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4-25권

천상의책 24권 26장 : 하느님의 뜻이 생성하는 선과 인간의 뜻이 초래하는 악. 하느님의 뜻이 다스리면 악이란 악은 모두 끝나고 만다.

Skyblue fiat 2022. 8. 27. 05:55

 

 

천상의 책 24권

26장

 

하느님의 뜻이 생성하는 선과 인간의 뜻이 초래하는 악.
하느님의 뜻이 다스리면 악이란 악은 모두 끝나고 만다.
거룩하신 뜻의 나라를 상기시키는 나자렛 성가정.

 

1928년 7월 7일

 

 

1 공생활 중이신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동안, 그분께서 치유해 주신 너무나 많은 질병들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러다가 속으로 문득, ‘어째서 인성이 이토록 심히 변질되었을까? 어떤 이들은 벙어리, 어떤 이들은 귀머거리, 어떤 이들은 장님이 되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상처들과 또 다른 나쁜 것들로 뒤덮여 있지 않은가? 악행을 한 것은 인간의 의지인데, 인간의 몸이 이처럼 많은 고통을 겪는 까닭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2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딸아, 네가 알다시피 인간의 몸은 어떤 악행도 저지르지 않았고, 악행은 모조리 인간 의지의 소산이었다. 죄를 짓기 전의 아담은 그 영혼 안에 내 거룩한 뜻의 생명을 완전히 소유하고 있었으니, 밖으로 넘쳐흐를 정도로 그 생명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할 수 있다.

 

3 그러므로 인간의 뜻이 내 뜻의 능력에 의해 빛을 뿜어내며 자기 창조주의 향기를 발하고 있었다. 곧 아름다움의, 거룩함의, 건실함의 향기를, 또한 정결의 향기, 강건함의 향기를 발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다수의 빛나는 구름장들처럼 그의 뜻 안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게다가 발산되는 그 향기들로 인해 몸도 어찌나 아름답게 되었는지 그토록 아름답고 활기차고 빛나며, 황홀하도록 우아하면서도 강건한 그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4 그런데, 그랬던 아담이 죄를 짓자 그의 인간적인 뜻만이 홀로 남게 되었다. 즉, 그의 뜻 안에 빛과 그토록 다양한 향기들을 불어넣어 준 (하느님의) 뜻을 더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빛과 향기들은 그가 하느님의 손에서 갓 나왔을 때처럼 외부로 발산되며 그의 영혼과 몸을 보존해 왔는데 말이다.

 

5 그 대신 이제는 두꺼운 구름들, 악취가 나는 공기, 나약과 불행의 냄새가 그 인간적인 뜻의 내부로부터 풍기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몸도 그 참신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잃고 말았다. 선을 나누어 가졌던 과거와 꼭 마찬가지로, 인간 뜻의 여러 악에 관여하면서 쇠약해지고 온갖 재앙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6 그러므로 내 거룩한 뜻의 생명을 다시 주어 인간의 뜻을 치유한다면, 인성의 모든 악이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하고 감쪽같이 사라질 것이다.

 

7 썩어 해롭고 악취가 나는 공기가 피조물을 둘러싸고 있을 때에도 그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그것이 숨이 막힐 정도로 심한 악취를 풍기며 사람의 내장 속까지 깊이 들어가 죽음에 이르는 전염병을 일으킬 정도가 된다면 얼마나 더 많은 해악을 끼치겠느냐?

 

8 몸 바깥에 있는 공기가 그리도 많은 해악을 끼친다면, 하물며 인간 안에서, 그 온 존재의 깊은 데서 나오는 인간 뜻의 짙은 안개와 썩은 공기는 훨씬 더 큰 해악을 초래하지 않겠느냐?

 

9 이에 대해서는 식물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농부가 정원에서, 또는 꽃이 만개한 과원에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잘 익은 열매들을 따리라는 즐거운 희망 속에 있을 무렵, 짙은 안개나 지나치게 찬 공기가 나무들을 헐벗기고 열매들을 온통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 않느냐? 그런 안개나 공기가 과원에 불길한 그림자를 던지며 그 전체를 어둡게 하고 마침내 초목들을 죽이는 바람에, 가련한 농부는 비탄에 잠길 수밖에 없어진다.

 

10 공기가 좋으면 선의 생명을 소통시킨다. 공기가 나쁘면 악의 생명을, 심지어 죽음을 소통시킨다. 좋은 공기는 생명이라고 할 수 있고, 나쁜 공기는 가련한 피조물에게 죽음을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11 공생활을 하는 동안, 장님과 벙어리와 나병 환자 등등이 눈앞에 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몹시 고통스러웠다. 이 사실을 네가 안다면!...... 그들 안에서 내가 본 것은 온통 인간적인 뜻이 내쉬는 날숨이었고, 내 뜻이 없는 인간의 영혼과 몸이 어느 정도로 추하게 변모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12 오직 내 ‘피앗’만이 실제로 내 작품들을 온전하고 참신하고 아름답게 보존할 힘이 있다. 그것들이 우리 (성삼위)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왔을 때처럼 말이다.”

 

13 그 뒤 나는 (영적으로) 나자렛의 작은 방에 계신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 그분의 동작을 따라하였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내 사랑하올 예수님은 숨은 생활을 하시는 동안에도 틀림없이 그분 뜻의 나라를 소유하셨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14 ‘존귀하신 여왕께서도 사실 예수님의 '피앗'을 소유하셨고,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기도 하셨다. 성 요셉은 그 끝없는 빛의 바다 한가운데에 있었으니, 어찌 이 지극히 거룩하신 뜻의 다스림을 받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15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에 내 지고한 선이신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탄식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과연 내 거룩한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의 그 나자렛 집에서도 다스리고 있었다. 내 천상 엄마와 나는 이 뜻밖에 몰랐고, 성 요셉은 우리 뜻의 반영 안에서 살았다.


16 하지만 나는 백성도 수행원도 군대도 없이 홀로 있는 왕 같았다. 그리고 내 엄마는 자녀가 없는 여왕 같았으니, 그분에게 합당한 (나 외의) 다른 자녀들, 곧 여왕의 관을 맡길 수 있는 귀한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처럼 귀한 자녀들에게서만 모두가 왕이나 여왕이 될 후손이 나올 터인데 말이다.

 

17 나는 그래서 백성이 없는 왕이 된 슬픔을 느꼈다. 만약 나를 둘러싼 이들을 백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들은 대체로 몸이 성하지 않은 이들이었으니, 어떤 이는 소경, 어떤 이는 귀머거리, 어떤 이는 절름발이였고, 온통 상처투성이인 이들도 있었다.

 

18 그들은 내게 영예가 아니라 치욕을 안겨 주는 백성이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나를 모를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왕이었고, 내 엄마는 대대로 길게 이어질 왕다운 자녀들의 후손이 없는 여왕이었다.

 

19 하지만 내 나라가 있었고 내가 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내게 대신(大臣)들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총리대신 격인 성 요셉만 있었으니, 대신 한 사람이 온 내각을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내게는 내 ‘거룩한 뜻의 나라’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는 군대 - 이 전투에 전념할 대군(大軍)이 있어야 했다. 또 오직 내 뜻의 법만을 법으로 준수할 충실한 백성이 있어야 했다.

 

20 그런데, 딸아, 사정이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세상에 왔을 당시에 내 ‘피앗의 나라’를 가지고 왔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나라는 다만 우리만을 위한 것이었으니, 창조 질서와 인간의 왕권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때였기 때문이다.

 

21 그렇지만 천상 어머니와 내가 온전히 하느님의 뜻만으로 삶으로써 우리의 나라를 땅에도 세우고 확장시키기 위한 씨앗이 뿌려지고 누룩도 형성되었다. 그리하여 내 ‘피앗의 나라’가 땅에서도 다스리기 위한 준비가 모두 완료되었다. 그 나라를 위해 겪어야 하는 모든 고통을 겪었고, 필요한 모든 은총을 탄원해서 얻어 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자렛은 ‘우리 (성삼위 하느님) 뜻의 나라’를 상기시키는 곳으로 불릴 수 있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