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모음/성체기도

1. 복된 성사 안에 계신 예수님께 저녁 인사로 바치는 기도

Skyblue fiat 2013. 11. 12. 08:33

 

복된 성사 안에 계신 예수님께 저녁 인사로 바치는 기도
 

오! 거룩한 수인(囚人)이신 예수님,

이미 날이 저물어 어둠이 땅을 덮고 있는 이제,

당신께서는 사랑의 감실 안에 홀로 계시나이다.

밤의 적막 속,
자진해서 수인이 되신 당신과 적어도 함께 있으려는

자녀들이나 다정한 정배들이 주위에 없으니,

당신은 쓸쓸함에 잠겨 계신 것 같나이다.

 

오! 저의 거룩하신 수인이시여,

주님을 떠나기 전에

저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나이다.


하지만, 오 예수님, 제가 방금 무슨 말씀을 드렸나이까?

작별이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

아무래도 주님을 홀로 두고 떠날 염두가 나지 않나이다!

입술로는 그렇게 말씀 드렸지만

제 마음은 그럴 수 없사오니,

차라리 주님과 함께 있도록

제 마음을 감실 안에 남겨 두나이다.

 

그리하여 주님의 심장 고동을 헤아리며

그 각 고동마다 제 사랑의 고동으로 일치하겠나이다.

또한 고뇌에 찬 주님의 탄식을 헤아리면서

주님께서 활기를 되찾으시도록
제 팔에 안겨 쉬시게 하겠나이다.

혹시 주님께 성가시게 하거나
마음 아프시게 하는 것이 없는지

주의 깊게 살피는 파수꾼이 되어,

절대 주님을 떠나지 않을 뿐더러
주님의 모든 고통에 참여하겠나이다.

 

오! 제 마음의 마음이시며 제 사랑의 사랑이시여!

그 슬픈 모습을 벗어 버리시고 마음을 달래소서!

주님께서 슬퍼하시는 모습을 저는 차마 볼 수가 없사오니

입술로 작별 인사를 드릴 뿐,

저의 숨과 애정과 생각과 갈망과 몸짓은

주님 안에 남겨 두겠나이다.

이 모든 것을 끊임없는 사랑의 행위들로 한데 엮어
주님의 행위와 결합시킴으로써 모든 이를 대신하여

주님을 위한 사랑의 관을 만들겠나이다.

오! 예수님, 그러면 기뻐하시겠나이까?

그럴 것이라는 주님의 응답이 제 귀에 들린 듯하나이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 사랑의 수인이시여.

그러나 저는 아직 끝나지 않았사오니.

떠나기 전에 제 몸도 주님 대전에 남겨 두고자 하나이다.

제 살과 뼈를 잘게 잘게 조각내어
세상에 있는 감실의 수만큼 많은 등잔을 만들고

제 피로 같은 수의 불꽃을 만들어
그 등잔들이 빛을 내게 한 다음,

모든 감실에 저의 등을 넣어

밤새도록 주님을 비추는 성체등과 함께
이렇게 말씀 드리겠나이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흠숭하며 찬미합니다.

저와 모든 이를 위하여 당신께 보속과 감사를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 예수님!
가기 전에 딱 한 말씀만 더 드리오니,

주님과 제가 서로 더 많이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좋겠나이다.

주님께서 제게 더 많은 사랑을 주시고
주님 사랑 안에 저를 가두시며,
제가 사랑으로 살게 하시고

주님 사랑 안에 저를 파묻으시며,
이 사랑의 계약을 돈독히 해 주소서.
주님을 참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주님의 사랑을 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그것으로 족하겠나이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 예수님.
제게 강복하시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강복하소서.

주님 가슴에 저를 꼭 껴안아 주소서.

그리고 제가 주님 성심에 입맞춤을 드릴 때에

저를 주님 사랑 안에 가두어 주소서.

안녕히 계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