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MISTICA CIUDAD DE DIOS
VIDA DE LA VIRGEN MARIA
가경자 아그레다의 마리아
Maria de Jesus de Agreda
제 6 장
그리스도의 세례와 단식. 성모님도 단식하다
베타니아 또는 베타라바 라고 불리는 곳 가까이에 요르단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마을과 반대편의 강가로 아드님의 선구자인 요한이 설교하거나 세례를 주고 있었습니다. 거기로 향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그때까지 언제나 함께였던 성모님도 그 외의 누구도 함께 하지 않고 온전한 혼자였습니다. 아드님은 가는 길 도중에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육체와 영혼의 고통을 낫게 하셨습니다. 그것도 몰래하셨습니다.
요르단 강에 가까이 가지전에 아드님은 세례자 요한의 마음을 새로운 빛과 기쁨으로 가득 차게 했습니다. 이것을 느끼고 세례자 요한은 말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신비인가? 내가 어머니의 태안에서 우리 주님을 느꼈을 때 이후 이러한 기쁨을 느낀 적은 없었다. 구세주가 나의 옆에 와 계시는 것인가?” 그리고 지적(知的)인 환시를 보았는데 말씀이 강림하시어 인간이 되신 것 등의 신비가 명확했습니다.
복음사가 요한은 아드님이 광야에 계신 것과 요르단 강에 오신 때의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구자 요한은 외쳤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을(요한 1,36).” 주님은 군중 속에 들어가 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선구자 요한에 의해 세례를 원했습니다. 세례자는 주님의 발아래 엎드려 말했습니다. “저야말로 당신에게 세례를 받지 않으면 안됩니다. 당신이 나에게 세례를 구하신다고는?” 구세주는 대답하셨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라. 하느님의 뜻을 성취하기 위함이다(마태 3,13).”
세례자 요한이 우리 주님의 세례를 마쳤을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의 모습으로 주님의 머리 위에 내려오며 아버지의 소리가 울렸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옆에 있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성령이 주님의 머리 위에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같은 은혜에 볼 품 없는(평범한) 사람들이 보고 들은 것은 구원의 주님의 신성(神性), 아버지의 신성(神性), 증언의 성질(性質)에 대해서 확고한 증거가 됩니다. 또 아드님은 잘못도 죄도 없는데 죄의 용서를 위해서 세례를 받고 자신을 낮추셨기 때문에 이 아드님의 영광의 증거가 됩니다.
아드님이 세례를 받은 것을 성모님은 이미 헤아리고 계셨지만, 천사들의 보고도 받았습니다. 천사들은 구세주의 수난의 방패를 품고 있습니다. 아드님의 세례와 신성(神性)의 공식적인 선포의 신비를 축하하기 위해 성모님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과 사람이 되신 말씀에 대한 찬미와 감사의 새로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사람들이 세례의 성사에 의해 은혜를 받고 세례가 전 세계에서 행해지도록 기도했습니다. 피조물의 손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겸손이 아드님을 자신과 함께 천사들이 경배하도록 했습니다.
세례 후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광야로 들어갔습니다. 천사들이 함께 하며 주님이 인류를 구하고자 하신 것을 찬양했습니다. 초목으로 덮이지 않은 튀어나온 암벽 사이의 그럴듯한 동굴이 있는 곳에 온 예수는 거기를 자신의 은신처로 정했습니다. 땅에 엎드려 영원하신 아버지를 찬미하고 아버지의 대업과 이 동굴을 주신 것을 감사드렸습니다. 자신의 은둔 장소를 제공해 준 광야에도 감사했습니다.
십자가의 형상을 하고 주님은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영원하신 아버지에게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여기서 사십 일간 완전한 단식을 인내했습니다. 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탐욕스런 식탐, 포식의 죄와 혼란에 대한 보상으로서 자신의 단식을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바쳤습니다. 주님은 땅의 악덕도 극복했습니다. 인간의 모든 악에 의한 파괴에 대한 보상을 영원하신 재판관이신 지극히 높으신 심판자가 되셨습니다. 우리의 구세주는 처음은 아버지에 대한 중개자가 되고 나중에 설교자, 교육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인 인간이 모든 대죄를 범했기 때문에 가장 두려운 벌을 받지 않으면 안되기에 인간들을 그처럼 장래의 가혹함에서 구하기 위해서 하느님은 소유하고 계시는 모든 것을 희생하셨습니다. 결국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가 그 희생이 되었습니다.
아드님은 우리들의 탐욕에 대해서 가난하게 되고 우리들의 천박한 정욕에 대한 벌로서 엄격한 계율의 생활을 보내고 우리들의 복수심과 분노에 대해서 온화함과 애덕(愛德)을 실행하고 우리들의 태만에 대해서 끊임없이 노동을 계속하고 우리들의 속임수와 질투에 대해서 공정한 찬미, 진실, 부드러움으로 대응했습니다.
이렇게 주님은 공정한 재판관인 하느님의 성심(聖心)을 진정시키시고 불순종한 우리들의 용서를 빌고 더욱이 새로운 은총을 우리들에게 주셨습니다.
덕택으로 우리들은 주님의 친구가 되고 주님의 아버지의 얼굴을 뵙고 영원하신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격을 받았습니다. 우리들에게 이처럼 은총의 전부를 주시기 위해서 아드님은 아주 조금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만 아드님은 차고 넘치는 애정을 우리들에게 부어주셨습니다. 왜 우리들은 은혜를 모르고 완고하게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일까요?
아드님이 단식하고 계신 것을 계시와 환시에 의해 성모님은 잘 알고 계셨습니다만 천사들은 언제나 성모님에게 보고했습니다. 천사들은 두 분의 메시지를 서로에게 전했습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언제나 같은 기도를 같은 때에 소리 높여 했습니다. 아드님이 단식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성모님도 기도 방에 사십 일간 들어가 일체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웃은 성모님이 아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드님이 사막에서 기도할 때 성모님도 기도 방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드님이 하신 모든 것을 성모님은 똑같이 하셨습니다. 성모님은 아드님의 협조자가 되고 우리들의 중개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예수도 거룩한 의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루치펠의 생각을 그대로 놔두셨기 때문에 루치펠은 이 의인에게 도전하고자 잡념을 불어 넣고 유혹해서 패배하게 하려고 했습니다.
이 광야에서의 싸움에서 예수의 만만치 않음을 알고 지옥의 전 군대를 동원하여 예수에게 총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예수는 루치펠에게 하느님의 지혜, 선, 정의, 공평을 무기로 사용했습니다.
인간으로서 싸우는 이상 예수는 영원하신 아버지에게 부탁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저의 아버지이시며 영원하신 하느님, 저는 적과 싸움을 시작하고 상대의 공격력을 부수어 거만한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저의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악의를 그만두게 하고 싶습니다.
루치펠의 자만심과 겨루어 그의 머리를 부숴버리고 싶다고 소망합니다. 그러면 과실이 없는 사람들이 그의 공격을 받아도 그는 이미 졌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아버지여 우리의 적을 사람들이 이기기 위해 사람들을 강하게 해 주십시오. 저의 승리를 보고 분발하여 이기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이 싸움을 천사들과 성모님이 보게 되었습니다. 단식 35일째 시작부터 40일째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루치펠은 인간의 모습으로 생면부지의 남으로서 나타났습니다. 천사 같은 빛에 싸여있었습니다. 긴 단식 후 주님이 공복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마태 4,3).” 이 질문은 주님의 관심은 무엇일까를 알려고 하기 위함이었습니다만 주님은 적은 말씀으로 대답하셨습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이 말씀으로 나가떨어질 지경이 된 루치펠은 도전을 받고 성전의 꼭대기까지 옮겨지는 것도 허락했습니다. 루치펠은 이 높은 곳에서 주님이 몸을 던지고 싶어지도록 충동질하여 넘어가도록 했습니다. 주님이 낙하하고 긁힌 상처 하나 나지 않는 것을 아래 군중이 본다면 주님을 하느님의 위인이라고 선언하는 것이 되겠지요. 성서의 말을 인용해서 루치펠은 말했습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마태 4,6)” 이때 무수한 악마들이 주님의 주변에 모였기 때문에 지옥은 텅텅 비었습니다. 주님은 대답하셨습니다. “너희가 마싸에서 주 너희 하느님을 시험한 것처럼, 그분을 시험해서는 안 된다(신명 6,16)” 이 온화, 겸손, 위엄에 찬 말씀은 루치펠을 크게 이겨 승패가 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또 한 가지의 방법으로 루치펠은 주님을 공격했습니다. 주님을 높은 산의 정상으로 데리고 가서 사방의 나라들을 보이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마태 4,9).” 루치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지구, 별, 왕국, 주권, 부, 보물들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루치펠의 약속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왕이신 주님은 위엄을 가지고 대답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마태 4,10)” 이 말씀과 함께 주님은 루치펠과 부하의 군단을 지옥의 가장 깊은 바닥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들은 깊은 동굴에 내동댕이쳐져 갇히고 3일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간신히 일어났을 때 자신들을 압도한 분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구세주의 임종 때까지는 확실히 모르는 채였습니다. 루치펠은 격노하여 몸을 떨었습니다.
승리하신 우리 주님은 영원하신 아버지에게 찬미와 감사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많은 천사들도 참여하고 주님을 광야에 모셔다 놨습니다.
나자렛에서는 성모님이 아드님의 싸움의 모습을 전부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천사들도 끊임없이 아드님과 성모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메시지를 두 분에게 전했기 때문에 성모님은 아드님의 기도를 반복했습니다. 아드님도 동시에 성모님의 기도를 외쳤습니다.
성모님도 루치펠과 부하들을 꾸중했습니다. 악마들이 아드님을 여기저기 데리고 갔을 때 성모님은 조마조마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드님이 이겼을 때 성모님은 하느님과 아드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人性)을 찬양하는 노래를 작사하고 천사들이 그것을 작곡했습니다. 아드님은 기쁨을 성모님에게 천사들을 통하여 전했습니다.
우리들의 주님은 요르단 강을 향하였습니다. 거기에서는 세례자 요한이 설교와 세례를 계속하고 주님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주님이 오시는 것을 한 번 더 보고 그는 외쳤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을,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 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나는 이분을 위해 먼저 물로 세례를 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장소에 있었던 두 사람이 주님의 최초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베드로의 형제인 안드레아와 요한입니다. 안드레아는 곧 형제인 베드로(당시의 이름은 시몬)을 불러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 앞으로는 너를 게파 즉 베드로(바위)라 부르겠다.”
이때 주님의 일행은 유다 지방에 있었습니다만 다음날 갈릴레아 지방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주님은 빌립보를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빌립보는 나타나엘에게 나자렛의 예수가 구세주라고 전했기 때문에 나타나엘은 다섯 번째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 다섯 사람의 마음속에 주님은 하느님의 새로운 불을 태우고 비길 것도 없는 엄청난 은혜와 축복을 주었습니다. 상스럽고 천한 상태의 다섯 사람이 신성(神性)한 높은 지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인내, 온화함과 애덕(愛德)의 훌륭한 본보기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제자들의 소명과 제자의 설교하는 모습을 천사들이 알려줘서 제자들을 하느님께 바치고 찬미와 기쁨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제자들은 성모님을 만나고 싶다고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주님은 나자렛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설교하고 자신이 진리이며 영원한 생명인 것을 선포하며 사람들을 매료시켰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궁핍한 자에게 손을 내밀고 병자와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병원과 감옥을 방문하시어 사람들의 영혼과 몸에 자비의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주님의 일행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성모님은 아시고 환영의 준비를 했습니다.
성모님이 주님에 대해서 마음으로 겸손과 숭배를 표하신 것을 제자들이 보고 주님에 대한 헌신과 경외의 마음을 새롭게 다졌습니다. 자신들의 여왕 앞에 제자들은 무릎을 꿇고 성모님의 자녀 종으로서 삼아주시기를 원했습니다.
처음으로 도화선에 불을 당긴 것은 요한으로서 그때부터 성모님을 흠숭하고 존경하는 것에 있어서 첫 번째였습니다. 성모님도 요한을 특별히 사랑했습니다. 요한은 순결의 덕에 있어 우수하고 온화하고 겸손한 성격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제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제자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시중을 들었습니다. 동시에 제자들에게 선생인 구세주의 위엄과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교리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날밤 사도들이 취침한 후 구세주는 성모님의 기도 방에 오셨습니다.
긴 세월 해 오신 것처럼 성모님은 주님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자신은 땅의 쓰레기 같은 쓸모없는 존재라고 고백했습니다. 주님은 성모님을 바닥에서 일으켜 생명과 영원한 구원에 대해 조용히 차분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주님은 성모님에게 지금까지 이상의 존경을 표하시고 성모님에게 상응하는 공덕을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모후의 말씀
나의 딸이여, 아드님의 제자들이 크게 기뻐하여 서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고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특히 요한은 내가 좋아하는 종입니다. 요한은 비둘기같이 순결하며 솔직하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주님의 눈에 드는 자가 되었습니다.
요한을 본받고 어떠한 작은 일에도 실수하지 말고 자아를 버리고 이 세상의 흥미로운 일들 즉 원죄의 결과를 지우고 비둘기 같은 성실함과 단순함을 얻도록. 주님은 당신에게 영적인 빛과 지혜를 주시고 도와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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