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권-11, 하느님의 뜻은 거룩함 중의 거룩함이다.
‘살아 있는 성체들’로 불릴 만한 사람들.
1912년 3월 15일
1. 여느 때처럼 머물러 있다가 복되신 예수님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을 행하고 싶은 큰 열망을 느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의 뜻은 거룩함 중의 거룩함이다. 내 뜻을 행하는 영혼은, 얼마나 보잘것없고 무지하고 이름 없는 사람이건, 다른 모든 성인들을 능가한다. 비록 비범한 재능과 두드러진 말솜씨와 기적을 행한 성인들이라고 해도 말이다.
3. 비하건대, 나의 뜻을 행하는 영혼들이 여왕이라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 여왕을 섬기는 종들과 같다.
4. 나의 뜻을 행하는 영혼들은 겉보기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든 일을 다한다.
나의 뜻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하느님처럼 은밀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5. 그들은 빛을 비추는 등불이요, 깨끗하게 하는 바람이며, 태우는 불꽃이고, 다른 이들로 하여금 기적을 행하게 하는 놀라운 사람들이다.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이 통로에 불과한 반면에, 내 뜻을 행하는 그들 안에는 기적을 행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6. 그러므로 그들은 선교사의 발이 되고, 설교자의 혀가 되고, 나약한 이들의 힘이 되고, 병든 이들의 참을성이 되고, 윗사람들의 지배력과 아랫사람들의 순종이 되고, 모함을 받은 자들의 관용이 되고, 위험에 처해 있는 이에게는 굳건함이 되고, 용사들의 장함이, 순교자들의 용기가, 성인들의 성덕이 되고, 여타 모든 것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7. 나의 뜻 안에 있음으로 하여, 하늘과 땅에 있을 수 있는 모든 선에 참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8. 이런 이유로 나는 그들을 참된 성체 -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성체들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9. 성체를 이루는 비본질적 부속물은 생명이 가득하지 않아서 내게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하지만, 영혼은 생명이 가득하기에 나의 뜻을 행함으로써 내가 행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주며 그 모든 것에 참여하는 까닭이다.
10. 내 뜻으로 축성된 이 성체들이 성사적 성체들보다 내게 더욱 소중한 것은 그 때문이다.
내가 성사적 성체 안에 실재하는 이유는 바로 내 뜻의 성체들을 기르기 위함이다.
11. 딸아, 나 자신의 뜻에서 내가 얻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누군가가 내 뜻에 관해 말하는 소리만 들어도 기쁨이 북받쳐서 천국의 모든 주민을 불러 잔치를 열게 할 정도이다.
12. 하물며 내 뜻을 행하는 영혼들에 대해서야 어떠하겠는지 상상해 보아라. 나는 그들에게서 모든 기쁨을 얻으며 그들에게 모든 기쁨을 준다.
13. 그들의 삶은 천상의 복된 이들의 삶이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고 바라며 열망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뿐이니 곧 나의 뜻과 사랑이다. 그러기에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이건만 정작은 모든 일을 다하는 것이다.
14. 덕행들 자체도 나의 뜻과 사랑 안에 흡수되어 있으므로 그들은 이제 그것들과도 무관한 셈이다.
나의 뜻이 거룩하고 무한하며 끝이 없는 방식으로 일체를 내포하고 소유하며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름아닌 복된 이들의 삶이다.”
11권-12, 중요한 것은 오직 자기 자신을 예수님께 드리고
모든 것 속에서 늘 그분의 뜻을 행하는 데 있다.
년 3월 20일
1. 평소처럼 앉아 있노라니,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무척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사람들은, 중요한 것은 오직 자기를 온전히 나에게 주고 모든 것 속에서 늘 내 뜻을 행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3. 그러니 내가 그렇게 하는 사람들을 얻게 되면 친히 그들을 재촉하면서 각자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얘야, 이 즐거움을 누리려무나. 이 편안함을, 이 위로를, 이 안식을... 누리려무나.’
4. 그러나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즉, 영혼이 자기 자신을 나에게 온전히 주고 모든 것 속에서 늘 내 뜻을 행하기 전에 이러한 것들을 누렸다면 인간적인 것이 되었겠지만, 그 후에 누린다면 신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다.
5. 그 모든 것이 나의 것이기에 나는 더 이상 질투를 느끼지 않으며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이 영혼은 정당한 기쁨을 누리고 있다. 내가 원하기 때문에 누리고 있으니까. 그가 다른 이들을 대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내가 원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니 정당하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그만 둘 채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6. 이런 이유로 나는 그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한다.
그가 행하는 일체는 그 자신의 뜻이 아니라 내 뜻의 결과인 까닭이다.
7. 딸아, 내게 말해 보아라. 네가 너 자신을 온전히 내주었기 때문에 무엇인가 부족한 것이 있었더냐?
8. 나는 너의 만족을 위해서 나의 즐거움과 기쁨 및 나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다. 이는 초자연적인 차원의 것이지만 자연적인 면에서도 아무것도 아쉽지 않게 해 주었다. 고해사제들, 영성체들...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을.
9. 너는 오로지 나만을 원하기에 고해사제를 자주 만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서 아무것도 없기를 바라는 네게 나는 오히려 모든 것이 풍부하기를 바랐고, 그래서 네 말을 들어주지 않았던 것이다.
10. 딸아, 그럼에도 영혼들이 이를 알아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자니, 심지어 매우 착한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조차 그러하니, 내 마음이 여간 아프지 않다.
11권-13, 모든 것의 중심인 하느님의 뜻.
1912년 4월 4일
1.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오늘 아침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나의 뜻이 중심이라면 다른 덕행들은 원둘레이다.
3. 수레바퀴를 생각해 보아라. 모든 살이 바퀴의 중심에 집중되어 있다. 만약 하나라도 중심에서 떨어져 나가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4. 우선, 좋지 못한 인상을 줄 것이다. 다음으로,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중심에 붙어 있지 않으니 더 이상 생명을 받을 수 없어 죽은 상태가 될 것이고, 바퀴가 굴러가면서 그것을 떼어 버리고 말 것이다.
5. 나의 뜻과 영혼의 관계도 그러하다. 나의 뜻이 중심인 것이다.
6. 나의 뜻 안에서 오직 내 의지를 이루기 위하여 행해지지 않는 모든 것은, 설령 덕행이나 선행 따위 경건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바퀴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간 살과 같아서 생명이 없는 일이며 덕행이 된다.
7. 그런 것은 결코 내 마음에 기쁨을 줄 수 없다. 어느 쪽이냐 하면, 나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그것을 떼어 버리며 책벌할 따름이다.”
11권-14, 신뢰하는 영혼은 예수님 사랑의 출구요 낙이다.
1912년 4월 10일
1. 여느 때와 같이 머물러 있는데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내 자비의 면류관에 박힌 보석처럼 매우 밝게 빛나는 영혼들은 다른이들보다 더 많이 신뢰하는 이들이다. 신뢰가 큰 영혼들일수록 그들이 원하는 모든 은총을 쏟아 부어 줄 만큼 큰 공간을 내 자비의 속성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3. 이와 반대로, 참된 신뢰심이 없는 이는 내 안에 있는 은총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스스로 문을 닫고 있어서 늘 가난하고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있다. 그러는 동안 나의 사랑은 부득이 내 안에만 갇혀 있어야 하므로 내가 여간 괴롭지 않은데도 말이다.
4. 나는 이처럼 괴로워하지 않고 내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 줄 수 있기 위해서, 신뢰심이 큰 영혼들을 그렇지 않은 영혼들보다 더 우대한다.
5. 신뢰하는 이들에게는 내 사랑을 쏟아 부을 수 있고 함께 놀이를 하며 사랑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
나를 모욕하거나 무서워할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6. 그들은 오히려 더욱 대담해져서 무엇이든지 가져간다. 나를 더욱더 사랑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신뢰하는 영혼들은 내 사랑의 출구요 낙이며, 더 많은 은총을 받는 사람들이고,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다.”
11권-15, 행복을 지향하기 마련인 인간 본성.
인간적인 낙과 신적인 낙의 차이.
1912년 4월 20일
1. 평상시와 다름없는 상태로 있노라니 복되신 예수님께서 잠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인간) 본성은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밀리듯 행복을 지향하는데, 이는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행복하도록, 신적이고 영원한 행복에 이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3. 그러나 심히 해롭게도 어떤 사람들은 즐거움을 주는 것 한 가지에 집착하고, 어떤 이들은 두 가지, 어떤 이들은 세 가지, 어떤 이들은 네 가지에 집착하기에, 그들 본성의 다른 것들은 텅 빈 채 무미건조한 상태가 된다. 또는 쓴맛이 나거나 성가시고 역겨운 상태가 된다.
4. 사실 인간의 낙이란 신성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얼마간 인간적인 것이 섞여 있어서 아무래도 인간 본성 전체를 그 즐거움으로 완전히 흡수하고 압도할 힘이 없다. 내가 그런 낙의 맛을 쓰게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5.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수없이 많은 나의 낙을 전부 인간에게 주기 위한 것이니, 이는 그 즐거움으로 인간 본성 전체를 빨아 당길 수 있는 낙이다.
6. 누가 이보다 더 큰 사랑을 줄 수 있겠느냐? 더할 수 없이 많은 것을 주기 위해서 아주 적은 것을 가져가고, 전부(인 나)를 주기 위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져가지 않느냐?
7. 하지만 사람들은 나의 이 행위를 악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