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3일
3 수 (녹)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음7/1)
① 예레 31,1-7
㉥ 마태 15,21-28.
3 (녹)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84(83),10-11 참조
보소서, 저희 방패이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얼굴을 굽어보소서. 당신 뜨락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본기도
주 하느님,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보이지 않는 보화를 마련하셨으니,
저희에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시어,
언제나 어디서나 주님을 오롯이 사랑하여, 주님께서 약속하신 참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다시 세우시어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시고 그들은 백성이 되어 찬양하리라고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는다며 간청하는 가나안 여자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그의 딸을 고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1-7
1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2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칼을 피해 살아남은 백성이 광야에서 은혜를 입었다.
이스라엘이 제 안식처를 찾아 나섰을 때,
3 주님께서 먼 곳에서 와 그에게 나타나셨다.
“나는 너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였다.
그리하여 너에게 한결같이 자애를 베풀었다.
4 처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다시 세우면 네가 일어서리라.
네가 다시 손북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며 나오리라.
5 네가 다시 사마리아 산마다 포도밭을 만들리니, 포도를 심은 이들이 그 열매를 따 먹으리라.
6 에프라임 산에서 파수꾼들이 이렇게 외칠 날이 오리라.
‘일어나 시온으로 올라가 주 하느님께 나아가자! ’”
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야곱에게 기쁨으로 환호하고, 민족들의 으뜸에게 환성을 올려라.
이렇게 외치며 찬양하여라. ‘주님, 당신 백성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구원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예레 31,10.11-12ㄱㄴ.13(◎ 10ㄹ 참조)
◎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주님은 우리를 지켜 주시리라.
○ 민족들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먼 바닷가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이스라엘을 흩으신 분이 그들을 다시 모으시고, 목자가 양 떼를 돌보듯 지켜 주시리라.” ◎
○ 정녕 주님은 야곱을 구하셨네. 강한 자의 손에서 구원하셨네. 그들은 환호하며 시온 산에 올라와, 주님의 선물을 받고 웃으리라. ◎
○ 그때에는 처녀가 춤추며 기뻐하고, 젊은이도 노인도 함께 즐기리라. 나는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고 위로하리라. 그들의 근심을 거두고 즐거움을 주리라. ◎
복음 환호송 루카 7,16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복음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1-28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 22 그런데 그 고장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나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23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제자들이 다가와 말하였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24 그제야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25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놀라운 교환의 신비를 이루시어, 주님께 받은 것을 바치는 저희가 주님을 합당히 모시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30(129),7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인자하신 주님, 성체성사로 저희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시니,
저희가 세상에서 그분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하늘에서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을 보면 가나안 여인이 마귀 들린 딸을 치유해 달라고 예수님께 간청합니다. 여인이 계속 애원하자 예수님께서는 그만 충격적인 말씀을 던지지 않습니까?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나도 모욕적인 말씀이지요.
여기서 자녀들이란 이스라엘 사람을 말합니다. 그들은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이방인들을 죄인 취급하며 아예 상종하지도 않았지요. 심지어 ‘개’라고까지 불렀습니다. 이런 정황을 아신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자 가나안 여인을 짐짓 ‘강아지’에 비유하신 것입니다. 여인도 배려하신 것이지요.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의 의도를 알아듣고는 선택받은 이스라엘의 특권을 인정하면서도 예수님의 자비에 호소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이토록 자신을 낮추어 지혜롭게 처신하는 그 여인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습니까? 당연히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어야 하지요. 여인은 당당히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로써 하느님 자녀가 되는 것은 우리의 외관이 아니라 내면의 문제임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오늘 저 가나안 여인에게 배울 점은 많습니다.
거절당했음에도 다시 매달리는 끈질김,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들으려는 집중력, 상대방을 상대방의 방식에 맞추어 설득하는 겸손함! 이런 자세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자세가 아닙니까?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19. 카나니아 지방의 어머니-가나안 여자의 믿음 그리스도의 시 셋째 해
예수만 빼놓고는 모두 양젖을 마시고 맛있는 빵 조각들을 양젖에
담가서 먹고 있는데, 안드레아와 요한이 목자와 함께 들이닥친다.
“아! 선생님 여기 계시군요? 저희는 선생님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하려고 돌아오던 길입니다”하고 안드레아가 외친다.
예수께서는 세 사람에게 평화의 인사를 하시고 덧붙이신다.
“빨리 너희 몫을 먹어라. 그리고 떠나자. 저녁 전에 적어도 악집의 산 밑에
까지는 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다. 오늘 저녁에 안식일이 시작된다.”
“그러나 제 양들은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대답하신다.
“그 양들은 내가 강복하고 나면 나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산 동쪽에 있는 걸요.
선생님은 그 여자 때문에 서쪽으로 가시구요….”
“하느님께서 하시게 맡겨 드리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실 거요.”
식사가 끝났고, 사도들은 출발하려고 배낭들을 가지러 올라간다.
“선생님…저기 있는 저 여자요…그 여자의 말을 듣지 않으십니까?”
“나는 시간이 없어요, 요나. 길이 멀고, 게다가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위해서 왔소.
요나, 안녕히 계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선을 갚아주시기 바라오.
당신과 당신 모든 일가에게 강복하오. 가자.”
그러나 노인은 목청이 터져라고 외치기 시작한다.
“아이들아! 여자들아! 선생님이 떠나신다! 달려들 오너라!”
그러니까 짚을 쌓아 두는 마당에 흩어져 있던 한 배의 병아리들이 어미닭이 부르는
소리에 달려오듯이 집의 이곳저곳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아주 잠이 덜 깬
여자 남자들이 달려오고, 반쯤 벗은 몸으로 겨우 잠이 깬 얼굴에 미소를 띤 어린이들이
달려온다.… 어린이들은 마당 한가운데에 계신 예수 둘레로 바싹 다가오고,
어머니들은 어린아이들을 찬 공기에서 보호하려고 치마로 둘러 주거나
하녀가 작은 옷을 가지고 와서 빨리 입힐 때까지 품에 꼭 껴안는다.
그러나 집안 여자가 아닌 어떤 여자가, 눈물을 흘리며 부끄러워하는 가엾은 여자가 뛰어 온다.
…그 여자는 몸을 굽히고 거의 기다시피하며 걷는다.
그리고 예수를 둘러싸고 있는 한 떼의 사람들 가까이 와서는 부르짖기 시작한다.
“다윗의 후손이신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제 딸년이 그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게 하는 마귀 때문에 몹시 괴로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제 고통이 심하고, 또 이 때문에 모든 사람의 업신여김을 받고 있으니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제 딸년이 하는 일에 그애가 책임이 있기라도 한 듯이 말입니다.…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는 주님,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목소리를 높이시고 손을 드셔서 더러운 마귀에게 빨마에게서 나가라고 명령하십시오.
저는 그애 하나밖에 없는 과부입니다.…오! 가지 마십시오! 제발!”
과연 집안 식구들에게 강복하시는 일을 끝마치고, 당신이 오신 것을 말했다고 어른들을 나무라신
-그런데 그 어른들은 “주님, 저희는 정말이지 말하지 않았습니다!”하고 말하면서 변명한다 -
예수께서는 가엾은 여자에 대하여 설명할 수 없는 냉혹을 보이시며 떠나신다.
그 여자는 애원하는 팔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으로 간신히 기어오며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선생님이 어제 개울을 건너오시는 동안 제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선생님’ 하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수풀 사이로 여러분을 따라오면서 그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누구시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 아직 어두울 때에 와서 강아지처럼 문지방에 남아있다가
마침내 사라가 일어나서 저를 들어오게 했습니다.
아이고! 주님,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불쌍히! 한 어미와 한 제집아이를!”
그러나 예수께서 어떤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시고 빨리 걸으신다.
“단념하세요! 선생님은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으십니다.
선생님이 그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해 오셨다고 "
그러나 그 여자는 일어나서 실망하면서도 동시에 굳게 믿으며 대답한다.
“아니예요. 나는 선생님이 내 말을 들어 주실 때까지 청하겠어요.”
그러면서 선생님을 따라오기 시작하고, 끊임없이 애원하는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잠이 깬 모든 사람이 마을의 집 문지방에 몰려오게 되었다. 그 사람들은 요나의 집의
사람들과 같이 일이 어떻게 끝나려는지 보려고 그 여자를 따라오기 시작한다.
사도들은 그동안 놀라서 서로 쳐다보며 속삭인다.
“왜 이렇게 하실까? 이렇게 하신 일이 절대로 없었는데!…” 그리고 요한은 말한다.
“알렉산드로셴에서는 그래도 그 두 사람을 고쳐 주셨는데.”
“그래도 그 사람들은 개종자였어” 하고 타대오가 대답한다.
“그리고 지금 고쳐 주러 가시는 여자는?”
“그 여자도 개종자요” 하고 목자 안나가 대답한다.
“오! 그렇지만 선생님이 몇 번이나 이방인이나 이교도들을 고쳐주셨어?
저 로마인 소녀는 어때, 그럼?”하고 안드레아가 슬퍼하며 말한다.
안드레아는 카나니아 여자에 대한 예수의 냉혹을 보고 마음이 평온할 수가 없다.
“내가 무슨 일인지 말하겠네”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외친다.
“선생님이 분개하신 거야. 그렇게도 많은 인간의 악의의 공격을 받으시고,
선생님의 참을성이 한계에 이르셨단 말이야. 선생님이 얼마나 변하셨는지
보지 못하나? 선생님의 생각이 옳아! 이제부터는 당신이 아시는 사람들에게만
전념하실 거야. 그리고 그게 잘 하시는 일이야!”
“그래, 그렇지만 우선은 저 여자가 소리를 지르면서 우릴 따라오고, 사람들의 무리가
그 뒤에 따라온단 말이야. 선생님이 사람의 이목을 끌지 않고, 지나가기를 원하신다면,
나무들의 주의까지도 끄시게 됐단 말이야…”하고 마태오가 투덜댄다.
“가서 저 여자를 돌려보내시라고 말씀드리세.…
여기 우리를 따라오는 굉장한 행렬을 보란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집정관도로에
이르면 꼴좋겠네! 그런데 저 여자는 쫓지 않으면 우리를 놓지 않을 거란 말이야…”
하고 타대오가 화를 내며 말한다.
타대오는 거기 그치지 않고 뒤를 돌아보며 여자에게 말한다.
“입 다물고 가시오!” 또 제베대오의 야고보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여자는 위협과 명령에도 끄떡도 하지 않고 계속 간청한다.
“선생님께 가서 저 여자의 말을 듣고자 하지 않으시니, 쫓아버리시라고 말씀드리세.
이건 이대로 계속 돼선 안 돼!” 하고 마태오가 말하고, 안드레아는
“가엾은 여인!”하고 중얼거리고, 요한은
“난 이해못하겠어.…난 이해 못하겠어…” 하고 되풀이 한다.
요한은 예수의 행동방식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제는 걸음을 빨리 하여 쫓기시는 것처럼 빨리 가시는 선생님에게 따라 미쳤다.
“선생님! 제발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소란스럽습니다!
저 여자는 우리를 따라오면서 소리소리 지릅니다!
저 여자 때문에 우리가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습니다!
길에는 행인이 점점 더 많아지는데…많은 사람이 저 여자를 따라옵니다.
저 여자에게 가라고 말씀하십시오.”
“너희가 말해라. 나는 벌써 대답했다.”
“저 여자가 저희 말을 듣지 않습니다. 자! 선생님이 말씀하세요. 그리고 엄하게.”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몸을 돌리신다.
여자는 이것을 은혜의 표라고 생각하고 걸음을 빨리 하고,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목소리를 한층 더 높이고, 희망이 커지기 때문에 얼굴이 창백해진다.
“여보시오. 입 다물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내가 벌써 말했소.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위해서 왔다’고. 병든 양들을 고치고,
그중에서 길잃은 양들은 찾으려고 왔소. 그런데 당신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오.”
그러나 여인은 벌써 예수의 발 앞에 와서 예수께 경배하며 발에 입맞춤을하고,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의지할 바위를 만난 것처럼 발목을 꼭 잡고 탄식한다.
“주님, 저를 와서 도와주십시오! 주님은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마귀에게 명령하십시오. 거룩하신 주님… .
주님, 주님, 주님은 모든 것의,은혜와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모든 것이 주님께 복종합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그것을 믿습니다.
그러니 주님 능력에 있는 것을 잡으시고 그것을 제 딸년을 위해 써 주십시오.”
“집안 아이들의 빵을 빼앗아서 길거리의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오.”
“저는 주님을 믿습니다. 믿기 때문에 저는 길거리의 개에서 집안 개가 되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지요. 저는 새벽이 되기 전에 주님이 계신 집 문지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나오셨으면 제게 부딪히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다른 쪽으로 나가셔서 저를 보지 못하셨습니다.
주님은 주님이 계신 곳에 기어 들어가서 이렇게 발에 입맞춤하면서 내쫓지 마십사고 청하려고 기다리는,
주님의 은혜를 갈망하며 고민하는 불쌍한 이 개를 못 보셨습니다….”
“집안 아이들의 빵을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소”
하고 예수께서 되풀이 해서 말씀하신다.
“그렇지만 개들도 주인이 아이들과 식사를 하는 방으로 들어가서,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쓸데없게 되어서 집 사람들이 주는 찌꺼기를 먹습니다.
저는 저를 딸처럼 다루셔서 식탁에 앉혀 주십사고 청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빵 부스러기만이라도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신다. 오! 예수의 얼굴은 이 기쁨의 미소로 얼마나 빛나게 되는가!…
사람들과 사도들과 여인은 감탄하며 예수를 쳐다본다.…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느끼면서.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오! 아주머니! 당신의 믿음은 크기도 하오.
당신은 그 믿음으로 나를 위로하오. 그러니 가시오.
그러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 바라오.
이 시간부터 마귀가 당신 딸에게서 나갔소. 평안히 가시오.
그리고 길 잃은 개에서 집개가 되기를 원할 줄 안 것과 같이,
장차는 딸이 될 줄 알아서 아버지의 식탁에 앉도록 하시오. 안녕히 가시오.”
“오! 주님! 주님! 주님!…저는 뛰어 가서 사랑하는 빨마를 보고 싶습니다.…
주님과 함께 있으면서 주님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찬미 받으소서! 거룩하신 분!”
“가보세요, 가보세요. 아주머니, 평안히 가세요.”
그리고 예수께서는 길을 다시 가시고, 카나니아 여인은 어린아이보다도
더 재빠르게 뛰어서 멀어져 가고, 기적을 보고 싶은 군중이 그를 따라간다.…
“그러나 선생님, 왜 그렇게 간청하게 하시고, 그 다음에 청을 들어주셨습니까?”
하고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너와 너희 모두 때문이다. 야고보야,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여기서는 내가 내쫓기지 않았고, 조롱도 당하지 않았고, 저주도 받지 않았다.…
기가 죽은 너희 정신이 이것으로 활기를 되찾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 벌써 매우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거기 대해서 하느님을 찬미한다. 이제는 믿을 줄 알고,
또 자신 있는 믿음을 가지고 기다릴 줄을 아는 저 다른 여자를 찾아가자.”
“그럼 주님, 제 양들은요?
멀지 않아 저는 선생님과 다른 길로 해서 제 목장엘 가야 할 텐데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대답을 하지 않으신다.
해가 공기를 데우고, 수풀의 새로 난 잎들과 풀밭의 풀들을 에머랄드처럼 반짝이게 하고,
들판의 작은 꽃들의 꽃잎 안에서 반짝이는 이슬방울 때문에
꽃받침 하나하나를 거미발로 바꾸어 놓는 지금은 길을 걷는 것이 기분 좋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면서 가신다.
그리고 갑자기 용기를 되찾은 사도들도 미소지으면서 예수를 따라간다.…
일행은 네거리에 이르셨다. 목자 안나는 괴로워하며 말한다.
“저는 여기서 선생님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럼 제 양들을 고치러 가지 않으십니까?
저도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종자입니다.…
안식일 후에 오시겠다는 것만이라도 약속하시겠습니까?”
“오! 안나! 아니, 당신은 내가 레셈단 쪽으로 손을 든 순간부터
당신의 양들의 병이 나았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했소?
그러니 당신도 가서 기적을 보고 주님을 찬미하시오.”
나는 롯의 아내가 소금으로 변했을 때 이 목자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자는 있던 자세 그대로, 몸은 약간 숙이고, 그러나 머리는 예수를 쳐다보기 위하여
예수 쪽으로 쳐들고, 한 팔은 반쯤 공중으로 쳐든 채로 있었다.…그는 조상(彫像)과 같다.
그리고 그에게 “애원하는 사람”이라는 제목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몸을 일으켰다가 엎드려서 말한다.
“찬미 받으소서! 인자하신 분! 거룩하신 분!…
그러나 선생님께 많은 돈을 약속드렸는데, 여기에는 몇 드라크마(고대 히브리
은화의 단위 무게6g)밖에 없습니다.…오십시오, 안식일 후에 제 집에 오십시오….”
“가겠소, 돈 때문에가 아니라, 당신의 순진한 믿음 때문에 당신에게
다시 강복하러 가겠소. 잘 가시오, 안나. 내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그리고 서로 헤어진다….
“이 사람들아, 이것도 실패가 아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나는 조롱을 당하지 않고 쫓겨나지 않고 저주를 받지 않았다!…
가자! 여러 날 전부터 우리를 기다리는 한 어머니가 있다….”
이리하여 걸음이, 계속되고, 다만 빵과 치즈를 먹고 샘에 물을 마시려고 잠깐 쉬기만 한다….
해가 오정이 되었을 때 네거리가 나타나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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