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주님

미사 봉헌 (나를 닮은 너에게)

Skyblue fiat 2015. 11. 2. 09:27

 

미사 봉헌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이사 6,3

 

 

너는 완전한 예배를 드리며 나와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싶을 것이다.

 

첫째, 내 교회의 의도에 맞추어 어디에 있든 미사에 매일 참례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라.

둘째, 상황이 허락하는 한 자주 미사를 드려라.

 

사제와 최대한 밀접하게 일치되어 미사를 충실하게 바쳐라.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희생양을 따라 하여라. 나의 성향이 너의 성향이 되게 하여라. 겸손하고 믿고 사랑하여라.

 

미사의 첫 부분에서 참회기도와 자비송을 바칠 때는 죄를 통회하고 자비를 구한다.

대영광송은 삼위일체께 흠숭과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이다.

본기도에서는 네가 나의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도움을 청한다.

독서와 복음을 듣고 신경을 바치는 시간에는 네 믿음을 다시 새롭게 한다.

 

이렇게 하여 행복하면서도 엄숙한 예물기도를 드릴 준비가 갖추어진다. 이제 사제가 빵이 담긴 작은 성반을 조금 들어 올리고 기도한다. “온 누리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주님의 너그러우신 은혜로 저희가 땅을 일구어 얻은 이 빵을 주님께 바치오니 생명의 양식이 되게 하소서.” 너무도 가볍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흰색의 둥근 빵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조금 후에 정말 내가 될 것이다.

 

또한 그것은 너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잠시 후에 사제가, 포도주가 담긴 성작에 물을 조금 따르면서 기도한다. “이 물과 술이 하나 되듯이 인성을 취하신 그리스도의 신성에 저희도 참여하게 하소서.” 물은 포도주와 섞인다. 어떻게 네가 나의 신성을 띌 수 있겠느냐? 네 뜻과 내 뜻이 일치함으로써 그것이 가능해진다. 성작에 조금 따른 물은 네 의지를 의미하며 그것은 내 의지를 의미하는 포도주와 섞여 내 의지와 분리할 수 없게 된다. 그리하여 네가 하는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되고,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된다.

 

내가 아버지께 나 자신을 드렸듯이, 너도 그분께 너 자신을 드려라. 의식적으로 네 전 존재를 바쳐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네 삶의 모든 기쁜 일과 모든 고통스러운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성반에 담아라. 어제 너에게 괴로운 일이 생겼다면 그것을 성반 위에 놓아라. 분명 최근에 기쁜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성반 위에 놓아라. 어떠한 것도 숨겨두지 마라. 너의 모든 것을 바쳐라.

 

자신을 바친 다음 감사송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어서 곧 있을 놀라운 사랑의 기적을 위해 성찬기도가 바쳐진다.

 

성찬기도에서 너는 천사와 성인들과 나의 어머니와 함께 기도를 드리며, 특별히 나와 함께 기도를 드리게 된다. 나의 교회를 위해 평화와 일치를 빌며, 미사에 참례한 사람들과, 너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좋은 모든 것을 간구한다. 이제 교회 위에 깊은 침묵이 내려앉고, 기적을 기다리는 가운데 세상이 거의 숨을 멈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침묵하는 동안 다시 한 번 너 자신을 버려라. 물이 포도주 속에 흡수되듯이 내 안에 너 자신을 놓아버려라. 내가 바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마라.

 

이제 모든 것을 정복하는 영원의 순간이 왔다. 좋은 사제든 아니든, 사제는 내가 나자로를 살린 것보다 훨씬 더 큰 기적을 일으킨다.

 

그는 자신의 입을 통해 나의 말을 한다. 그 순간 나는 거기에 존재한다. 신으로써 존재하고, 또한 사람으로서 존재한다. 내 아버지의 희생제물로서 존재하고 너의 음식으로서 존재한다.

 

나 자신인 성체가, 사제와 너와 내가 함께 바치는 성체가 높이 들어 올려진다.

 

신비하지만 실재하는 이 성체는 너 자신이기도 하다. 감히 이것을 믿을 수 있겠느냐? 하지만 너는 나의 또 다른 자아이기에, 나의 신비체 안에서 나와 한 몸을 이루기에 그것이 가능하다.

 

사제가 내 피가 담긴 성작을 들어 올릴 때 네 삶과 의지도 높이 들어 올린다. 조금 전에 이 성작 안에서 물이 포도주와 섞여 구원의 피가 되었기 때문이다.

 

네 의지로 네 삶이 내 피의 잔에 담긴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거부하실 수 없는 제물이다. 나의 아버지께서 어떻게 나를 거부하실 수 있겠느냐? 네 삶이 성작 안에서 신비롭게 내 삶과 섞였기 때문에, 말하자면 너는 컵 가장자리에 손을 대고 그것을 조금 기울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어 모든 것을 씻어주는 피 한방울이 사람들의 죄 위에 떨어져 마치 죄가 전혀 없었던 것같이 깨끗하게 씻기도록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네 죄와 가족들과 친구들의 죄, 네 교구의 죄, 네 지역사회와 국가와 전 세계의 죄가 깨끗이 씻긴다.

 

이 순간에 네 지역사회와 네 영혼은 넘치는 은총을 받는다. 그때부터 너는 완전해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너는 내 아버지의 보물 창고로 들어가는 문을 연 것이다. 네 정신이 밝아지고 의지가 강해진다. 모든 일에서 내 뜻을 행해야 함을 납득하고 내 뜻을 행하는 일에 마음이 끌리게 된다. 또한 너에게 용기와 인내가 주어지고, 적어도 네가 뉘우치고 있는 (어떻게 그 모든 것을 뉘우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네 죄에 대한 잠벌의 일부가 사해진다. 이것은 네 죄 뿐만 아니라 살아있거나 죽은 다른 사람들의 죄에 대한 잠벌에도 해당된다.

 

사제가 성체 축성 후에 멈춘다면 그것은 불완전한 미사가 될 것이다. 그는 그것을 완성해야 한다. 너의 미사 또한 그것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불완전하다. 너는 네 기쁨과 슬픔을 바치면서 모든 것을 나에게 봉헌하였다. 이제 나는 너의 지속적인 봉헌을 바란다. 하루를 살면서 기쁠 때, 화가 나거나 실망할 때, 지치거나 마음이 상할 때, 의식적으로 자주 새롭게 봉헌하여라.

 

‘너 자신’을 스스로 봉헌한다는 이것이 바로 미사가 십자가와 다른 점이다. 또 매일 네가 봉헌해야 할 것이 새로운 것이라는 뜻에서 오늘의 미사는 어제의 미사와 다르다.

 

마지막으로 미사가 너의 큰 희생행위를 위한, 곧 네 죽음을 위한 준비 작업이 되게 하여라. 나는 내 삶을 통해 아버지께 수난과 죽음을 바쳤다. 그러니 너도 그분께 네 모든 희생을, 네 목숨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다 이루어졌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요한 19,30; 루카 23,46) 이 말 속에 내 삶의 모든 일과 생각과 말과 기도가 들어있다. 나는 아버지께 모든 것을 맡겼다.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죗값이 치러지고, 포로들이 해방되었으며, 하늘 문이 열렸다. 내 모든 삶이 그 하나의 일치의 행위 속에 들어있듯이 너의 미사에서도 그렇게 되게 하여라.

 

나의 또 다른 자아여, 이것을 행하여라. 그러면 너는 분명 나의 풍성한 은총에 만족할 것이다. 나는 미사와 성체성사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생명의 샘이니 너에게 나의 넘치는 기쁨의 잔을 주겠다.

 

 

 

- 나를 닮은 너에게/ 클래런스 J. 엔즐러 지음/ 바오로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