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제2장/ 31.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부어 드린 일이 있는 여자였다(요한 11, 2)

Skyblue fiat 2021. 3. 13. 04:08

도서: 제자들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

저자: 안나 카타리나 에메릭

 

제 2 장 이스라엘에 나타나신 예수

 

31.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부어 드린 일이 있는 여자였다(요한 11, 2)

 

 

막달라의 마리아(막달레나)에게 극도로 놀라운 일이 생겼다. 그녀는 가바라에서 개심(改心)한 후 다시 옛날로 되돌아감으로써 일곱 마귀에게 점령당해 있었다. 그녀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거룩한 여인들과 특히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 그녀를 위해 계속하여 열렬히 기도하셨다. 마르타는 하녀를 데리고 막달레나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녀는 한참을 기다리며 푸대접을 받아야 했다. 이곳에서는 마침 티베리아에서 온 나쁜 사내들과 멋대로 사는 여자들이 모여 떠들썩하게 연회를 벌이고 있었다. 막달레나는 몸치장하는 데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마르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고 전갈을 보냈다. 마르타는 지극한 인내를 갖고 기도하며 기다렸다. 마침내 그 불행한 막달레나는 화사한 치장을 한 채 거만하고 거친 태도로 나타났다. 그때 마르타는 한쪽 구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것은 오후에 있었던 일이었다. 막달레나가 성장(盛裝)을 하고 장식이 화려하게 달린 의자에 앉아 연회를 즐기고 있는 동안, 마르타는 매우 슬퍼하며 그의 하녀와 함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탐닉하였던 시간이 지나자 막달레나는 마르타에게 접시에 담은 음식과 마실 것을 조금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화가 난 듯이 마르타에게 경멸하는 투로 이야기하였다. 그녀는 건방졌으나 불안에 가득 차 있었고 상심하고 있었다. 마르타는 큰 사랑과 겸손을 가지고 근처에서 다시 있게 될 예수의 위대한 가르침을 같이 듣자고 초대하였다. 마르타는 이렇게 권유했다. 최근에 막달레나가 만났던 모든 여자 친구들이 그곳에서 그녀를 보게 되면 아주 기뻐할 것이다. 그들은 막달레나가 얼마나 예수를 경외하는가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다. 이제 막달레나는 그녀들과 라자로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그리로 가야만 한다. 이토록 가까운 곳에서 그분의 놀라운 예언을 듣고 예수의 모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막달레나는 가바라의 식탁에서 예수께 향유를 발라드림으로써 그분에 대한 자신의 경외심을 보여주었다. 이제 다시 막달레나는 스스럼없이 공공연하게 고결한 태도로 그분께 대한 자신의 존경심을 내보여야 한다. 마르타가 이같이 설득하는 데에 어느 정도의 사랑과 인내가 필요했는지, 또 그러한 마르타에게 막달레나가 얼마만큼이나 건방지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였다. 드디어 막달레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거기에 갈거예요. 하지만 언니와 같이 가지는 않겠어요. 언니는 먼저 가도 좋아요. 난 이렇게 누추한 차림으로 길을 나설 수는 없어요. 내 신분에 맞게 차려 입고 내 친구들과 함께 갈거예요.” 그리고 나서 그들은 헤어졌다.

 

악마는 막달레나가 예수의 가르침을 들으러 가는 것을 막으려고 그녀를 몹시 괴롭혀 댔다. 만일 티베리아에서 온 다른 죄 많은 여인들이 함께 참관하기 위해 동행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그곳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여인들은 떠날 채비를 하고는 나귀 위에 올라탔다. 그들은 곁에 짐을 실은 나귀와 몸종들을 거느리고 길을 떠났다. 막달레나는 장식으로 치장된 가마를 타고 뒤를 따랐다. 다른 여인들도 의자, 방석, 양탄자 등을 가지고 따라갔다.

 

오늘 그들은 베둘리아의 샘터 옆에 있는 여인들을 위한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날 거의 한 시간의 노정 끝에 가르침이 있을 장소인 아자노스에 다다랐다. 막달레나와 그 일행들은 숙소에서 여행용 외투를 벗고 화려한 나들이 옷으로 갈아입은 뒤 강론 장소에 나타났다. 막달레나는 아주 방자하고 무례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녀로 인해 사람들간에 끊임없이 속삭이며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왜냐하면 그녀는 가바라에서 있을 때보다도 이곳에서 훨씬 더 미움을 샀으며 경멸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가바라의 식탁에서 처음으로 급작스럽게 개심했을 때, 머지않아 다시 악습으로 되돌아갈 것을 알고 있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다른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특히 화가 나 있었고 그녀가 이 자리에 나타나는 것을 허용한 처사를 비난했다.

 

 

 

 

예수께서는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나서 위대하고도 힘 있는 강론을 시작하셨다. 나는 그중에서 몇 가지밖에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분은 가파르나움과 베싸이다와 코라진에게 화(禍)가 있을 것이라고 외치셨다. 그리고 세바 여왕이 남쪽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듣고자 찾아왔으나 여기에 솔로몬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그분이 말씀하시는 도중에 아직 한 번도 말을 해본 일이 없는 갓난 아이들이 엄마 품에 안긴 채로 “나자렛 예수여! 가장 거룩한 예언자여! 다윗의 자손이여! 하느님의 아들이여!” 하고 외쳐대는 놀라운 일이 여기저기서 자주 일어났다.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과 막달레나까지도 감동을 받았다. 그 가운데에서 나는 예수께서 막달레나를 유념하여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어떤 사람이 악마를 추방하고 그의 집을 깨끗이 청소했을 때, 악마는 다른 여섯 마귀와 함께 돌아와 전보다 더 못된 짓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씀을 듣고 막달레나가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았다. 그분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격동을 일으켜 놓으신 후, 여느 때 하시던 것처럼 곳곳을 돌아다니시며 악에서 해방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서 악마를 내쫓으셨다. 그러나 악마에게 묶여 있기를 원하는 자들은 악마와 함께 이곳을 떠나라고 명령하셨다. 이 명령으로 마귀 들린 자들은 여기저기서 “예수여,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입니다!”라고 외쳐대며 기절했다.

 

거만하게 앉아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던 막달레나도 격렬한 싸움 끝에 쓰러졌다. 마르타가 급히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막달레나는 깨어나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라자로와 마르타 그리고 몇몇 여인들이 그녀를 여자 숙소로 옮겼다.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장님들과 다른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는 그분의 숙소로 내려가셨다.

 

그 뒤에 예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셨는데 막달레나는 또다시 거기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아직 완치되지는 않았으나 마음은 크게 동요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전처럼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다. 사람들이 훼손을 우려하여 겨우 한두 번 입어 볼 수 있는 화려한 주름과 장식과 장신구들이 달린 옷을 벗어 던졌다. 게다가 그녀는 베일까지 쓰고 있었다. 나중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몇몇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더불어 숙소에 머물러 계실 때, 다른 여인들에게서 조금 떨어져 있게 된 막달레나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매우 슬퍼하며 예수께서 묵고 계신 숙소를 방문했다. 그리고는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려 자기를 구해 달라고 간청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제자들은 그녀에 대해 몹시 화가 나 있었다. 그들은 이토록 사악한 여자로 인해 더 이상 시끄러운 일이 생기는 것을 참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여자는 언제나 거절해야 한다고 예수께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 여인이 울도록 그냥 두어라. 너희는 이 여인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 그녀 쪽으로 향하시고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믿고 바란다면 곧 평안을 찾게 될테니 이제 안심하고 돌아가라고 위로하셨다.

 

라자로는 막달레나의 요청을 받고 그녀의 재산을 관리했으며 그녀에게 관계된 모든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막달라로 갔다.

 

오늘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밤중에 남모르게 북동쪽으로 한 시간 반 가량 가신 후 그곳에서 가르침을 계속하셨다. 오늘 아침 일찍이 막달레나를 포함한 여러 명의 여인들이 그곳으로 왔다. 그들은 예수께서 이미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계신 모습을 목격했다. 그들은 예수의 이동 장소를 알고라도 있듯이 그분을 따라다녔으며 아자노스에서 예수를 찾아다녔던 사람들 역시 모두 따라왔다. 그리고도 가르침 도중에 계속해서 새로운 무리가 도착했다.

 

막달레나는 거룩한 여인들 곁에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몹시 가련해 보였고 압도당해 있었다. 예수께서는 불결의 죄악에 대해 매우 신랄하게 말씀하시며 그런 일을 꾸미는 자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불을 초래했던 모든 악덕과 간음의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이셨다. 또한 그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대해 그리고 지금이 은총의 시기라는 것을 가르치시며 이러한 은총들을 받아들이라고 사람들에게 권고하셨다. 이 가르침 도중에 그분이 막달레나를 세 번 바라보셨으며 그녀는 그때마다 기절하였다. 여인들은 기절할 때마다 그녀를 데리고 바깥 쪽으로 나갔다. 기진 맥진한 그녀는 창백하고 초췌하여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예수께서는 격리된 곳에 있는 그녀에게로 오셨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흩뜨린 채 울면서 그분의 발 앞에 엎드렸다. 예수께서는 그녀를 위로하셨다. 그녀는 용서를 청했고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면서 여쭈었다. “주님, 아직도 제가 구원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께서는 그녀의 죄를 용서하셨다. 그녀는 자기가 다시 악에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 주시기를 간구했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약속하시면서 그녀를 축복해 주셨다. 그리고는 정결의 덕(德)에 관해 말씀해 주셨다. 그분은 그녀에게 모든 육신의 죄악에서 온전히 깨끗하신 당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야말로 고결하고 선택된 인간이라고 칭송하셨다. 나는 그분이 그토록 찬사를 아끼지 않으시는 것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또 그분은 막달레나에게 당신의 어머니에게로 가서 위로와 충고를 받으라고 명하셨다. 그녀가 예수와 함께 여인들에게로 돌아갔을 때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녀는 대죄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모든 속죄자의 모범으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출처

31.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부어 드린 일이 있는 여자였다(요한 11, 2) | CatholicOne (wordpress.com)

 

 

 

 

참고

youtu.be/Qzw9Y2WJZ6c 

이범주 바오로 신부님의 구마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