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 24권
24장
하느님 뜻의 나라를 얻기 위해 먼저 치러야 할 대금.
하느님 뜻은 모든 것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드시어
그 뜻 안에 사는 이는 죄다 껴안을 수 있게 하신다.
1928년 7월 4일
1 ‘거룩하신 피앗’ 안의 순례를 계속하면서 속으로 혼자 이렇게 자문하였다. ‘하느님 뜻의 나라를 간청하고 또 간청하는 이 계속적인 반복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느님의 뜻이 당신 나라를 허락하시어 피조물 가운데에 와서 다스리시도록 이처럼 끊임없이 그 뜻 안을 순례하는 것은?’
2 그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사람이 무언가를 구입하려면 먼저 선금을 내야 한다. 선금을 많이 낼수록 구입이 더 확실해질뿐더러 구입을 결정짓는 최종 단계에서 치를 잔금이 그만큼 줄어들기도 한다.
3 그러니 내 뜻의 나라를 원하는 너도 미리 선금을 치러야 하는데, 네가 내 뜻 안을 순례하면서 내 뜻의 나라를 청할 때마다, 모든 이를 대신하여 그렇게 할 때마다,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확보하기 위한 선금을 그만큼 더 추가하는 셈이 된다.
4 그리고 네가 얻기를 원하는 것이 바로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이기에, 너의 행위들을 피앗 안에서 행함으로써 그 행위들이 내 거룩한 뜻에 의해 주조되고 통용되는 통화(通貨)의 가치를 지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것이 나라 밖에서는 통용될지 모르지만 네가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는 유효한 화폐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5 사실, 하느님의 뜻을 구해 얻고자 하는 사람은 이 뜻 안에서 하는 행위들을 선금으로 내놓아야 한다. 그리하면 내 뜻이 인자하게도 그 행위들을 그 자신의 피앗과 같은 가치를 지니도록 하여, 영혼이 그 나라를 구입하는 데에 필요한 선금을 줄 수 있게 한다.
6 그것이 내 ‘피앗’ 안에서 행하는 네 작은 순례의 유용성이다. 네가 그 안에서 하는 행위들 - 그 나라가 오시기를 청하고 또 청하는 네 간청의 반복이 전부 그 나라의 도래라는 큰일을 이루는 데에 꼭 필요한 것들이니 말이다.
7 나도 그와 같이 구원 사업을 하지 않았느냐?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내 행위들로 먼저 대금을 치러야 했으니, 그것은 ‘구원의 나라’를 얻기 위하여 내가 모든 이를 대신해서 치러야 했던 대금이었다. 그것을 완전히 다 치르고 났을 때, 그때에야 비로소 그 나라를 나의 것으로 인정하신다는 하느님의 날인이 있었다.
8 그런즉 너도 내 ‘피앗의 나라’가 너의 것이라는 날인을 받고 싶다면, 네 선금을 불입하는 그 일을 계속하여라.”
9 그 뒤 나는 예수님께 “당신의 뜻 안에서 저의 양팔을 벌려 모든 조물을 - 하늘과 태양과 별 및 모든 것을 껴안습니다. 이들을 전부 ‘지극히 높으신 임금님’ 앞에 더없이 훌륭한 흠숭과 기원의 예물로 바치며 ‘피앗의 나라’를 간청하기 위함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10 그러면서 한편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 하나의 별도 껴안을 수 없도록 작은 내가 어찌 모든 것을 껴안을 수 있담? 모든 것을 어떻게? 아무래도 실행 불가능한 일이리라.’
11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내게 이르셨다. “딸아, 내 거룩한 뜻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받아 안을 수 있다. 내 뜻이 무엇이나 가볍게 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즉, 하늘과 별들과 모든 조물, 천사와 성인들과 동정이신 여왕과 하느님 자신마저 깃털처럼 가볍게 할 수 있는 것이다.
12 사실 내 거룩한 뜻이 모든 것 안에 원초적 생명으로 흘러들어 갔으므로 생명도 하나요, 무게도 하나다. 그러니 모든 것을 다 합친 무게가 얼마이든, 그것이 그들 하나하나의 무게이기도 하다.
13 고로 내 ‘피앗’을 소유한 사람만이 모든 것을 받아 안을 수 있고, 나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내 ‘피앗’은 하늘을 펼칠 능력이 있고, 별들과 그 밖의 또 다른 것들을 만들 능력이 있기에, 그것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모든 것을 받아 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14 과연 내 뜻 안에서 사는 것의 놀랍기 짝이 없는 점이 바로 이것이니, 작은 것이 무한히 광대한 것을 안고 다닐 수 있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휴대할 수 있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모든 것인 존재를 - 피조물이 창조주를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15 내 거룩한 뜻의 생명이 있는 곳에는 온갖 경이로운 것이 한 덩어리로 뭉쳐 있다. 무한하고 영원하신 분이 내 뜻 안에서 사는 사람의 작은 팔에 개선(凱旋) 행진을 하듯 의기양양하게 안겨 다니시니, 이는 그 사람 안에서 그 사람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지배하는 권리가 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싸안을 수 있는 ‘거룩하신 뜻’을 보시기 때문이다. 그는 따라서 모든 것을 자기의 것인 양 자기 창조주께 드릴 수 있는 것이다.
16 실상 하늘을 펼치고 거기에 별들이 수없이 돋아나게 한 것은 바로 나의 ‘피앗’이 아니었느냐? 내 피앗이 그것들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면, 또한 그것들이 그 거룩한 뜻 안에서 사는 사람에게 깃털처럼 가볍게 안겨 다니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
17 그러니 내 뜻 안을 계속 날아다녀라. 네가 모든 것을 행할 수 있고, 내게 모든 것을 주며 또 모든 것을 청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