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4권
24장
영혼의 ‘사랑합니다.’ 라는 열과 하느님 뜻의 빛이 이루는 태양.
‘피앗’안에서 사는 이가 낳는, 대대로 이어지는 수많은 자손.
그런 영혼 안의 세 개의 나라, 세 개의 태양과 세 개의 왕관.
믿음을 흐리는 그늘이나 구름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
1928년 6월 29일
1 ‘거룩하신 피앗’ 안에서 나의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하나하나의 조물에 대하여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 이 단조로운 말씀을 오래도록 자꾸 반복하였다. 그러면서 한편 마음속으로, “내가 너무나 익숙해져서 이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하지 않고서는 지낼 수도 없을 것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그 순간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너의 그 계속적인 ‘사랑합니다.’는 내 거룩한 뜻 안에서 발한 최초의 ‘사랑합니다.’의 계속일 따름이다. 한 번 발해진 것은 한 번 발해졌기 때문에 실제로 그것을 반복할 힘이 있는 것이다.
3 그 ‘사랑합니다.’는 열을 형성하고, 내 거룩한 뜻은 빛을 형성한다. 이 빛이 ‘사랑합니다.’를 가득 채워 태양을 이루는데, 나중 것이 먼젓번 것보다 더 찬란한 태양이 된다. 내 거룩한 뜻 안에 있는 영혼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는 거의 끝없이 대대로 이어지는 자손들을 얻는다.
4 사실, 그가 생각을 하면 하느님의 생각 안에 그의 생각을 낳는 것이고, 그리하여 천상 아버지의 생각 안에 대대로 이어지는 자기 자손들의 긴 세대를 형성한다. 그가 말을 하면 하느님의 말씀 안에 그의 말을 낳아 그 말의 자손들의 긴 세대를 형성한다. 그가 활동하고 걸음을 옮기며 그의 심장이 뛰면, 자기 창조주의 손안에 자기의 활동을 낳고, 하느님의 발안에 자기의 걸음을 낳으며, 그분의 부성적인 마음 안에 자기의 심장 박동을 낳아, 자기의 활동과 걸음과 심장 박동의 자손들의 긴 세대를 형성한다.
5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은 자기 창조주를 위하여 그토록 끝없이 긴 세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는 다산의 어머니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하여, 자기를 지어내신 분께서 언제나 축제의 기쁨을 느끼시게 한다. 왜냐하면, 각 자녀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 안에 사는 이가 당신의 태 안에 낳는 하나하나의 자녀를 다 축제로 느끼시기 때문이다.”
6 그리고 그분께서는 마치 사랑의 혼절 상태에 처하신 듯 침묵을 지키셨다. 하지만 좀 뒤에 이렇게 말씀을 덧붙이셨다.
7 “딸아, 사람은 자기 영혼 안에 세 개의 나라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세 가지 능력이다. 이 능력들은 또한 그 세 나라의 수도(首都)이고, 나머지 모든 것, 곧 사람의 말, 눈, 활동, 발걸음 따위는 그 나라들을 구성하는 도시들, 촌락들, 바다와 영토라고 할 수 있다. 심장 자체는 수도라고 불리지는 않지만, 다른 것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8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 수도가 함락되면 그 전쟁은 끝나고 만다. 수도와 함께 다른 도시들도 다 함락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내 뜻이 와서 그 삼 개국의 수도들을 다 장악하고 그 안에 내 어좌를 세운다면, 다른 도시들도 모두 ‘지극히 높은 피앗’에 점거되어 그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9 그렇게 되면 그 나라들은 참으로 큰 영광을 입을 것이다. 가장 행복하고 가장 풍요하며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들이 되리니, 그것은 그들을 다스리며 지배하는 이가 ‘무적의 강력한 권능의 소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아무도 감히 이들 나라의 질서를 해치거나 어지럽힐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고, 일체가 평화와 기쁨과 영구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
10 따라서 내 ‘거룩한 피앗’ 안에서 사는 이들은 더없이 아름다운 세 개의 태양을 소유하고, 온통 기쁨과 일치와 행복으로 풍요로운 세 개의 나라를 소유한다. 그리고 세 개의 왕관을 받는다. 너는, 누가 내 뜻의 자녀들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 줄지 알겠느냐? 바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이시다.
11 이 성삼위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그들 안에 불어넣으신 자신들의 모상을 보시면서, 즉, ‘우리의 피앗’이 그들을 들어 올려 우리가 원하는 모습대로 빚어 낸 것을 보시면서 황홀해하신다. 이처럼 사람들 안에 보이는 우리 자신의 모습에 사랑의 상처를 입는 우리 성삼위는 그 사랑의 열정이 너무나 큰 나머지 성부와 성자와 성령 각자의 왕관을 우리 ‘거룩한 뜻의 자녀’인 그들의 머리에 씌워 주신다. 특별히 구분되는 표징으로서 말이다.”
12 그 무렵 나는 ‘지고하신 피앗’ 안에 어찌나 깊이 잠겨 있었는지 흡사 그 피앗의 빛을 빨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창조된 만물이 ‘거룩하신 의지’의 입맞춤을 내게 가져다주는 것 같았고, 그 입맞춤 안에서 내게 입 맞추시는 창조주의 입술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13 ‘피앗’이 그 자신과 함께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들을 모셔오고 있는 것 같았다고 할까, 아무튼 내 정신이 그렇게 ‘피앗’의 빛 안에 녹아들고 있음이 느껴지고 있었을 때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4 “딸아, 내 뜻이 땅에서도 내 뜻의 나라를 세우고 영혼들이 이 나라 안에서 살게 될 때에는 믿음을 흐리는 그 어떤 그늘이나 불가해한 모호함이 없고, 모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할 것이다. 내 의지의 빛이 바로 그 조물들 안의 창조주의 모습을 보게 하리니, 피조물이, 창조주께서 그들에 대한 사랑으로 만드신 모든 것 속에서 그들 손의 (촉각)으로 창조주를 감촉할 수 있을 것이다.
15 한편 인간의 뜻은 믿음을 어둡게 하는 그늘이고, 정욕은 하느님 의지의 빛을 흐리는 두꺼운 구름이기에 대기층 하부에 짙은 구름이 형성되었을 때 태양에 일어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비록 태양이 그 자리에 있어도 짙은 구름이 그 빛을 가려 밤이 온 것처럼 어두워지는 것이다.
16 하기야 태양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태양이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세찬 바람이 그 구름을 흩어 없애면 태양의 눈부신 빛을 손으로 감촉할 수 있을 터이니, 누가 감히 태양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17 그러한 것이, 내 뜻이 다스리지 않는 곳 사람들의 믿음이 처한 상태이다. 그들은 거의 장님들이어서, ‘하느님은 존재하신다.’고 하는 다른 이들의 말을 믿을 뿐이다. 그런데 내 ‘거룩한 피앗’이 다스릴 때에는 그 빛이 그들로 하여금 창조주의 존재를 손으로 감촉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다른 이들이 그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그늘도 구름도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18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동안, 기쁨과 빛의 물결이 그분의 가슴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피조물에게 더 많은 생명을 줄 물결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더욱더 사랑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19 “나는 내 뜻의 나라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것이 피조물의 고통과 우리 (성삼위)의 비통을 끝장낼 것이니, 하늘과 땅이 함께 미소를 지을 것이고, 우리의 축제와 그들의 축제가 창조 사업 초기의 질서를 회복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베일로 가려, 다시는 이 축제들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