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24-25권

천상의 책 제24권 20장. 하느님으로 하여금 창조 초기의 기쁨을 새로이 느끼시게 하는 것. 인간과의 혼인은 언제 또다시 이루어질 것인가?

Skyblue fiat 2022. 7. 31. 10:15

 

 

천상의 책 24권

20장

 

하느님으로 하여금 창조 초기의 기쁨을 새로이 느끼시게 하는 것. 

인간의 뜻을 사로잡는 하느님 뜻의 매력. 하느님 뜻의 태양. 

인간과의 혼인은 언제 또다시 이루어질 것인가?

 

1928년 6월 12일

 

1 나는 ‘하느님의 피앗’이 창조 사업을 통하여 하신 행위들 속을 끊임없이 순례하고 있거니와, 이 행위들은 ‘피앗’ 자신의 손으로 여전히 보존되어 있다. 그러므로 ‘피앗’이 놀라운 능력과 지혜로 각 행위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오직 한 행위의 계속일 뿐이다.

2 그런데 내 정신이 에덴동산으로 들어가고 있었을 무렵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네가 내 뜻의 모든 행위를 따라가기 위하여 내 뜻 안에서 순례하면서 행렬을 이루어 그 모든 행위들을 둘러싸고, 그들을 너 자신의 행위들과 하나로 만들 만큼 좋아하며 에덴동산에 도착하면, 나는 우리의 신성이 창조 사업 안에서 느낀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감이 되풀이되는 것을 느낀다.

3 오! 네가 태양과 바람과 바다와 하늘 안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첫 사람이 빠르게 날아다니던 모습이 얼마나 생생하게 기억나는지! 사실, 그는 우리의 뜻과 일치해 있어서 우리가 그에 대한 사랑으로 행한 모든 창조 행위를 단 하나의 행위로 만들었고, 이 단 하나의 행위를 통하여 우리의 그 모든 행위를 승리의 큰 업적인 듯 우리에게 가져왔다.

4 그러므로 아담은, 우리가 온 우주 안에 흩뿌린 듯 많이 만들어 조화롭게 정돈한 모든 것의 모든 기쁨을 우리에게 가져왔다. 그러니 그가 그토록 부유하고 힘 있고 유력하며 매력적인 아름다움의 소유자로서 우리 앞에 오는 것을 보면서, 곧 우리의 모든 업적을 선물로 받고 그것을 우리에게 가져오는 것을 보면서, 그리하여 우리를 행복하고 영광스럽게 하며 우리와 함께 행복을 누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큰 기쁨을 느꼈는지 모른다!

5 네가 그렇게 아담처럼 날아올라 어디든지 계속 순례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뜻 안에 있는 피조물의 삶이 우리 눈에 여간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우리의 모든 행위들 안으로 들어가서 그 모든 것을 가지기를 원한다. 무엇을 하려고 그러겠느냐?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어 우리를 행복하게 하려는 것이다.

6 그러면 우리도 그 보답으로 모든 것을 그에게 주면서 ‘이들은 너의 것이다. 우리가 너를 위해 그들을 창조하여 우리에게서 나가게 했으니 말이다.’ 하고 말한다. 이를 보면서 우리는 인간 창조를 다시 하며 우리 뜻의 나라를 주고 싶은 열망을 느낀다.”

7 이어서 그분은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내게는 능력도 의지도 부족하지 않으니, 타락한 인간을 다시 들어 올리며 회복시켜야 하겠다. 인간의 뜻이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작품들을 엉망으로 파괴했기 때문이다.”

8 그런 다음 그분은 가련한 인간을 두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셨다. 그리고 침묵을 지키셨다.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우리가 어떻게 창조 당초의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인간의 뜻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추한 모습으로 변형된 채 비참의 깊은 구렁 속으로 떨어지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였다.

9 그러자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입을 여시어, “딸아, 내 뜻은 무엇이나 할 수 있다. 무에서 인간을 빚어낸 것과 같이 인간의 그 비참한 상태에서 새로운 인간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니 인간 창조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자유 의지를 그대로 두면서 또 하나의 사랑의 방책을 쓰려고 한다. 이는 우리 뜻의 빛이 극히 찬란한 빛살을 더 강력히 내뿜으며 인간의 뜻에 다가가서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것이다.

10 그러면 인간의 뜻이 (하느님 뜻의) 침투력 있는 빛에 매혹된다. 하느님 뜻의 빛이 인간의 뜻을 눈부시게 하는 한편 그 자신 쪽으로 그것을 다정하게 끌어당기기에, 인간의 뜻은 하느님 뜻의 그 찬란함과 진귀한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채, 대관절 이 빛 안의 무엇이 이리도 아름다운지 보고 싶어 하고, 보는 동안에 매료되어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니 -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꺼이 - 우리의 뜻 안에서 사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11 태양의 빛은 그런 능력이 없다. 사람이 만약 그 빛을 응시하려고 하면 심하게 눈이 부시고, 그래도 보려고 애쓰면 빛만 보일 뿐 그 주위의 것은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빛이 너무 강해서 억지로 눈을 낮추어야 그 빛을 피할 수 있으리니, 지나치게 강한 빛은 행복감을 느낄 수 없게 한다. 행복감을 느낀다면 그처럼 쉽사리 태양 빛에서 눈을 뗄 턱이 없지 않겠느냐?

12 그와 반대로 내 뜻의 빛은 영혼의 눈동자가 하는 행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영혼으로 하여금 그 인간적인 행위가 빛으로 바뀌는 것을 보는 은혜를 입게 한다. 그러므로 영혼은 내 뜻의 빛이 그 빛살을 더욱 강력히 내뿜기를 열망한다. 그 거룩한 빛의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영혼 자신의 행위들을 비추어 보기 위함이다.

13 내 뜻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지극히 높은 피앗’의 더욱 너그럽고 더욱 위대한 행위를 동원해야 한다. 그런즉 너는 가련한 피조물을 위하여 기도하며 변호하여라.”

14 그 뒤, 마침 주님의 성체 축일이어서 나는 마음속으로 혼자, “이날은 복되신 예수님께서 ‘지극히 거룩한 사랑의 성사’로 영혼들과 혼인하신 것을 경축하는 날이구나.” 하였다. 그러자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걸음을 옮기시며 이르셨다.

15 “딸아, 인류와의 참된 혼인은 창조 때에 이미 거행되었다. 영혼에도 육신에도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았기에, 일체가 기품 있고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그 어느 제왕도 비슷한 것을 가질 수 없을 만큼 굉장한 궁궐이 인간을 위해 마련되었으니, 바로 온 우주 만물이었다.

16 그것은 곧 별이 총총한 하늘과 푸른 궁창, 결코 꺼질 줄 모르는 태양의 빛, 행복한 짝이 된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거닐며 즐기는 정원, 꽃이 만발한 그 정원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리의 혼인 축제, 그리고 우리의 권능이 만든, 물질이 아니라 극히 순수한 빛으로 된 의상 - 왕족에게만 어울리는 의상 등이었다.

17 그 모든 것이 인간의, 그 영혼과 육신의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었다. 이 혼인을 준비하고 이루신 분이, 도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소유자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는 창조된 만물의 여러 매력과 아름다움이 이루는 외적인 호화로움을 보면서 인간의 마음이 지닌 거룩함의 바다를, 아름다움의, 빛의, 지식 등등의 내적 바다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18 인간의 내적이고 외적인 모든 행위가 같은 수의 음률이 되어, 더할 수 없이 아름답고 감미로우며 조화로운 멜로디를 이루면서 그 혼인의 기쁨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하나의 행위를 더하려고 할 때마다 그 하나하나가 그가 준비하고자 하는 새롭고 작은 소나타였으니, 그것은 자기의 배필을 불러 함께 즐기기 위함이었다.

19 나의 거룩한 뜻은 인간을 다스리면서 새롭고 지속적인 현행 행위로서 인간에게 그의 창조주요 배필이신 분의 모상을 부여하였다. 그렇지만 인간은 그토록 성대한 축제 속에서 우리의 혼인을 유효하게 했던 더없이 강력한 계약을 깨고, 우리의 뜻에서 물러가고 말았다. 그런 까닭에 그 혼인은 파탄에 이르렀다. 모든 권리가 상실되었으니, 혼인의 기억은 남았지만 그 본질과 생명과 효력은 이미 사라진 것이다.

20 그런즉 성체성사를 나와 피조물의 첫 혼인, 참된 혼인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성체성사는 나의 사랑이 상상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넘쳐흐른 것이지만, 그것은 내가 지상에 있는 동안 행한 것의 연장선 위에 있는 행위였을 뿐이다.

21 (다시 말해서) 영혼들의 현재적 필요에 따라, 때로는 내가 자비로운 의사가 되어 그들을 치유하고, 스승이 되어 그들을 가르치고, 아버지가 되어 용서하고, 빛이 되어 눈이 보이게 해 주는가 하면, 약한 자들에게는 힘을 주고, 소심한 자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불안해하는 자들에게는 평화를 주고....... 요컨대 나는 구원자로서의 나의 삶과 덕행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인간의 그 모든 비참이 참된 혼인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22 어떤 청년이든 병든 여자나 허약한 여자, 툭하면 상대를 성나게 하는 여자와는 결혼하지 않기 마련이다. 기껏해야 그 좋지 못한 상태에서 회복되기를 기다려 줄 뿐이다. 신랑 될 사람이 왕이고 그녀를 사랑하는 경우에도 기껏해야 신부가 회복되어 신랑을 사랑하기를, 신랑보다 너무 못하지 않고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고작이다.

23 그런가련한 인류는 아직 병자의 상태에 처해 있다. 나는 그래서 내 뜻이 알려지고 다스리게 되기를, 그리하여 그들에게 내게 어울리는 참된 건강과 왕족다운 옷과 아름다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가 되어야 내가 다시 원래 그대로의 참된 혼인이 이루어지게 할 작정이다.”

 

 

 

도서 구입처: 가톨릭출판사 (catholicbook.kr)

 

(천상의 책 24권 / 루이사피카레타 저 /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