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7권
3장
하느님 뜻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선을 행하려는 참된 의지가 없는 이는
하느님도 쓰시지 않는 불구자일 뿐이다.
1929년 10월 2일
1 ‘거룩하신 피앗’ 안에 자신을 내맡기고 살아가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오! 이 피앗의 창조적인 힘은 너무나 강력하다! 또 그 빛은 실로 눈부시게 찬란하다! 이 빛이 인간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이를 뒤덮고 어루만지면서 피앗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지배와 통치를 위한 어좌를 세우는데, 어찌나 황홀하도록 아름답게 세우는지 작은 피조물은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거룩하신 피앗’ 안에 녹아들어 생명 없이 남아 있는 것을 행복해한다.
2 — 오! 흠숭하올 뜻이시여, 모든 이가 당신을 안다면, 얼마나 즐겁게 당신 안에 사라지겠습니까! 당신의 생명을 다시 얻고, 바로 하느님의 행복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3 나의 작음이, 곧 작은 내가 그렇게 ‘거룩하신 피앗’ 안에 녹아들고 있을 무렵,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어 나를 그분의 거룩하신 가슴에 꼭 붙여 안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딸아, 오로지 내 거룩한 뜻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 빛으로 모든 악을 소멸시키거나 도망치게 하면서 그 신적인 권능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영원한 행복이다. 너희 모든 불행은 달아나라. 나는 자유롭고자 한다. 내 행복 앞에서는 어떤 악도 생명을 부지할 수 없다.’
5 내 ‘거룩한 의지’는 온전히 이 의지 안에서 사는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의 행위들을 변화시켜 하느님과 그 사이에 생명의 교환이, 곧 행동과 발걸음과 심장 박동의 교환이 일어나게 한다. 하느님은 그에게 꼭 묶여 있고 그는 하느님에게 묶여 있어,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는 사이가 된다.
6 그리고 행동과 생명의 그 교환 안에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게임이, 한 쪽이 다른 쪽의 먹이가 되는 게임이 성립된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신적인 방식으로 전개되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먹이가 되면서 서로를 행복하게 하고 기쁨의 잔치를 벌인다.
7 창조주와 피조물이 그래서 함께 영광을 노래하며 승리감을 맛본다. 어느 쪽도 패배하지 않으면서 서로를 정복한 까닭이다. 과연 내 거룩한 뜻 안에서는 아무도 패배하지 않는다. — 패배란 것이 아예 없는 것이다.
8 나는 따라서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만, 만물 가운데에서 그가 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자신을 낮추어 그에게 정복되게 하면서도 승리감을 느끼는 것은, 그가 아무 저항 없이 나에게 정복되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뜻 안의 비행(飛行)이 항상 계속될 것이다.”
9 그 뒤 나는 복되신 예수님께서 그분의 거룩하신 뜻에 대해 말씀하신 많은 것과 이 뜻을 알리고자 하시는 그분의 열망에 대하여, 또 예수님의 그 열렬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혼잣말을 하였다.
10 ‘너무나 위대한 하느님의 지혜이며 심오한 신비인 이것을 누가 알아들 수 있겠는가? 예수님은 그러나 그것을 원하신다. 그분의 '뜻'을 알리기 위한 길을 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슬퍼하시니 말이다.
11 예수님은 그래서 당신의 거룩하신 뜻이 스스로를 알릴 길을 만들어 피조물 가운데에 그 ‘뜻의 나라’를 세우기를 간절히 바라시며, 그 마음속 열망을 드러내신다. 그런 다음 그분은 마치 무능한 하느님이신 것처럼, 길이 막히고 문이 닫혀 있는 것을 참고 계신다. 말로는 형용하기조차 어려운 불굴의 인내심으로 문이, 길이 열리기를 기다리신다.
12 그러면서 그분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신다. 당신의 거룩하신 뜻을 알리는 일에 전념할 사람들을 찾아내시려는 것이다.’
13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지독히 완고한 마음도 녹일 정도로 정답고 자애롭기 그지없는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14 “딸아, 내가 내 사업을 알리기를 바라는 것은 이 안에 담긴 선을 피조물에게 주기 위해서인데, 진정한 열정과 순수한 갈망으로 나의 이 일을 자기의 생명으로 삼고 다른 이들에게도 알리며 자기가 내심으로 느끼는 그 선의 생명을 그들에게 주기도 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을 찾아낼 수 없으면, 그때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롭겠느냐! — 네가 이를 안다면!
15 그러니 그런 마음으로 이 일에 전념하게 될 사람을 보면, 내 사업을 위하여 너무나 많은 사랑으로 그를 부르며 택한 나머지 내가 그에게 잡아당겨짐을 느낄 지경이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그가 잘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낮추어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16 그리하여 그에게 내 정신을 주고, 내 입, 내 손, 내 발도 주어, 그가 모든 것 속에서 내 사업의 생명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러면 그는 자기와 상관없는 무엇이 아니라 생명 자체를 느끼기 때문에 이를 다른 이들에게도 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
17 내 딸아, 어떤 선이 속마음에 생명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모든 것이 말로 끝날 뿐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사람들의 안이 아니라 밖에 머무르고, 따라서 그들은 지성이 없고 눈이 멀거나 말을 못하거나 손발이 없는 불구자 같은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18 그 가련한 불구자들은 내 사업에서는 배제된다. 그들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제쳐 두고 나는 다른 사람을 찾아 길을 나선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개의하지 않고, 내적 준비가 된 상태로 내 일에 종사할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19 그러므로 지치지 않고 여러 세기에 걸쳐 온 땅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장 작은 사람을 찾아다닌 끝에 그의 작음 안에 내 거룩한 뜻에 대한 엄청 큰 지식을 맡긴 것처럼, 나는 또한 지치지 않고 온 땅을 몇 번이고 거듭거듭 찾아 돌아다닐 작정이다. 참으로 준비된 사람들을, 곧 내 ‘거룩한 피앗’에 대해 내가 계시한 것을 감사히 여기며 생명으로 삼는 사람들을! 이들은 내 거룩한 피앗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20 그런즉 나는 무능한 하느님이라기보다 오히려 참을성 있는 하느님이다. 자기 사업이 품위있게 완수되기를, 그것도 강요 때문이 아니라 자원해서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완수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마치 사소한 희생도 받을 자격이 없는 하느님인 것처럼 사람들이 마지못해 내 일을 하는 것 — 이것이 나는 딱 질색이다.
21 그리고 내 거룩한 뜻을 알리는 이 위대한 일의 품위를 위해서 내가 그 가련한 불구자들을 쓸 마음이 없는 이유는 — 사실 선을 행하려는 참된 의지가 없는 사람은 자기 영혼의 수족을 절단하여 불구로 만드는 자다. — 내가 내 거룩한 지체들을 주어 이 일을 품위 있게 할 사람들을 기용(起用)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일은 사람들에게 매우 많은 선을 가져오고, 임금인 내게는 그 엄위에 어울리는 큰 영광을 가져올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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