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40. 사도들이 돌아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마르 6, 30)
예수께서는 세례를 주는 샘물가에 있는 베드로의 집에서29) 오늘 하루 종일을 열두 사도와 제자들과 더불어 지내셨다. 군중들은 그분이 나타나기를 기다렸고 도처에서 그분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들은 두문 불출하고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곳에서 예수께서는 두 명씩 짝지어 출발했던 대로 사도들과 제자들이 그분앞으로 나와서 그들이 겪었던 일들을 낱낱이 보고하게 하셨다. 특정한 상황에서 그들이 품었던 회의와 망설였던 일들을 해결해 주시고는 앞으로 그들이 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셨다. 안식일이 끝날 무렵에 군중들은 점점 더 집 주위로 몰려들었으나 그들은 여전히 집안에 머물러 있었다.
안식일이 지난 밤에, 나는 예수께서 그의 사도들과 제자들을 데리고 조용히 집을 빠져 나와 베드로의 배에 오르시는 것을 보았다. 별들이 반짝이는 밤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곧 그들의 출발을 알아채고는 서둘러 뒤를 쫓아갔다. 이 소식은 모든 야영 숙소에 전해졌으며 베싸이다 부근에 있던 군중들의 일부는 배를 타고 오기도 했다. 또 일부는 요르단 강 다리를 지나서 위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그러나 강 이편에도 여전히 많은 무리들이 있었고, 이들은 동이 틀 무렵 베드로의 배가 강가에 다가오는 것을 보자 일제히 달려왔다. 배에서 내리신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그들을 가르치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곧 사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산의 쾌적한 장소에 머무르시면서 지복(至福)한 것들과 기도에 관해 가르치셨고 주의 기도의 시작 부분을 재차 설명해 주셨다. 몇 시간이 지나서 군중들의 수효는 더욱 늘어났다. 모든 도시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율리아스와 코라진 그리고 게르게사에서 수많은 이들이 이리로 몰려왔다. 그들은 병자들과 귀신 들린 사람들을 데리고 왔으며 예수와 제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 주었다. 정오쯤 되자 나머지 제자들도 이곳에 도착했는데, 그중 일부는 가파르나움에 머물러 있었던 제자들이었고 일부는 안식일이 끝난 후 이곳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던 제자들이었다. 이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을 건너오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후가 되자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라고 이르시고는 내일은 산상 수훈을 베푸시던 장소에서 가르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사도들과 제자들을 데리고 좀더 높은 산의 중턱에 있는 한적하고 그늘진 장소까지 오르셨다. 이들은 열두 사도와 마캐루스에서 그들을 따라온 두 명의 군인과 그리고 칠십이 명의 제자들이었다. 그러나 산 아래에는 제자들의 줄에 끼지 못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제자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상세히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매우 견디기 힘들 박해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 주시지 않았다. 여기서는 주로 사도들과 제자들이 장차 맡게 될 소명에 대한 개괄적인 가르침이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산상 수훈에서 행하셨던 많은 것들과 그전에 이미 말씀하신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이를테면 “너희들은 이 땅에 소금이어야 한다”는 것과 등불을 켜서 됫박 아래 놓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산 위의 도시와 태평 성세에 관한 말씀들이었다. 그러나 오늘 주목할 점은 예수께서 분명히 사도들을 제자들보다 높은 위치에 놓고 대하셨다는 것이다. 그분은 당신이 사도들을 부르시고 보내시는 것처럼 그들도 주어진 권한으로 이 제자들을 부르고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 그분은 이 제자들을 여러 층으로 구분하셨는데 그중 연장자와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을 연소자나 처음 온 사람들보다 중히 여기셨다. 그는 이렇듯이 사도들을 중시하신다는 표시로써 그들에게 자주 안수해 주셨다. 그러나 제자들에게는 단지 강복만 해주셨다. 이 모든 일은 높은 고요와 감동 속에서 이루어졌다. 어느 누구의 반대나 불쾌한 감정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에 저녁이 되었다. 예수께서는 사도들 중 안드레아와 필립보 그리고 작은 야고보를 불러내시어 그들과 함께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셨으며 거기서 밤을 지새우셨다. 예수께서는 눈을 조금 붙이신 후 손을 합장한 채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기도하셨다. 한밤중에 그들은 모두 기도를 드렸다. 예수께서는 그들과 이야기도 하시고 가르침도 주셨다. 다른 사람들은 배로 내려가기도 하고 잠을 자기 위해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정자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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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예수의 생애(Leben Jesu)>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었으며 도시의 성문 앞에 위치한 이 집은 베드로가 가파르나움으로 가는 주님과 제자들을 위해 임차해 놓은 집이었다. 이 사실은 고고학상의 새로운 발견과 일치한 것으로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편집자 주).
출처
40. 사도들이 돌아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마르 6, 30) | CatholicOne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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