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6, 피조물은 사랑의 복합체이기에 오직 사랑으로 움직인다.
사랑의 종류가 다양할 뿐이다. 사랑의 걸인이신 예수님.
1912년 2월 26일
1. 내 전부이시며 언제나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사랑이니 피조물을 온전히 사랑으로 만들었다. 그들의 신경과 뼈와 살을 사랑으로 엮어 짠 다음, 사랑의 생명을 주기 위하여, 마치 옷으로 감싸듯이 신체의 모든 부분에 피가 흐르게 하였다.
3. 그러므로 피조물은 다만 사랑의 복합체여서 오직 사랑으로만 움직이기 마련이다. 언제나 사랑으로 움직이는데 사랑의 종류가 다양할 뿐이다. 거룩한 사랑, 자기에 대한 사랑, 피조물에 대한 사랑, 악한 사랑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언제나 사랑으로 움직일 뿐 다른 동기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4. 왜냐하면 피조물의 생명은 영원하신 사랑에 의해 창조된 사랑이고, 따라서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사랑에 이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국 죄와 악 속에서도 그러한 악행을 하도록 피조물을 밀어붙이는 것은 틀림없이 사랑이다.
5. 아아, 딸아, 내가 쏟아 부어 준 사랑이라는 재산이 피조물 안에서 엉뚱하게 악용되어 모독되고 오염되는 것을 볼 때 내가 어찌 슬프지 않겠느냐!
6. 나에게서 나온 사랑, 내가 인간에게 베풀어준 이 사랑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나는 가련한 걸인처럼 그 주위에 머물러 있다.
7. 그러다 그가 움직이고, 그의 가슴이 뛰고, 숨쉬고, 일하고, 말하고, 걸음을 옮기면, 나는 그에게 모든 것을 구걸하러 가서 애원하며 간청한다. 제발 나에게 모든 것을 달라고 애처롭게 사정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8. ‘얘야, 나는 내가 너에게 준 것밖에는 다른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너 자신의 선익을 위한 것이다. 그러니 나의 소유인 것을 내게서 훔쳐 가지 마라. 숨은 내 것이니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숨쉬어라. 심장 박동도 움직임도 내 것이니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고동치며 움직여라. 나머지 모든 것에 대해서도 한가지로 하여라.
9. 그러나 더할 나위 없이 가슴 아프게도, 심장은 다른 한쪽을 향해 고동치고 숨은 또 다른 쪽으로 들이쉬고 내쉬고 하는 모습을 나는 보지 않을 수 없다!
10. 그러므로 가련한 걸인인 나는 위장이 텅 비어 있는 반면, 자아와 피조물 및 격정에 대한 그의 사랑은 잔뜩 배가 부른 상태로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잘못이 있을 수 있겠느냐?
11. 내 딸아, 나는 내 사랑과 고통을 너에게 쏟아 붓고 싶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내게 따뜻한 동정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1권-7, 오직 예수님만을 사랑함을 알아보게 하는 표시.
예수님과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결합 방식.
1912년 2월 28일
1. 아침에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셨기에 이렇게 여쭈어 보았다.
2. “오 저의 마음, 저의 생명, 저의 전부시여, 사람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들도 같이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습니까?"
3. “내 딸아, 영혼이 오직 나만으로 가득 차 있어서 밖으로 넘쳐흐를 정도가 되면, 즉, 오직 나만을 생각하고 찾으며 나에 대해서만 말하고, 나만을 사랑하면 다른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아니 지루하고 성가신 것으로 보인다.
4. 그런 영혼은 하느님이 아닌 것에는 기껏해야 찌꺼기나 맨 끝자리를 내주는 것이 고작이다. 이는 인간의 물질 생활에 필요한 것에 대해서 맨 끝으로 생각하거나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과 같다.
5. 인간 본성에는 찌꺼기만 주는 셈인 이것을 성인들은 실행에 옮긴다.
6. 나 역시 나 자신과 사도들에게 그렇게 하였다. 어디에서 밤을 지내며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몇 가지 지시를 주면서 말이다. 사람이 자기의 본성에 그러한 것을 주는 것은 사랑이나 참된 성덕에 해로운 것이 아닐 뿐더러 오로지 나만을 사랑한다는 표시가 되기도 한다.
7. 그러나 영혼이 여러 가지 사이를 오락가락한다면 - 어떤 때는 내 생각을 하고 다른 때는 다른 생각을 하고, 어떤 때는 나에 대해서 말하고 다른 때는 다른 무엇에 대해서 장황하게 말하고, 또 다른 모든 것도 이런 식으로 한다면 - 그것은 오직 나만을 사랑한다는 표시가 아니니 내 마음을 기쁘게 할 턱이 없다.
8. 게다가 맨 마지막 생각과 말과 행동을 나를 위해서 한다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표시이다.
이런 사람은 내게 뭔가를 준다고 해도 찌꺼기만 줄 뿐이다. 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9. 아, 딸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마치 나무 줄기에 붙어 있는 가지들과 같이 나와 결합되어 있다.
가지들과 줄기 사이에 분리나 잊음, 서로 다른 양분의 섭취가 있을 수 있겠느냐?
생명도 하나요, 목적도 하나요, 그 열매들도 동일하다.
10. 더욱이, 줄기는 가지들의 생명이고, 가지들은 줄기의 영광이다. 그들 모두가 같은 것이다.
이것이 나를 사랑하는 영혼들과 나의 결합 방식이다.”
11권-8,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영혼들은 하느님 뜻의 하늘들이 되고,
이 하늘들을 예수님은 감실과 성체보다 더 소중히 여기신다.
1912년 3월 3일
1. 평상시와 다름없는 상태로 있노라니 흠숭하올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자기의 기질을 잃고 나의 기질을 지니게 되는데, 나의 기질 속에는 복된 이들의 낙원을 이루는 노래들이 많이 있다. 즉 나의 온유한 기질이 바로 음악이고, 나의 선성이 음악이고, 나의 거룩함이 음악이고, 나의 아름다움이 음악이고, 나의 능력, 나의 지혜, 나의 무한성이, 그리고 내 존재의 여타 모든 것이 다 음악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영혼은 내 기질의 모든 특성에 동참하면서 이렇듯 다양한 노래들을 전부 자기 내부에 받아들인다.
3. 그러니까 극히 사소한 행동을 하면서도 나를 위한 노래를 한다. 이 소리가 들리면 나는 그 영혼이 나의 뜻에서, 곧 나의 기질에서 취하게 된 음악임을 즉시 알아보고, 달려가서 귀를 기울인다.
4. 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내게 온갖 잘못을 범하는 와중에서도 위안과 격려를 받는 것이다.
5. 딸아, 이런 노래들이 천국으로 들어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나는 그 영혼을 내 앞에 두고 내 노래를 할 것이며 그는 자기의 노래를 할 것이다. 화살처럼 서로를 관통하는 노래가 되리니, 한쪽의 소리가 상대방 소리의 메아리가 되면서 함께 섞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게 될 것이다.
6. 천국의 모든 복된 이들은 그 맑은 음률을 듣고 이 영혼이 다름아닌 내 뜻의 열매 - 내 뜻의 놀라운 열매임을 알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온 천국이 또 하나의 낙원을 누릴 것이다.
7. 나는 그런 영혼들에게, ‘내가 하늘을 창조하지 않았다면 오직 너희를 위해서 그것을 창조할 것이다.’ 하고 거듭 말한다. 그리고 그들 안에 내 뜻의 하늘을 펼쳐 놓고 그들을 나의 진정한 모상으로 만들며, 즐겁게 이 하늘들 속을 거닐면서 그들과 함께 논다.
8. 이 하늘들에게 나는 또 이렇게 말한다. ‘내가 복된 성사 안에 나 자신을 남겨 두지 않았다면 오직 너희를 위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9. 그들이야말로 참된 성체들이기 때문이거니와, 뜻이 없는 내가 있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내 뜻의 이 하늘들이 없는 나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나의 참된 성체들일 뿐더러, 나의 갈바리아이며 바로 나의 생명이기도 하다.
10. 내 뜻의 이 하늘들이 내게는 감실과 축성된 성체 자체보다 더욱더 소중하고 특전적이다.
성체 안에서는 성체의 형상이 소멸됨에 따라 나의 생명도 끝나지만, 내 뜻의 이 하늘들 안에서는 내 생명이 결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11. 더군다나 이들은 지상에서는 나의 성체 역할을 하고, 천상에서는 영원한 성체들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뜻의 이 하늘들에게 다시 이렇게 부언한다. ‘내가 내 어머니의 태중에 강생하지 않았다면 오직 이 영혼들을 위해서 강생했을 것이고 수난을 치르기도 했을 것이다.’
12. 이들 안에서 내 강생과 수난의 참열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1권-9, 인간의 모든 내적 생활을 보속하신 예수님의 숨은 생활
1912년 3월 8일
1. 오늘 아침 G사제가 우리 주님께 자기를 산 제물로 봉헌했으므로 나는 그분께서 받아들여 주시기를 기도하면서 그를 봉헌하였다. 그러자 언제나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는 온 마음으로 그를 받아들인다. 그에게 말해 주어라. 이제는 그의 삶이 그의 것이 아니고 나의 것이며, 내가 그를 내 숨은 생활의 산 제물로 택했다는 것을.
3. 나의 숨은 생활은 인간의 모든 내적 생활을 보속하기 위한 산 제물이었으니, 악한 생각과 욕망과 경향과 애정들에 대한 보속이었다.
4. 사람이 외적으로 행하는 모든 것은 그 내면을 쏟아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5. 너무나 많은 악이 외면에 드러나 보인다면 그 내면은 어떠하겠느냐?
6. 그런즉 인간의 내면을 내 안에 재현해야 하는 것이 내게 크나큰 희생을 치르게 하였다. 꼬박 삼십 년이라는 기간이 거기에 소요되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족할 터이다. 나의 생각과 심장 박동과 숨과 열망이 언제나 인간의 생각과 심장 박동과 숨과 열망 가까이로 달려가느라고 여념이 없었으니, 배상과 보속으로 그들을 성화하기 위함이었다.
7. 그러므로 그를 내 숨은 생활의 이 시기의 산 제물로 택하는 것이니, 그의 내면이 나의 내면과 온전히 결합되고 내게 봉헌되어, 다른 사람들의 내적인 죄악을 보속하기 바란다.
8. 이를 위하여 내가 굳이 그를 택할 마음이 든 것은, 그가 사제인 까닭에 다른 이들보다도 내면 및 그 내면의 부패와 천박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9. 이를 보면서 그는 내가 그에게 동참하기를 바라는 나의 그런 산 제물의 상태가, 그뿐만이 아니라 그가 가까이할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기를 바라는 그 상태가, 내게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를 더 잘 깨닫게 될 것이다.
10. 딸아, 그에게, 내가 그를 산 제물로 받아들이면서 큰 은총을 주고 있다고 일러라.
11. 산 제물이 된다는 것은 또 한 번의 세례를 받는 것이라고, 아니 세례 이상의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내 생명 안에 다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12. 또한, 산 제물은 나와 함께, 나로써 살아야 하기에, 내가 그의 모든 얼룩을 씻어내고 새로운 세례를 주며 은총으로 강화하여 그로 하여금 나와 함께 살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13. 따라서, 이제부터는 무엇을 하든지 더 이상 자기의 것이라고 하지 않고 나의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기도건 말이건 일이건 다 나의 것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14. 그 뒤 예수님께서 주변을 둘러보시는 듯하기에, “무엇을 보십니까, 오 예수님? 우리 둘 밖에 없지 않습니까?” 하고 여쭈었다.
15. 예수님께서는 “아니다.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들을 내 곁에 더 가까이 있도록 하기 위해서 네 주위로 끌어당기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16. 그래서 내가 “주님은 그들을 사랑하십니까?” 하자 이렇게 대답하셨다.
17. “그럼!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마음이 더 여유 있고, 더 신뢰심이 깊고, 더 용감하고, 나하고 더 친밀하면서 그들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
18. 산 제물이 된 사람은 자기가 자신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 제물의 신분을 취소하는 셈이 될 것이다.”
19. 그때 나는 기침이 좀 나왔으므로 그분께, “예수님, 저를 떠나게 해 주십시오. 폐에 병이 생겨 죽게 해 주십시오. 어서, 어서... 데려가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20. 그러자 예수님은 “불만스러워하는 모습을 내게 보이지 마라. 그러면 내가 괴로우니까.” 하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너는 폐에 생긴 병으로 죽을 거다. 단, 좀더 시간이 흐른 뒤의 일이다. 몸의 폐병으로 죽지 않으면 사랑의 폐병으로 죽을 것이다.”
21. 부디 나의 뜻 바깥으로 나가지 마라. 나의 뜻이 너의 낙원이 - 한층 더 좋게도, 내 뜻의 낙원이 될 것이다. 네가 지상에서 보낸 날수만큼 많은 낙원을 내가 천상에서 너에게 줄 것이기 때문이다.”
11권-10 산 제물이 되는 건 불로 세례를 받는 것,
물로 받는 세례보다 그 효력이 월등하다.
1912년 3월 13일
1. 예수님께서 산 제물에 대하여 말씀을 계속하셨다.
“딸아,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세례는 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정화력은 있지만 사람의 나쁜 경향과 격정을 제거하지는 못한다.
2. 반면에 산 제물로 태어나는 세례는 불로 받는 것이기에 정화 능력뿐만 아니라 모든 격정과 나쁜 경향을 태워 없애기도 한다.
3. 더욱이, 이는 내가 몸소 영혼에게 점차적으로 베푸는 세례이다. 내 생각이 영혼의 생각에, 내 심장 박동이 영혼의 박동에, 내 갈망이 영혼의 갈망에... 세례를 베푸는 것이다.
4. 하지만 이 세례는, 영혼이 나에게 준 것을 도로 찾아가는 법 없이 그 자신을 나에게 줌에 따라 나 자신 그 영혼과 사이에서 수행되는 세례이다.
5. 딸아, 네가 나쁜 경향과 기타 등등을 느끼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니, 그것은 너의 산 제물이라는 신분에서 나오는 특성이다. 나는 너에게 위로를 주려고 이 말을 한다.
6. 그러니 G신부에게 깊이 주의를 기울이라고 일러라.
이는 사명 중의 사명이요, 사도직 중의 사도직인 까닭이다.
나는 그가 항상 나와 함께 있고 내 안에서 온전히 집중해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