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16장
예수님의 극진한 사랑의 바다. 바다의 비유.
천상 생명을 가져오는 광선인 하느님의 뜻.
활동 중이신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의 행복감.
1928년 12월 21일
1 성탄 준비 9일 기도의 계속.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그 아홉 가지 극진한 사랑에 대한 글을 읽는 소리를 계속 들으시면서 나를 당신께 끌어당기시고, 그 극진한 사랑의 바다가 제각기 얼마나 끝없는 바다인가를 보여 주셨다.
2 거대한 파도들이 일고 있는 이 바다에 모든 영혼들이 삼켜지듯 흘러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흡사 물고기가 바닷물 속으로 밀려드는 것 같았는데, 바닷물이 이들 물고기의 생명, 인도자, 수호자, 음식, 침상 및 궁전 같은 집을 이루고 있어서, 그들이 이 바다 밖으로 나간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생명은 끝장났다. 우리의 유산, 곧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아버지의 집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3 마찬가지로 거대한 파도 같은 불길이 이 불바다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삼키면서 그들의 생명, 인도자, 수호자, 음식, 침상 및 궁전 같은 집을 이룰 것이다. 이 집은 그들 아버지의 집이거니와 그들이 이 사랑의 바다에서 빠져나가면 갑자기 죽고 말 것이다.
4 아기 예수님은 그래서 큰 소리로 울고 신음하고 기도하고 외치며 탄식하신다. 그분의 그 맹렬한 불길에서 아무도 빠져나가지 않기를, 즉, 아무도 죽지 않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5 오! 바다가 만일 이성이 있다면, 그런데 자기 안의 물고기를 빼앗긴다면, 애정 깊은 어머니보다 더 넓게 울 것이다. 자기 소유의 한 생명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보존해 온 생명이 강탈당한 채 멀어져 가는 것을 실감하니 말이다.
그러기에 바다는 그 많은 생명들을 앗아갈 엄두를 내는 자들을 자기의 파도들로 덮쳐 버리고 말 것이다. 그 생명들은 바다 자신의 소유요, 그의 부와 영광을 이루기 때문이다.
6 이때 예수님께서 “그럼에도 바다가 울지 않으면 내가 엉엉 울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내 사랑이 모든 사람을 삼킬 듯 휩싸고 있건만, 그들은 배은망덕하게도 내 사랑의 바다에서 삶을 살려고 하지 않고 이 사랑의 불길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 결국 내 아버지의 집에서 멀리 달아난다. 그리하여 궁전 같은 집도 인도자도 수호자도 음식도 침상도 심지어 생명마저 읽고 만다. 이를 보며 내가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겠느냐?
7 그들은 내게서 나왔다. 내가 빚어낸 그들을 내 사랑의 불길이 삼킬 듯 휩쌌다. 그것은 내가 모든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강생할 때 품고 있었던 사랑의 불길이다.
8 그러니 내 아홉 가지 극진한 사랑에 대한 글이 낭독되는 소리가 들리면 내 사랑의 바다가 부풀며 끓어오른다. 거대한 파도를 이루며 어찌나 세찬 소리를 내는지, 모든 이를 귀머거리로 만들고 오직 내 사랑의 신음 소리, 내 비통의 외침, 내 거듭된 흐느낌 소리만 들리게 하려는 것 같다.
9 이렇게 말하는 소리 말이다. “내가 더 이상 울지 않게 해 다오. 우리 서로 평화의 입맞춤을 교환하자. 서로 사랑하자. 그러면 우리가 창조주와 피조물이 다 함께 행복할 것이다.”
10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침묵을 지키셨고, 나는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광선 한 줄기가 위에서 내려와 내 위에 자리를 잡으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을 비추는 것이었다. 그러자 언제나 사랑하올 내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11 “내 뜻의 딸아, 네 위에 자리 잡은 그 광선은 내 거룩한 뜻이다. 그것이 네 영혼 안에 천상의 생명을 가져다준다. 실로 아름다운 광선이다. 너를 비추며 그 자신의 생명을 줄 뿐만 아니라, 네게 다가와 주위에 머무는 모든 이에게도 그 생명을 준다. 빛이 태양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너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에게 그 빛의, 그 숨의, 그 생명의 열렬한 입맞춤을 주는 것이다.
12 나는 그러므로 네 안에서 내 거룩한 뜻이 길을 헤치며 널리 퍼져 나가는 것을 보며 행복해한다. 보아라, 네가 앞서 보았던 사랑의 바다들은 바로 활동 중인 내 뜻이다.
내 뜻이 활동하고자 하면 내 사랑의 바다들이 부풀어 끓어오르며 거대한 파도들을 이루고, 이 파도들이 듣는 이들의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큰소리로 울고 신음하고 부르짖으며 기도한다.
13 그 반면 내 ‘피앗이 활동하지 않기를 바랄 때에는 내 사랑의 바다가 잔잔해진다. 고요하고 낮은 물소리만 낼 뿐이다. 그러나 기쁨과 행복의 흐름은 이 바다에서 분리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진다.
14 그러므로 너는 나의 이 행복감과 기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내가 내 거룩한 뜻을 알리는 일에 전념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빛을 비추어 주고, 바로 나의 말, 나 자신의 마음을 주면서 몸소 느끼는 행복감과 기쁨이다.
15 사실 나는 그런 사람에게 너무나 관심이 쏠리는 나머지 그를 나 자신 안에 감싸 넣고 나 자신을 그의 바깥으로 넘쳐흐르게 하며 일어서서, 내 사랑 안에서 활동 중인 내 뜻에 대해 내가 친히 입을 열어 말할 정도이다.
16 너는 요즘 아홉 가지의 내 극진한 사랑에 대한 글을 공개적으로 읽곤 하는 저녁마다 그 말소리를 내는 것이 네 고해 사제라고 생각하느냐? 나다. 내가 그의 가슴에 손을 대고 그 소리를 내게 하고 있는 것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에 성체강복이 진행되고 있었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을 덧붙이셨다.
“딸아, 나는 너를 축복한다. 내 거룩한 뜻을 소유한 사람에게 하는 나의 행위로 말하자면 무엇이든지 다 내게 행복이다. (예컨대) 내가 너를 축복하면 내 축복이 공간을 만들어 그것이 내포한 좋은 것과 효과들을 거기에 넣어 둔다. 내가 너를 사랑하면 내 사랑이 네 안에 있는 내 '피 안에 공간을 만들어 그 자신을 넣어두고 그 사람의 생명을 유지한다.
18 따라서 내가 네 안에서든 너와 함께든 너와 관련시켜 하는 각각의 행위는 그 하나하나가 다 내가 느끼는 행복이다. 하느님의 뜻 안에는 내가 너에게 주고자 하는 모든 것을 넣어 둘 공간이 있고, 이 뜻은 또한 내가 너에게 주는 좋은 것들을 불어나게 할 능력도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19 그런 까닭에 하느님의 뜻은 우리 (성삼위)의 모든 것을 실현시키는 행위자요, 우리가 우리의 다스림을 받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위들과 같은 수의 생명들을 만들어 내는 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20 그후 나는 '거룩하신 피앗' 안을 순례하면서 또다시 창조사업 초기로 올라가서 우리 첫 조상 아담이 무죄한 상태에서 행한 일들과 나 자신을 결합시켰다. 아담과 하나 되어 그가 떠나 버린 지점에서부터 그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르셨다.
21 "딸아, 나는 사람을 창조하면서 그에게 눈에 보이는 세계를 주었다. 그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자기 창조주께서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매우 질서 있고 조화롭게 빚어낸 작품들을 보게 하고, 또한 이 공간에서 그 자신의 작품들도 빚어내게 하려는 것이었다.
22 그렇게 눈에 보이는 공간을 준 것과 같이, 나는 또 그의 영혼을 위하여 보이지 않는 공간도 주었는데, 이는 보이는 세계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그것은 사람이 그 안에서 그의 거룩한 작품들을, 곧 그의 태양과 그의 하늘과 그의 별들을 빚어내게 하고, 자기 창조주를 반영하면서 이 공간을 그 자신의 모든 작품들로 가득 채우게 하려는 것이었다.
23 하지만 사람이 자기의 뜻 안에서 살려고 내 거룩한 뜻에서 나가 버렸으니, 그러자 자기 창조주의 반영을 잃고 우리 작품의 원형을 잃은 탓에 그 모상을 만들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 공간에는 첫 사람의 초기 행보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나머지 모든 것은 비어 있는 것이다.
24 그렇지만 이는 채워져야 할 공간이다. 이 때문에 내가 내 뜻 안에서 살고 또 살게 될 사람들을 애틋한 사랑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반영이 지닌 힘을 느끼며 그들 앞에 있는 우리의 모상으로, 내가 창조 때에 지극한 사랑으로 준 이 보이지 않는 공간을 서둘러 채울 사람들이다.
25 한데 너는 이 공간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느냐? 바로 우리의 뜻이다. 내가 하늘과 태양을 인성에, 곧 인간의 본성에 주었던 것처럼, 내 '피앗' 의 하늘과 태양을 인간의 영혼에게 준 것이다.
26 그러니 네가 무죄한 시기의 아담의 걸음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것을 보면서, '드디어 여기에 내 거룩한 뜻이 피조물의 첫 승리와 첫 작품을 받기 시작하는 공간이 있다.' 하고 나는 말한다. 너는 주의를 기울이고, 언제나 계속 내 거룩한 의지 안을 날아다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