다.
18. 십자가는 순금 사슬이니, 저의 지극히 큰 선이신 당신께 저를 결합시키고 제 존재를 사라지게 해서라도 더할 수 없이 긴밀한 일치를 이루게 합니다. 그것은 저를 저의 사랑이신 당신으로 변화시켜 주기에, 저는 당신 안에 사라져 당신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19. (말이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고 나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매우 기뻐하셨다. 그리고 사랑의 황홀에 사로잡히시어 거듭거듭 입맞춰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0. “잘했다. 잘했다, 사랑하는 얘야, 네가 말을 썩 잘했다.
내 사랑은 불이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것을 살라 불모의 땅으로, 잿더미로 만드는 이 세상의 불과는 다른 불이다. 내 불은 열매를 맺게 한다. 다만 덕행이 아닌 것만 모조리 태워 초토화(焦土化)시킬 따름이다. 나머지 모든 것에는 생명을 주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게 하여 절묘한 맛을 내는 열매가 달리게 함으로써 이를 더없이 즐거운 천상적 동산이 되게 한다.
21. 십자가는 이토록 힘있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십자가에 많은 은총을 부여하였다. 성사들 자체보다 더 많은 효과를 거두기 위함이다. 이유는 이렇다. 즉, 내 몸의 성사를 받을 때에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향과 자유로운 동의가 있어야 내 은총들을 받을 수 있고 따라서 많은 경우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십자가는 영혼을 준비시켜 은총을 받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3권-18, 영혼이 지닐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보물인 '순결'에 대하여
1899년 12월 21일
1.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 긴 침묵을 깨뜨리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순결한 영혼들을 담는 그릇이다.”
2. 나는 이 짧은 말씀 속에서 순결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하는 지성적인 빛을 받았지만, 내 지성을 감지하고 있는 것을 말로 옮길 수가 없다. 그런데 존경하는 '귀부인 순명'이 (비록 하나의 큰 실수가 되더라도) 순결에 대하여 글을 좀 써 보라고 하니, 오직 이 귀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서툴게나마 적어 보겠다.
3. 내가 보기에 순결은 영혼이 지닐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보물이다. 순결을 지닌 영혼은 찬란히 빛나는 옷을 입고 있어서, 복되신 하느님께서 이 영혼을 유심히 보시며 다시금 당신 자신의 모상을 발견하신다. 그리고 그에게 무척 마음이 끌리시어 그와 사랑에 빠지시고, 그토록 큰 사랑으로 말미암아 당신의 지극히 순수한 마음을 그의 피난처로 주신다. 오직 순수하고 티없는 것만이 하느님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반면, 흠이 있는 것은 그 지극히 순수한 가슴 속에 도무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4. 순결을 지닌 영혼은 하느님께서 그를 창조하셨을 때 부여하신 원래의 광채를 보존하고 있다. 그에게는 흉하게 변형되었거나 품위 없는 것이 전연 없고, 천상 임금과의 혼인을 열망하는 여왕처럼 자신의 고결함을 간직하고 있으니, 이 고결한 꽃이 마침내 천상 동산에 옮겨 심어지는 것이다.
5. 오, 이 순결한 꽃은 얼마나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지! 언제나 다른 모든 꽃들 위에 솟아 있으니, 심지어 천사들보다도 더 위에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여러 형태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서 특히 빼어나기에 모두가 존경심과 사랑을 느끼며, 그가 거룩하신 정배에게 도달하기까지 비켜서서 길을 내준다.
6. 그러므로 우리 주님 주위의 첫째가는 자리는 바로 그 고결한 꽃들의 자리이다. 주님의 가장 큰 즐거움이야말로 땅과 하늘을 향기롭게 하는 백합들 사이를 거니시는 것이니, 이들에게 둘러싸여 계시면 한층 더 기뻐하시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 자신이 바로 고결한 첫 백합이며 모범으로서 다른 모든 백합의 원형이시기 때문이다.
7. 오, 순결한 영혼을 보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의 가슴에서는 오로지 순결하고 천진무구한 숨결만이 나올 뿐이다. 하느님을 향한 것이 아닌 사랑은 추호도 없으므로 그의 몸에서도 순결의 향내가 난다. 그에게는 일체가 순결하다. 걸음을 옮기거나 행동하거나 말하거나 사물을 보거나 심지어 몸짓까지도 순결하다. 그러기에 단지 그를 보기만 해도 향기를 맡을 수 있으며 참으로 순결한 영혼임을 감지할 수 있다.
8. 이 영혼과 그의 정배이신 예수님 사이에는 얼마나 굉장한 은사와 은총과 상호 사랑과 사랑의 수단들이 있겠는가! 이는 단지 체험해 본 사람만이 다소 언급할 수 있을 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는 내가 언급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말없이 그냥 넘어가겠다.
3권-19, 하느님께서 영혼을 끌어당기시며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법
1899년 12월 22일
1.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는 오시지 않았다. 내가 아주 오래 기다린 후에 몇 번 나타나셨는데 거의 번갯불이 번쩍번쩍 하는 듯 했으므로, 예수님 대신 빛을 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분께서 처음으로 오셨을 때에는 그 빛 안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나는 세 가지 방법으로 네가 나를 사랑할 마음이 들게 한다. 곧 은혜와 호감과 가르침에 의해서이다.”
2. 그 세 개의 낱말을 통해 내가 이해한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나의 사랑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사랑도 끌어 당기시려고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를 쏟아 부어 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은혜의 비가 우리의 사랑을 성공적으로 끌어당기지 못하는 것을 보시기에 그분께서는 우리가 당신 자신을 좋아하게끔 하시기도 한다.
3.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끄는 그분의 방법은 바로 당신의 고통이다.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피를 쏟으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겪으신 고통이니, 십자가 위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호감을 불러일으키셨는지, 사형집행자들과 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원수들까지도 그분에게 반할 정도였던 것이다.
4. 더군다나, 그분께서는 우리 마음을 더 끌어당기기 위해서,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을 더 강하고 견실하게 만들기 위해서, 현세적인 삶의 어둠을 흩어 없애고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을 가져오는 빛인 그분의 천상적인 가르침과 지극히 거룩한 모범의 빛도 남겨 주셨다.
5. 두 번째로 오셨을 때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영혼에게 세 가지 방법으로, 곧 권능과 (기쁜) 소식과 사랑으로 나 자신을 드러낸다.
권능은 성부요, (기쁜) 소식은 ‘말씀’이요, 사랑은 성령이다.”
6. 오, 나는 그 외에도 참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알게 된 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셈이다!
7. 어쨌든, 내가 보기에 하느님께서는 창조된 만물 속을 흐르는 권능으로 영혼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다. 최초의 조물에서 마지막 조물에 이르기 까지 그 안에 하느님의 전능이 나타나 있으니, 하늘과 별들과 다른 모든 것이 소리 없는 말로, 지고하신 하느님 - 창조되지 않으신 그분에 대하여, 그리고 그분의 전능에 대하여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8. 사람 중에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무리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한다고 해도 흔해 빠진 모기 한 마리조차 만들어 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이 사실을 통하여 지극히 전능하고 창조되지 않은 존재, 만물을 창조하고 그들에게 생명을 주며 존속시키는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필연성을 만나게 된다.
9. 오, 우주 만물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전능에 대하여 얼마나 울려퍼지는 소리와 지울 수 없는 글자로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는가! ... 따라서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소경이고, 그것도 고의적인 소경이다.
10. (기쁜) 소식으로 말하자면, 복되신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하늘에서 내려오심으로써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소식을 주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얼마나 여러 모양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가!
11.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나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3권-20,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제물이 되기로 약속하다.
1899년 12월 25일
1. 지난 며칠 나의 가장 크고 유일한 선이신 분을 거의 뵙지 못한 채 지냈는데, 그럼에도 그동안 마음이 어찌나 단단하게 굳어 버렸는지 이 큰 상실을 두고 울부짖을 수도 없는 상태를 체험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 굳은 마음을 하느님께 바치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2. “주님, 이것을 희생 제물로 받아 주십시오. 홀로 당신만이 이처럼 단단한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실 수 있습니다.”
3. 결국, 한참 괴로워한 후에, 내 여왕이신 어머니께서, 엷은 포대기에 싸여 온 몸을 떨고 계시는 천상 아기를 무릅 위에 올려놓으신 모습으로 오셔서, 아기를 내 팔에 건네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네 애정으로 아기의 몸을 덥혀 드려라. 내 아들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온통 버림받고 더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극심한 가난 중에 탄생하셨으니 말이다.”
5. 오, 그러나 천상적인 아름다움에 싸여 계신 아기는 참으로 예뻤다! 나는 따뜻하게 해 드리려고 꼭 껴안았다. 포대기 한 장밖에 걸치신 것이 없는 그 몸이 추위 때문에 거의 얼어 있었던 것이다.
6. 내가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하여 따뜻하게 해 드리자 내 사랑스러운 아기께서 발그레한 입술을 여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언제나 나에 대한 사랑의 제물이 되겠다고 약속해 주겠니? 내가 너에게 대한 사랑의 제물인 것처럼!”
7. “그렇습니다. 저의 작은 보물이시여, 약속합니다.”
8. “나는 말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맹세하고, 너의 피로 서명도 하기 바란다."
9. “순명이 허락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내가 말씀드리자, 그분께서 매우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10. 그런 다음 그분께서는 이렇게 덧붙이셨다.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내가 고통 중에 있을 때에 더욱 충실하게 함께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언제나 내 마음을 희생 제물로 바쳤다. 너도 똑같이 지속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이 세 가지 목적을 위한 희생정신으로 네 마음을 바치기 바란다.”
11.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에 여왕이신 어머니께서 그분을 돌려달라고 하셨다. 어머니의 지극히 달콤한 젖으로 아기의 원기를 북돋아 주시려는 것이다. 내가 아기를 돌려 드리자 어머니께서 가슴을 여시고 하느님이신 이 아기에게 젖꼭지를 물리셨다. 나도 잽싸게 어머니의 젖에 달라붙어 몇 모금 빨았는데, 그 순간 그분들은 모습을 감추셨다. 만족과 불만이 교차하는 나를 남겨 두신 채.....
12. 모든 것이 아버지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되기를, 이 비참한 죄인이 어리둥절해질 정도로 그렇게 되기를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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