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제3권 공생활 둘째 해 1 p191~p201
174. 산상 설교. 진복팔단 (제5부). 마리아 막달레나와의 조우 (1)
1945. 5. 29.
청명한 아침이다. 공기가 여느 때보다 깨끗하다. 먼 곳이 더 가까워 보이는 것 같고, 확대경을 통하여 물건들을 보는 것처럼 아주 세밀한 것까지 깨끗하고 산뜻하게 보인다. 청중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
팔레스티나의 봄날의 절정에 오른 지금은 정확히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인 것 같은데, 자연은 호사스러운 옷을 입어 나날이 더 아름다워진다. 이때가 지나면 익은 곡식과 두꺼워진 무성한 나뭇잎들로 전형적인 여름날의 정경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모든 들은 꽃으로 뒤덮여 있다. 꽃이 피기에는 고도가 너무 높아 보이는 곳에까지 군데군데 자생하는 꽃들이 피어 있는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까칠까칠한 까끄라기 속에서 패기 시작하는 엷은 황금색을 띤 나긋나긋한 이삭이 미풍에 흔들려 청록색의 파도가 치는 것 같은 들판이 보인다. 가벼운 바람에 물결치고 있는 밀밭 위에는 과일나무들이 꽃으로 뒤덮여 우뚝 서 있다. 꽃들의 수만큼의 커다란 분첩 같기도 하고, 흰색, 연분홍색, 진분홍색, 선홍색 실을 뭉쳐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보속하는 고행자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올리브나무는 기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의 기도는 이미 눈 내리듯 머뭇거리며 흩날리는 작은 흰 꽃들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분홍빛 설화석고 같은 헤르몬 산의 정상은 태양의 입맞춤을 받고 있다. 태양빛을 받아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그 설화석고로부터 두 줄기의 금강석 실 같은 물줄기가 내려오다가 푸른 숲속으로 들어가 사라진 다음 물줄기들이 만들어지는 아래의 계곡에 이르러서야 다시 보인다.
그 물줄기들은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메롬 호수로 흘러들어간 다음 요르단 강의 아름다운 물과 합류하여 흐르다가 나중에 엷은 사파이어 빛깔을 띤 갈릴래아 바다로 들어간다. 갈릴래아 바다는 값진 보석들이 박혀 태양빛에 불붙은 것처럼 반짝인다. 정원들과 아름다운 들판에 둘러싸인 고요하고 장려한 호수 위에서 떠다니는 돛단배들은 하늘의 바다에서 항해하고 있는 작고 가벼운 구름들에 불려 다니는 것 같다.
봄날의 이 이른 아침시간에 삼라만상이 참으로 미소 짓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불어난다. 사람들이 사방에서 올라온다. 노인들, 건강한 사람들, 병자들, 아기들도 있고, 자기들의 결혼생활을 하느님의 말씀의 축복과 함께 시작하기를 원하는 젊은 부부들도 있다. 거지들도 있고, 부유한 사람들도 있다.
부자들은 사도들을 불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헌금을 하는데, 그들은 마치 고해성사라도 하려는 듯 은밀히 헌금하기 위하여 호젓한 장소를 찾느라고 애쓴다. 토마스는 여행용 배낭 중 하나를 가지고 와서 마치 그것들이 닭 모이라도 되는 양 모든 돈을 침착하게 그 속에 쏟아 부은 다음에 그 배낭을 예수께서 말씀하고 계시는 바위로 가져와서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선생님, 기뻐하십시오. 오늘 당신께서는 모든 가난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돈을 가지고 계십니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럼 슬퍼하는 사람들이 즉시 기뻐하도록 지금 당장 시작하자. 너와 네 동료들은 병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내 이리로 데려오너라.”
사도들이 사람들의 이러이러한 사정 이야기를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일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데, 그것은 토마스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바위 위에 올라가서 우렁찬 목소리로 “몸의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분들은 모두 내 오른쪽 저 그늘로 가시오”라고 외쳐 능률적으로 일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별나게 크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가리옷 사람도 토마스를 본받아 외친다.
“구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여기 내 가까이로 오시오. 선생님께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시니 거짓말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군중은 병자들, 가난한 사람들, 예수의 가르침을 듣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의 세 집단으로 헤쳐 모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마지막 부류의 사람들 중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이 건강도 돈도 아니지만 그 두 가지보다 긴요한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여자 한 사람과 남자 두 사람이다. 그들은 사도들을 쳐다보지만, 감히 말하지는 못한다. 근엄한 표정의 열성당원 시몬이 지나간다. 베드로는 바삐 돌아다니면서 열 명 남짓한 어린이들에게 말하고 있는데, 끝까지 조용히 있으면 올리브를 주겠지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동안 방해하면 매를 때리겠다고 말한다. 나이 들고 근엄한 바르톨로메오가 지나가고, 그 다음에는 마태오와 필립보가 빽빽한 군중 사이를 뚫고 나오기가 어려웠을 지체 장애자를 데리고 온다.
주님의 사촌들도 거의 눈먼 거지와 백발이 성성한 가난한 노파를―나는 그 노파의 나이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궁금하다―부축해 오는데, 노파는 울면서 야고보에게 자기의 모든 불행을 이야기한다. 다음에는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병든 것이 틀림없는 가엾은 어린 소녀를 군중과 부딪쳐 다치지 않게 하려고 그 어머니에게서 받아 안고 오는데, 어머니는 숨을 헐떡이며 그를 뒤따라온다.
마지막으로 내가 항상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안드레아와 요한이 지나간다. 왜냐하면 요한은 거룩한 어린이의 평온한 단순성으로 인하여 모든 동료와 함께 다니려고 하지만, 안드레아는 심한 내성적 성격으로 인하여 오래된 동료 어부이자 세례자의 동료제자인 요한과 붙어 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요한 산길의 교차지점에서 군중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일을 했었는데, 더 이상 돌투성이의 산길에 다른 순례자들이 보이지 않자 자기들이 받은 헌금을 가지고 선생님께 가려고 함께 간다.
예수께서는 이미 병자들에게 몸을 굽히고 계시는데, 기적이 일어날 때마다 기쁨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극도로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한 여인이 용기를 내어 안드레아와 이야기하고 있는 요한의 옷자락을 끈다.
요한이 몸을 숙이며 그녀에게 묻는다.
“아주머니, 당신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나는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몸이 불편하십니까? 당신은 가난하지는 않으신데…”
“저는 건강하고, 가난하지도 않지만, 그분을 필요로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열이 없는 병들이 있고, 가난하지 않은 불행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제 불행은… 제 불행은…”
그 여인이 운다.
“안드레아, 들었지. 이 여자 분은 마음에 병이 있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싶어 하셔. 우리는 어떻게 하지?”
안드레아가 여인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것은 분명히 뭔가 말하기 힘든 일일 거야…”
여인은 동의의 표시로 머리를 끄덕거린다. 안드레아가 말을 잇는다.
“울지 마세요. 요한, 이 부인을 우리 천막으로 데리고 가게. 내가 선생님을 그리로 모시고 가겠네.”
그러자 요한이 미소 지으며 사람들에게 지나가도록 비켜달라고 청하는 동안 안드레아는 예수를 향하여 반대 방향으로 간다. 그러나 고민하는 두 남자가 이들의 거동을 살피다가 그 중 한 사람은 요한을, 다른 한 사람은 안드레아를 불러 세운다. 그렇게 하여 잠시 후에는 그 두 남자가 요한과 여인과 함께 천막의 일부인 얼기설기 엮인 나뭇가지들 뒤에 가 있게 되었다.
안드레아는 예수께서 불구자를 고치시는 순간에 그리로 간다. 불구자는 목발을 전리품처럼 쳐들고 춤추는 사람처럼 재빨리 움직이면서 찬미의 말을 소리높이 외친다. 안드레아가 속삭인다.
“선생님, 우리 천막 뒤에 울고 있는 사람 세 명이 있습니다. 아픈 곳은 그들의 마음인데, 그것은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알았다. 나는 아직 이 소녀와 이 여인을 돌봐야 한다. 그 다음에 나는 가겠다. 그들에게 가서 믿음을 가지라고 말해라.”
안드레아는 간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엄마가 다시 안은 소녀를 내려다보시며 물으신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마리아.”
“그럼 내 이름은 무엇이냐?”
“예수”
소녀가 대답한다.
“그럼 나는 누구냐?”
“몸들과 영혼들에게 좋은 일을 하려고 온 주님의 메시아.”
“누가 너에게 그렇게 말해주었니?”
“당신께서 나를 살려주시기를 바라는 우리 엄마 아빠가.”
“살아라, 그리고 착해라.”
소녀는 척추에 병이 든 것 같다. 그녀는 나이가 일곱 살 가량인데 손밖에 움직이지 못하고, 겨드랑이에서 엉덩이 위까지 아주 단단하고 두꺼운 붕대로 칭칭 감겨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붕대를 보여주려고 작은 옷을 벌렸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볼 수 있다. 그녀는 몇 분 동안 그대로 있다가 엄마의 품에서 땅으로 미끄러져 내려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여자 환자를 고쳐주고 계시는 예수께로 달려간다.
모든 병자들의 병이 고쳐졌다. 그래서 ‘하느님의 영광이고 우리의 영광이신 다윗의 자손’을 찬양하는 수많은 군중 속에서 가장 크게 외치는 것이 이 사람들이다.
예수께서는 천막을 향하여 가신다.
가리옷의 유다가 외친다.
“선생님! 이 사람들은요?”
예수께서는 돌아다보시며 말씀하신다.
“그들이 지금 있는 곳에서 기다리라고 해라. 그들도 위로받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심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세 사람이 안드레아와 요한과 함께 있는 천막 뒤로 빨리 가신다.
“부인 먼저. 저 숲속으로 나를 따라오시오. 겁내지 말고 말하시오.”
“나의 주님, 제 남편이 매춘부 때문에 저를 버리기를 원합니다. 제 아이는 다섯 명인데 막내가 두 살입니다… 제 고통은 아주 큽니다… 그리고 저는 제 자녀들에 대하여 걱정합니다. 저는 남편이 아이들을 데려가려는지, 저에게 남겨두려는지 모릅니다. 그는 확실히 사내아이들을 원할 것이고, 특히 맏이를 원하겠지요…
하지만 그 애를 낳은 어미인 제가 더 이상 그 애를 보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되어야 합니까? 그리고 그 애들이 자기들의 아버지와 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저희 중 한 사람은 나쁘게 생각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자기들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울지 마시오. 나는 삶과 죽음의 주재자요. 당신의 남편은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것입니다. 평안히 가시오. 계속 착하게 사시오.”
“하지만… 당신께서는 그를 죽게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오! 주님, 저는 그를 사랑합니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신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일을 할 누군가가 있습니다. 당신은 마귀가 하느님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이 당신의 고장으로 돌아가면, 당신은 누군가가 그 악한 여자를 죽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당신의 남편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어 되살아난 사랑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여인은 자기의 머리에 얹으신 예수의 손에 입 맞추고 나서 떠나간다.
두 남자 중 한 사람이 온다.
“주님, 저는 딸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불행히도 그 애는 몇 명의 여자 친구들과 함께 티베리아스에 갔다가 마치 무언가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그 애는 미친 사람처럼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그 애는 그리스 남자와 함께 도망가려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그 애는 왜 태어났을까요? 그 애의 어미는 화병이 났는데, 어쩌면 그 병으로 죽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지난 겨울에 들은 당신의 말씀이 아니었다면 그 애를 죽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제 마음은 이미 그 애를 저주했습니다.”
“안 됩니다.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이미 저질러진 완고한 죄(an accomplished and obstinate sin)만을 저주하십니다.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당신께서 그 애의 행실을 고쳐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당신의 딸을 알지 못하고, 그녀는 분명히 나에게 오지 않을 텐데요.”
“하지만 당신께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마음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 누가 저를 당신께로 보냈는지 아십니까? 쿠자의 요안나입니다. 제가 그녀가 그 고약한 그리스인을 아는지 물어보려고 그녀의 저택으로 찾아갔을 때 그녀는 예루살렘으로 막 떠나려던 참이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티베리아스에 살고 있으면서도 착하기 때문에 그 그리스인을 알지 못할까봐 염려했었습니다. 하지만 쿠자는 이방인들과 교제가 있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예수께로 가보세요. 그분께서는 내 영혼을 아주 먼 곳에서 도로 불러오셨고, 그렇게 불러 오셔서 내 폐결핵을 고쳐주셨어요. 그분께서는 당신의 따님의 마음도 고쳐주실 것입니다. 나도 기도할 테니, 당신은 믿음을 가지세요.’ 당신께서 보시다시피 저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오늘 저녁이 되면 당신의 딸이 자기 어머니의 무릎에 엎드려 울며 용서를 빌 것입니다. 당신도 그 애의 어머니처럼 착한 마음으로 그 애를 용서하시오. 과거는 죽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선생님. 저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찬미 받으십시오.”
그는 떠나려고 돌아서서 가다가… 다시 돌아와 말한다.
“선생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하지만 저는 몹시 두렵습니다. 음란은 아주 지독한 마귀입니다! 당신의 튜닉에서 실 한 가닥을 뽑아 저에게 주십시오. 저는 그것을 제 딸의 베개 밑에 넣어주겠습니다. 그 애가 자는 동안에 마귀가 그 애를 유혹하지 못하게요.”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시며 머리를 흔드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셔서 그를 안심시키신다.
“당신이 더 안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하느님께서 ‘내가 그것을 원한다’고 말씀하시면 그 말씀만으로 마귀가 나간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나를 기념하는 물건으로 이것을 간직하시오.”
예수께서는 그분의 옷 술에서 작은 뭉치 하나를 떼어내 그에게 주신다.
셋째 사람이 다가온다.
“선생님, 제 아버지는 작고하셨습니다. 저희는 그분이 상당한 돈을 가지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어떤 돈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제 동생들과 저는 먹고 살만큼 가진 것이 있으니 그것이 문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맏아들이어서 제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제 두 아우들이 제가 아버지의 돈을 훔쳐갔다며 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합니다.
당신께서는 제 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동전 한 푼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아버지는 그분의 돈을 금고 안의 금속상자에 넣어서 보관했었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시자 저희는 금고를 열어보았는데, 금속상자는 거기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 아우들은 ‘어젯밤에 우리가 자는 동안에 형이 그것을 가져갔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 사이에 평화와 존경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십시오.”
예수께서는 그를 응시하시며 미소 지으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왜 웃고 계십니까?”
“왜냐하면 당신의 아버지가 범인인데, 그분이 누군가가 훔쳐가지 못하도록 자기의 장난감을 감추는 어린이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구두쇠는 아니었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분은 자선을 베푸셨습니다.”
“나도 압니다만, 그분은 매우 고령이셨지요… 그것은 노인들의 병입니다… 그분은 당신들을 위하여 돈을 안전한 곳에 두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만 지나친 애정으로 당신들의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그 상자는 지하창고 계단 밑에 파묻혀 있습니다. 내가 안다는 것을 당신이 알게 하기 위하여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순전한 우연으로 당신의 아우가 화내며 바닥을 두드리다가 울리는 소리가 들려 그것을 찾아냈습니다.
그들은 지금 당황하며 당신을 비난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그들에게 착하게 대하시오. 형을 존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나무라지 마시오.”
“나의 주님, 저는 그들을 나무라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 남아 당신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저는 내일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만일 그들이 그 돈을 다 차지해버리면 어쩌려고요?”
“당신께서는 탐욕을 가지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탐욕을 가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저희 사이에 평화만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반대로… 저는 그 상자 안에 얼마나 많은 액수의 돈이 들어 있는지 몰랐었으니, 아우들이 설령 진실에 반하는 정보를 저에게 준다 해도 저는 고통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 돈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우들이 돈을 찾았다는 사실을 저에게 숨긴다면, 저는 전에 살았던 대로 앞으로도 계속 살겠습니다. 그들이 저를 도둑이라고 부르지만 않는다면, 저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길에 매우 많이 나아갔습니다. 그대로 계속하시오. 평화가 당신과 함께 있기를.”
그렇게 하여 그 사람도 만족하며 간다.
예수께서는 군중 가운데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 그분신의 판단에 따라 돈을 나누어주신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만족한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시작하신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내가 여러분에게 주님의 길들을 설명하는 것은 여러분이 그것들을 따라갈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과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동시에 갈 수 있겠습니까? 그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한쪽 길을 선택한다면, 여러분은 다른 쪽 길을 버려야 할 테니까요. 두 길이 가까이 있다 해도 여러분은 한 발은 이 길로, 한 발은 저 길로 계속 걸어갈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여러분은 피로해지고야 말 것이고, 여러분이 내기를 걸었다 해도 여러분은 결국 실수하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의 길과 사탄의 길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그 간격은 점점 더 벌어지기만 합니다. 마치 이 두 오솔길이 여기서 시작하지만, 계곡으로 내려감에 따라 점점 더 멀어져서 하나는 카파르나움으로, 다른 하나는 프톨레마이스로 가는 길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인데, 그것은 과거와 미래 사이, 선과 악 사이에 걸쳐 있습니다. 한 가운데에는 의지력과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쪽 끝에는 하느님과 그분의 천국이 있고, 다른 쪽 끝에는 사탄과 그의 지옥이 있습니다.
사람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그를 강제하지 않습니다. 아래쪽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을 변명하느라 ‘사탄이 우리를 유혹합니다’라고 나에게 말하지 마시오.
하느님께서도 그분의 사랑으로 유혹하시는데, 그 사랑은 매우 강합니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말씀으로도 유혹하시는데, 그 말씀은 지극히 거룩합니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약속들로도 유혹하시는데, 그 약속은 대단히 매혹적입니다! 그런데 왜 여러분은 둘 중 한 쪽의 유혹에만, 그것도 귀담아들을 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쪽의 유혹에만 끌려갑니까? 하느님의 말씀들, 약속들, 사랑은 사탄의 독을 중화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여러분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을 숙고하시오. 어떤 사람이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하다면, 비록 그가 병에 감염되는 것을 면할 수는 없지만 그는 그 병을 쉽게 극복합니다. 반면 그가 이미 병들었고 따라서 몸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병에 감염된다면, 그는 거의 확실히 죽게 됩니다. 만약 그가 살아남는다 해도 그는 과거보다 더 심하게 아프게 되는데, 그의 피가 전염성 병원균을 완전히 파괴할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우월한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이 정신적, 영적으로 건강하고 굳건하다 해도 유혹당하는 것을 면하지는 못하지만, 악이 그의 안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믿으시오.
누군가가 나에게 ‘저는 이 사람 저 사람과 교제하고, 이 책, 저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선으로 인도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들의 생각과 마음 안에 있던 악과 책에 들어있었던 악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나는 이렇게 결론짓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그 침투에 적합한 토대를 당신 안에 이미 만들어놓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정신적, 영적 힘에 있어 젖먹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원수들에게서도 약간의 선익을 끌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잘못들을 보면서 우리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지적인 사람은 자기가 듣는 최초의 가르침을 믿는 바보가 아닙니다. 한 가르침에 흠뻑 젖어 있는 사람은 자기의 생각 안에 다른 가르침이 들어올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른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을 참 가르침을 믿도록 설득할 때 만나는 어려움들을 설명해줍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당신의 생각이 풍향계처럼 바뀐다고 말한다면, 나는 당신이 완전히 텅 비어 있고, 당신의 영적인 요새는 균열로 가득 차 있고, 당신의 정신의 둑에는 수백 군데가 부서져 있어 그곳을 통하여 좋은 물이 쏟아져 나가고, 썩은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당신은 어리석고 무기력하여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관능과 세상과 지식과 마귀의 유혹에 저항하면서 두 길 중 좋은 길을 선택하여 그리로 갈 줄을 아시오. 반쪽짜리 믿음, 타협,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되는 사람들 간에 양다리를 걸치는 것 따위는 세상 사람들에게 남겨놓으시오. 세상 사람이라 해도 만일 그들이 정직하다면, 그런 것들을 피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하느님의 사람들인 여러분은 그것들을 피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그것들을 하느님과 함께, 혹은 맘몬과 함께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것들은 무가치할 테니 여러분 자신과도 그런 것들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행동들이 선과 악의 혼합물이라면, 그것들은 아무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전적으로 좋은 행동들은 나쁜 행동들로 인하여 무효화될 것입니다. 악한 행동들은 여러분을 곧바로 원수의 품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들에 빠지지 마시오. 당신이 섬기는 일에 충실하시오.
아무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가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습니다. 그는 한 편을 사랑하면 다른 편을 미워할 것이고, 한 편을 미워하면 다른 편을 사랑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동시에 하느님과 맘몬에게 속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은 세상의 영과 타협할 수 없습니다. 전자는 올라가고, 후자는 내려갑니다. 전자는 거룩하게 하고, 후자는 타락시킵니다. 만일 여러분이 타락했다면, 여러분이 어떻게 깨끗하게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타락한 사람들 안에서는 관능들이 불타오르고, 다른 욕망들도 관능들을 뒤따릅니다.
여러분은 하와가 어떻게 타락했고, 그녀를 통하여 아담이 어떻게 타락했는지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사탄이 여자의 눈에 입 맞추고 홀리게 하여 그때까지는 깨끗했었던 모든 것이 그녀에게 불결하게 되어 이상한 호기심들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다음에 사탄은 그녀의 두 귀에 입 맞추어 새로운 지식의 말 즉 사탄 자신의 말이 들리게 했습니다.
하와의 정신도 불필요한 것을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 후에 사탄은 악에 눈 뜬 눈과 생각에 그녀가 전에는 보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했던 것을 보여주었고, 그래서 그녀 안의 모든 것이 강렬해지고, 부패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그녀는 그에게 가서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고 보기에 대단히 아름다운, 그때까지 엄격하게 금지되었던 새 과일을 맛보도록 아담을 설득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그에게 입 맞추고, 이미 사탄의 음울한 무질서가 들어 있는 입과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러자 타락이 그것을 본 아담에게 침투하여 자기의 눈을 통하여 금지된 과일을 탐하게 되어 아담은 자기의 배필과 함께 그것을 깨물었고, 그리하여 그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 진흙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부패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타락하게 만듭니다. 그 다른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성인이 아닌 한 말입니다.
사람들이여, 여러분의 눈들을 조심하시오. 육체의 눈들과 생각의 눈들 모두를. 그 두 가지 눈들이 타락하면 그것들은 나머지 모두를 타락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눈은 몸의 빛이고, 여러분의 생각은 마음의 빛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눈들이 깨끗하지 않다면 여러분 안의 모든 것이 흐려질 것이고, 유혹의 망상이 여러분 안에 부정한 상상들을 만들어놓을 것입니다. 감관들은 생각에 복종하기 때문에 타락한 생각은 감관들을 타락시키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깨끗한 사람은 모든 것이 깨끗합니다. 깨끗한 생각은 깨끗한 시선을 가지게 하고, 하느님의 빛은 관능이 방해를 하지 않는 곳에 주인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나쁜 의지로 인하여 무질서한 것을 보는 데 익숙해진다면, 모든 것이 여러분 안에서 어둠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거룩한 것들을 보아도 무익할 것입니다. 어둠속에서는 컴컴함밖에 없을 것이고, 여러분이 한 일은 모두 어둠이 될 것입니다.
오, 하느님의 자녀들이여, 그러므로 여러분 자신을 거슬러 여러분을 지키시오. 모든 유혹에 대하여 부지런히 자신을 돌보시오. 유혹당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운동선수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자기 자신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훈련하지 않고 태만한 탓으로 지는 것은 극복해야 할 악입니다.
나는 모든 것이 유혹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방어가 지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나는 싸워야 하는 것이 피로하게 한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통하여 여러분이 무엇을 얻을 것인지를 생각하시오.
여러분은 그것이 무슨 종류의 것이든 한 시간 동안의 쾌락을 위하여 영원한 평화를 잃고 싶습니까? 육체와 황금과 생각의 쾌락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남겨줍니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물리침으로써 여러분이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모든 것입니다. 나는 죄인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죄인이니까요.
자, 나에게 진실을 말하시오. 여러분의 관능, 교만, 탐욕을 만족시킨 다음에 여러분은 더 상쾌하고 더 행복하고 더 안전하다고 느꼈습니까? 만족한 다음의 시간은 언제나 숙고의 시간인데, 그때 여러분은 진실로 행복하다고 느꼈습니까? 나는 이 관능성의 빵을 맛본 적이 전혀 없습니다만, 여러분 대신 대답하겠습니다. ‘아니오. 나는 권태, 불행, 불확실성, 메스꺼움, 두려움,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그것이 쾌락에 소비한 한 시간에서 짜낸 즙이었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하지 마시오’ 하고 말하면서 나는 또한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실수하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대하지 마시오.’ 여러분 모두는 한 육체와 한 영혼을 가진 형제들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사람이 죄짓는 데에는 많은 이유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죄인들을 자비롭게 대하고 친절하게 그들을 돕고, 그들이 걸어간 길에 육체와 마음과 영혼에 대한 위험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을 하느님께로 데려오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은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착한 사람들에게 자비로우시고, 그분께서는 여러분에게 하나에 대하여 백배로 갚아주실 줄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이 뒤에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다음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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