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14장
하느님 뜻의 나무. 하느님의 단일 행위.
하느님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이
창조된 만물 안에 일으키는 메아리.
1928년 12월 14일
1 나는 하느님의 뜻에 대한 글의 출판을 두고 속을 끓이고 있었다. 게다가 여러 질문들을 받게 될 생각을 하니 여간 성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혼잣말로, '정녕 예수님만이 나의 고통을 아실 것이다. 당국자들이 그 글의 출판을 원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소리를 들을 때 내가 얼마나 심히 괴로운지를! 과연 그것은 너무나 큰 고통이어서 내 마음의 이 순교적 고통을 진정시켜 '피앗'을 발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도무지 없어 보일 지경이다.
2 오직 예수님만이 마음을 끄는 그 설득력으로, 또는 내가 조금이라도 하느님 뜻의 바깥으로 나가면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상기시키시는 것으로, 나로 하여금 '피앗'을 발하게 하실 수 있는 것이다.
3 하지만 일이 이처럼 더디게 진척되고 있음을 보고 있자니 이 출판으로 인한 나의 내적 투쟁과 그 심한 고통이 기억에 떠오른다. 내가 받은 그 많은 고통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 출판을 보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어쩌면 예수님께서 내가 천국에서 그것을 보며 만족을 느끼게 하실 작정인지도 모른다.'
4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도를 시작하자, 내 마음의 눈앞에 빛을 내뿜는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 한 그루가 보였고, 이 나무 한가운데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다정하신 예수님의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이 열매들에서 나오는 매우 강렬한 빛이 예수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분을 휩싸고 있었다.
5(그 광경을 보며) 놀라워하는 나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네 눈에 보이는 이 나무는 내 거룩한 뜻의 나무다. 그런데 내 뜻은 태양이다. 고로 그 열매들은 빛으로 바뀌면서 다른 여러 태양들을 만든다. 이 나무의 생명의 중심은 나다. 내가 그래서 나무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6 그리고 네가 보는 이 열매들은 모두 내가 내 '거룩한 피앗'에 대해 드러내 보인 진리들이다. 이 진리들은 여러 세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그들의 빛을 낳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둘러 이 진리들에 종사해야 할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이 나무의 열매들이 자기들에게서 나오는 빛과 이 빛의 위대한 선을 낳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것이 그 사람들이다.
7 너와 나 사이에는 그런 무질서가 없고, 또 네 안에 있는 나의 뜻에 대한 반대는 아주 사소한 것도 내가 결코 용납하지 않는 만큼, 너는 그 심한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위안을 받을 일이다.
사실, ‘내 뜻의 작은 딸은 나에게 자기의 뜻을 선물로 주었고 나는 나의 뜻을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 하고 내가 말할 수 없었다면,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슬픔이 되었을 것이다. 이 뜻의 교환이 나의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이고 또한 너의 기쁨이기도 하니 말이다. 여기에 어떤 착오가 있다면 그것은 이를 경시하는 자들에게서 초래되는 것이다.
9 그러므로 너는 저들이 던질 질문들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거나 귀찮아 하지 마라. 내가 네 안에 있으면서 네게 빛을 주고 필요한 말을 들려주겠다.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 이 일은 너의 관심사라기보다 오히려 나의 관심사이다."
10 그 무렵 나는 ‘거룩하신 피앗’에 대해 줄곧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딸아, 우리 안에, 곧 우리의 신성 안에서는 단 하나의 행위가 모든 것을 포괄하기에 충분하다. 의지, 생각, 말, 활동, 걸음 같은 단일한 행위 말이다.
11 우리의 단일 행위는 그러므로 말을 하는 목소리, 일을 하는 손, 걸어 다니는 발이 되기도 한다. 그것이 모든 것을 덮어 싸기에, 사람이 생각하고, 활동하고, 말하고, 걸어 다니면, 우리의 단일 행위의 힘이 사람의 각 행위 안에 반향을 일으키면서 생각과 말과 나머지 모든 것의 선익을 소통시킨다. 우리는 그래서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의 모든 행위도 낳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12 그런데 오! 우리가 낳은 목소리, 생각, 활동, 걸음 따위가 우리를 위하여 사용되지 않고 우리를 모욕하기 위해 쓰이면,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하는지 모른다! 사람이 우리 자신의 행위들로 무기를 만들어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얼마나 끔찍한 배은망덕이겠느냐!
13 그런데 우리의 거룩한 뜻을 실행하며 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우리의 단일 행위와 결합한다. 우리의 뜻과 한뜻이 되어 우리의 행위와 함께 흘러들고, 우리와 함께 자기 자신을 모든 이의 생각과 목소리와 활동과 걸음으로 만든다.
14 이와 같이 우리의 능력은 사람의 작음을 덮어 싸면서 그를 우리와 함께 피조물의 모든 행위를 낳는 자로 만들고, 사람은 우리의 모든 행위를 사용하여 ㅡ 우리에게 상처를 입힐 무기가 아니라 우리를 수호하고 사랑하며 찬양하기 위한 무기를 만든다.
오! 이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즐거움이 되는지! 우리는 그래서 사람을 우리의 권리를 수호하는 우리의 용사라고 부른다."
15 그 뒤에 나는 창조된 만물 안에서 '거룩하신 피앗'을 따라다니면서 그 모든 것을 내 소유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분께 빛과 열의 영광을 드리기 위하여 태양을 가지고 싶었고, 그분께 끊임없이 철썩이는 파도 소리의 영광을 드리기 위하여 바다를 가지고 싶었고....... 모든 것을 수중에 넣고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당신께서 제게 모든 것을 주셨으니, 저도 당신께 모든 것을 드립니다.'
16 내가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이동하시면서, "딸아,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이냐! - 너의 반향이 모든 곳에 이르고 있다. 내 거룩한 뜻이 어디에 있든지 그 모든 곳에 너의 메아리도 울리는 것이다.
17 그러니 너의 메아리가 태양 속에, 바다 속에, 바람 속에, 공기 속에도 울리고, 천국으로 뚫고 들어가서 네 창조주께 그분 자신의 영광과 사랑과 경배를 드린다. 내 거룩한 뜻은 그래서 만물 가운데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 거룩한 의지 안에서 사는 이의 메아리가 동반하고 있어서 내 의지가 만물 안에 펼친 사랑과 영광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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