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344~p354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98. 티베리아스의 호수에서의 예수. 같은 도시 근처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다
1945. 2. 5.
예수께서는 그분의 열세 사람의 제자들과 함께 계신다. 한 척에 일곱 명씩 탄 두 척의 배들이 갈릴래아 호수에 떠 있다. 예수께서는 첫째 배인 베드로의 배에 베드로, 안드레아, 시몬, 요셉 그리고 그분의 사촌 두 명과 함께 계신다. 다른 배에는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가리옷 사람 유다, 필립보, 토마스, 나타나엘 그리고 마태오가 있다.
배들은 돛을 올리고 수면에 수많은 가벼운 잔물결을 일으키는 시원한 북풍에 밀려 빨리 나아가고 있다. 그 잔물결들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수의 터키석을 닮은 청색 수면에 고운 망사와도 같은 가느다란 거품의 베일들로 윤곽이 드러난다. 배들은 나란히 항행하며 뒤에 두 개의 항적을 남기며 나아가는데, 그것들은 즉시 하나로 합쳐져 보기에 몹시 유쾌한, 밝게 포말이 부서지는 거품을 형성한다. 베드로의 배는 다른 배보다 불과 몇 미터 앞서 있다.
두 배의 사이는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을 뿐이어서 제자들은 이 배에서 저 배로 논평들과 견해들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나는 갈릴래아인들이 유다인들에게 호수의 다양한 지점들, 그들의 상거래, 그 지역에 사는 중요한 인물들,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의 거리, 즉 카파르나움과 티베리아스 사이의 거리 등을 가리키고, 설명하고 있다고 이해한다. 그 배들은 고기잡이가 아니라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데에만 쓰이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물에 앉아 계시며, 분명히 그분 주위 자연의 아름다움, 고요함, 청명한 하늘, 초록빛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하얀 마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초록빛 호반으로 둘러싸인 호수를 즐기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이물 맨 앞의 돛을 묶어놓은 무더기에 거의 누워 계시며 제자들의 대화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시고, 가끔씩. 호수의 깊이를 살피시고 투명한 물속에서 사는 생물들을 관찰하시듯 사파이어 거울 같은 호수 위를 자주 들여다보시며 고개를 숙이신다.
나는 그분께서 무엇에 대하여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베드로는 햇볕이 따갑지 않으시냐고 그분께 두 번 여쭌다. 이미 동쪽에서 떠오른 해는 배를 환하게 비추는데, 몹시 뜨겁지는 않지만 상당히 덥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빵과 치즈를 드시겠느냐고 그분께 여쭌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차일도 빵도 원치 않으신다. 그러자 베드로는 그분을 내버려둔다.
몇 척의 작은 유람선들이 어부들의 배의 항로 앞을 가로질러 간다. 그 배들은 거의 작은 보트의 크기이지만, 호화로운 붉은 캐노피들과 쾌적한 쿠션들로 장식되어 있다. 고함소리들, 웃음소리들, 향수냄새들이 그 배들과 함께 지나간다.
그 배들 안에는 아름다운 여자들과 많은 즐거워하는 로마인들과 상당수의 팔레스티나 사람들과 몇 명의 그리스인들로 가득하다. 나는 마르고 키가 훤칠하고 거의 익은 올리브와 같이 갈색이며 한껏 모양을 낸 한 젊은이의 말로부터 이렇게 추론하는 것이다. 그는 속에 굵은 그리스 식의 번개무늬 수를 놓은 붉은 빛의 튜닉을 입고 있는데, 금은세공술의 걸작인 허리띠로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 그가 말한다.
“그리스는 아름다워. 하지만 올림피아의 내 조국도 이 푸른색과 이런 꽃들을 가지고 있지 않아. 여신들이 그곳을 떠나 이리로 온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야. 더 이상 그리스가 아니라 유다의 여신들이 된 여신들에게 꽃들과 장미꽃들과 우리의 찬사를 바치세…”
그는 이렇게 말하며 자기 배에 타고 있는 여자들에게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미꽃 잎들을 던지고 이웃 배에도 몇 개를 던진다.
한 로마인이 그에게 대답한다.
“그리스 친구, 그것들을 던지고 또 던지게! 하지만 베누스는 나와 함께 있네. 나는 장미꽃들을 뿌리지 않고, 이 아름다운 입에서 그것들을 따네. 이것이 더 달콤해!”
그 로마인은 쿠션에 기대고 자기 무릎을 베고 있는 금발머리의 막달라의 마리아의 미소 짓는 입에 입 맞추려고 허리를 숙인다.
바로 이때 작은 배들이 노 젓는 사람들의 미숙함과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인하여 두 척의 큰 배들의 정면에 있어 자칫 부딪칠 뻔하였다.
“목숨이 아까우면 조심해.”
베드로가 화가 나서 외치며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키를 들어 배의 진로를 홱 바꾼다. 남자들의 욕설과 여자들의 공포에 질린 비명이 이 배에서 저 배로 온다.
로마인들이 갈릴래아인들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비켜라, 이 더러운 유다의 개들아.”
베드로와 다른 갈릴래아인들도 욕설을 듣고만 있지는 않는다. 성난 수탉처럼 열이 오른 베드로는 심하게 흔들리는 뱃전에 올라서서 자기의 양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앙갚음하고 로마인들, 그리스인들, 유다인들, 유다 여자 할 것 없이 일절 용서해주지 않는다.
그는 점잖은 칭호들을 죄다 주워섬기며 여자들을 공격하는데, 나는 그것들을 여기 옮겨 쓰지는 않겠다. 입씨름은 용골과 노들의 뒤엉킴이 풀릴 때까지 계속 되다가 마침내 그들은 제 방향으로 간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자리로부터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배들과 그 탑승자들을 일별하지도 않으시고 한 마디 말씀도 없이 방심한 채로 앉아 팔꿈치에 머리를 기대시고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먼 호반을 줄곧 바라보고 계셨다.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던진 꽃 한 송이가 그분을 맞춘다. 그러나 그 꽃이 던져질 때 한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린 것으로 보아 그것은 틀림없이 어떤 여자가 던진 것이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동요하지 않으신다. 꽃은 그분의 얼굴을 거의 맞히고 갑판 위에 떨어져 구르다가 분노한 베드로의 발아래 가서 멎는다.
작은 배들이 멀어져 가려고 할 때, 나는 있을 때 막달레나가 일어나 그녀의 악덕의 동료 여자 하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그녀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두 눈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예수의 고요한 얼굴을 향하여 돌리는 것을 본다. 그 얼굴은 이 세상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가리옷 사람이 묻는다.
“이봐, 시몬! 자네는 나처럼 유다 사람이니 말해보게. 저 로마인의 무릎을 베고 있었던 금발 미녀, 몇 분 전에 일어섰던 그 여자는 베타니아의 라자로의 여동생이 아닌가?”
“나는 모르겠네.”
가나안 사람 시몬이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나는 불과 얼마 전에 산 사람들 가운데로 돌아왔고, 그 여자는 젊은 여자이니…”
“자네는 자네가 베타니아의 라자로를 모른다고 나에게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자네가 그의 친구이고, 자네가 선생님과 함께 그의 집에 갔었다는 걸 잘 알고 있어.”
“만일 그렇다면?”
“그렇기 때문에 말이야, 나는 자네가 틀림없이 라자로의 여동생인 저 탕녀도 알고 있을 거라고 말하는 거야. 죽은 사람들도 그 여자를 알고 있어!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 그 여자에 대해서 말해오고 있어. 그 여자는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경박해지기 시작했어.
하지만 지난 4년여 동안은! 설사 자네가 ‘죽은 자들의 골짜기’에 있었다 해도, 자네는 그 추문을 알 수밖에 없어. 예루살렘 전체가 그 여자에 대해서 쑥덕거렸으니까. 그래서 그때 라자로가 베타니아에 틀어박힌 거야…
결국 그는 그렇게 하기를 잘했지. 그때까지 그 여자도 들락거렸었던 시온의 그의 호화로운 저택에는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테니까. 내 말은 거룩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도 가지 않았을 거라는 뜻이야.
시골에서도… 글쎄!… 어쨌든 그 여자는 자기 집만 빼놓고는 안 가는 데가 없어. 지금 그 여자는 틀림없이 막달라에 있을 거야… 새 애인과 함께… 자네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을 거야? 자네는 내 말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
“나는 자네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 않아. 나는 침묵할 뿐이야.”
“그럼 그 여자가 틀림없어. 자네도 그 여자를 알아보았어!”
“나는 그녀가 어렸을 때 그 여자를 보았어. 그때 그 여자는 순결했었어. 나는 지금 그녀를 다시 보았어… 그러나 나는 그 여자를 알아보았어. 비록 음란하긴 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성녀였던 그녀의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야.”
“좋아, 그럼 자네는 왜 그 여자가 자네 친구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거의 부인하다시피 했나?”
“우리는 항상 우리의 상처들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상처를 감추려고 애쓰는 법이야. 특히 그가 정직할 때는 말이야.”
유다는 억지웃음을 웃는다.
“시몬, 자네의 말이 맞네. 자네는 정직해.”
베드로가 말한다.
“자네도 그 여자를 알아봤지? 자네는 틀림없이 자네의 물고기들을 팔려고 막달라에 갈 거야. 그러니 나는 자네가 그 여자를 몇 번이나 봤는지 궁금해!”
“이 친구야, 정직한 노동으로 허리가 아플 때는 여자들에게 끌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두게. 그는 자기 아내와의 정직한 잠자리만을 사랑하는 거야.”
“저런! 그렇지만 모든 사람은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는 거야! 최소한 그들을 보는 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다면 말이야.”
“뭣 하러? ‘이것은 내 식탁 위의 음식이 아니다’ 하고 말하려고? 아닐세, 분명히 그렇지 않아. 나는 호수와 내 직업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이거야. 깨끗하고 고요한 물에서 사는 물고기는 짜고 거친 물길에서는 못사는 법이라는 거야.”
“그게 무슨 뜻이지?”
“비참하게 죽지 않으려면, 각자가 자기의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라네.”
“막달레나가 자네가 마치 죽어가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나?”
“아니야, 나는 강인하네. 하지만 자네는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이지?”
“나? 오! 나는 그 여자를 바라보지도 않았어!…”
“거짓말쟁이! 나는 자네가 이 배에 타서 그 여자와 더 가까이 있지 못해 안달했다고 확신하네… 더 가까이 있을 수 있다면, 자네는 나조차 참고 견뎠을 거야… 자네가 그렇게 여러 날 동안 나에게 말하지 않다가 그 여자 때문에 나에게 말하여 나를 인정할 정도로 그렇다는 거야.”
“내가? 하지만 그 여자는 나를 보지도 못했을 거야! 그 여자는 계속 선생님만을 보고 있었거든!”
“아! 아! 아! 그러면서도 자네가 그 여자를 보지 않았다고? 만일 자네가 그 여자를 보지 않았다면, 자네는 그 여자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았나?”
베드로의 지적에 유다, 예수, 열성당원 시몬을 빼놓고는 그들 모두가 웃는다.
“여기가 티베리아스냐?”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물으심으로써 그분께서 못 들은 체하시던 입씨름에 종지부를 찍으신다.
“예, 선생님,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배를 호안에 대겠습니다.”
“잠깐. 너는 저 조용한 만에 배를 댈 수 있겠느냐? 나는 너희에게만 말하고 싶다.”
“저는 깊이를 재보고 당신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하며 긴 장대를 물속에 집어넣고 천천히 물가로 움직인다.
“예, 선생님, 저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물가로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네가 할 수 있는 대로 가까이 가거라. 여기는 그늘도 있고, 조용하기도 하다. 여기가 좋다.”
베드로는 물가를 향하여 노 저어 간다. 뭍은 기껏해야 15야드쯤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금은 배가 바닥에 닿겠습니다.”
“멈춰라. 그리고 너희는 최대한 가까이 와서 들어라.”
예수께서는 그분의 자리를 떠나 배 한가운데로 오셔서 이 뱃전에서 저 뱃전까지 가로질러놓은 널빤지 위에 앉으신다. 그 앞쪽에는 다른 배가 있고, 그분의 주위에는 이 배에 타고 있는 제자들이 모여 있다.
“들어라. 너희는 내가 너희의 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따라서 내가 자기의 제자들을 보살피지 않는 게으른 선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내 영혼이 한 순간도 너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희는 병명이 확정되지 않고, 상반되는 증상들을 보이는 병에 걸린 환자를 관찰하는 의사를 본 적이 있느냐?
그는 그 환자를 방문한 다음에 그가 자고 있든 깨어 있든, 아침저녁으로 환자가 말할 때나 침묵할 때 항상 눈을 떼지 않고 그를 살펴본다. 왜냐하면 모든 증상이 숨겨진 병을 확진하고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너희에게 똑같이 한다. 나는 보이지는 않으나 매우 민감한 끈들로 너희를 붙잡고 있는데, 그것들은 나에게 연결되어 있어 너희 자아의 가장 가벼운 떨림들까지도 나에게 전달한다. 나는 너희가 무엇인지를 더 잘 드러내게 하려고 너희가 너희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도록 허락한다. 이런 일은 어떤 어린 학생이나 미친 사람이 자기의 감독자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일어난다.
너희는 여러 사람들의 무리지만, 하나의 핵 즉 일체를 이룬다. 너희는 하나의 몸으로 형성되고, 더 좋거나 덜 좋은 그 모든 특성들이 연구대상이 되는 한 단위인데, 그것은 그 집단을 형성하고, 그것을 융합하고 연마하고 그것의 다양한 면들을 발전시켜 하나의 완전한 단위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너희를 연구하고, 너희가 자고 있을 때에도 너희를 관찰한다.
너희는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 하느냐? 너희는 땅의 소금이다. 너희는 땅의 소금이 되어야 한다. 소금으로 인하여 고기와 다른 많은 식료품들이 부패로부터 보존된다. 그런데 만일 소금이 짜지 않다면, 그것이 짜게 하는 데 쓰일 수 있겠느냐? 나는 너희로 세상을 짜게 하여 그것에게 천상의 맛을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짠맛을 잃는다면, 너희가 어떻게 짜게 할 수 있겠느냐?
무엇이 너희에게 천상의 맛을 잃게 만드느냐? 그것은 인간적인 것이다. 바닷물, 진짜 바닷물은 너무 짜서 마시기에 부적당하지 않느냐? 그러나 만일 한 컵의 바닷물을 떠서 한 항아리의 민물에 붓는다면, 바닷물은 많이 희석되어 짠맛을 잃기 때문에 우리는 그 물을 마실 수 있다. 인류는 너희의 천상의 짠맛(heavenly saltness)이 섞인 단물과 같다. 다시 말해 우리가 바다에서 작은 물줄기 하나를 끌어다 이 호수에 흘려보낸다고 가정하면, 너희는 그 작은 바닷물 줄기를 찾아낼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다. 그것은 너무 많은 민물에 섞여 없어지고 말 것이다.
너희가 너희의 사명을 너무 많은 인간성 속에 담그거나 아예 잠기게 한다면, 너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너희는 사람들이다. 나도 안다. 그럼 나는 누구냐? 나는 내 안에 가능한 모든 힘을 가지고 있는 자이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느냐? 나는 너희를 부른 다음에 너희에게 그런 힘을 부여한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그것을 인간적인 영향들과 감정들의 눈사태 아래에서 흩어버린다면, 내가 너희에게 그것을 주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너희는 세상의 빛이고, 빛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 가운데 하느님의 빛인 나는 너희를 택했다. 그 이유는 내가 아버지께로 돌아갔을 때 너희가 계속 세상을 비추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꺼져서 연기 나는 등불들이라면, 너희가 빛을 비출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다. 애매모호한 연기는 완전히 꺼진 심지보다 더 나쁘며, 너희의 그런 연기는 사람들의 마음이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는 희미한 빛마저 어둡게 할 것이다.
오! 하느님을 찾아 사도들에게 가서 빛 대신 연기를 발견할 사람들은 비참하다! 그것은 그들에게 추문이고 죽음일 것이다. 그리고 자격 없는 사도들은 저주와 벌을 받을 것이다.
너희의 운명은 위대하다! 그러나 너희의 책임도 엄청나게 크다!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라. 너희는 교육방식과 은사들에 있어 가장 많이 받았다. 너희는 하느님의 말씀인 나에게서 교육을 받고, ‘제자’ 즉 하느님 아들의 후계자들이 되는 선물을 하느님으로부터 받는다.
나는 너희가 자기가 선택받은 것에 대하여 묵상하고, 자신들을 철저히 살피고, 저울질해보기를 바란다… 그래서 만일 누군가가 자기가 일개 신자로서는 적합하지만 ―나는 ‘그가 회개하지 않은 죄인이라고 느끼는지’라고 말하지 않고, ‘자기가 일개 신자로서만 적합한지’라고 말했다― 한 사도의 굳건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는 사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세상은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크고, 아름답고, 충분하고, 충분히 다양하다! 그것은 위장과 오관들에 적합한 모든 꽃들과 열매들을 제공한다.
그러나 나는 오로지 한 가지 즉 성덕만을 준다. 그것은 땅 위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옹색하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거칠고, 가장 가시 돋치고, 가장 박해받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그것의 옹색함은 광대함으로, 그것의 가난함은 부(富)로, 그것의 가시들은 꽃방석으로, 그것의 딱딱함은 편하고 유쾌한 길로, 그것의 박해는 평화와 지복으로 변한다. 하지만 여기서 성인이 된다는 것은 영웅적인 노동이다. 이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전부이다.
너희는 기꺼이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하느냐? 너희는 너희가 머무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끼느냐? 오! 놀라거나 미안해하지 마라! 너희는 나에게서 이 질문을 여러 번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이것을 들을 때마다 너희는 너희의 부름에 대한 너희의 무감각에 대하여 상처 입어 내 마음이 그것을 물으며 울고 있다고 생각해라.
그러니 너희 자신들의 양심을 살펴보고 나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판단하고, 그 다음에 너희의 마음을 정해라. 너희의 마음을 정해라. 그렇게 하여 너희는 타락한 자들이 되지 마라. 이렇게 말해라. ‘선생님, 친구들, 나는 이 생활을 위하여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또한 나를 위하여 기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배반하는 것보다 낫다. 그렇게 하는 편이 나아… 당신은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누구를 배반한다고요? 누구를요? 나를 배반한다는 말이다. 내 대의 즉 하느님의 대의를 배반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버지와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희는 너희 자신들을. 그렇다, 너희 자신들을 배반할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영혼을 사탄에게 줌으로써 그것을 배반할 것이다. 너희는 유다인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느냐? 나는 너희에게 바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반하지는 마라. 너희의 영혼과 그리스도와 하느님을 배반하지 마라. 내가 맹세하거니와 나와 나에게 충실한 사람들은 너희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너희를 신자들에게서 멸시당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방금 전에 너희 형제들 중 한 사람이 위대한 말을 했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상처들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상처들을 숨기려고 애쓴다.’ 우리를 떠나는 사람은 우리 사도단에서 자라나 그 괴저가 심해져 떨어져나가는 종기나 암 같은 존재여서 아픈 상처를 남기겠지만, 우리는 그 상처를 주의 깊게 숨길 것이다.
더 나은 사람들인 너희는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나는 너희에게 원한을 품고 있지 않고, 너희가 그토록 더딘 것에 대해서도 편협하지 않다. 너희는 이제 막 선택되었고, 그래서 나는 너희가 완전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나는 같은 말을 무익하게 백번, 이백 번을 한 다음에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그것을 고집하지는 않겠다.
잘 들어라. 그렇기는커녕, 여러 해 후에 너희는 너희가 신참자들인 지금보다 덜 열성적일 것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고… 인류란 그런 것이다… 너희는 첫 번째 도약 후에 추동력을 잃는다.
그러나(예수께서는 벌떡 일어서신다) 내가 너희에게 맹세하건대 나는 승리할 것이다. 자연적인 선택에 의하여 정화되고, 초자연적인 혼합물에 의하여 강화되어, 더 좋은 사람들인 너희는 내 영웅들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영웅들, 하늘의 영웅들이 될 것이다.
너희의 사제직의 왕권에 비하면, 카이사르들의 권력은 먼지와 같을 것이다. 갈릴래아의 보잘것없는 어부들인 너희, 무명의 유다인들인 너희, 현재의 사람들의 무리 가운데 소수인 너희는 카이사르보다 더, 이 세상에 있었거나 장차 있을 모든 카이사르들보다 더 유명해지고, 더 갈채 받고, 더 존경받을 것이다. 너희는 가까운 장래와 가장 먼 세기들과 세상의 마지막까지 알려지고, 축복받을 것이다.
나는 너희를 이 숭고한 운명으로 지명한다. 너희가 정직하게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너희가 너희의 운명에 적합하게 될 수 있도록 사도적 성격의 본질적 특성들을 개관하겠다.
항상 경계하고, 준비되어 있어라. 너희의 허리에는 항상 허리띠가 매어져 있어야 하고, 마치 너희가 오고 있는 누군가를 마중하러 달려가야 하는 사람들처럼 너희의 등불은 항상 켜져 있어야 한다. 너희는 사실 나그네들을 찾아다니는 지칠 줄 모르는 순례자들인데, 너희는 죽을 때까지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죽음이 그 불을 끌 때까지 그리스도의 양 우리를 향하여 오는 길 잃은 영혼들에게 길을 보여주기 위하여 너희의 등불들을 켜서 높이 들고 있어야 한다.
너희는 이러한 너희에게 그런 봉사직분을 수여한 주인에게 충실해야 한다. 항상 깨어 있는 것을 주인이 보게 되고, 갑자기 오는 죽음을 은총지위에서 맞이하는 하인은 상 받을 것이다. 너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나는 젊으니 이러저러한 것을 할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나는 나중에 내 선생님, 내 죽음, 내 영혼에 대하여 생각하겠다.’
젊은이들도 늙은이들처럼 죽고, 힘센 사람들도 약한 사람들처럼 죽는다. 그리고 늙은이와 젊은이, 강한 사람들과 약한 사람들 모두가 똑같이 유혹의 공격들에 굴복한다.
영혼이 육체보다 먼저 죽을 수 있고, 그래서 너희가 부지중에 부패하는 영혼을 너희 안에 지닐 수 있으니 주의해라. 영혼의 죽음은 참으로 지각하기 어렵다. 마치 한 송이 꽃의 죽음과도 같다. 비명도 없고 경련도 없이… 시든 꽃부리처럼 그 불꽃은 약화되다가 마침내 꺼지고 만다. 나중에, 때로는 오랜 후에, 때로는 즉시 육체는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시체를 자기 안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면 그것은 심한 공포로 제 정신을 잃고 그런 결합을 피하려고 자살한다… 오! 육체는 벌레들이 들끓는 그것의 영혼과 함께 뱀들이 우글거리는 지옥으로 떨어진다.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두 고객의 비위를 맞추려는 중개인들이나 궤변가들처럼 부정직한 사람이 되지 마라. 이 사람 혹은 저 사람에게 '친구'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들 모두의 원수인 정치가처럼 거짓된 사람이 되지 마라. 두 가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지 마라.
너희는 하느님을 조롱하거나 속일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을 대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대해라. 사람들에 대한 모욕은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 되기 때문이다. 너희가 사람들에게 보이기를 원하는 대로 하느님께서 너희를 보시게 해라.
겸손해라. 너희는 너희의 선생이 겸손하지 않다고 비난할 수 없다. 내가 모범을 보이니 내가 하는 대로 해라. 겸손하고 온유하고 인내해라. 세상은 이렇게 하여 정복되는 것이지 폭력이나 힘으로 정복되는 것이 아니다.
너희의 악덕들에 대하여 강하고 맹렬하게 대항해라. 너희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라도 그것들을 뿌리 뽑아라. 며칠 전에 나는 너희에게 너희의 눈을 조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할 줄을 모른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란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갈망이 가득한 눈을 뽑아 소경이 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진실해라. 숭고한 것들과 인간적인 것들 모두에 있어 나는 진리이다. 나는 너희도 진실하기를 바란다. 나나 너희의 형제들이나 너희의 이웃들을 왜 속이느냐? 왜 사람들을 기만하느냐? 너희는 왜 너희가 교만한데도 ‘나는 사람들이 나를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지 않느냐?
또한 하느님께 진실해라. 너희는 길고 드러내 보이는 기도로 하느님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오! 가련한 자녀들이여!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마음을 들여다보신다.
선을 행할 때 순결하게 행해라. 자선을 행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한 세리는 회개하기 전에 그렇게 할 줄을 알았다. 그런데 너희는 그렇게 할 수 없겠느냐? 그렇다, 마태오야, 아버지와 나만이 매주 네가 드렸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었던 깨끗한 헌금에 대하여 나는 너를 칭찬하고, 너를 모범으로 소개한다.
나의 벗들아, 이 조심성도 역시 순결의 한 가지 형태이다. 너희가 군중이 보는 앞에서 너희의 어린 딸의 옷을 벗기지 않듯이 너희의 선행을 드러내지 마라. 선을 행할 때 순결해라. 착한 행동이 교만한 생각이나 칭찬 받으려는 생각과 섞이거나 교만의 동기가 없다면, 그것은 순결하다.
하느님에 대한 너희의 부르심에 충실해라. 너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신혼의 잠자리는 동시에 두 명의 신부를 맞아들이지 못한다. 하느님과 사탄은 너희의 포옹을 공유할 수 없다. 사람도, 하느님도, 사탄도 서로를 포옹하는 대립하는 세 존재 사이의 삼중의 포옹을 공유할 수 없다. 육욕을 거스르는 것처럼 물욕도 거스르고, 권력욕을 거스르는 것처럼 육욕도 거슬러라. 그것들은 사탄이 너희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오! 그의 기만적인 재물들! 너희의 영혼들이 법정화폐인 외설적인 시장들에서 명예, 성공, 권력, 부유함 따위라니.
적은 것에 만족해라.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신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분께서 공중의 새들에게 필요한 것을 보장하시는 것처럼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그것을 보장하시는데, 너희는 새들보다 훨씬 귀하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너희에게서 신뢰와 절제를 원하신다. 만일 너희가 그분을 의지한다면, 그분께서는 너희를 실망시키지 않으실 것이다. 만일 너희가 검소하다면, 그분의 매일의 선물이 너희에게 충분할 것이다.
이름으로만 하느님께 속해 있으면서 이교도가 되지 마라. 반신(半神)처럼 보이려고 하느님보다 황금과 권력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교도들이다. 거룩해라. 그러면 너희는 영원 안에서 하느님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편협하지 마라. 너희 모두는 죄인들이니 다른 사람들이 너희에게 행하기를 바라는 대로 너희도 다른 사람들에게 행해라. 다시 말하면 자비와 용서를 가지고 행해야 한다.
판단하지 마라. 오! 판단하지 마라! 너희는 짧은 기간 동안 나와 함께 있었다. 그런데도 너희는 죄 없는 내가 몇 번이나 부당하게 판단 받고, 있지도 않은 죄들로 비난받았는지를 보아 왔다.
그릇된 판단은 모욕이다. 참된 성인들만이 모욕에 대하여 모욕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희는 모욕당하지 않기 위하여 모욕하지 마라. 그렇게 하면 너희는 사랑의 의무도 위반하지 않고, 순결과 함께 사탄의 적인 거룩하고, 소중하고, 온유한 겸손의 의무도 위반하지 않을 것이다.
용서해라. 항상 용서해라. 그리고 이렇게 말해라. ‘아버지, 저의 무수한 죄들을 당신께 용서받기 위하여 저도 용서합니다.’
인내, 꾸준함, 용맹함(heroism)을 가지고 시시각각 자신을 향상시켜라. 누가 선해지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너희에게 말했느냐? 나는 말한다.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보상이 하늘나라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노력하느라고 기진맥진하게 될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해라. 오! 사랑하도록 너희를 설득하려면, 내가 무슨 말을 사용해야 하겠느냐? 사탄에게 선동당하는 가련한 사람들아, 너희를 사랑으로 마음을 돌리게 할 수 있는 적합한 말이 없구나! 그래서 내가 말한다.
‘아버지 정화의 시간을 앞당기십시오. 이 땅과 당신의 이 양떼는 병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정화시키고 낫게 할 수 있는 이슬이 있습니다.
그 샘을 여십시오. 저를 여십시오, 아버지.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는 갈망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당신의 뜻은 제 뜻이며, 영원한 사랑의 뜻이기도 합니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당신의 어린양을 보시고, 그 양을 제물로 받아주십시오.’”
예수께서는 참으로 영감을 받으셨다. 그분께서는 두 팔을 십자모양으로 벌리고 얼굴은 하늘을 향한 채 서 계시는데, 파란 호수를 배경으로 흰 아마포 옷을 입으신 그분의 모습은 마치 기도드리는 대천사와 같으시다.
그분의 이 몸짓과 함께 환상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