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2권 공생활 첫해 p354~p371
※ 통독한 뒤 마음에 세길 구절 1~2개를 나눕니다
99. 티베리아스의 쿠자의 집으로 요나탄을 찾아가시다
1945. 2. 6.
나는 아름다운 티베리아스 신시가지를 본다. 그것의 전체 배치는 나에게 이 도시가 새로 건설되었고 부유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곳의 도시계획은 팔레스티나의 어떤 다른 도시의 도시계획보다 산뜻한데, 그것은 예루살렘에서도 볼 수 없는 세련되고 조화로운 일체를 이룬다. 물과 쓰레기를 배출시키는 하수도 시스템을 갖춘 아름다운 대로와 곧게 뻗은 길들이 있다. 또한 극히 아름다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샘들이 있는 광장들도 있다.
많은 건물들이 넓은 회랑들이 있는 로마양식을 모방한 것이다. 이 이른 시간에 열려 있는 몇 개의 대문들을 통하여 값진 커튼들로 장식되고 의자들과 작은 탁자들이 놓여 있는 넓은 현관과 대리석 열주랑들을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건물에 분수대와 꽃핀 화초가 가득한 대리석 화분들이 있는,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는 중정이 있다.
그것은 분명히 로마 건축물의 모방인데, 매우 훌륭하고 화려하다. 가장 아름다운 집들은 호수와 가장 가까운 도로 가에 있다. 호반과 평행한 첫 번째 세 길들은 참으로 화려하다. 호수의 완만한 곡선을 따라 나있는 큰 길 옆의 첫 번째 거리는 특별히 장려하다. 그 큰길 마지막 부분에는 별장들이 잇달아 늘어서 있는데, 그 정면들은 뒷길 쪽을 바라보고 있고, 호수 쪽으로는 물이 찰랑거리는 데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정원들이 있다. 거의 모든 별장들이 작은 부두를 가지고 있는데, 그곳에는 값진 캐노피들과 주홍색 의자들이 있는 놀잇배들이 있다.
예수께서는 티베리아스 항구가 아닌 지점 아마 변두리 어딘가에서 베드로의 배에서 내리신 것 같은데, 그분께서는 지금 호숫가의 큰길을 따라 걸으신다.
“선생님, 당신께서는 티베리아스에 와보신 적이 있습니까?”
베드로가 묻는다.
“아니다. 나는 와본 적이 없다.”
“글쎄! 안티파스가 티베리우스에게 아첨하려고 일들을 거창하게 해놓았지요. 그는 진짜 부패했습니다!…”
“이곳은 상업도시라기보다는 휴양도시 같구나.”
“상업 중심지는 다른 쪽에 있습니다. 거기서는 많은 거래들이 이루어지는데, 부유합니다.”
“그런데 이 집들은? 이것들은 팔레스티나 사람들의 것이냐?”
“어떤 집들은 그렇고, 어떤 집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집들이 로마인들의 소유입니다. 그러나 많은 집들이… 그렇습니다! 비록 조각상과 그 비슷한 쓰레기들이 잔뜩 있지만, 히브리인들의 것입니다.”
베드로가 한숨을 쉬며 중얼거린다.
“…저는 그들이 우리에게서 독립만을 빼앗아갔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들은 저희의 믿음까지 빼앗아갔습니다… 저희는 그들보다 더 이교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베드로야 그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관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따르도록 우리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타락을 원하는 것이다. 물질적 이해관계로, 유행을 따르려고, 사대주의로…”
“당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분봉왕이 가장 앞장서고…”
“선생님, 도착했습니다. 이것이 헤로데의 집사의 집입니다.”
목자 요셉이 말한다.
그들은 큰길의 끝에서 걸음을 멈춘다. 거기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대로는 두 번째 길이 되고 별장들은 그 큰길과 호수 사이에 있다. 요셉이 가리키는 집은 첫째 집인데, 꽃이 만발한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재스민과 장미의 가지들과 향기가 호수에까지 미친다.
“여기가 요나탄이 사는 곳이냐?”
“저는 그가 여기서 산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집사의 집사인데, 운이 좋았습니다. 쿠자는 나쁜 사람이 아니고, 자기의 집사의 공로들을 인정하는 데 있어 공정합니다. 그는 헤로데의 조신 중에서 보기 드문 정직한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제가 가서 요나탄을 부를까요?”
“그래라.”
요셉은 높은 대문으로 가서 문을 두드린다. 문지기가 대문으로 온다. 그들은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다. 나는 요셉이 실망감을 드러내는 것과 문지기가 반백이 된 머리를 내밀고 예수를 바라보는 것을 본다. 그 다음에 그가 무언가를 묻자 요셉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한다. 그들이 대화를 계속한다.
그 다음에 요셉이 나무 그늘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시는 예수께 돌아온다.
“요나탄은 이곳에 없답니다. 그는 상부 레바논에 갔답니다. 그는 쿠자의 요안나를 데리고 공기가 시원하고 맑은 그곳으로 갔답니다. 그녀가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인은 세례자 요한의 탈옥 소동 후에 쿠자가 궁중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요나탄이 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병이 악화되고 있어 의사는 그녀가 여기서 죽을 거라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하인은 당신께서 안으로 들어와 쉬시라고 말합니다. 요나탄이 아기 메시아에 대하여 말해주어 당신께서는 여기서도 이름이 알려져 계십니다.”
“가자.”
일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문지기가 곁눈질로 바라본 다음 다른 하인들을 부른다. 그는 지금까지는 반만 열려 있던 대문을 활짝 열고 극도의 경의를 표하며 예수께 달려온다.
“주님, 저희와 슬픔에 잠긴 이 집을 축복해주십시오. 들어오십시오. 오! 요나탄은 자기가 여기 있지 않았던 것을 몹시 안타까워할 겁니다. 그는 몹시 당신을 뵙고 싶어 했습니다. 부디 당신의 친구 분들과 함께 들어오십시오.”
모든 연령층의 남녀 하인들이 홀에 모여 있다. 그들 모두는 공손하게 인사하는데, 그들은 동시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한다. 한 작은 노파가 구석에서 울고 있다.
예수께서는 들어가시면서 그분의 평소의 몸짓과 평화의 인사로 축복하신다. 그들이 그분께 간식을 내온다. 예수께서 의자에 앉으시자 그들 모두가 그분을 에워싼다.
“나는 내가 당신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군요.”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오! 요나탄은 당신에 관하여 말해주면서 저희를 가르쳤습니다. 그는 착합니다. 그는 자기가 당신께 입 맞춘 덕분에 착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천성이 착하기도 합니다.”
“나는 입맞춤들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습니다만…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그것들은 착한 사람들 안에서만 그들의 선을 자라게 했습니다… 지금 그는 여기 없습니까? 나는 그를 보려고 왔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그는 상부 레바논에 있습니다. 그의 친구들이 거기 있거든요… 이것이 저희의 젊은 여주인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만일 이것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구석에 있는 노파가 더 크게 운다. 예수께서는 의아해 하는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신다.
“이 할머니는 여주인의 유모 에스테르입니다. 이분은 여주인을 잃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울고 있습니다.”
“할머니, 그렇게 울지 말고 이리 오세요. 제 곁으로 오세요. 병을 앓는다고 해서 꼭 죽지는 않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녀를 격려하신다.
“오! 죽습니다! 죽어요! 요안나는 단 한 번의 불행한 출산으로 인하여 죽어갑니다! 간통한 여자들은 몰래 아기들을 낳고도 잘 사는데, 요안나가, 그렇게도 착하고, 정직하고, 사랑스러운, 그렇게도 사랑스러운 요안나가 죽어야 하다니요!”
“요안나의 병은 무엇입니까?”
“그녀의 몸을 쇠약하게 하는 열병입니다… 그녀는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습니다… 바람은 나날이 더 거세지는데 그녀는 점점 약해져요. 오! 저는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는데, 그녀가 기운이 없기 때문에 요나탄이 젊은 하녀들을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힘이 남아 있지 않아서 사람들이 들어 옮겨야 하는데, 저는 더 이상 그럴 수 없으니까요…
저는 그 일에는 쓸모없게 되었지만… 그녀를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그녀의 모친의 태에서 그녀를 받아 길렀습니다. 저는 하녀였는데, 결혼하여 요안나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아이를 낳았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너무 약해서 젖을 먹일 수 없었기 때문에 제가 그녀에게 젖을 먹였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고아가 되었을 때 저는 그녀의 어머니 노릇을 했습니다. 그 애가 겨우 ‘엄마’ 소리를 할 줄 알 때였습니다. 저는 병든 그 애를 밤새워 간호하느라 늙었고, 이마에 주름이 생겼습니다. 저는 그 애에게 신부 옷을 입혔고, 그 애를 신혼 침실로 인도했습니다…
저는 엄마가 된다는 그녀의 희망에 미소 지었었는데… 그녀의 죽은 아기로 인하여 그녀와 함께 울었습니다. 저는 그녀의 일생의 모든 미소와 눈물을 거두었습니다… 저는 제 사랑의 모든 미소와 위로를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죽어가고 있고, 저는 그녀의 옆에 있지 못하는군요…”
노파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아프다.
예수께서는 그녀를 어루만지시지만, 소용이 없다.
“들어보세요, 할머니. 당신은 믿음을 가지고 계십니까?”
“당신을요? 예, 저는 믿습니다.”
“할머니, 하느님을 믿느냐는 말씀입니다. 당신은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분의 메시아이신 당신께서도 그것을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오! 사람들은 이미 시내에서 당신의 능력에 대하여 말합니다! 저 사람이(그녀는 필립보를 가리킨다) 얼마 전에 회당 근처에서 행하셨던 당신의 기적들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그래서 요나탄이 저 사람에게 ‘메시아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저 사람은 ‘저는 모릅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요나탄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그분께서 여기 계신다면, 나는 틀림없이 우리 여주인의 병이 나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여기 계시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그녀와 함께 떠났습니다. 이제 그녀는 죽을 겁니다…”
“아닙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당신이 당신의 마음속에서 정확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나에게 말씀해주세요. 당신은 당신의 믿음으로 인하여 그녀가 죽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까?”
“제 믿음으로 인해서요? 오! 만일 그것이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면, 그것은 여기 있습니다. 제 목숨도, 제 늙은 목숨도 받으십시오… 그녀가 병이 낫는 것만을 보게 해주십시오.”
“나는 생명입니다. 나는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줍니다. 당신은 전에 당신 가슴의 젖으로 그녀에게 생명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명은 끝날 수 있는 보잘것없는 생명입니다. 이제 당신은 당신의 믿음으로 끝없는 생명을 그녀에게 주고 계십니다. 할머니, 웃으세요.”
“하지만 그녀는 여기 없는데요…”
노파는 희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녀는 여기 없고, 당신께서는 여기 계시고…”
“믿음을 가지세요. 들으세요, 나는 지금 나자렛으로 가서 며칠 동안 거기 머물 것입니다. 거기에도 몇 명의 병든 내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는 레바논으로 가겠습니다. 만일 요나탄이 엿새 안에 돌아온다면, 그를 나자렛의 요셉의 예수의 집으로 보내세요. 만일 그가 오지 않는다면, 내가 가겠습니다.”
“당신께서는 어떻게 그를 찾으시겠습니까?”
“토비야의 대천사(라파엘 대천사)가 나를 인도할 것입니다. 당신의 믿음을 굳세게 하세요. 내가 당신에게 부탁하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할머니, 더 이상 울지 마세요.”
노파는 오히려 크게 운다. 그녀는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그 숭고한 무릎에 자기의 머리를 얹고 그분의 복된 손에 입 맞추고 눈물로 적신다.
예수께서는 다른 손으로 그녀를 어루만지시고, 다른 하인들이 계속 우는 그녀를 조용히 나무라자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분을 내버려두시오. 이것은 안도의 눈물이오. 이것은 이분에게 유익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는 여러분의 여주인이 건강을 회복하면 기쁘겠습니까?”
“오! 그분은 정말 착하십니다. 만일 어떤 주인이 그분과 같다면, 그는 주인이 아니라 친구일 것이고, 친구로 사랑받을 것입니다. 저희는 정말로 그분을 사랑합니다.”
“나는 여러분의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여러분도 항상 착하게 사시오. 나는 떠납니다. 나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선생님, 다시 오십시오. 다시 오세요!”
“나는 다시 올 것입니다. 나는 자주 올 거예요. 안녕. 이 집과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
예수께서는 그분을 찬미하는 하인들의 배웅을 받으시며 그분의 제자들과 함께 나오신다.
“당신께서는 나자렛에서보다 여기서 더 잘 알려지셨군요.”
그분의 사촌 야고보가 서글프게 지적한다.
“이 집은 메시아에 대한 참다운 믿음을 가졌던 한 사람에 의하여 준비되었다. 그런데 나자렛에서는 나는 일개 목수일 뿐…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리고 저희는 당신께서 누구시라는 것을 선포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너희는 그럴 힘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사촌. 우리는 당신의 목자들처럼 영웅들이 아닙니다.”
“야고보, 너는 그렇게 생각하느냐?”
예수께서는 그분의 사촌을 바라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야고보는 예수의 양부를 속 닮아 요셉과 같이 눈과 머리털은 밤색이고, 얼굴은 엷은 갈색인데, 유다는 얼굴이 희고 수염은 까맣고, 머리카락은 곱슬곱슬하며, 눈은 보랏빛을 띤 파란색으로 예수의 눈을 약간 연상시킨다.
“그래, 내가 너에게 말하는데, 너는 너 자신을 모르고 있다. 너와 유다는 굳센 사람들이다.”
그분의 사촌들이 머리를 흔든다.
“너희는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나자렛으로 갑니까?”
“그렇다. 나는 내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싶고… 다른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 가고 싶은 사람은 가자.”
그들 모두가 가기를 원한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촌들이다.
“이것은 저희의 아버지 어머니 때문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래, 나는 이해한다. 우리는 카나에 들렀다가 나자렛으로 간다.”
“카나에요? 오! 그럼 저희는 수산나의 집에 들르겠네요. 그녀는 우리 아버지에게 달걀과 과일을 줄 거야, 야고보.”
“그리고 그녀는 틀림없이 우리에게 맛있는 꿀도 줄 거야. 아버지는 꿀을 참 좋아하시니까!”
“그리고 그건 영양이 풍부하지.”
“가엾은 아버지! 그분은 너무 많이 고통당하셔! 그분은 그분의 생명이 빠져 나가는 것을 느끼셔… 그리고 그분은 돌아가시고 싶지 않으셔…”
야고보는 예수를 쳐다본다. 무언의 기도와 함께… 예수께서는 그것을 못 보신 체 하신다.
“요셉 아저씨도 그처럼 고통스럽게 돌아가셨지요. 그렇지요?”
“그렇다. 그러나 그분은 체념하셨기 때문에 덜 고통스러우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리고 그분은 당신을 가지셨지요.”
“알패오 아저씨도 나를 가지실 수 있을 텐데…”
사촌들이 서글프게 한숨 쉰다. 모든 것이 끝난다.
100. 알패오 아저씨의 집에 가셨다가 그분 자신의 집으로 가시다
1945. 2. 7.
예수께서는 그분의 제자들과 함께 갈릴래아의 아름다운 야산 위에 계신다. 지기 시작하는 해가 아직은 하늘에 높이 떠 있어 그들은 햇볕을 피하기 위하여 주로 올리브나무들인 나무들의 그늘 아래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저 모퉁이만 지나면 나자렛이다. 우리는 곧 저기 도착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나자렛의 입구에 도착하면 헤어지자. 유다와 야고보는 너희가 바라는 대로 즉시 너희 아버지에게 가거라. 베드로와 요한은 틀림없이 샘 근처에 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헌금을 나눠주어라. 다른 사람들과 나는 집으로 가서 식사하고, 그 다음에는 휴식할 것에 대하여 생각하겠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저희는 착한 알패오의 집으로 가겠습니다. 지난번에 그에게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혼자 가서 그에게 인사하겠습니다. 저는 제 침대를 아직 고초와 궁핍에 익숙해지지 않은 마태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필립보가 말한다.
“아니야, 자네는 안 돼. 자네는 나이 들었잖아. 나는 그걸 허락하지 않겠어. 나는 지금까지 아주 편안한 침대에서 잤네. 하지만 나는 거기서 얼마나 지옥 같은 잠을 잤는지 몰라! 정말이야. 지금은 내 마음이 얼마나 편한지, 나는 돌 위에 누워도 깃털 넣은 요를 깔고 자는 것 같아. 오! 잠을 잘 자거나 잘못 자는 것은 양심에 달려 있어!”
마태오가 대답한다.
제자 토마스,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간의 애덕의 경쟁이 시작된다. 이들은 내가 알기로는 지난번에 그 알패오의 집에 있었던 사람들이다(이 알패오는 분명히 야고보의 아버지는 아니다. 왜냐하면 야고보가 안드레아와 말하면서 “그의 아버지의 건강이 더 악화되셨어도 지난번처럼 집에 자네의 자리가 있을 거야” 하고 말하는 것으로 나는 그것을 알 수 있다).
토마스가 승리한다.
“나는 이 그룹에서 제일 젊으니 내가 침대를 양보하겠어. 마태오, 마음에 두지 마. 자네는 조금씩 적응할 거야. 자네는 이 때문에 내가 몹시 고통당한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아. 나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 같아. ‘딱딱한 침대에 누워도 나는 내 사랑 곁에 있겠네.’”
38세쯤 된 토마스가 쾌활하게 웃는다. 그래서 마태오는 그에게 지고 만다.
지금 몇 미터 앞에 나자렛의 첫째 집들이 나타난다.
“예수님… 저희는 갑니다.”
유다가 말한다.
“그래, 가거라.”
두 형제는 거의 뛰다시피 멀어진다.
“에! 아버지는 역시 아버지로군요.”
베드로가 중얼거린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퉁명스럽다 해도 그분은 항상 우리의 핏줄이지요.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어쨌든… 저는 당신의 사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대단히 착합니다.”
“그렇다, 그들은 아주 착하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겸손한지 헤아려보려 하지 않을 만큼 겸손하다. 그들은 자기들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서 선을 발견하기 때문에 항상 자기들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많이 전진할 것이다…”
그들은 지금 나자렛에 있다. 몇 명의 여자들이 예수를 보고 그분께 인사드리고, 남자들과 어린이들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다른 곳들에서처럼 메시아에 대한 환호가 없다. 여기에는 출타했다 돌아오는 친구에게 더 반갑거나 덜 반갑게 인사하는 친구들이 있을 뿐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예수의 제자들의 무리를 살펴보면서 조소적인 호기심을 나타내는 것을 알아 볼 수 있다. 그것은 분명히 왕의 조신들의 행렬도 아니고, 위풍당당한 사제들의 행렬도 아니다. 땀을 흘리고 먼지를 뒤집어쓰고, 가리옷의 유다와 마태오와 시몬과 바르톨로메오를 빼놓고는―나는 세련된 옷차림의 순서에 따라 적었다―대단히 검소한 옷을 입고 있는 그들은 왕의 수행원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에 가는 시골 촌뜨기들의 무리와도 같다. 이 왕이 가진 왕다운 모습이라고는 키가 크고 무엇보다도 위엄 있는 그분의 용모밖에 없다.
그들은 몇 미터를 더 걸어간다. 그 다음에 베드로와 요한은 오른쪽으로 가고, 예수께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어린이들이 잔뜩 모여 있는 작은 광장까지 간다. 어린이들은 어머니들이 물을 긷고 있는 수반 주위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있다.
한 남자가 예수를 보고 반가운 놀라움을 나타낸다. 그는 그분께 달려와 인사한다.
“어서 오게! 난 자네가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은 몰랐어! 자, 내 막내손자에게 입맞추어주게. 이 애는 꼬마 요셉이야. 이 애는 자네가 없는 동안에 태어났어.”
그는 자기가 안고 있던 아기를 그분께 내민다.
“당신은 이 아기의 이름을 요셉이라고 지으셨어요?”
“그래. 나는 거의 내 친척이고, 친척 훨씬 이상이었던 위대한 내 친구였던 그분을 잊을 수 없네. 그래서 나는 내 손자들에게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이름들을 붙여주었어. 내가 어릴 적 내 친구였던 안나라는 이름과 요아킴이라는 이름, 그리고 마리아…
오! 그녀가 태어났을 때 모두들 얼마나 기뻐했는지! 나는 그들이 나에게 입 맞추도록 그녀를 주며 말했던 것을 기억해. ‘보이니? 저 아름다운 무지개는 아기가 하늘에서 타고 내려온 다리야. 천사들은 저 길을 사용해.’ 아기는 얼마나 예쁜지 어린 천사처럼 보였어… 자, 여기 요셉이 있네. 만일 내가 자네가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알았다면, 나는 이 아이의 할례를 위하여 자네를 기다렸을 거야.”
“제 외조부모님들과 제 아버지 어머니를 그렇게 사랑하시니 고맙습니다. 이 애는 잘 생겼군요. 이 아이가 의인 요셉처럼 영원히 의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께서 아기를 흔들어주시자, 아기는 그분을 보며 방긋방긋 웃는다.
“만일 자네가 나를 잠깐 기다려준다면, 나는 자네와 함께 가겠네. 나는 암포라들이 가득차기를 기다리고 있네. 나는 내 딸 마리아가 피로해지는 걸 원치 않아. 아니, 이렇게 하지. 자네 제자들이 물병들을 가져가겠다면, 나는 이것들을 그들에게 주겠네. 나는 자네와 단둘이서 잠깐 이야기했으면 하네.”
“예, 물론 저희가 이것들을 가져가죠. 저희는 아시리아의 왕들이 아닙니다.”
토마스가 외치며, 맨 먼저 암포라 하나를 집어 든다.
“그럼 조심하게. 요셉의 마리아는 지금 집에 없어. 그녀는 자기의 시아주버니에게 가 있네. 알겠나? 하지만 열쇠는 우리 집에 있네. 작업장에 있어. 자네가 집에 들어가려거든, 그들에게 열쇠를 달라고 하게.”
“예, 너희는 집으로 가거라. 나는 나중에 가겠다.”
사도들은 가고, 예수께서는 알패오와 함께 남아 계신다.
“나는 자네에게 말하고 싶었어… 나는 자네의 참다운 친구일세… 누군가가 참다운 친구이고, 나이가 더 많고 동향인이라면, 그는 말할 수 있어. 나는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네. 나는… 나는 자네에게 충고하고 싶지는 않네. 자네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까. 나는 다만 자네에게 알리고 싶네…
오! 아니야, 나는 첩자노릇을 하기를 원치 않고, 자네에게 자네의 친척들을 나쁘게 보게 하고 싶지도 않네. 그러나 나는 자네를 메시아로 믿네. 그래서… 그래서 그 사람들이 자네가 그분이 아니라고, 즉 메시아가 아니라고, 자네가 비정상이고, 가족들과 친척들을 망친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이 마음 아파…
이 고장 사람들은… 자네도 알다시피 알패오는 매우 존경받고 있어. 이 고장 사람들도 그들의 말을 듣고, 게다가 지금은 그 사람이 앓고 있으니 나도 안타깝게 여기고 있어. 고통도 때로는 옳지 못한 일들을 하도록 부추기네. 이것 보게. 유다와 야고보가 자네를 옹호하고, 자네를 따를 자유를 주장했었던 날 저녁에 나는 거기 있었네.
오! 얼마나 심한 언쟁이었는지! 난 자네 어머니가 어떻게 그걸 견뎌내는지 모르겠네! 그리고 그 가엾은 알패오의 마리아는 어떻고? 여자들은 어떤 가족 상황들에서는 항상 희생자들이야.”
“지금 제 사촌들은 그들의 아버지에게 가 있습니다.”
“그들의 아버지에게? 오! 그 사람들 참 안됐네! 그 노인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니야. 그것은 틀림없이 나이와 병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네. 만일 그가 미치지 않았다면, 나는 그를 훨씬 더 안타깝게 생각할 거야… 그는 자기의 영혼을 파멸시킬 테니까.”
“당신은 그분이 자기의 아들들에게 나쁘게 대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가 그럴 거라고 확신하네. 나는 그들과 여인들을 안타깝게 생각하네… 자네는 어디로 가려나?”
“알패오 아저씨의 집에요.”
“안되네. 예수! 그들이 자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게 하지 말게!”
“제 사촌들은 저를 자신들보다 더 사랑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들에게 같은 사랑으로 갚아주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저에게 소중한 두 분의 여인들이 있습니다. 저는 가겠습니다. 저를 붙잡지 마세요.”
예수께서는 알패오의 집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신다. 그 동안에 상대방은 생각에 잠긴 채 길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다.
예수께서는 빨리 걸어 알패오의 집 텃밭 입구에 이르신다. 그분께서는 한 여인의 울음소리와 한 남자의 고함소리를 들으신다. 그분께서는 아주 진한 초록빛의 텃밭을 지나 집까지의 마지막 몇 미터를 더 빨리 걸어가신다. 그분께서 집의 문지방을 넘으려 하시는 순간 그분의 어머니께서 대문 밖으로 나오시다가 그분의 아들을 보신다.
“어머니!”
“예수야!”
두 마디의 사랑의 외침이다.
예수께서 들어가려고 하시는데, 마리아께서 말씀하신다.
“아들아, 안 된다.”
마리아께서는 양팔을 벌리고 문지방에 서서 문설주에 두 손을 밀착하고 계신다. 몸과 사랑의 장벽이다. 마리아께서는 되풀이하신다.
“아들아, 안 된다. 들어가지 마라.”
“어머니, 제가 들어가게 해주세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예수께서는 마리아의 창백해지는 얼굴에 마음이 어지러워질 것이 분명하지만, 아주 침착하시다. 그분께서는 그분의 모친의 가냘픈 손목을 잡아 문설주에서 떼시고 안으로 들어가신다.
부엌에는 카나에서 가져온 달걀과 포도송이와 꿀단지가 끈적끈적한 죽처럼 되어 바닥에 흩어져 있다. 다른 방에서 늙은이의 불평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몹시 부당하고 무능하고 보기에 딱하고 견디기 힘든, 저주하고, 비난하고, 불평하고 있는 노인의 분노의 외침이 들려온다.
“…내 집은 망했고, 나자렛 사람들 전체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내 마음은 상처 입고, 나는 내가 받아 마땅한 존경도 못 받고 궁핍한 가운데 여기서 혼자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알패오야, 참된 신자로 처신한 다음에 너에게 남은 것이라곤 이것뿐이다. 왜? 왜? 그 미친놈 때문이다. 어리석은 내 아들들을 돌게 하는 그 미친놈 때문이다. 아! 아! 이 무슨 고통이냐!”
그리고 눈물에 젖은 알패오의 마리아의 목소리가 애원한다.
“여보, 진정하세요, 진정해! 당신은 당신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모르세요? 자, 제가 당신이 누울 수 있도록 당신을 도와드리겠어요. 항상 착하고, 항상 의로우셨던 분이… 왜 지금은 당신 자신과 저와 가엾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행동하세요?”
“싫어, 싫어! 나에게 손대지 마! 싫어! 나는 당신을 원치 않아. 아들들이 착하다고? 아! 그놈들은 정말로 착해! 배은망덕한 두 놈! 그놈들은 나를 쓰라림으로 가득 채운 다음에 나에게 꿀을 가져왔어. 그놈들은 내 마음을 후벼 파고 나서 달걀과 과일을 가져왔단 말이야!
저리 가. 저리 가라고! 나는 당신을 원치 않아. 나는 마리아를 원해. 그녀는 일하는 법을 알아. 자기의 아들을 순종시킬 줄 모르는 그 허약한 여자는 지금 어디 있는 거야?”
알패오의 마리아는 방에서쫓겨나 예수께서 알패오의 방으로 들어가시려는 순간에 부엌으로 들어온다. 그녀는 절망적으로 흐느끼며 예수께 매달리고, 그 동안에 동정녀 마리아는 겸손하고 참을성 있게 분노한 노인 곁으로 가신다.
“아주머니, 울지 마세요. 지금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오, 안 돼. 그가 너를 모욕하게 하지 마라! 그 사람은 미친 사람 같다. 그 사람은 지팡이를 가지고 있다. 안 된다, 예수야, 안 돼. 그 사람은 자기의 아들들도 때렸다.”
“그분은 저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비록 부드럽지만 결연하게 그분의 아주머니를 옆으로 밀치시고 들어가신다.
“알패오 아저씨, 당신에게 평화.”
노인은 마리아에게 불평하고, 요령 있게 일할 줄을 모르다고(금방 마리아만이 요령 있게 일할 줄 안다고 말했던 사람이) 수없이 비난하며 누우려 하다가 갑자기 돌아보며 말한다.
“네가 여기를? 나를 놀리려고? 그것까지?”
“아닙니다. 아저씨에게 평화를 가져다드리려고요. 아저씨는 왜 그렇게 역정 내십니까? 당신께서는 당신 자신의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고 계십니다. 어머니, 아저씨를 놔두세요, 제가 아저씨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아저씨, 제가 아프게 하지 않을 테니 가만히 계십시오. 어머니, 이불들을 들어주세요.”
예수께서는 숨을 헐떡거리는, 연약하고 심술궂고 징징대는 비참하게 피골이 상접한 노인을 조심스럽게 붙드신 다음 갓난아기처럼 침대에 눕히신다.
“자, 됐어요. 제가 제 아버지께 해드린 것처럼 말이죠. 이 쿠션을 더 높입시다. 그러면 아저씨의 상체를 들어 올리게 되어, 아저씨가 숨쉬기가 더 편하실 것입니다. 어머니, 그 작은 쿠션을 아저씨의 허리 밑에 넣으세요. 그러면 아저씨가 좀 더 편하실 것입니다. 이제는 빛이 아저씨 눈에 직접 닿지 않게 하면서 맑은 공기는 들어올 수 있게 하세요. 됐습니다.
지금… 저는 불에 올려놓은 탕약을 보았는데, 어머니, 그것을 가져오세요. 그리고 그걸 아주 달게 만드세요. 아저씨는 땀에 흠뻑 젖어 감기 걸리시기 쉽습니다. 그걸 잡수시면 몸에 이로울 것입니다.”
마리아께서는 순종하여 나가신다.
“그러나 나는… 그러나 나는… 왜 너는 나한테 착하게 구는 거냐?”
“왜냐하면 저는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당신도 그것을 아시지요.”
“전에는 나도 너를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지금 아저씨는 더 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으시지요. 저도 압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을 몹시 사랑합니다. 저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나중에… 당신은 저를 사랑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아, 아… 아파 죽겠다! 만일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너는 왜 내 백발을 모욕하느냐?”
“알패오 아저씨, 저는 어느 모로도 당신을 모욕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나를 존경한다고? 나는 나자렛의 웃음거리야.”
“아저씨, 당신은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제가 어떻게 했기에 당신을 나자렛의 웃음거리가 되게 했습니까?”
“내 아들들에 관해서다. 그 애들은 왜 거역하느냐? 너 때문이다. 왜 내가 조롱당하게 되었느냐? 너 때문이다.”
“아저씨, 저에게 말씀해보세요. 만일 나자렛 사람들이 당신의 아들들의 운명으로 인하여 당신을 치하한다 해도 당신은 똑같이 고통을 느끼시겠습니까?”
“그런 경우라면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은 나를 치하하지 않는다. 만일 네가 정복자라면 그들은 나를 찬양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미친 사람과 진배없이 온 세상을 싸돌아다니며 증오와 조소를 자신에게 끌어들이는 거지들 중 상거지인 사람 하나 때문에 나를 떠난다.
아! 누군들 웃지 않겠느냐? 불쌍한 내 집안! 불쌍한 다윗 가문, 너 때문에 끝장나다니!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이 불행을 보아야 하다니! 영광스러운 가문의 마지막 순(shoot)인 네가 지나친 노예근성으로 인하여 정신병으로 타락하는 것을 내가 보게 되다니!
아! 심약한 내 아우가 멋대가리 없고, 자기를 완전히 지배한 고압적인 저 여자와 결합하기로 동의한 날부터 불행이 우리에게 내려왔다. 그때 나는 말했다. ‘요셉은 결혼하면 안 되는 사람이야. 그는 불행하게 될 거야!’ 사실 그 애는 불행했다. 그 애는 사정이 어떤지를 알았다. 그래서 그 애는 결혼에 관한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고아 상속녀들에 관한 법은 저주받아라! 운명은 저주받아라. 그 결혼은 저주받아라.”
‘상속녀인 동정녀’는 때마침 탕약을 가지고 들어오셔서 그분의 시아주버니의 한탄을 들으셨다. 그분께서는 훨씬 더 창백하시다. 그러나 그분의 참을성 있는 우아함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알패오에게 다가가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그가 약을 마시는 것을 도와주신다.
“아저씨, 당신은 옳지 못하십니다. 그러나 당신이 몹시 아프시니 당신은 모든 것을 용서받으십니다.”
예수께서는 알패오의 머리를 쳐들어주시며 말씀하신다.
“오! 그래, 나는 몹시 아프다! 너는 네가 메시아라고 말한다! 너는 기적들을 행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네가 빼앗아간 내 아들들의 대가로 적어도 내 병을 고쳐준다면. 나를 고쳐다오… 그럼 나는 너를 용서해주겠다.”
“당신의 아들들을 용서해주시고 그들의 영혼을 이해하려고 애써보세요. 그러면 저는 당신에게 위안을 드리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그들에게 원한을 품고 계신다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놈들을 용서해주라고?”
노인이 벌컥 화낸다. 그러자 자연히 그의 고통이 악화되고, 그래서 그는 다시 분노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놈들을 용서해주라고? 절대 안 돼! 나가! 나에게 그렇게 말하려면 물러가라! 썩 꺼져버려! 난 더 이상 방해받지 않고 죽고 싶다.”
예수께서는 체념의 몸짓을 하신다.
“아저씨,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가겠습니다… 제가 정말로 가야 합니까? 아저씨… 제가 정말로 가야 합니까?”
“만약에 네가 나를 만족시켜주지 않을 작정이라면, 그래 가거라. 그리고 그 두 마리 독사들에게 그놈들의 늙은 애비가 그놈들에게 원한을 품고 죽어간다고 말해라.”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 당신의 영혼을 잃지 마십시오. 만일 당신이 원하신다면, 저를 사랑하지 마십시오. 제가 메시아라고 믿지 마십시오. 그러나 미워하지 마십시오. 알패오 아저씨, 미워하지 마세요. 저를 조롱하십시오. 저를 미쳤다고 말씀하십시오. 그러나 미워하지는 마십시오.”
“하지만 내가 너를 모욕하는데, 너는 왜 나를 사랑하느냐?”
“왜냐하면 저는 당신이 인정하기를 원치 않으시는 그 사람(He)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랑입니다. 어머니, 저는 집으로 가겠습니다.”
“그래라, 내 아들아. 나도 곧 가마.”
“알패오 아저씨, 저는 제 평화를 당신에게 두고 갑니다. 만일 당신께서 저를 원하신다면, 언제라도 저에게 사람을 보내십시오. 그러면 제가 오겠습니다.”
예수께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침착하게 나가신다. 그분께서는 더 창백하게 보이실 뿐이다.
“오! 예수야, 예수야, 저 사람을 용서해라.”
알패오의 마리아가 애통해한다.
“물론입니다, 마리아 아주머니. 심지어 저는 그분을 용서할 필요도 없어요. 고통당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용서받습니다. 지금 아저씨는 이미 더 침착해지셨습니다. 은총은 부지불식간에도 사람의 마음에 작용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눈물과 유다와 야고보의 고통과 그들의 부르심에 대한 그들의 충실함이 있습니다. 아주머니, 당신의 고통당하는 마음에 평화가 있기를.”
예수께서는 그녀에게 입 맞추신 다음 집으로 가시려고 텃밭으로 나오신다.
그분께서 길에 막 발을 들어놓으실 때 베드로가 들어오고 그의 뒤에서 요한이 마치 달려온 듯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다.
“오, 선생님. 무슨 일입니까? 야고보가 ‘우리 집으로 뛰어가게. 예수께서 어떻게 취급받고 계시는지 모르겠어’ 하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틀리게 말씀드렸습니다. 샘에서 만났던 그 사람 알패오가 들어와 유다에게 ‘예수는 너희 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야고보가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당신의 사촌들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을 뵈니… 안심이 됩니다.”
“베드로야,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그분은 고통으로 편협해진 가엾은 병자일 뿐이다. 지금은 다 끝났다.”
“오! 저는 기쁩니다! 그런데 자네는 왜 여기 있나?”
베드로는 역시 뛰어서 그리로 온 가리옷 가람에게 묻는다. 그의 말투는 그리 상냥하지 않다.
“자네도 여기 있잖아.”
“나는 가보라는 부탁을 받고 왔어.”
“나도 왔네. 만일 메시아께서 위험하시다면, 그리고 그분의 고향에서 그런 일을 당하신다면, 이미 유다에서 그분을 지켜드렸던 내가 갈릴래아에서도 그분을 지켜드릴 수 있게 되는 거지.”
“그 일이라면 우리로 충분해. 그러나 갈리래아에서는 필요가 없을 거야.”
“하! 하! 하! 정말로! 확실히 그분의 고향 사람들은 그분을 소화되지 않는 음식처럼 물리치고 있네. 그건 좋아. 나는 그분께서 알려지지 않으신 유다에서 일어난 다른 사소한 사건을 가지고 분개하는 자네로 인하여 만족하네. 여기서는 반대로!…”
유다는 빈정거림의 극치인 휘파람으로 말을 마친다.
“잘 들어, 젊은이. 나는 자네를 견뎌낼 만한 기분이 아닐세. 그러니… 자네에게 뭔가가… 소중하다면 그만해두게. 선생님, 그들이 당신에게 해를 끼쳤습니까?”
“나의 소중한 베드로야, 아니다. 나는 너에게 확언할 수 있다. 더 빨리 걸어가서 내 사촌들을 위로해주자.”
그들은 떠나 큰 작업장으로 들어간다. 유다와 야고보는 큰 목공작업대 가까이에 있다. 야고보는 서 있고, 유다는 걸상에 앉아 팔꿈치 하나를 긴 걸상에 얹고 손으로 머리를 괴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즉시 그분의 마음이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재확인해주시기 위하여 미소 지으시며 그들에게로 가신다.
“지금 알패오 아저씨는 더 조용해지셨다. 그분의 고통은 가라앉고 있고, 모든 것은 다시 평화롭다. 너희도 안심해야 한다.”
“당신께서는 저희 아버지를 만나셨습니까?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요?”
“나는 그분들을 만났다.”
유다가 묻는다.
“제 형들도요?”
“아니, 형들은 집에 없었다.”
“형들도 집에 있었는데, 그들은 당신의 앞에 나타나기를 원치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오! 설령 저희가 죄지었다 해도 그런 취급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저희는 아버지를 다시 뵙고 그분이 그렇게 좋아하시는 물건들을 가져다드린다는 기쁨으로 카나에서 날아오다시피 했는데, 저희는 그분을 사랑하는데… 그분은 더 이상 저희를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그분은 더 이상 저희를 믿지 않아요.”
유다는 한 팔을 구부린 채 머리를 작업대에 대고 운다. 야고보는 더 강하다. 그러나 그의 내면의 고통이 그의 얼굴에 쓰여 있다.
“유다야, 울지 마라. 그리고 너도… 마음 아파하지 마라.”
“오! 예수! 저희는 그분의 아들들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저희를 저주하셨습니다. 그러나 설사 저희의 마음이 찢어진다 해도, 저희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당신의 것이고, 당신의 사람들로 남을 것입니다. 설사 그들이 우리를 당신에게서 떼어놓으려고 죽인다고 위협한다 해도 말입니다!”
야고보가 외친다.
“그런데도 너는 네가 영웅적 행위를 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느냐?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방금 너 자신이 그렇게 말했다. 잘 들어두어라. 너는 죽음 앞에서도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너도.”
예수께서는 그들을 어루만지신다. 그러나 그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돌로 된 둥근 천장이 유다의 울음소리로 울린다.
나는 이렇게 하여 제자들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었다.
베드로는 슬퍼하는 정직한 얼굴로 외친다.
“그럼! 이건 괴로운 일이지… 슬픈 상황이야. 그러나 얘들아(그는 다정하게 그들을 흔든다), 아무나 그런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 게 아니야. 나는… 나는 예수께 부름 받은 것이 행운이었다는 것을 깨닫네. 저 착한 내 아내는 나에게 끊임없이 말하네. ‘당신은 더 이상 내 사람이 아니니 나는 마치 소박맞은 것과 마찬가지에요. 그렇지만 나는 ‘행복한 소박!’이라고 말하겠어요.’
자네들도 그렇게 말해야 해. 자네들은 자네들의 아버지를 잃지만, 하느님을 얻네!”
고아인 목자 요셉은 가정생활의 경험이 없어 아버지가 그토록 많은 눈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놀라며 말한다.
“저에게는 아버지가 없기 때문에 제가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저는 아버지를 원수로서 슬퍼하는 것보다는 그분의 죽음을 슬퍼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요한은 자기의 벗들에게 입 맞추고 그들을 어루만진다.
안드레아는 말없이 한숨만 쉰다. 그는 말하고 싶어 하지만, 그의 수줍음이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토마스, 필립보, 마태오, 나타나엘은 참된 고통을 존중하며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대화하고 있다.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는 들릴까 말까한 작은 목소리로 하느님께서 평화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열성당원 시몬, 오! 나는 그의 몸짓을 좋아한다! 그는 자기가 있었던 구석을 떠나 고통당하는 두 제자 곁으로 와서 한 손은 유다의 머리에 얹고, 다른 한 팔로는 야고보의 허리를 껴안으며 말한다.
“아들아, 울지 마라, 예수께서는 너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를 결합시키려고 한다. 나로 인하여 네 아버지를 잃는 너와 아무런 자녀들을 가지지 못했으면서도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너를.’ 우리는 그분의 말씀 안에 얼마나 많은 예언이 들어 있는지를 깨닫지 못했지만, 그분께서는 알고 계셨다.
지금 나는 너희에게 간청한다. 나는 나이 들었고 ‘아버지’라고 불리기를 항상 열망했었다. 나를 아버지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나는 아버지로서 매일 아침저녁에 너희를 축복하겠다. 제발 나를 아버지로 받아들여라.”
두 형제는 더 크게 흐느끼며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마리아께서는 안으로 들어오셔서 슬퍼하는 두 사람에게 달려가신다. 그분께서는 유다의 새까만 머리와 야고보의 뺨을 쓰다듬어주신다. 그분께서는 백합꽃처럼 창백하시다. 유다는 그분의 손을 잡아 거기 입 맞춘 다음 묻는다.
“저희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계셔요?”
“아들아, 그분은 주무시고 계신다. 너희 어머니는 너희에게 입맞춤을 보내신다.”
그분께서는 두 사람에게 입 맞추신다.
베드로의 쉰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여보게, 잠깐 이리 오게. 나는 자네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네.”
그리하여 나는 베드로가 그의 억센 손으로 가리옷 사람의 팔을 붙잡고 집 밖 거리로 나가는 것을 본다. 그 다음에 베드로는 혼자서 돌아온다.
“너는 그를 어디로 보냈느냐?”
예수께서 물으신다.
“어디로요? 저는 그에게 바람 좀 쐬고 오라고 했어요. 아니면 저는 다른 방법으로 그를 진정시켰을 것입니다… 저는 오로지 당신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 이제는 제 기분이 좀 나아졌습니다. 남이 괴로움을 보면서 웃는 자는 독사인데, 저는 뱀들을 보면 그놈들을 짓이겨버립니다.
당신께서 여기 계시기에… 저는 그자를 달빛 비치는 밖으로 내보내기만 했습니다. 그건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율법학자는 될 수 있어도―제가 세상에 있다는 것이나 겨우 아는 저를 그렇게 만드실 수 있는 분은 하느님뿐이지만요―그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다 해도 착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나의 아들 시몬이 당신께 확실히 말씀드리는데, 제 생각은 틀림없습니다.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은 자기가 슬픈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8월의 태양 아래 있는 부싯돌보다 더 메마른 사람입니다.
자, 여보게들! 여기 하늘에 있는 것보다 더 다정한 어머니께서 계시고, 천국보다 더 좋으신 선생님께서 계시고, 자네들을 사랑하는 많은 진실한 마음들이 있네. 폭풍우는 많은 유익을 끼치네. 그것은 먼지를 씻어주지. 내일 자네들은 꽃들보다 더 싱싱하고, 새들보다 더 가볍게 되어서 우리 예수님을 따를 걸세.”
베드로의 이 소박하고 착한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그 다음에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이 환상 다음에 너는 1944년 봄에 내가 너에게 보여주었던 환상 즉 내가 어머니께 사도들에 대한 인상을 여쭈어보았던 환상을 삽입해야 한다. 지금은 그들의 정신적인 특성이 충분히 드러났기 때문에 아무도 분개하게 하지 않고 그 환상을 여기 삽입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어느 누구의 조언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나자렛에 머무는 동안에 제자들이 이웃 마을들의 친한 가정들에 흩어져 있어 내가 내 어머니와 단둘이 있을 때, 내 다정한 친구인 그분에게 의견을 물어 내가 이미 보았던 모든 것을 은총과 지혜가 가득한 그분의 입을 통하여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유쾌했는지 모른다.
내가 그분과 함께 있을 때 나는 ‘그분의 아들’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들 중 인간적, 정신적 모성의 덕의 모든 완전함에 있어 그분보다 더 ‘어머니다운’ 어머니는 결코 없었고, 존경, 신뢰, 사랑에 관하여 나보다 더 ‘아들다운’ 아들은 결코 없었다.
그리고 너희가 열두 제자에 대하여, 그들의 덕과 결점과 성격과 갈등에 관하여 최소한 약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지금, 그들을 일치시키고 향상시키고 완전하게 되도록 만드는 것이 쉬웠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직도 있느냐? 그리고 사도의 생활이 쉽다고 생각하고, 매우 자주 자기가 사도라고 믿으며, 자기는 고통이 없고, 갈등도 없고, 실패도 없는 쉬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느냐? 그가 나를 섬긴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그의 하인이 되어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적들을 행하고, 그의 생활을 기분 좋고, 인간적으로 영광스러운 꽃방석이 되게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아직도 있느냐?
내 길, 내 일, 내 섬김은 십자가이고, 고통이고, 포기이고, 희생이다. 나는 그렇게 했다. 자신들이 ‘내’ 친구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똑같이 해야 한다. 이것은 요한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불평이 많고 까다로운 라삐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트집 잡기 좋아하는 박사들을 위하여 말하는데, 내가 팔레스티나의 말에서 흔히 쓰지 않는 아저씨나 아주머니를 쓴 이유는 마리아의 외아들이라는 내 상황과 내 어머니의 해산 전과 해산 후의(prae- and post-partum) 동정성에 관한 불경스러운 질문을 분명히 하고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이다. 그분께서는 실제로 영적인 신적 결합을 통하여 나를 가지셨다.
내가 다시 한 번 말하는데, 그분께서는 다른 결합을 모르셨고, 다른 어떤 자녀도 낳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심지어 나 자신도 찢지 않은 육체이셨고, 장막-모태(tabernacle―womb)의 신비 위에 덮인, 삼위의 모든 옥좌이자 육화된 말씀의 옥좌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