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16, 만물을 통하여 표현되는 예수님의 사랑.
참된 성덕은 하느님의 뜻을 행하면서 예수님 안에 일체를 정돈하는 데 있다.
1912년 4월 23일
1.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때때로 나는 나를 사랑하는 영혼의 결점을 허용한다. 내게 더 바짝 다가오게 해서 나의 영광을 위하여 더 큰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하기 위함이다.
3. 사실, 이 결점의 허용으로 내가 그의 비참을 더욱 불쌍히 여기며 그를 더욱 사랑하고 나의 은사들로 채우면서 더 많이 베풀어줌으로써 그가 나를 위하여 그만큼 더 위대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사랑이다.
4. 딸아, 인간에 대한 내 사랑은 과연 크다. 너는 햇빛이 어떻게 땅에 가득 퍼지는지를 아느냐?
5. 만일 네가 그 빛을 수많은 원자 조각으로 나눌 수 있다면 그 빛나는 알갱이들 속에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하는 나의 아름다운 음성이 차례차례 반복해서 들릴 것이니, 네가 그 수를 헤아릴 겨를도 없이 내 사랑 안에 잠기게 될 것이다.
6. 사실 나는 네 눈을 채우는 빛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7. 네가 숨쉬는 공기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네 귓전을 스치는 바람결의 속삭임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네 몸이 느끼는 따뜻함과 추위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네 혈관을 순환하는 피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8. 네 심장의 고동 속에서 나의 심장 고동이 ‘너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네 정신에 떠오르는 생각마다 그 속에서 나는 거듭거듭 ‘너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9. 네 손의 모든 동작 속에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네가 말을 하면 그 말마디 하나하나 속에서 ‘너를 사랑한다.’ ...
10. 네 안팎의 모든 것이 너를 향한 내 사랑의 행위와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의 ‘너의 사랑한다.’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11. 그런데 너의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나를 향한 이 말이 대체 몇 개나 될까?"
12. 나는 정신이 얼떨떨하였다. 인자하신 예수님의 ‘너를 사랑한다.’는 온통 코러스를 이루며 귀가 멍멍하도록 내 존재 안팎에서 울려 퍼지는 반면, 나의 ‘당신의 사랑합니다.’는 소리가 너무 작고 그 수도 얼마 되지 않는 것이었다.
13. 그래서 그분께, “오 저의 연인이신 예수님, 당신과 견줄 만한 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고 부르짖었다.
14. 그러나 여기까지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 내게 알아듣게 해 주신 모든 것에 비하면 나는 전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같다.
15. 그때 예수님께서 이렇게 부언하셨다.
“참된 성덕은 나의 뜻을 행하면서 모든 것을 내 안에 다시 정돈하는 데에 있다.
16. 내가 사람을 위하여 모든 것을 질서 정연하게 하는 것과 같이, 사람도 나를 위하여 일체를 내 안에 정돈해야 한다. 바로 나의 뜻이 모든 것을 질서롭게 한다.”
11권-17, 사랑으로 불타는 사랑이 될 수 있는 방법.
1912년 5월 9일
1. 보통 때와 다름없이 있었지만, 오늘 아침에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랑으로 불타는 사람들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의지가 오로지 나만을 원하고 지성이 오로지 나를 알려는 일에만 전념하며 기억이 오로지 나만을 기억하는 것 - 이것이 바로 영혼의 이 세 가지 능력이 사랑으로 불타는 방법이다.
3. 감각 기능들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나에 대해서만 말하고,
오로지 나에 관한 것만 듣고,
오로지 나의 것들만 즐기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일하며 걷고,
그 마음이 오로지 나만을 사랑하고,
그 열망이 오로지 나만을 열망하는 것이
감각 기능들도 사랑으로 불타는 방법이다.
4. 딸아, 사랑은 감미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 영혼으로 하여금 사랑인 모든 것에 대해서는 온 몸이 눈이 되어 주시하게 하지만 사랑이 아닌 것에는 숫제 소경이 되게 한다.
5. 그러므로 사랑을 품은 사람은 그의 의지가 그 무엇과 마주치건 그것이 사랑이기만 하면 온통 눈이 되고, 사랑이 아니면 눈멀고 아둔하여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6. 그의 혀도 마찬가지다. 사랑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면, 자기의 말 속에 여러 개의 눈들이 빛나고 있음을 느끼면서 조리 있고 힘차게 열변을 토하지만, 사랑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말을 더듬거리다가 결국은 아무 말도 못하는 벙어리가 되고 만다. 여타 모든 것도 그렇다.”
11권-18, 진정한 사랑은 불만을 품지 않는다.
1912년 5월 22일
1.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있다 보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셨는데, 내가 어떤 불만을 품고 있었으므로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진정한 사랑은 불만을 품지 않는다. 오히려, 불만스러울 때면 바로 그 불만을 사랑의 힘에 의해 더없이 훌륭한 만족으로 바꾸는 기회로 삼는다.
3. 만족 중의 만족인 나는 나를 사랑하는 영혼의 불만을 그대로 보아줄 수 없을 뿐더러 그것을 나 자신의 불만 이상으로 느끼기에 그를 만족하게 할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주지 않을 수 없으니까 더욱 그렇다.
4.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그를 나와 완전히 하나 되게 하는 것이다.
5.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상(心狀)과 심장 박동과 생각이 서로 달라 맞부딪치는 소리가 날 것이고, 그러면 영혼과 나 사이의 가장 좋은 조화가 깨어질 것이다.
6. 나를 진실로 사랑하는 영혼의 불만을 내가 도무지 묵인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7. 더구나 진정한 사랑은 사랑으로 움직이고, 사랑으로 잠자코 있기도 한다. 사랑으로 요구하기도 하고, 사랑으로 포기하기도 한다.
8. 따라서 진정한 사랑은 결국 온전히 사랑으로 끝난다. 사랑으로 죽고,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9. 그래서 나는 그분께 “예수님, 그 말씀으로 저에게서 빠져나가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알아두십시오. 저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10. 지금은 당신께서 사랑으로 저에게 져 주십시오.
11. 저에 대한 사랑의 행위로, 제게 필요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저 일을 양보해 주십시오. 나머지 모든 것은 제가 당신께 넘겨드리겠습니다.
12. 그렇게 해 주시지 않으면 저는 불만스러울 것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13. 예수님께서는 “너는 불만을 들고 나와 기어코 나를 이기려고 드는구나.”하시며 빙그레 미소를 지으셨다. 그리고 모습을 감추셨다.
11권-19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사는 영혼은 예수님 손안에 있는 유연한 반죽이다.
1912년 5월 25일
1. 오늘 아침에는 언제나 상냥하신 예수님께서 내가 몹시 지쳐 있는 것을 보시고 당신 가슴에서 젖과 같은 단물을 빨아먹게 하셨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사람이 단단한 물건에 구멍을 뚫거나 그 형태를 바꾸려고 하면 그 물건은 망가지거나 산산조각이 난다.
3. 그러나 그것이 부드러운 물건이거나 물렁물렁한 반죽 상태로 있는 것이라면 망가질 염려 없이 구멍을 뚫거나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4. 또한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리려고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어떻게 만들어지든지 다 만들어질 수 있는 상태로 있기 때문이다.
5. 나의 뜻 안에서 사는 영혼도 그러하다. 부드럽기 때문에 내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6. 찔러 상처를 내는가 하면 아름답게 꾸밀 때도 있고 크게 확대할 때도 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고쳐 만들기도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지든지 다 되어질 태세로 잠자코 있을 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7. 그래서 나는 그 영혼을 언제나 손에 들고 다니고 보면서 한없이 즐거워한다.”
11권-20, 참으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영혼에게는 그분과의 분리가 있을 턱이 없다.
사랑은 그들 상호간의 안식을 이룬다.
1912년 5월 30일
1. 평소와 같이 있었으나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의 부재로 인해 마음이 무척 무거웠는데, 그분께서 오시자마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 없이 혼자 있을 때에는 이 부재를 두 배, 세 배로 활용하여 나에 대한 네 사랑의 행위를 백 배를 늘려라. 네 존재 안팎이 사랑으로 완전히 뒤덮이게 되도록 말이다.
3. 그러면 그 안에서 더욱 아름다운 나를, 마치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듯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4. 사실 사랑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내가 있다. 그런즉 참으로 나를 사랑하는 영혼에게는 나와의 분리가 있을 턱이 없다.
5. 오히려 그 영혼과 나는 같은 것을 이룬다. 왜냐하면 사랑이 나를 다시 창조하며 나에게 생명을 주고 자양분을 공급하여 자라나게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6. 즉, 내가 사랑 안에 나의 중심을 발견하고 재창조되어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7. 물론 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존재다. 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영혼 덕분에 그 사랑이 하도 즐거운 나머지 내가 다시 만들어진 듯하다는 것이다.
8. 더욱이 이 사랑 안에서 내 진정한 안식을 발견하기도 한다.
9. 내 지성이 나를 사랑하는 이의 지성 안에서 쉬고, 내 마음과 열망과 손발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나를 사랑하며 오직 나만을 바라는 열망 안에서 쉬고, 나를 위해서 일하는 손과 오직 나만을 위해서 걷는 발 안에서 쉰다.
10. 이와 같이 내 존재의 각 부분이 나를 사랑하는 영혼 안에서 차례차례 쉬는 것이다.
11. 그리고 그 영혼은 자기의 사랑으로 모든 것 속에서 어디서든지 나를 발견하고, 내 안에서 완전히 쉬게 된다. 내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고 아름답고 단장되며, 나 자신의 사랑 안에서 감탄해 마지않을 모습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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