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책/천상의책1-5권

(천상의책 1권-46~48) 천상 혼인 준비:자기부정과 고통에 대한 갈망 / 천상혼인

Skyblue fiat 2014. 6. 18. 14:51

 

1권-46, 천상 혼인을 위한 마지막 준비 : 자기 부정과 고통에 대한 갈망

 

1. 예수님의 감미롭고 매력적인 저 말씀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 결과 내 안에 고통에 대한 열망이 세차게 불타올라서 어떤 고통이든지 받지 않고서는 못 견딜 지경이 되는 것이 거의 자연스러운 상태가 되었다는 것, 그래서 그때부터 고통이 없는 것을 가장 큰 불행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여느 때와 같이 예수님의 그 말씀들을 깊이 생각하고 나자, 그분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2. “내 신부야, 이제 네게 필요한 것은 영적인 준비와 그 승리이다. 이것이 네 확신을 증대시켜 줄 것이다. 또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자기 부정(否定)이다. 갈수록 더 고통 받고 싶은 너의 그 크고 생생한 갈망에는 이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3. 자신을 부정하는 너로 하여금 고통의 은총을 받을 자격을 얻게 할 뿐더러, 네 영혼 모든 내적인 고통도 잘 받게 한다 을 알기 바란다. 게다가, 고통을 받고자 하는 갈망 자체가 실제적인 참된 고통을 보충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것이 없을 경우, 너의 자기 부정이 고통의 망토 역할을 하면서 가장 심하고 쓰라린 고통과 맞먹는 효력을 내는 것이다.”

 

 

1권-47, 복되신 성삼위 대전에서 새로이 거행된 신비적 혼인

  

1.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그 아름다운 말씀들을 생각하고 있노라니, 그 말씀들이 나타내는 진실성이 한층 더 박진감 있게 영혼 속에 흘러들어, 예수님의 뜻대로 완전히 그분의 것이 되는 은총을 받고 싶은 열망이 북받치고 있었다.

  

2. 그때 드디어 그분께서 오셔서 순식간에 나를 나 자신 밖으로 끌어내셨다. 그래서 내 영혼은 그분 사랑의 감미로운 매력에 이끌려, 하늘을 가로질러 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장애를 극복하였다. 땅에서 하늘로 옮겨졌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내 영혼은 이미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 하느님과 모든 천상 주민들이 있는 천국에 가 있었다.

  

3. 이는 예수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취결례 축일에, (다시 말하자면 주님의 봉헌 축일에, 성녀 카타리나도 참석한 가운데) 지상에서 이미 거행했던, 예수님과 내 영혼의 신비적 혼인을 천상에서 새로이 하려는 것이었다.

  

4. 역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신 축일인 오늘은 예수님께서 성삼위의 승인을 얻으시려고 흰색과 빨간색과 녹색의 아주 값진 보석들로 장식된 반지를 꺼내시어 성부께 드렸고, 성부께서는 이 반지를 축복하신 후 당신 외아들에게 돌려주셨다. 그리하여 성령께서는 내 오른손을 잡아 주시고 예수님께서는 그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셨다. 이어서 성삼위께서 한 분씩 차례로 내게 입맞추시며 특별 강복을 베풀어주셨다.

  

5.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전에 나아갈 때에, 그리고 방금 말한 이 예식이 거행되는 동안, 내가 느낀 당혹감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성삼위 대전에서는 오직 얼굴을 땅에 대고 꿇어 엎드려 있을 수밖에 없더라는 말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내 영혼의 신랑이신 예수님께서, 일어나서 성삼위 대전으로 곧장 나아가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시지 않았다면, 그렇게 꿇어 엎드린 채 오래도록 마냥 있었을지도 모른다.

  

6. 그런데 이로 인하여 마음 한편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과 만족을 느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토록 큰 엄위에 짓눌려서 말하자면 으스러져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엄위는 그렇게 내 안에 외경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본질과 거룩함에서 뿜어 나오는 영원한 빛으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었다.

  

7. 이 외의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나을 성 싶다. 지금까지 이미 말한 것보다 더 엉터리없이 서술하지 않기 위함이다. 우리 인간의 언어로는 그것이 말이건 글이건 내 영혼이 받은 그 모든 신성한 인상을 도저히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1권-48, 영혼 안에 내재하시는 성삼위께서 ‘하느님의 뜻’을 선물로 주시다

 

1. 그러므로, 내 영혼이 몸속으로 돌아온 후에 일어난 일로 넘어가겠다. 영혼 안에서 일어난 일의 실제적인 인력에 몸이 거의 완전히 흡수된 상태로 있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빈사 상태로 얼마나 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었는지 아무래도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며칠 후 예수님께서 완전히 회복시켜 주셨다.

  

2.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성체를 받아 모셨을 때에 예수님께서 내 몸의 감각을 마비시키신 일이다.

나는 영혼의 힘으로 천국에서와 같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 하느님께서 앞에 계심을 깨달았고, 즉각 꿇어 엎드려 경배하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자임을 고백했던 것이다. 그런 자신 속에 깊이 잠겨 있어서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는데, 성삼위 가운데서 한 음성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3. 용기를 내어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우리는 네가 우리의 소유임을 확인하고 네 마음을 온전히 차지하려고 한다.

 

4. 나는 이 음성을 들으면서 성삼위께서 내 안으로 들어오셔서 내 마음을 차지하시는 것을 보았고, 다시 이 말씀을 들었다. 우리는 이제 네 마음 안에 변함 없고 영구적인 우리의 거처를 잡았다.”

 
5. 그 이후 내 안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내가 하느님이 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 안에 내가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삼위께서 내 안에 사시고 나도 그분들 안에 살게 되었으니, 내 몸이 마치 살아 계신 하느님의 거처가 된 것 같았다. 따라서 내 마음속에서 역력히 활동하시는 성삼위의 참된 현존을 감지할 수 있었다.

  

6. 나는 그분들의 음성이, 내 안에서 밖으로 나가서 귀에 쟁쟁하도록 또렷이 되울려오는 것을 들었다. 이 모든 일이 흡사 나란히 붙어 있는 옆방에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 사이의 대화가 전부 똑똑히 들리는 것과 같이 일어났다. 방이 그만큼 가까운데다 소리가 방을 넘어 울려오기 때문이었다.

  

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나의 밖이나 다른 어디가 아니라 나 자신 안에서 - 참으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을 찾으라고 말씀하셨다. 과연, 그때부터 나는 언제나 내 마음 안에서 그분을 찾아 만나곤 하였다. 또 내가 나 자신 밖에 나가 있을 경우에도 예수님을 부르면 곧바로 응답해 주셨고, 마치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나누듯이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8. 그러나 가끔 내 안에 너무 깊이 숨어 계셔서, 그분의 말씀이 도무지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한참 동안 아무리 그분을 부르며 찾아도 내 안에서 움직이거나 말씀하시는 기척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나는 대담하게도 그분을 찾아 하늘과 땅과 바다를 두루 돌아다니곤 하였다. 그렇게 열띤 상태로 돌아다니거나 또 다른 때에는 불타는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며 예수님을 잃고 말았다는 말할 수 없는 고통에 휩싸여 있으면, 예수님께서 내 마음속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9. 나는 여기에 너와 함께 있다. 다른 곳에서 찾지 말아라.

네 안에서 쉬고 있다니까. 하지만, 너를 지켜보고 있었다.”

내 안에서 들리는 이 말씀에, 나는 놀라움과 기쁨에 겨워 그분께 여쭈었다.

  

10. “저의 어지신 예수님, 당신께서 제 안에 계시면서 오늘 아침 저로 하여금 하늘과 땅과 바다를 두루 돌아다니며 당신을 찾게 하시니 어찌 된 일이옵니까? 적어도 ‘나 여기 있다.’고만 말씀해 주셨다면, 계시지도 않는 곳에서 찾노라고 이처럼 기진맥진할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보십시오, 다디단 저의 선, 제 생명이시여, 제가 얼마나 지쳤는지 보십시오. 이제는 힘이 다 빠져 기절할 것 같습니다……. 부디 저를 당신 팔에 안아 주십시오. 정말 죽겠습니다!”

 
11.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한없는 사랑으로 나를 팔에 안으시며 떠받쳐 주셨다. - 이와 같이 나를 안아 주시는 것은 쉬게 하시려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간혹 있는 일이었고 대체로는 내가 잃어버린 힘을 되찾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12. 또한, 그렇게 내 안에 숨어 계신 예수님을 부득이한 사정으로 찾고 있으면, 그분께서 내 안에서 모습을 보여 주신 다음 내 마음 밖으로 나오실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분께서 나오신 순간, 더 이상 예수님이 아니라 분명히 성삼위께서 보이는 것이었다.

  

13. 이 성삼위께서는 우선 무척 귀여운 세 아기들의 모습으로, 다음에는 하나의 몸에 머리가 셋인 모습으로 나타나셨는데, 각각 독특한 아름다움과 완전한 매력을 지니고 계셨다. 그 순간의 내 기쁨을, 특히 이 세 아기들을 내 팔에 안았을 때의 만족감을 도대체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내가 번갈아 가며 입맞춤을 드리자 그들도 차례로 내게 입을 맞추셨고, 한 아기와 또 한 아기는 내 오른쪽 어깨와 왼쪽 어깨에, 나머지 아기는 바로 내 가슴 쪽에 기대어 계시는 것이었다.

  

14. 이와 같이 이 아기들과 함께 즐기고 있는 동안, 하느님께서 지금까지 피조물에게 베풀어주신 이 가장 경탄스럽고도 놀라운 일 가운데서도 나의 놀라움은 더욱 증대하고 있었으니, 이 세 아기 중 한 아기만 보고 있는 순간에도 그 한 아기 안에서 셋을 다 볼 수 있었고, 반대로 세 아기를 한꺼번에 보면 셋이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더욱 기묘하게도 팔에 한 아기를 안거나 세 아기를 동시에 다 안거나 그 무게가 똑같은 것이었다. 한 아기만 안고 있어도 그 체중이 셋을 동시에 안았을 때의 무게와 같았던 것이다.

  

15. 또한, 이들 각각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사랑도 셋 모두에 대한 것과 같은 정도였는데, 그것은 각자가 혼자서도 셋이 동시에 끌어당기는 것과 같은 매력으로 나를 끌어당기셨기 때문이다. 이 아기나 저 아기나 그 끌어당기는 방식이 하나이기에 매력도 하나였던 것이다.

  

16. (이쯤 와서 보니,) 입다물고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들에 대해서 꽤 상세하게 많은 말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나로서는 내 영적 지도자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야기를 계속할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