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뜻의 오늘

2016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끊임없는 나와의 접촉이 너희를 거룩하게 한다'

Skyblue fiat 2016. 8. 7. 15:53

 

2016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6 토 (백)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아침: 축일 미사. 대영광송. 고유 독서. 고유 감사송
① 다니 7,9-10.13-14 또는 2베드 1,16-19
㉥ 루카 9,28ㄴ-36.
장례 미사 이외의 죽은 이를 위한 미사 금지
저녁: 축일 미사. 축일 시간 전례. 축일 제2 저녁 기도

시편집 제3주간

 

6 토요일 (백)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1-2).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공관 복음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이 말씀에 따른 것이다. 곧,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일을 기리는 축일이다.
오늘 축일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9월 14일)의 40일 전에 지낸다. 교회의 전승에 따라,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40일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결과인 영광스러운 부활을 미리 보여 주시고자 거룩한 변모의 표징을 드러내셨다. 1457년 갈리스토 3세 교황이 로마 전례력에 이 축일을 도입하였다.

 

입당송 마태 17,5 참조
빛나는 구름 속에서 성령이 나타나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에, 율법과 예언서의 증언으로 신앙의 신비를 밝혀 주시고, 저희를 자녀로 삼으실 것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하느님의 종인 저희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다니엘 예언자는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은 분이 옥좌에 앉아 계신 것을 보는데,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이가 그를 섬기게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산에 올라 기도하시는데,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옷이 하얗게 빛난다(복음).

 

제1독서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9-10.13-14<또는 2베드 1,16-19>
9 내가 보고 있는데, 마침내 옥좌들이 놓이고, 연로하신 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
그분의 옥좌는 불꽃 같고, 옥좌의 바퀴들은 타오르는 불 같았다. 10 불길이 강물처럼 뿜어 나왔다. 그분 앞에서 터져 나왔다.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 법정이 열리고 책들이 펴졌다.
13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7(96),1-2.5-6.9(◎ 1ㄱ과 9ㄱ)
주님은 임금이시다.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다.
○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흰 구름 먹구름 그분을 둘러싸고, 정의와 공정은 그분 어좌의 바탕이라네. ◎
○ 주님 앞에서 산들이 밀초처럼 녹아내리네. 주님 앞에서 온 땅이 녹아내리네.

하늘은 그분 의로움을 널리 알리고, 만백성 그분 영광을 우러러보네. ◎
○ 주님, 당신은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 모든 신들 위에 아득히 높으시옵니다. ◎

 

복음 환호송 마태 17,5
◎ 알렐루야.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8ㄴ-36
그때에 28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예물을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로 거룩하게 하시고, 찬란한 그 빛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 변모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뽑힌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당신의 모습이 온통 찬란히 빛나게 하시어, 제자들 마음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당신에게서 신비롭게 빛난 그 영광이, 당신 몸인 온 교회 안에도 가득 차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1요한 3,2 참조
그리스도가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양식을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광스러운 변모로 보여 주신 아드님의 그 빛나는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복음에서처럼 예수님께서 빛나는 존재가 되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고 마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 그 죽음을 끝내 이기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시리라는 것을 미리 알려 주고 있지요.
또한, 그 자리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두 사람은 구약의 모든 예언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은 이미 구약 시대 때부터 예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지요.
그런데 베드로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베드로는 순간적으로 영광의 자리에만 머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십자가 없는 영광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역시 이런 유혹에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지요. 고통과 희생 없이 영광만을 맛보려 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만큼 하루하루 많은 십자가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나날의 고통과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요.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하느님께 불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존재 역시, 이런 덧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끝나고 말 것이 아니라, 언젠가 예수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고, 고통을 함께 나누시며, 우리의 삶에 동참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37. 예수의 거룩한 변모와 간질 병자를 고치시다 -

     끊임없는 나와의 접촉이 너희를 거룩하게 한다 *** |그리스도의 시 셋째 해

 

사람들 중에 3월의 밝은 새벽을 적어도 한 번쯤 본 일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대단히 불운한 사람이다.

봄의 짧은 새벽에 보여 주는 모든 것이 순수한 우아함이다.

이슬이 반짝이는 새로 돋아난 풀에서 태어나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피는 작은 꽃에 이르기까지,

떠오르는 해의 첫번 미소에 이르기까지, 날개를 가볍게 스치는 소리와 함께 깨어나서,

하루의 그들의 모든 선율적인 대화를 예고하는 첫 번째 의문사인 “짹!”하는 소리를

내는 새들에 이르기까지, 이슬의 작용과 사람이 없음으로 인하여 먼지와 연기와

사람의 몸의 발산물의 모든 더러움을 밤사이에 잃은 공기의 냄새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우아한 가운데를 예수와 사도들과 제자들이 걸어간다.

그들과 함께 알패오의 시몬도 있다. 그들은 나자렛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는 야산들을 넘어

남동쪽을 향하여 가며, 급류 하나를 건너, 나자렛의 야산들과 동쪽의 산들 사이에

있는 좁은 평야를 건너지른다. 이 산들 못미쳐 원뿔대 모양의 다볼산이 있는데,

그 꼭대기는 놀랍게도 옆으로 본 우리네 헌병들의 모자를 연상시킨다.

그들은 다볼산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며 말씀하신다.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요한과 야고보는 나와 같이 산에 올라가자.

너희 다른 사람들은 산을 끼고도는 길에서 헤어져 산 밑에 흩어져

주님을 전파하여라. 저녁 때쯤에 나는 다시 나자렛에 가고자 한다.

그러니까 멀리 가지 말아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그리고 당신이 부르신 세 사람에게 “가자”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다시는 뒤를 돌아다보지도 않으시고 어떻게나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시는지 베드로는 예수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잠깐 쉬는 곳에서 얼굴이 벌겋고 땀을 뻘뻘 흘리는 베드로가 말한다.

“아니 우리가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산 위에는 집이 없는데요.

꼭대기에는 저 옛날 요새가 있는데, 그곳에 가셔서 전도하려고 하십니까?”

“그러면 다른 쪽으로 해서 올라왔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보다시피 나는 그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는 요새에 가지 않을 것이고, 거기 있는 사람들은 우리를 보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내 아버지와 결합하고자 한다.

그리고 너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데리고 오기를 원하였다. 빨리 가자!”

“아이고! 주님!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저희가 어제 듣고 본 것,

또 그 이야기를 하느라고 밤을 새운 그 이야기를 하면 안 되겠습니까?”

“하느님과의 약속장소에는 항상 빨리 가야 한다.

시몬 베드로야, 가자! 저 위에 가서 너희들을 쉬게 하마.”

 

그러면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신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여기에다 네가 1944년 8월 5일에 본 거룩한 변모를 합쳐라.

그러나 그 때 불러 준 것은 합치지 말고. 지난해의 거룩한 변모를 다 베낀 다음에는

 M 신부가 지금 내가 네게 보여 주는 것을 베낄 것이다.”)

나는 내 예수님과 함께 높은 산 위에 있다. 예수님과 같이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

있다. 들은 더 높이 올라간다. 그러니까 눈길은 확트인 지평선으로 향하는데,

아름답고 고요한 날씨이기 때문에 멀리까지 세세한 것들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중략.....

 

매우 기름진 평야가 특히 그리고 더 넓게 남쪽으로 펼쳐진다.

예수께서는 작은 숲의 그늘에서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신다.

잠깐 멈추신 것은 분명히 산을 오르는 것으로 눈에 띄게 피로한 베드로를

동정하셔서 허락하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거의 산꼭대기, 비탈 쪽에는 반원형으로

나 있는 나무들로 경계가 지어진 풀이 무성한 평평한 땅이 있는 곳으로 가신다.

“너희들은 쉬어라. 나는 저기 가서 기도하겠다.”

그러시면서 엄청나게 큰 바위를 가리키신다. 산에서 노출한 바위, 따라서 비탈 쪽이 아니라

안 쪽으로, 산꼭대기 쪽으로 있는 바위이다.

예수께서는 풀 위에 무릎을 끊으시고 머리와 손을 바위에 얹으시는데,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실 때에도 가지실 그런 자세이다.

산꼭대기가 예수 위에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에 햇볕을 받지는 않으신다.

그러나 풀이 덮인 그 곳의 나머지 부분은 그 아래 사도들이 앉아 있는

작은 수풀 그늘까지 햇빛이 환하게 내리비춘다.

 

베드로는 샌들을 벗어 먼지와 작은 조약돌을 털어내고,

이렇게 신발을 벗은 채로 피로한 발을 시원한 풀 속에 넣고,

비죽 튀어올라 그에게 베개 노릇을 하는 풀무더기에 머리를 얹고,

거의 누운 채로 있다. 야고보도 그가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그러나 더 편안하게 있기 위하여 나무줄기를 하나 찾아, 겉옷을 걸친 등을 기댄다.

요한은 앉아 있으면서 선생님을 살펴본다. 그러나 그곳의 고요함과 살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침묵과 피로에 그도 역시 못 견디어, 머리는 가슴으로 떨어지고,

눈꺼풀은 눈 위로 떨어진다. 세 사람 중 아무도 깊이 잠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취하게 하는 그 여름날의 졸음에 사로잡혀 있다.

너무나 강한 빛이, 햇빛까지도 사라지게 하고 퍼져서,

그들이 자리잡고 있는 푸른 덤불과 나무들 밑에까지 뚫고 들어와서 잠이 깨었다.

 

그들은 놀란 눈을 뜨고 변모하신 예수를 본다.

예수께서는 지금 내가 천국의 환상에서 뵐 때와 같으시다.

물론 거룩한 상처들이 없고 십자가의 깃발은 없다.
그러나 얼굴과 몸의 위엄은 같고, 얼굴과 몸의 빛남도 같으며,

짙은 붉은 빛깔에서 금강석과 진주로 된 비물질적인 천으로 변한

옷도 같은데 이 옷은 하늘에서 입으시는 예수의 옷이다.

예수의 얼굴은 별빛을 발하는, 그러나 매우 강한 별빛을 발하는 태양과 같고,

그분의 파란 눈이 거기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영광이 키를 더 크게 한 것처럼 더 커 보이신다.

 

나는 이 높고 평평한 땅까지도 인광을 띠게 하는 빛 전체가 예수에게서 오는 것인지,

또는 예수 자신의 빛에 우주와 하늘에 있는 모든 빛이 그 주님께로 집중시킨

모든 밝음이 섞여 있는지는 말 못하겠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이것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뿐이다.

예수께서 지금은 서 계시다. 땅 위에 떠 계신 것 같기까지 하다.

예수와 푸른 풀밭 사이에는 일종의 빛나는 증기가 있고,

순전히 빛으로만 된 공간이 있고, 그 위에 예수께서 서 계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빛이 너무나 강해서 내가 잘 못 볼 수도 없을 것이고,

또 예수의 발 아래에서 풀의 푸른 빛깔을 볼 수 없는 것이 어떤 때 화재에서 보는 것과 같이

흔들려서 파동을 일으키는 그 강한 빛에서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백열하는 흰 색깔의 파동이다.

 

예수께서는 얼굴을 하늘 쪽으로 들고 당신을 감격시키는 어떤 환영에 미소를

보내신다. 사도들은 예수께 대하여 거의 공포를 느끼고 예수를 부른다.

그들의 선생님이 어떻게나 변모 하셨는지 이제는 선생님같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가만히, 그러나 몹시 불안한 목소리로 부른다. 예수께서는 듣지 못하신다.

“선생님은 탈혼 중에 계시다” 하고 베드로가 벌벌 떨면서 말한다.

“대관절 뭘 보시는 걸까?”

세 사람은 일어났다. 그들은 예수께 가까이 가고 싶지만,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하늘에서 내려와 예수 곁에 자리 잡는 불꽃 두 개로 빛은 한층 더 밝아진다.

그 불꽃들이 높고 평평한 땅에 멎었을 때 그들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거기에서

위엄있고, 빛나는 두 인물이 나온다.

한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날카롭고 엄한 눈길에 두 갈래가 진 긴 수염이 있다.

그의 이마에서는 빛으로 된 뿔 둘이 나와서, 그가 모세라는 것을 내게 일러준다.

또 한 사람은 더 젊고 마르고 수염이 나고 털이 많아 거의 세례자 같은데,

키와 야윈 것과 몸의 형태와 엄격이라는 면으로 세례자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모세의 빛은 예수의 빛과 같이 눈부시게 희고, 특히 이마의 빛살이 그런데,

엘리야에서 나오는 빛은 태양의 강한 불꽃과 비슷하다.

두 예언자는 사람이 되신 그들의 하느님 앞에서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비록 예수께서 그들에게 허물없는 말투로 말씀하시지만, 그들은 공손한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겠다.

 

세 사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떨면서 무릎을 끊는다.

그들은 쳐다보고 싶지만, 겁이 난다. 마침내 베드로가 말한다.

“선생님, 선생님! 제 말씀을 들으십시오.”

예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베드로에게로 눈을 돌리시니,

베드로는 대담해져서 말한다.

“여기서 선생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모시고 있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좋다고 하시면, 선생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위해 초막 세 개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여기 있으면서 세 분의 시중을 들겠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를 또 바라다보시며 더 환히 웃으신다.

야고보와 요한도 사랑으로 얼싸안는 것 같은 눈길로 바라다보신다.

모세와 엘리야도 세 사람을 뚫어지게 본다. 그들의 눈은 반짝인다.

아마 마음을 꿰뚫는 빛살인 것 같다.

사도들은 감히 다른 말을 하지 못한다. 겁이 나서 입을 다물고 있다.

그들은 약간 취한 것 같고, 매우 놀란 것 같다. 그러나 구름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고 빛살도 아닌 한 휘장이 영광스러운 세 분을 감싸고,

이미 세 분을 감싸고 있던 광막(光幕)보다도 한층 더 빛나는 광막 뒤로

갈라놓아 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힘차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울려퍼져 온 공간을 채우자, 세 세람은 얼굴을 풀에 대고 엎드린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베드로는 넓적 엎드려 부르짖는다.

“죄인인 제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이것은 땅에 내려오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야고보는 한 마디도 말을 못한다.

요한은 기절하려는 듯이 한숨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다시 아주 잠잠해진 때에는 아무도 감히 머리를 다시 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빛이 태양빛의 자연 상태로 돌아가 예수 혼자 남으신 것을,

붉은 옷을 입으신 여느 때의 예수님이 다시 되신 예수를 보여주는 것도 보지 못한다.

예수께서 미소지으시며 그들에게도 걸어가시어 그들을 흔드시고 만지시며 이름을 부르신다.

 

“일어들 나거라! 나다. 두려워 말아라”

하고 말씀하신다. 세 사람은 하느님의 천사가 그들을 지극히 높으신 분께

보여 드리려고 하나보다고 겁을 집어먹고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죄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빌고 있기 때문이다.

“일어나라니까. 명령이다”

예수께서 위엄있게 되풀이하신다.

그들은 얼굴을 들고 미소지으시는 예수를 본다.

“오! 선생님, 내 하느님!” 하고 베드로가 부르짖는다.

“선생님의 영광을 본 지금 저희가 어떻게 해야 살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저희 죄인들이

사람들 가운데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너희는 내 곁에서 살면서 내 영광을 끝까지 보아야 할 것이다.

때가 가까웠으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여라.

내 아버지이시고 너희 아버지이기도 하신 아버지께 순종하여라.

나는 사람들 가운데 있으면서 그들을 하느님께로 데려가기 위하여 왔으니까

이제는 사람들 가운데로 돌아가자.

가자. 이 시간을 기억해서 거룩하여라. 그리고 굳세고 충실하여라.

너희는 내 가장 완전한 영광에 한 몫 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희가 본 것을 아무에게도, 너희 동료들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사람의 아들이 죽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

아버지의 영광으로 돌아가고 나면, 그 때에는 말하여라.

그 때에는 내 나라에 한 몫을 차지하기 위하여는 믿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야가 선생님의 나라에 대한 준비를 시키기 위해서

오기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선생들이 그렇게 말하는데요.”

“엘리야는 벌써 와서 주님께로 가는 길을 닦았다.

모든 것이 계시된 대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계시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때의 징조들과 하느님의 사자들을 보지 못하고, 알아보지도 못한다.

엘리야는 첫 번째로 한 번 왔다. 그는 최후의 때가 가까웠을 때에 마지막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가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두 번째로 한 번 또 올 것이다.

지금은 첫 번째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 오도록 준비시키려고 왔는데,

사람들이 그를 인정하려고하지 않고, 괴롭히고 죽였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익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아들에게도 같은 일을 할 것이다.”

 

 

 

세 사람은 생각에 잠기고 슬퍼하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예수와 함께 올라갔던 길로 해서 내려온다.

그리고 중간에서 잠깐 쉬는 동안에 역시 베드로가 말한다.

“아! 주님! 저도 어제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왜 저희에게 이렇게 하셨습니까?’하고 말씀드리고,

또 ‘왜 저희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하고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영광을 본 기쁨을 저희 마음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오늘은 큰 두려움의 날입니다! 처음에 저희를 놀라게 한 것은 저희를 깨운

큰 빛이었습니다. 바로 저희 눈앞에서 산에 불이 붙었거나 달이 내려와서

고원에서 빛난 것보다도 더 강한 큰 빛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선생님의 모습과,

날아올라 가시려는 것처럼 땅에서 떨어지신 선생님의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이스라엘의 죄들이 진저리가 나서,

아마 지극히 높으신 분의 명령으로 하늘로 돌아가시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이 났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무서웠습니다.

그의 얼굴에 하느님의 빛이 어떻게나 강하게 반영되는지 그 시대의 사람들은 베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는 쳐다볼 수가 없었는데, 그 때에는 오직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극히 행복하고 하느님으로 불타고 있는 영이지요.

그리고 엘리야는.…

 

아이고 맙소사! 저는 제 최후의 순간이 온 줄로 생각했습니다.

제 일생의 모든 죄가, 아주 어려서 이웃집 식료품 저장실에서 과일을 훔치던

때에서부터, 최근에 선생님께 나쁜 조언을 한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죄가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벌벌 떨면서 그 죄들을 뉘우쳤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그 두 의인이 저를 사랑하는 것같이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영들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 분들의 사랑까지도 무서웠습니다.

 

그런 다음… 또 그런 다음… 두려움 중에 두려움! 하느님의 목소리! …야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들에게! 야훼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그리고 야훼께서는

선생님을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얼마나 두려운 일입니까! 야훼께서! …저희들에게! …

분명히 선생님의 힘으로만 저희 목숨이 남아 있습니다!선생님이 저희를 만지시고,

선생님의 손가락이 쇠꼬챙이처럼 뜨거울 때 저는 최후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심판의 때가 와서 천사가 제 영혼을 빼앗아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로 데려가려고

저를 건드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선생님이 어제 말씀하신 그 시간을 보시고… 들으시고.…

요컨대 그 시간을 사시면서 어떻게 돌아가지 않으셨습니까?

젊은 분이 혼자서, 저희 세 사람에게 이 모든 것을?

선생님의 영광을 보는 그 혜택을 모두에게 주시는 것이 좋지 않았습니까?”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죽음에 대해서, 그것도 형벌을 받아서 죽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듣고 기절하기 때문에, 바로 그것 때문에,

사람인 하느님이 내가 죽은 다음에 어떻게 되겠는지를 미리 알게 함으로써

그 시간을 위해서, 그리고 영원히 너희를 강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기억해서 때가 되면 말하도록 하여라.…알아들었느냐?”

“오! 예, 주님,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익할 것입니다. 그들은 저희를 취했다고 할 테니까요.”

그들은 다시 계곡을 향하여 걷기 시작한다.

 

 

 

노브고로트 유파, <그리스도의 변모>, 15세기, 90x58cm, 역사와 건축 박물관, 노브고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