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37. 그들은 요한을 묻고 예수께 가서 이를 알렸다(마태 14, 12)

Skyblue fiat 2021. 3. 14. 09:02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37. 그들은 요한을 묻고 예수께 가서 이를 알렸다(마태 14, 12)

 

 

저녁 무렵에 우리들의 선구자였던 요한의 몸에 향유가 발라졌으며 무덤에 안치되었다. 금요일에 그 시신은 에세네파 사람들에 의해서 아치 모양의 지하 납골실로 옮겼는데 그곳은 예수께서 얼마 전에 깨끗이 치워 놓으신 자리였다. 즈가리야와 그 외에 많은 예언자들이 모셔진 곳이기도 했다. 세례자 요한의 친지들이 모두 슬픔에 잠긴 채 이곳에 모였다. 그리고 요한을 이리로 모셔 온 제자들과 이들을 따라온 두 명의 병사 그리고 많은 에세네파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

 

시신을 양탄자 위에 뉘어 놓은 뒤 다시 천을 걷고 나서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향유와 향료와 몰약을 발랐다. 그런 다음 그의 제자들은 시신을 단단히 감싸고는 그들의 선조들을 칼로 베어 죽였던 시신대 위에 눕혔다. 이때에 에세네파 사람들은 일종의 미사 예식을 거행하였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약속된 어느 예언자보다도 요한을 높이 받드는 예식이었다. 그의 제자들과 함께 요한을 돌보는 것은 그들에게 마지막 위대한 과업이었다. 그들 중에 마음이 열린 자들의 일부는 제자들 가운데 계신 예수께 갔고, 일부는 공동 생활의 오랜 습성을 통해 속세를 포기하는 정신과 함께 질서 정연한 삶을 구축함으로써 초대 그리스도 교회의 은수자들과 수도자들의 삶의 형태의 근간을 마련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관계와 유사한 공동 생활을 특별히 그들과 함께 하신 적은 없으셨다. 또한 그분은 다른 많은 경건하고 선량해지고자 하는 사람들과 한 사람씩 똑같이 접촉하시지도 않았다. 특별한 것은 당신의 가족들의 친구들인 존경할 만한 에세네파 사람들을 많이 알고 계셨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예수께 맞서 논쟁을 하려 들지 않았으며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시비를 가려 주는 일이 없으셨다.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시던 것 이상으로 그들을 책망하시지 않으셨는데, 복음에는 이에 관한 언급이 없다.27)

 

그사이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계셨다. 사람들은 엔노룸(Ennorum) 축제를 벌였는데, 그 축제는 모든 은혜와 축제들을 위한 감사제였다. 예수께서는 몇몇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성전의 회당으로 들어가셨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어지간히 들어와 있었다. 레위 사람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고, 내일을 위해 램프에 기름을 채우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특별한 장소로 가셨다. 그분은 큰 제단이 놓여 있는 성소의 앞쪽 회당에까지 나아가셨다. 그리고는 레위 사람들에게 의미 깊은 강론을 하셨다. 그들은 한동안 그분의 말을 경청하였다. 그리고 나서 그중 몇 명은 예수께로 다가와서 이렇게 특별한 때에 이 같은 특별한 장소에 나와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뻔뻔스러운 짓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분을 경멸조로 갈릴래아 사람이라고 불렀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매우 엄숙하게 당신의 권한과 당신 아버지의 집에 관해 답변하고는 그곳을 떠나셨다.

 

안식일이 끝나 갈 때, 몇몇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접근해 와서 그분이 어디서 수학(修學)했고, 어디에서 가르칠 자격을 받았으며, 또 어떻게 그분이 이 같은 자유를 가질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매우 단호하고 진지하게 답변하셨기 때문에 그들은 논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성전을 떠나 제자들과 친구들을 데리고 베다니아로 가셨다.

 

 

 

 

이번에는 예루살렘에서 그분의 거처를 알아채는 이가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그분의 주요한 적수들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분이 교회당의 큰 강론대에서 안식일 가르침(유다 신앙에 따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안식을 지키고 거룩한 의식을 정규적으로 행하였다-역주)을 하실 때에만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알아채고 여기저기서 갈릴래아 사람이 다시 왔다고 수군거렸다.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건축물이 붕괴된 사실, 헤로데와 빌라도간의 반목, 빌라도의 로마 여행 등을 화제에 올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요한의 죽음에 대해 스스로 말을 꺼내는 사람들은 극히 적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대도시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이렇게 말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그 갈릴래아 사람, 예수가 이 도시 안에 분명히 있을거야.” 또 다른 사람은 “그가 수천 명의 무리들과 함께 있지 않다면 그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라고 말했다.

 

밤이 이슥하여 유타로 떠났던 제자들이 되돌아왔다. 그들은 요한의 시체를 마캐루스로 옮긴 과정과 요한을 그의 아버지 곁에28) 묻고 온 과정들을 자세하게 예수께 말씀드렸다. 마캐루스에서 온 두 병사도 함께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그들과도 말씀을 나누셨다. 라자로는 그들을 자기 집에 은거시키며 돌보아 주기를 원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한적한 곳으로 가서 쉬도록 하자. 그리고 요한의 죽음보다도 그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슬퍼하자.”

 

나는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했다. 어떻게 그분이 휴식을 취하실 수 있겠는가?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도들과 제자들이 성모 마리아께 가기 위해 가파르나움을 향해 오늘 떠나는 것을 보았으며, 또한 시리아나 바산과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을 비롯하여 각 지역으로부터 엄청난 수의 군중들이 이곳으로 몰려오는 것과, 코라진의 축복의 산들이 예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야영 숙박 시설로 온통 뒤덮여 있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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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에 의하면 세례자 요한의 시신의 탈취는 참수된지 대략 14일 후, 곧 주님께서 공생활하신 지 2년이 지나서인 유다 교회력으로 스밧월 4-5일(1월 21-22일), 화요일부터 수요일에 행해졌다(<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혹독한 수난> 301면-편집자 주).

28) 세례자 요한의 목은 곧 찾게 되었고 그의 시신과 함께 무덤 안에 안치 되었다(<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제2권, 458면;브리거(Brieger), <하느님의 영역>, 300면과 259면 참조 – 편집자 주).

 

 

출처

37. 그들은 요한을 묻고 예수께 가서 이를 알렸다(마태 14, 12) | CatholicOne (word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