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34. 요한은 환하게 타오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을 보고 대단히 좋아했다(요한 5, 35)
예수께서는 동행자들과 더불어 이곳으로부터 약 다섯 시간 동안 베들레헴을 지나 유타까지 가셨다. 그리고 헤브론에서 다시 한 시간 가량을 가서 세례자의 탄생지에 다다르셨다. 마리아, 베로니카, 수산나, 요안나 쿠자, 마리아 요안나 마르코, 라자로, 아리마태아의 요셉, 니고데모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예루살렘의 제자들은 아침 일찍 지체하지 않고 각자 갈라져서 여행을 계속하였다.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지름길을 택했기 때문에 예수께서 도착하신 시간보다 몇 시간 빠르게 그곳에 도착했다.
즈가리야의 집은 유타로부터 십오 분 가량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집과 농장 그리고 특히 포도밭 산들은 세례자 요한의 재산이었다. 즈가리야라고 불리는 요한의 아버지의 조카가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일을 관장하고 있었다. 그는 레위의 자손이었으며, 얼마 전 예루살렘을 방문하였고 그에게 예수의 성가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는 루가의 좋은 친구이기도 했다. 세례자가 광야에 있었을 당시인 어린 시절부터 그는 성녀 엘리사벳이 죽을 때까지 줄곧 이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레위족에 속하면서도, 에세네파 사람과 다소 유사한 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선조들의 신비한 예식에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는 셈이었는데, 그의 선조들은 독특한 예배를 올리면서 메시아의 도래를 학수 고대해 왔던 것이다. 그는 마음의 눈을 뜬 사람이었고 결혼은 하지 않았다. 그는 예수와 그분의 동행자들의 발을 씻긴 뒤 식사를 대접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모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그는 유타의 회당으로 갔다.
오늘은 단식일인 동시에, 압살롬이 그가 태어난 곳인 헤브론에서 처음 시작한 반란을 다윗이 제압했던, 그 승리를 기념하는 지방 축제 안식일이 유타와 헤브론에서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다. 회당과 집들에는 이 축제를 위해 하루 종일 수많은 램프들이 밝혀져 있었다. 그들은 이 축제로서 당시 그들이 올바른 길을 선택했던 것을 기념했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예수께서는 회당 안에서 많은 군중들을 가르치셨고, 레위인들을 큰 사랑과 관심을 갖고 대하셨다. 그리고 그들은 식사 때에도 함께 모였다.
여인들과 함께 이곳으로 여행 중이던 성모 마리아는 아들에게, 그녀가 요셉과 함께 엘리사벳을 방문했던 여행에 대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성모 마리아는 그들과 함께 모든 장소들을 방문하셨으며, 요한이 출생했을 때와 그녀가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에 일어났던 신비한 일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그녀는 어머니다운 사랑으로 요한의 성장과 엘리사벳의 안부에 대해 말씀하셨고, 그녀가 엘리사벳과 매일 밤 기도드릴 때, 주께서 어떻게 마니피캇(Magnificat)을 계시해 주셨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셨다. 이제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이 같은 비밀들을 성모 마리아께서는 허물없이 이야기해 주셨다. 마리아께서는 눈물을 흘리시며 거룩한 여인들에게 경건한 기억들을 말씀하셨는데, 그녀들도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들은 요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지만 요한의 죽음에 대해 성모 마리아가 슬퍼하시는 것보다 더 내심으로 슬퍼하는 것 같았다.
저녁때 나는 함께 식사하는 것을 보았고, 예수께서는 그곳에서 가르치셨다. 여인들은 따로 떨어져 앉은 채로 그분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
여인들이 돌아가자 동정 마리아께서는 예수와 함께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요한의 제자들인 야고보와 헬리아킴과 사독을 데리고 요한이 태어났던 방에 머물고 있는 노부인인 마리아 헬리의 아들들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그 방의 크고 보기 드문 모양의 천장은 끝이 서로서로 둥글게 말려 있었다. 그들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주위에 앉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서신 채로 요한의 생애와 그의 거룩함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였을 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요한이 헤로데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을 공표하셨다. 모두들 큰 슬픔에 잠겼다. 특히 요한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던 사람들은 바닥에서 몸을 뒤틀며 오열하였다. 그들이 슬픔에 겨워 엎드려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예수님과 마리아는 방의 양 끝에 서 계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진지하게 위로하시며, 지금까지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으니 그들에게 침묵을 지키라고 명하셨다.
예수께서는 오늘 아침 아브라함과 다른 선조들이 묻혀 있는 막벨라 동굴에서 가르치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 동굴 속에 계셨다. 그곳에는 무덤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몇개의 해골들이 으스러진 채 있었으나 아브라함의 무덤은 제자리에 잘 보존되어 있었다. 예수께서는 아브라함의 동굴 앞에서 계약과 계약의 이행에 대해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막벨라 동굴로 들어서실 때 문 앞에서 신발을 벗어 들고 맨발로 들어가셨다. 일행들은 모두 아브라함의 무덤가에 서 있었고, 예수께서 홀로 말씀해 주셨다.
나는 오늘 예수께서 헤브론에서 가르치시고 병을 고쳐 주시는 것을 보았다. 그분은 온종일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 주셨으며, 회당에서 가르치셨다. 회당은 사방으로 열려져 있었고, 입구 근방의 계단 위에 강론대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거기에 서 계셨다. 도시의 모든 이주민들과 인근 지역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병자들은 작은 침대 위에 누워 있거나 단상 부근에 깔아 놓은 방석 위에 앉아 있었다. 그리하여 회당은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모두들 크게 감동하고 교화되었으며, 어떠한 반박의 말도 나오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매우 의미 심장한 안식일 강론을 베푸셨다. 강론의 내용은 이집트에 덮였던 어둠, 과월절의 속죄양의 마련, 맏물의 봉납 그리고 예레미야서에 나오는 약간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분은 당신의 잉태와 탄생 그리고 할례와 성전에서의 봉헌에 대해 암흑이 되는 것과 빛이 되는 것을 관련시켜 설명해 주셨다.
출처
34. 요한은 환하게 타오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을 보고 대단히 좋아했다(요한 5, 35) | CatholicOne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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