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13장
모든 피조물은 각기 다른 일정량의 행복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의 부재 고통이 어째서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가?
1928년 12월 13일
1 하느님의 거룩하신 의지 안에 녹아들어, 피조물 안에 이루어진 이 의지의 업적들을 동반하고 있노라니,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팔아 우리가 빚어낸 만물은 각기 서로 구분되는 일정량의 행복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각 조물은 사람에게 입맞춤이나 쾌적한 공기 또는 우리 행복의 생명을 가져다준다.
3 한데, 너는 아느냐? 조물들 안에 퍼져 있는 우리의 수많은 행복들의 효과가 전부 자기 마음속으로 내려오는 것을 느끼는 사람, 그것도 스펀지처럼 흠뻑 젖어들 정도로 강렬하게 느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4 그것은 우리의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이다. 우리의 행복들이 그에게는 낯설지 않다. 그의 미각과 모든 감각 기관이 우리의 '피앗'으로 깨끗하게 된데다 인간적인 뜻에 의해 부패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모든 조물 안에 있는 행복들을 다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5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우리 행복의 잔치에 자리하여 조물들 안에 있는 행복들의 수만큼 다양한 음식을 한 입두 입 먹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그만큼 큰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 오!! 피조물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
6 그리고 예수님은 침묵을 지키셨다. 그 순간 내 귀에 이 '하느님 뜻의 집'에 딸린 성당의 풍금 소리가 들렸다. 예수님께서도 귀 기울여 그 소리를 들으시며 이어서 말씀하셨다.
7 "오! 이 소리가 '내 뜻의 작은 딸'을 즐겁게 하니 아주 기쁘구나. 나도 그 소리를 들으며 함께 즐거워한다. 오! 함께 즐거워하는 것은 참 멋진 일이 아니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행복이다."
8 “예수님, 저의 사랑이시여, 저에게 행복은 홀로 당신뿐입니다. 다른 모든 것은 아무 매력이 없습니다." 하고 내가 말씀드리자 예수님은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물론 너에게 가장 큰 행복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에게 모든 기쁨과 행복의 원천이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나는 너에게 작은 행복들을 줄 때에도 즐겁다. 내가 그것들을 느끼며 즐기는 것과 같이 너도 나와 함께 느끼며 즐기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9 나는 그때 마음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피조물 안에 퍼져 있는 수많은 행복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나를 보는 것이 예수님께 그토록 큰 즐거움이 된다면, 어째서 그분은 (내게서 당신의 현존을 거두시곤 하실까?) 그분 없이는 생명도 없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처참하고 불행한 상태가 되는데도? 또 나 자신이 생명 없는 가련한 영혼임을 느끼면서 모든 행복도 사라지고 마는데도?'
10 그러자 예수님은 "딸아, 나의 부재 (고통이) 얼마나 유익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네가 안다면......" 하고 말씀을 이으셨다. "너는 나 없이는 생명이 없음을 느낀다. 곧 죽음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 고통과 그 죽음 때문에 나의 새로운 생명이 형성된다. 이 새로운 생명이 내 거룩한 뜻의 생명에 관한 새로운 계시를 너에게 가져다준다.
11 사실 너의 그 고통은 죽음을 느끼게 할 힘이 있지만 죽이지는 않는 신적인 고통이다. 그래서 나의 매력적인 진리들과 함께 나 자신의 생명을 다시 일으킬 힘이 있는 것이다. 내 부재 고통이 나의 새로운 생명을 위한 자리를 준비하고, 너의 영혼을 준비시켜 내 '거룩한 피앗'에 대한 중요한 진리들을 귀여겨듣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2 만일 내가 그렇게 자주 너에게서 나를 앗아 가지 않았다면, 너는 네 예수의 새로운 선물들을, 곧 그 많은 가르침들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실상 너는 나 없이 지내는 동안 이제는 너의 모든 것이 끝장났다고 생각하곤 했지만, 그 후 나의 생명이 네 안에 다시 일어나서 사랑과 기쁨이 가득 서린 어조로 내 가르침을 주기 시작하는 것을 네 눈으로 직접 보아 왔다. 그렇지 않느냐?
13 그러니 내가 너에게서 나를 앗아 갈 때, 그때에는 내가 네 안에 숨어 있으면서 너에게 줄 것을 준비하고, 다시 일어날 나의 새 생명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 역시 죽음의 고통을 겪었다. 모든 피조물이 내 죽음의 고통 안에 되살아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그분의 뜻을 이루려고 죽는 죽음은 하느님의 생명을 낳고, 그리하여 모든 피조물이 이 하느님의 생명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4 나는 그렇게 수많은 죽음을 겪은 뒤에 실제로 죽기를 원하였다. - 나의 부활이 참으로 많은 선을 낳지 않았느냐? 내 부활과 더불어 내 구원 사업의 모든 선익들도 되살아났고, 피조물에게도 모든 선익이 그들 자신의 생명과 마찬가지로 되살아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5 그런즉 너는 주의를 기울이고, 일은 내가 하도록 맡겨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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