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5권 17장
아기 예수님의 탄생 축하 잔치를 위한 준비.
그분을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는 좋은 방법.
최초의 인간 태양인 아담. 장인의 비유.
1928년 12월 25일
1 아기 예수님의 탄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오시어 이 가난한 영혼 속에 태어나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탄생하실 그분을 수행하며 찬미가를 불러 드리기 위하여 우선 나 자신이 '거룩하신 신적 의지' 안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창조된 만물 안으로 들어가면서 하늘과 태양과 별들과 바다와 땅 및 모든 것에 나의 '당신을 사랑합니다.'로 생기를 불어넣고자 하였다.
예수님의 탄생 현장에 만물을 기다리는 자세로 배치하여, 모두가 그분께 "당신을 사랑합니다.”와 "저희는 당신 뜻의 나라가 땅에도 오시기를 바랍니다.”하고 말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2. 내가 그렇게 하고 있었을 무렵, 모든 피조물이 예수님의 탄생 현장을 주목하러 오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사랑하올 아기께서 그분 천상 엄마의 모태에서 나오시자, 하늘과 태양과 아주 작은 새까지도 일제히 합창하듯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희는 당신 뜻의 나라가 땅에도 오시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3 그것은 내가 하느님의 뜻 안에서 나의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만물 안에 들어가게 했기 때문인데, 만물 안에 하느님 뜻의 생명이 있어서 모두가 자기네 창조주의 탄생을 찬미가로 기렸던 것이다. 이윽고 내가 갓 태어나신 아기를 본 순간, 그분은 내 팔 안으로 몸을 단지시고, 추위로 후들후들 떨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내 뜻의 작은 딸이 나를 위하여 굉장한 잔치를 준비했구나! 내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면서 내 뜻이 다스리기를 바라는 모든 피조물의 이 합창 소리는 진실로 아름답다!
5.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이와 같이 내게 무엇이든지 다 줄 수 있다. 또 모든 방책을 동원하여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고, 울고 있는 나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할 수 있다. 내가 너를 기다린 것은 이 때문이니, 내 거룩한 의지의 힘에 의한 네 사랑의 선물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6 사실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 나의 지상 생활은 내 '거룩한 뜻의 나라에 소용 될 모든 것을 준비하면서 활동하고 고난을 받는 것이 전부인 생활이었다. 그러니 이 나라는 분명 행복과 재산이 풍부한 나라가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 사업들이 열매를 가득히 낼 것이고, 이 열매들이 나에게도 피조물에게도 감미로움과 기쁨과 소유 재산으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7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시고 내게서 사라지셨지만, 잠시 뒤에 (포대기에 싸이듯) 온통 빛에 싸여 작디작은 황금 구유에 누이신 모습으로 돌아오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내 현존으로 너를 행복하게 해 주려고 왔다.
8 이런 날, 내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지낼 수 있겠느냐? 그래서 나는 네게 첫 입맞춤을 주면서 '너를 사랑한다'하고 말한다. 네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말이다.
그리고 너를 내 가슴에 붙여 안고 내 작은 심장의 박동을 느끼게 한다. 내 심장은 불을 내뿜고 있고, 이 불은 내 뜻에 속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나 태워 버리려고 한다.
9 한편 너의 심장 박동은 나의 박동 안에서 울려 퍼지면서 내 귀에 유쾌한 이 후렴 같은 말을, 곧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를 후렴처럼 거듭한다. 네가 나를 행복하게 하려면, 또한 나의 아기다운 울음을 그치게 하려면, 언제나 그것을 되풀이하여라.
10 보아라. 너의 사랑이 내게 황금 구유를 마련해 주었고, 내 뜻 안의 행위들은 내게 이 작은 빛 옷을 입혀 주었다. 기쁘지 않으냐?"
11 그 뒤에도 나는 에덴 동산으로, 인간 창조의 초기 활동들 속으로 돌아가면서 '거룩하신 피앗' 안의 순례를 계속하였다.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이동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2 "딸아, 아담은 우리 (성삼위)의 의지에 둘러싸인 최초의 인간 태양이었고, 그의 행위는 널리 퍼져 나가면서 온 인류 가족을 둘러싸는, 태양 광선을 능가하는 광선들이었다.
13 그들 중 많은 이를 한 사람 안에서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그들 모두가 그 광선들 속에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하나의 중심에, 곧 최초의 인간 태양 중심에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14 게다가 그들은 첫 태양과의 유대 관계를 벗어나지 않은 채로 그들 자신의 태양을 이룰 능력이 있었다. 각자의 생명이 실제로 그 태양에 기원을 두고 있었기에 제각기 태양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15 그러니 인간의 창조는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었겠느냐! 오! 그것은 정녕 온 우주의 창조보다 훨씬 뛰어난 창조였다.
많은 이를 하나로 결합시키는 그 유대야말로 우리 전능의 더없이 큰 기적이었으니, 우리의 뜻이 그 자체로는 하나이면서 모든 것의 불가분성을 유지하고 모든 이의 상호 소통적인 단일한 생명을 유지하기 때문이었다.
16 그것은 곧 우리 신성의 상징이며 표상이기도 하거니와, 과연 우리는 거룩한 세 위격으로 되어 있으면서 언제나 불가분적인 일체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뜻이 하나이고, 거룩함도 능력도 하나이기 때문이다.
17 이런 까닭에 우리는 사람을 단 한 사람의 존재로 간주한다. 비록 긴 세대를 이루고 있지만 언제나 한 사람 안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존재로 말이다.
18 우리가 사람 안에 창조한 것은 창조되지 않은 사랑이다. 그러기에 사람은 우리에게 충분히 많은 것을 줄 수 있고 우리와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뜻이, 곧 우리 안에 작용하는 유일한 뜻이 사람 안에도 작용하는 유일한 것으로서 모두의 일치와 각자의 불가분성의 유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19 사람은 그러나 우리의 '거룩한 피앗'에서 물러갔고, 그러자 추하게 변형 되면서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더 이상 자기 창조주나 모든 세대들과의 일치의 힘과 불가분성의 힘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모든 지체가 망가져 더는 온전한 몸의 힘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20. 내 거록한 뜻이 원초적인 행위자로서 피조물 안으로 들어가서 그 망가진 지체들을 바로잡고,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왔을 때처럼 그에게 일치와 불가분성을 주려고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21 우리는 하늘과 땅을 놀라게 할 만큼 아름다운 상(像)을 만드는 장인 (匠人)과 같은 처지에 있다. 이 장인은 그 상을 매우 사랑하기에 그 안에 자기 자신의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그 상이 움직일 때마다 그 아름다운 것의 생명과 활동과 동작을 내적으로 느낀다. 거의 광적인 집착으로 사랑하는 까닭에 그것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할 정도다.
22 그런데 그런 사랑의 와중에서 그 상은 위험에 부닥친다. 충돌하여 팔다리가 부서지고, 그 자신과 그 자신을 만든 자를 하나의 생명으로 묶는 중대한 부위에 치명상을 입는다.
그러니 그 사람이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 아름다운 상을 원상태로 복원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인들 하지 않겠느냐? 아직도 여전히 사랑하는데다 이 광적인 사랑에 마음 아픈 사랑까지 보태지니, 더욱더 그러하지 않겠느냐?
23 그러한 것이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심경이다. 사람이 우리의 광적인 사랑과 슬픔의 대상인, 본디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돌려 주고 싶기 때문이다.
24 우리의 뜻이, 곧 사람이 소유한 우리의 뜻이 치명적인 충격을 받았으니 만큼, 일단 우리의 뜻이 사람 안에 다시 자리를 잡으면 그 아름다운 상이 우리를 위해 다시 만들어질 것이고, 따라서 우리의 사랑이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고로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다만 나의 거룩한 뜻이 그 생명을 지니게 되는 것뿐이다."
25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더욱 다정한 어조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셨다. "딸아, 하느님께서는 피조물 안에 사랑을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빛과 능력과 아름다움 등을 꽃피게 하셨다. 그러므로 하늘과 별들과 태양과 바람과 땅의 창조는 우리가 내놓은 우리의 작품들임과 동시에 우리 아름다운 속성들의 개화였다고 말할 수 있다.
26 오로지 사람을 위해서만 이 가장 큰 기적을 일으켰으니, 곧 생명을 - 바로 우리 사랑의 생명을 창조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사람은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고 할 수 있고, 이것이 우리가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는 이유이다. 사람은 우리에게서 나온 작품이며 생명이거니와, 이 생명은 그 가치를 헤아릴 길 없도록 귀한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