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본질
너희는 로 드바르에서 기뻐하며...
아모 6,13
나의 또 다른 자아여, 너는 죄가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악이며 악의 원천이다.그것은 생명의 오용이다. 대죄는 네 영혼에서 하느님을 내쫓는 것이다.
나는 네 안에서 살려고 왔다. 나는 너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나의 위엄을 숨긴다. 내가 미천한 모습으로 위장한 까닭에 너는 종종 나의 위대함을 잊고 내 현존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다. 나는 너에게 끊임없이 채워지는 은총이라는 가장 귀한 부를, 네가 그것을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슬며시 준다. 나는 네 안에 거하면서 일생에 걸쳐 네가 영원한 영광을 얻을 준비를 하도록 돕는다.
나는 항상 너와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되어있다. 네가 어려움에 처할 때 네 길을 닦아주고 악을 막아주면서 항상 너와 함께 있다. 악이 너에게 손을 뻗도록 내가 허락할 때에도 나는 네가 그것에 대항하는 데 필요한 모든 도움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것을 준다. 나는 내가 네 곁에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는 말조차 너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힐끗 쳐다보고, 나를 조금만 생각해 주는 것으로 족하다.
내가 바라는 것은 네가 나를, 겁을 내며 두려워할 존재가 아닌 사랑받아야 할 너의 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네 영혼의 집은 진흙으로 만든 오두막으로, 어둡고 불편하고 언제든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는 허술한 집이다. 그런데도 나는 거기에 살면서 이런 네 영혼의 집을 수리할 것이다. 그곳을 밝게 하고 필요한 것을 갖추어 놓으면서 아주 멋진 곳으로 만들 것이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너의 왕임을 기꺼이 인정해 주는 것이다.
죄는 너의 왕을 외면하고,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피조물에게로 돌아서는 것이다. 나는 여기 네 영혼의 집에서 영광에 싸인 나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만일 영광에 싸인 내 모습을 드러내면 너는 나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피조물들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화려함을 가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허용된다.
멋지게 창조된 것을 보고 그것을 나보다 더 우선시하면서 나를 부정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때, 나는 네 양심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나를 보아라. 눈을 내게 고정시키고 시선을 돌리지 마라.”
문제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고, 또 네가 “당신은 저의 왕이며, 저는 그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금지된 피조물도 원합니다.”하고 말한다면, 그것은 소죄다.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너를 향한 내 사랑에 장애물을 놓지만, 그것은 내가 너를 떠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신은 더 이상 저의 왕이 아닙니다. 저는 이 피조물의 종이 되겠습니다.”하고 말한다면, 나는 너를 떠날 수밖에 없다. 나는 환영받지 않는 곳에 거하지 않는다. 네 집은 곧 무섭게 어두워지고 악마가 찾아와 자신의 집으로 만들 것이다.
너의 하느님을 네 영혼 밖으로 내모는 것, 이것은 죄다. 그것은 최대의 비극이다.
세상의 모든 악은 자유의지의 남용에서 나온다.내 가 만든 것은 어떠한 것도 악 자체가 아니다. 나는 악을 창조하지 않는다. 내가 악을 허용하는 것은 거기서 선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다. 나는 천사와 인간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지 않음으로써 악이 세상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순종할 수도, 불복할 수도 있도록 주어지는 자유의지라는 선물은, 자유가 없는 피조물로 가득찬 세상 전체보다 더 큰 선이다.
모든 더러운 것은 천사와 인간의 죄에서 나온다. 간음, 살인, 도둑질, 악의, 사기 등은 사람을 더럽힌다. 교만한 사람은 더럽다. 불경한 사람은 더럽다. 시기하는 사람은 더럽다. 그들은 하느님을 섬기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깨끗함은 경건함과 같은 것이다. 깨끗한 사람은 자신의 뜻을 나의 뜻과 일치시키기 때문이다. 세속적 욕망에 지배되지 않는 사람은 순수하며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므로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죄는 세상에 고통과 죽음을 가져왔다. 죄는 결핍과 불안의 온상이며, 고통과 살인과 전쟁의 씨앗이다.
이제 죄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느냐? 그것은 걸작품을 훼손하고 귀한 그림과 독특한 조각상과 웅장한 건물들을 고의적으로 파괴하는 반달리즘(vandalism)과 같은 것이다. 죄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원에 치명적인 해충과 병을 들여온다. 그것은 밀밭에 잡초 씨를 뿌려 추수를 망친다. 그것은 하느님이 설계한 행복의 청사진에 불복종의 산(酸)을 뿌려 그것을 망쳐놓으려고 한다.
절대로 죄를 매력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죄는 극도의 고통이며 죽음이다. 그것은 지옥을 만든다.
- 나를 닮은 너에게 / 클래런스 J. 엔즐러 / 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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