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4-25권

천상의 책 제24권18장. 진리는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계단들이다. 창조 사업 전반에 대한 계시자이기도 한 하느님의 뜻.

Skyblue fiat 2022. 7. 28. 04:54

 

 

천상의 책 24권

18장

 

인성을 빚어내신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보답.
진리는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계단들이다.
창조 사업 전반에 대한 계시자이기도 한 하느님의 뜻.
잠자는 아이의 비유.


 

1928년 6월 3일

 

1 하느님의 뜻 안에 줄곧 나 자신을 맡기고 그 안을 순례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영적으로 에덴동산으로 들어가 하느님께서 사람의 몸을 먼저 빚어내시고 그 몸 안에 혼을 불어넣으시는 현장에 있으면서, 지극히 높으신 창조주께서 사람의 몸을 빚어내신 그 큰 사랑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2 그분은 아담의 몸을 만드시면서 갓 태어난 아기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아직 존재하지 않는 그를 사랑하셨다. 그러나 아담은 아직 영혼 생명이 없었으므로 그분께 사랑의 보답을 드릴 수 없었다. 그 결과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 사랑의 동반을 받지 못한 채 홀로 고립되어 있었다.

3 나는 그래서, 그분의 사랑이, 그분께서 그토록 사랑하신 피조물에게서 아주 작은 사랑의 보답도 받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는 것은 마땅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느님의 뜻은 영원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행해진 것은 항상 현행적인 것이다. 언제든지 행위의 현행성을 잃는 법이 없다. 그런고로 나는 '피앗' 안에서 아담의 사랑을 앞질러 취하고자 한다. 내 창조주를 내 사랑으로 즐겁게 해 드리려는 것이다. 즉, 그분께서 인간의 몸을 빚어내시는 현장에서 그분 사랑의 메아리가 되어, '저는 당신의 뜻 안에서, 천지 만물이 존재하기 전부터 항상 당신을 사랑해 왔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려는 것이다.’

4 내가 그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무렵 언제나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를 꼭 껴안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내가 내 뜻에 대한 수많은 진리들을 너에게 나타내 보인 것이 지금 나의 큰 기쁨을 이루고 있다. 내가 말한 그 모든 것이 너에게는 내 영원한 의지의 행위들 속으로 올라오기 위한 계단이다. 이 계단을 올라오면서 너는 우리 (성삼위)의 첫 행위가 항시 현재적인 것이 될 능력이 있고, 우리에게 네 사랑의 보답을 받는 즐거움과 기쁨을 가져올 능력도 있음을 본다.

 

5 그 계단을 통하여 우리는 네 쪽으로 내려간다. 우리 활동의 대상인 피조물 -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는 것은 얼마나 감미로운지! 그것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충만한 기쁨이다. 그 반면에 고립은 같은 강도로 쓰라린 것이다. 애타는 그리움과 넘치는 사랑의 대상을 위해 활동하면서도 그의 현존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6 우리는 사람 안에 생명을 불어넣기 전 그 몸을 빚으면서 마치 잠든 아기를 둔 부모처럼 처신하였다. 애정과 억누를 길 없는 사랑에 사로잡혀, 잠든 아기를 열망과 입맞춤과 함께 가슴에 끌어안는 부모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기는 자고 있으니 부모의 그런 동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7 딸아, 생명을 불어넣기 전 인간의 몸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입맞춤과 사랑의 포옹을 주었는지 네가 안다면......!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의 몸에 숨을 내쉬며 생명을 주고 또한 영혼과 숨과 심장박동과 열을 준 것은 바로 우리의 뜨거운 사랑이었던 것이다.

 

8 따라서 네가 느끼는 숨결은 우리 자신의 숨결이고, 네 가슴에서 뛰는 심장 박동은 우리의 것이며, 네가 감촉하는 따뜻함은 우리의 창조적인 손의 감촉이다. 우리의 손이 너를 만지면서 네 안에 열을 불어넣은 것이다.

 

9 그리고 네가 숨을 쉬면 우리는 우리의 숨이 네 안에서 숨 쉬는 것을 느낀다. 네 심장이 고동치면 우리의 심장이 네 안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고동치는 것을 느낀다. 또 네가 따뜻함을 느끼면, 그것은 네 안에서 순환하면서 끊임없는 창조와 보존 활동으로 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우리의 사랑이다.......

 

10 딸아, 너는 창조 사업의 (전모를) 밝혀 주는 자가 바로 우리의 뜻임을 알아야 한다. 홀로 우리의 뜻만이 창조 사업 안에 숨어 있는 사랑의 신비를 다 알려 줄 수 있는 것이다. 아담은 그러나 우리가 그의 영혼과 몸을 창조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랑의 방책을 썼는지 - 그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했다.

 

11 우리는 어린 아들에게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말하지 않고 조금씩 일러 주는 아버지처럼 행동하였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아버지가 자기에게 준 것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하면, 아이가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선물을 주듯이, 아버지가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는지, 아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며 사랑의 섬세한 방책을 썼는지, 얼마나 자주 숨은 입맞춤을 주곤 했는지..... 등을 조금씩 선물을 주듯이 말해 온 것이다.

 

12 그러기에 아버지는 어떤 때에는 이 선물을, 다른 때에는 저 선물을 준다. 그리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사랑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선물을 줄 때마다 그들의 기쁨과 즐거움이 더 커지게 하는 것이다.

 

13 아버지는 그렇게 아이가 잠자는 동안 온통 입맞춤으로 뒤덮고 가슴에 품어 안으며 그 애정이 너무나 크고 깊은 나머지 감동의 눈물이 아이의 얼굴을 적실 정도인데,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아버지에게 미소를 짓거나 양팔로 아버지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기는커녕 아버지를 보는 순간에도 쌀쌀맞은 표정으로 본다면, 그 가련한 아버지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느냐!

 

14 그는 아들에게 나타내 보이려고 마련한 모든 선물을 마음속에 넣고 그 문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 그의 행복과 더없이 순수한 기쁨을 아들과 나눌 수 없는 슬픔에 겨워, 아들을 너무나 많이 사랑해 왔으며 지금도 그렇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도 못한다.

 

15 딸아, 그러한 것이 바로 우리 (성삼위)다. 여느 아버지의 선성을 뛰어넘는 선성으로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를 위하여 새로운 선물들을 많이 준비하고, 우리의 거룩한 뜻이 이를 그들에게 알려 주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아담은 그러나 우리의 뜻에서 물러갔으므로 그 계시자를 잃었고, 그런 까닭에 그에 대한 우리의 지극한 그를 창조하면서 행한 모든 것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16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피앗’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도 와서 다스리기를, 그리하여 그토록 오랜 세월에 걸친 침묵 끝에 - 비밀스럽기까지 한 그 침묵 끝에, ‘피앗’ 자신의 불꽃을 내뿜으며 창조된 만물의 계시자로서 다시 활동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가 사람을 창조하면서 행한 모든 것이 아주 조금밖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급되어야 할 선물들이, 소통되어야 할 기쁨과 즐거움이 여간 많지 않은데도 말이다!

17 너는 나의 거룩한 뜻에 대하여, 또 모든 창조물, 특히 사람의 창조에 작용한 놀라운 사랑에 대하여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내 뜻으로부터 듣지 않았느냐? 내 뜻은 과연 창조의 책이다. 이를 읽는 방법을 알고 읽으려면, 내 뜻이 창조물 가운데에서 다스릴 필요가 있다.

18 사람의 뜻은 사람을 잠든 상태로 있게 한다. 그래서 잠이 들면, 그 잠 때문에 천상 아버지께서 주시는 사랑의 어루만짐과 섬세한 방책 및 그에게 나타내 보이고자 하시는 선물들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하게 된다. 또한 그의 창조주께서 주시려고 하시는 기쁨과 행복을 받지 못할뿐더러, 자기가 창조된 그 숭고한 경지를 이해하지도 못하게 된다.

19 가련하게도 사람은 참된 선에 대해 잠들어 있고, 내 뜻의 말에 귀머거리가 되어 있다. 내 뜻은 사람을 밝혀 주는 계시자요, 그의 고결한 역사이며, 그의 기원이고, 그의 놀라운 높이와 아름다움이건마는! 그래도 그에게 깨어 있는 어떤 느낌이 있다면, 그것은 죄와 정욕 때문이거나 영원에 기원을 두고 있지 않는 사물들 때문이다.

20 그는 저 잠자는 아이처럼 처신하다. 일단 깨어나면 큰 소리로 울어대거나 야단법석을 떨며 불쌍한 아버지를 괴롭히기에, 아버지는 이토록 심하게 보채는 아이를 가진 것을 유감스럽게 여길 지경이다.

21 그런 이유로 내 거룩한 뜻은 사람을 그 오랜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고 내 뜻 자신에 대한 지식을 이처럼 많이 나타내 보이고 있다. 사람이 내 ‘피앗’ 안에 깨어남으로써 사람 뜻의 잠을 잃는 대신 과거에 잃었던 것을 되찾게 하려는 것이고, 그리하여 자기 창조주의 입맞춤과 사랑과 그분의 품에 안기는 깊은 사랑의 포옹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22 그러므로 내 거룩한 뜻에 대한 지식은 그 하나하나가 다 초대이고 내가 내는 소리이며 내가 보내는 외침이다. 사람을 사람의 뜻이라는 잠에서 깨우기 위한 것이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