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9장
하느님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밤을 모르는 영구한 낮을,
바로 하느님 자신을 소유한다.
1928년 11월 20일
1 '지고하신 피앗' 속으로 내가 완전히 가라앉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의 보잘것없는 정신이 다 수용하기에는 너무나 많고도 놀라운 진리들 속을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2 과연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그분의 거룩하신 뜻에 대하여 내게 말씀해 주신 모든 계시들이 마치 같은 수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태양들처럼 내 영혼 안에 줄지어 늘어서 있었는데, 그 각 진리는 서로 구분되어 보였고, 각자 충만한 기쁨과 행복감을 지니고 있었다.
3 이들은 그러나 그렇게 각각 구분되면서도 단 하나의 태양을 이루고 있었다. 얼마나 매혹적이었는지! 얼마나 황홀한 아름다움이었는지! 그런 태양들이 내 하찮은 지성 속으로 세차게 몰려드는 바람에 나는 그 끝없는 빛 속에 잠겨 있었던 것이다.
4 그러다가 갑자기 떠오른 듯 하느님의 뜻에 관련된 많은 것이 생각나고 있었는데,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이동하시며 이르셨다.
5 “내 딸아, 내 뜻의 가장 사랑스러운 딸아, 내 뜻의 딸인 사람은 밤을 모르는 영구한 낮을 소유한다.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일체가 다 빛이다. 그의 재산들이 다 빛이고, 아름다움이고, 기쁨이고, 행복이다.
6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뜻을 사람에게 줌으로써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소유주가 되게 하고, 그리하여 마음이 내키는 대로 우리를 쓰게 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행하며 정복하게 한다.
7 그렇더라도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그의 의지가 아니고 아니고말고! - 바로 우리 자신의 의지이다. 우리의 의지가 우리와 사람 안에 동시에 공존하기에 그가 행하고 말하며 정복하는 것이 - 우리와는 무관한 - 무엇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로 하여금 말하고 행하며 정복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즐거움이 된다. 그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우리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므로 더욱더 그러하다.
8 따라서 우리의 뜻을 사람에게 주는 우리와 우리의 뜻을 자신의 생명으로 받는 사람 사이에 경쟁 같은 것이 벌어진다. 너무나 많은 은총을 네 안에 쏟아 붓지 않았느냐? 이는 세상에 하나뿐인 감실이니 그렇게 불려도 무방하다. 그는 우리의 신적인 영역 안으로 들어와서 그 소유주로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우리는 그 작은 사람이 우리의 영원한 의지를 포함하면서 우리의 재산과 우리 자신을 지배하는 것을 보며 크게 즐거워하는 것이다.
9 사실 우리가 우리 뜻의 무엇을 거절할 수 있겠느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 뜻의 다스림을 받는 그 작은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가장 내밀한 기쁨을, 우리의 비밀을, 우리의 영원한 지복을 드러내 보이는 것을 즐긴다. 그를 그 모든 것의 지배자로 만들면서 즐기고, 함께 놀이도 하는 것이다.
10 그러므로 내가 사람을 창조하면서 주었던 우리의 뜻이야말로 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오로지 우리의 뜻과 함께해야 그가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고 원하는 것을 다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속한 모든 것의 지배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1 하지만 사람이 아닌 것들의 창조에는 (그 선물이) 없었다. 그들은 지배자가 아니라 우리의 지배를 받도록 조성되었고, 따라서 원하는 것을 다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권한은 제한적인 것이었다.
12 사람의 창조에는 더욱 열정적인 사랑이 소요되었다. 이 열정적인 사랑으로 '모든 것'이신 분이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녹아들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이신 분 안에서 생명을 받은 것이다.
13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그 피조물을 더 안전하게 보호하려고 우리의 거룩한 뜻을 상속 재산으로 주었다. 이는 뜻이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이었고, 그리하여 피조물도 능력껏 많은 선을 공유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또한 피조물의 사랑을 창조주의 사랑만큼 키워, 각자가 서로를 지배할 정도가 되게 하려는 것이었다.
14 그런즉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 우리를 가장 황홀하게 하고 가장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 거룩한 뜻의 다스림을 받는 영혼이다. 그런 영혼만이 우리의 사랑으로 하여금 '이젠 그만 주겠다.'고 말하지 않게 한다.
우리는 언제나 줄 것이 있고, 언제나 말할 것이 있으니, 더욱더 즐기기 위하여, 그 영혼을 우리 자신을 이긴 승자가 되게 하기도 한다.
15 딸아, 그러니 주의를 기울여라. 네가 모든 것을 원한다면 우리의 뜻이 너를 다스리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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